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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697

어느 쪽이 더 웃기는가 며칠 전 패션 칼럼에 유럽 패션에서 미국 패션으로 이동, 합침,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링크). 사실 보낸 제목은 VS.였고 격돌, 대체 이런 느낌을 담고 싶었는데 "결합"이라는 비교적 평화로운 단어를 선택해 주셨다. 이 대체는 이제 시작이고, 대체가 이뤄질지 실패할지 아직 모르는 일이고, 그 대체의 위력이 하이 패션의 모습을 얼마나 바꿔놓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호들갑을 떨 필요까지는 없는 게 맞을 지도 모른다. 사실 호들갑을 좀 떨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진행되고 있는 상황 중에 할 이야기, 특히 결정적인 장면 같은 게 많이 있는 것도 아닌 게 현실이고. 아무튼 이 대체는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꽤 많은 걸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젠틀한 복식, 포멀 웨어 이런 모든 것들은 영국.. 2018. 12. 6.
발망도 뉴 로고 대열에 합류했다 발망도 새로운 로고 대열에 합류했다. 발망, 발맹 여러가지로 쓰니까 검색의 편의를 위해 Balmain 언급을 한 번씩... 공식적으로 뭐라고 쓰는 지 궁금해서 한국 홈페이지(링크)를 뒤저봤는데 나름 철저하게 Balmain을 고수하고 있다. Balmain은 Balmain일 뿐인 건가. 아무튼 새 로고는 이렇게 생겼다. 뭐랄까... 요즘 분위기다. 폰트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가만히 보고 있자니 로고의 B와 BALMAIN의 B가 조금 다르게 생긴 점과 PARIS에서 R이 넘어질 거 같다는 게 약간 신경쓰인다. 로고는 BALMAIN PARIS에서 BP를 딴거라고 한다. 빠리 바게트가 아니라 바게트 빠리. 새 로고는 2019 프리 폴에서 새 로고 사용 제품들과 함께 선보였다. 티셔츠랑 뭐 그런 것도 있다. B가.. 2018. 12. 6.
헤비듀티 번역서가 나왔고 관련된 북토크를 합니다 여기에서도 몇 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 고바야시 야스히코의 고전(이라고 해도 되겠죠...) 헤비듀티의 번역서(번역 황라연)가 워크룸에서 나왔습니다. 1977년에 나온 책이 일본에서 2013년에 "복각"되었고 그걸 번역했다고 합니다. 2013년이면 꽤 적절한 시점 같습니다. 책은 여기(링크). 한국에도 조금 더 일찍 나왔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있긴 한데 이런 종류의 번역서가 많이 없는 나라이긴 합니다. 많이 읽어주시면 더 재미있는 책들, 꼭 읽어두면 좋은 책들의 번역도 많이 나오지 않을까요! 뭐 그런 의무감에서 뿐만 아니라 패션, 히피 문화, 서브 컬쳐, 백패킹, 셀프 에이드, 캠핑, 복각 패션, 듀러블한 옷, 올드 패션드 옷 등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분명 읽을 만한 책입니다. 꼭 산속으로 가.. 2018. 11. 13.
리카르도 티시의 버버리, B 시리즈 아무래도 이번 컬렉션이 끝나고 에디 슬리먼의 셀린느 이야기가 많지만 리카르도 티시의 버버리 이야기가 그보다는 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논쟁적이거나, 뭔가 새로운 걸 하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세상에 있는 것 중 쓸만한 것들을 취합해 매우 전투적으로 이 시장에 임하고 있다. 토마스 버버리 모노그램을 여기저기 뿌리는 걸 보고(링크) 대체 뭐하는 걸까 했었지만 기본적으로 매우 적극적이다. 티시의 버버리는 크게 두 개의 축으로 달리고 있다. 우선 시즌 컬렉션. 이번 컬렉션의 경우 버버리 특유의 트래디셔널함과 영국의 서브 컬쳐를 섞어 놨다. 지금이 스트리트 패션 유행은 분명 그 축이 미국에 있고 그 이유는 세계화된 미국의 일상복에 있다. 세계 어딜 가도 프린트 티셔츠, 청바지, 나이키 운동화를 신는다. 즉 스트.. 2018. 10. 20.
