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722 빈티지 패션의 매력 버질 아블로가 데이즈드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리트 패션은 곧 끝날 거고 빈티지 패션의 시대가 올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링크). 그런 김에 빈티지 이야기를 잠깐 해본다. 사실 빈티지라는 말의 용어 정의가 애매한 점이 있는데 왜냐하면 세상 모든 과거의 옷, 세상 모든 과거의 패션이 빈티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흔히 빈티지 패션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도식적 정의가 있기는 하다. 레트로와는 다르게 이전의 패션을 그대로 가지고 현대화 시켜 패셔너블하게 보이는 모습을 말한다. 예를 들어 빈티지 청바지라면 그건 80년대 폴로나 힐피거를 말할 수도 있고, 40년대 리바이스를 말할 수도 있고, 혹은 00년대 알마니나 10년대 레플리카를 말할 수도 있다. 핏으로 나아가면 한없는 세계가 등장하고 그러므로 빈티지란 그저 당장 만들고.. 2019. 12. 20. H&M과 지암바티스타 발리 콜라보가 내일 나온다 H&M과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콜라보가 내일(2019년 11월 8일) 나온다. 오전 8시에 온라인에도 풀린다니까 참고(링크). MEN, WOMEN이 아니라 BOYS, GIRLS로 되어 있는데 하늘하늘한 드레스부터 웨이스트 백, 티셔츠, 가죽 자켓 등등 예상보다 컬렉션의 범위가 넓다. 물론 협업 컬렉션 발표와 곧바로 출시, 나온 제품들 등등 계속 예상보다 본격적이긴 했다. 사실 이 정도로 본격 오트쿠튀르와 본격 패스트 패션 협업은 처음인 거 같은데 H&M은 칼 라거펠트와 일을 벌리며 협업의 가치를 알리기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오래간 만에 협업의 의미를 한 단계 더 키워낸 거 같다. 물론 조악한 소재로 만들어진 오트쿠튀르란 말 인형 놀이 옷이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가격, 디자인, 소재, 만듦새 등 모든 .. 2019. 11. 6. 드리스 반 노튼과 크리스찬 라크르와 이번 시즌에도 의외의 협업이 등장했다. 몽클레르 지니어스(링크), 언더커버 + 발렌티노(링크)와 다른 포인트라면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오래간 만의 컴백 무대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상당히 다른 패션 세계를 가지고 있는 둘이 함께 뭔가를 했다는 것. 90년대 초 쯤을 생각해 보면 이 둘이 뭔가 함께 하는 정도를 넘어서 함께 시즌 패션쇼를 만든다는 건 상상의 범위 안에 있지도 않았을 거 같다. 약간 재밌는 건 이런 콜라보의 배경에 대해 "재미를 위해서, 드레스 업의 즐거움"이라고 밝혔다는 점. 더 재미있는 건 이 두 디자이너의 세계가 물과 기름처럼 그저 함께 있다는 것. 그렇지만 이런 함께 있음이 다른 패션쇼에서는 나올 수 없는 새로운 파장을 만나도록 해준다. 옷은 옷대로 쇼는 쇼대로 볼 게 있다는 점이 좋다... 2019. 9. 27. 구찌 2020 SS의 Straitjacket 제목의 스트레이트자켓은 강압복, 구속복이라고 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구속복(정신 이상자와 같이 폭력적인 사람의 행동을 제압하기 위해 입히는 것)", "강압복(強壓服)은 자기자신이나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위험한 행동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특수한 옷이다. 다양한 용도를 지니고 있어 초기 빅토리아 시대에는 사람을 고문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하였으며, 마술 등에서는 강압복을 벗고 탈출하는 묘기가 자주 등장한다." 이런 식으로 나와있다. 이번 구찌 패션쇼는 두 가지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패션쇼장에는 4줄의 무빙워크가 설치되어 있는데 처음에 불이 딱 들어오면 모델들이 구속복 비슷한 하얀색 옷을 입고 가만히 서 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무빙워크라 물론 움직이니까 그렇게 줄줄줄 지나간다. 그러.. 2019. 9. 25. 디올 2020 SS의 숲 이번 디올 2020 SS 패션쇼의 캣워크는 숲, 정글, 가든으로 꾸려졌다. 이런 저런 나무들 사이에 난 길을 따라 모델들이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위 사진은 여기(링크), Vogue에서. 동선이 좀 복잡했기 때문인지 중간에 길을 살짝 혼동했던 모델이 한 분 보였고(더 있었을 거 같다), 부딪칠 뻔해서 속도 조절을 한 모델도 있었는데 모두가 똑같은 속도로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 약간 기계적인 느낌도 있었다. 