2019 SS, 옷에 인간을 가둬놓는 방식에 대해서 마이웨이를 걸으면서 옷에 인간을 가둬놓는 사람들이 있다. 또 럭셔리를 풍자하거나, 아이러니를 붙잡아 올리기도 한다. 이것들은 다들 조금씩 다르지만 비인간을 지향하고 인간이 하고 있는 일을 우습게 보면서 동시에 그런 태도를 럭셔리로 판매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뎀나의 발렌시아가는 계속 럭셔리, 하이 패션 그 자체를 조롱과 과장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그런 태도를 하이 패션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비싼 걸 놀리는 비싼 거라는 모순은 비교 우위를 확보하는 듯 하지만 결국은 자신을 조롱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최선의 유머이기도 하고 최악의 유머이기도 하다. 이건 붕괴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예전에 쓴 적 있지만(링크) 무너짐을 이용해 찰나의 순간에도 돈을 번다는 점은 굉장한 생명력을 보.. 2018. 10. 2.
이 길의 끝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스트리트 패션이 하이 패션 안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도 벌써 몇 시즌이 지났다. 서로 다른 길을 가던 것들을 여러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해결 방식을 내놨고 이제 어느덧, 혹은 아마도 표면적 통합 방식에 대한 접근은 마무리 단계인 거 같다. 물론 이런 식의 결합이 옳은 건가 같은 건 의미가 별로 없다. 패션에 그런 게 있을리가 있나. 보는 사람들을, 사는 사람들을 솔깃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걸로 이미 충분하다. 맨날 입고 다니는 게 왜 저기에는 없을까 혹은 맨날 입고 다니는 걸 저기서 팔면 좋지 않을까 혹은 다른 생각 등등에서 시작했을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각자의 방식이 이제는 어느 정도 드러나 있다. 이 다음은 완성도를 높이든가, 또 다른 방식을 시작해 보든가, 이미 제시된 여러가지 방법들을 통.. 2018. 10. 1.
셀린느(Celine)란 과연 무엇일까 셀린느란 과연 무엇일까. 원래 CÉLINE였는데 에디 슬리먼이 들어가면서 CELINE라고 바꿔버리는 바람에 귀찮아서 CELINE라고 쓰면서 마음 한편에 어떤 부담을 가지고 있던 건 없어졌다. 그리고 참고로 셀린이라고들 말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셀린느로 쓰는 이유는 수입사인 신세계 인터내셔널이 셀린느라고 쓰기 때문이다. 아무튼 에디 슬리먼이 셀린느에 들어가서 첫번째 쇼가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아마 예상했을 바로 그것을 그대로 보여줬다. 맨날 하던 걸 또 했다. 버버리에 들어간 리카르도 티시나 루이 비통 남성복에 들어간 버질 아블로 같은 사람들과도 다르다. 이분은 언제나 그랬듯 디올 옴므, 생 로랑, 셀린느까지 자신의 길의 연장선을 늘리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셀린느는?이라고 물어볼 수.. 2018. 9. 29.
마이클 코어스가 베르사체를 샀다 마이클 코어스 홀딩스가 지아니 베르사체 S.p.A.를 사들였다(링크). 21억불 정도(=Euro 1.83). 마이클 코어스, 티파니 등과 딜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결국 마이클 코어스다. 그리고 마이클 코어스 홀딩스는 이 매입 이후 카프리 홀딩스 리미티드로 이름이 바뀌었고 베르사체 패밀리가 이 회사의 주식 150 million 유로어치를 취득했다. 어쨌든 얽혀 있고 앞으로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베르사체의 매장 확대, 온라인 확대 계획도 발표되었다. 전반적으로 보면 대중적으로 잘 팔리고 있다지만 좀 더 하이엔드 패셔너블 개척을 계획하고 있는 마이클 코어스 쪽과 타이밍이 잘 맞았던 거 같다. 베르사체도 한계가 명확하게 보이는 상황에서 다른 길을 찾아야 할 때다. 사실 양쪽 다 네임 .. 2018. 9. 26.
리카르도 티시의 버버리 데뷔 리카르도 티시가 버버리 데뷔 컬렉션을 어제 선보였다. 한국 시간 새벽 1시에(사실 1시 30분 쯤 시작했으니까) 오늘인가.. 아무튼 첫번째 컬렉션은 버버리 아카이브에서 셀렉트한 것들, 펑크 등 영국의 서브 컬쳐 쪽 분위기 등을 조합해 남녀 통합 100개 세트가 나왔다. 컬렉션의 제목은 "Kingdom". 피날레. 한 부분만 가지고 전체의 인상을 잡을 수 없을 만큼 좀 다양한 면이 있다. 특이한 점을 생각해 보자면 리카르도 티시라고 하면 고딕, 스트리트 이 두가지 정도일텐데 둘의 분위기가 그렇게 크진 않았다. 이것저것 붙이고 있긴 했지만 트래디셔널한 것들이 많았다. 청년 문화로 펑크가 등장했지만 사실 펑크가 힙합 서브 컬쳐의 이미지를 여전히 가지고 있는지, 지금 시점에 신선한 면이 있는지 약간 의문이 있다.. 2018.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