물론 모든 패션쇼는 거의 똑같은 템포로 걷지만 약간 정도는 어긋나도 크게 뒤틀리는 부분은 없는데 요새는 동선이 복잡한 패션쇼가 많아서 아주 일정해야 매끄럽게 떨어진다. 숲이 등장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하는데 우선 지속 가능한 패션의 측면. 지구는 소중하고 더욱 소중해지고 있는데 그런 바람과는 다르게.. 2019. 9. 25. 프라다의 Re-Nylon 시리즈 프라다가 리나일론(Re-Nylon)이라는 시리즈 및 캠페인을 선보이고 있다. 리나일론은 섬유 생산 업체 아쿠아필과 협업으로 만든 에코닐(ECONYL®)이라는 섬유로 만드는 가방 및 액세서리다. 에코닐은 낚시 그물, 방직용 섬유 폐기물 등에서 수집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 및 정화 작용을 통해 얻은 소재라고 한다. 요새 에코닐을 쓰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는데 프라다 뿐만 아니라 버버리, MCM, H&M 등도 에코닐 가방 등을 내놓고 있다. 에코닐의 장점은 분해중합 및 재중합 과정을 통해 품질의 손상 없이 무한하게 재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캠페인은 스토리 파트너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만들고 있는 What We Carry라는 단편 영화 시리즈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프라다 홈페이지(링크)와 프라다 유튜브.. 2019. 9. 15. 랄프 로렌과 토미 힐피거의 2019 FW 뉴욕 패션위크가 한창 진행 중이다. CFDA의 새로운 의장이 된 톰 포드가 이것저것 하고 있는 거 같은데 그의 영향력에 대한 평가는 끝난 다음에나 좀 있을 거 같다. 어쨌든 랄프 로렌과 토미 힐피거, 정확히는 TOMMY + ZENDAYA의 2019 FW를 연속으로 봤는데 이 둘이 꽤 재밌다. 참고로 토미 + 젠다야의 2년 간의 콜라보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이건 영상으로 보는 게 더 재미있다. 이건 랄프 로렌. 그리고 이건 토미 힐피거. 둘다 브라스의 세션과 함께 파티의 흥겨움이 넘쳐 흐른다. 랄프 로렌은 월 스트리트에 만들어 진 "랄프 클럽" 볼룸에서 열렸다. 재즈 풍 브라스에 블랙 앤 화이트 정장으로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 예전 헐리우드 풍 의상 등등 좋았던 그 시절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토미 .. 2019. 9. 11. 패션, 개념의 정의 무슨 이야기인가를 하다가 간단히 짚고 넘어가 본다. 우선 럭셔리라고 하면 사치품을 말한다. 합리적 소비를 개의치않고 자원을 방탕하게 소비하는 소수를 위한 제품들은 아주 오랫동안 인류 발전의 근간이 되어왔다. 왜냐하면 대부분 그런 게 없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세상에 변화를 몰고 올 어떤 힌트도 주지 못했을 거기 때문이다. 하이 패션이라고 하면 옷과 패션의 한계를 실험하는 일련의 행위를 말한다. 비싼 브랜드가 많은 이유는 재고 부담 때문이다. 멋대로 아무 거나 내놨다가 안 팔리면 망한다. 소수가 구입해도 이익을 낼 수 있다면 이런 실험은 더 많아질 수 있다. 아주 큰 규모의 실험적 패션도 물론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실험의 정도에서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일상복이라고 하면 일상의 옷이다. .. 2019. 9. 9. 캘빈 클라인의 플러스 사이즈 캠페인 라프 시몬스를 보낸 이후 캘빈 클라인은 youth culture를 이끌던 90년대의 영향력을 다시 되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사실 라프 시몬스의 왜곡된 미국 문화라는 건 하이 패션 입장에서 아주 흥미로운 태도였지만 그런 식으로 미국의 문화를 빈정대며 바라보기에 캘빈 클라인은 너무나 미국의 브랜드였다. 그리고 애초에 이 브랜드를 이끌어 가는 건 속옷과 청바지라는 대량 생산품이다. 그들에게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하이 패션은 광고판 이외에 별 기능이 없는 상황인데 라프 시몬스는 그런 식으로 쓰기엔 돈이 너무 많이 든다. 결국 캘빈 클라인에게 라프 시몬스는 "fashion miss", 구색을 유지하는 데 2억 4천만 불이나 드는(큰 돈을 써야 큰 돈을 벌지...) 그런 게 되어 버렸다. 야심의 방향은 .. 2019. 9. 3.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 8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