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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759

랄프 로렌 2027 SS 남성복 이야기 랄프 로렌이 2027 SS 남성복을 선보였다. 요새는 퍼플 라벨, 폴로 바이 랄프 로렌 등을 더 섞어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랄프 로렌의 경우에도 새로울 건 없는 익히 알려진 세계를 재현하고 있다. 대신 디테일과 재배치에 천착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프라다(링크)처럼 실루엣과 룩 등 보다 근본적인 지점을 파고 들며 우리가 생각하는 "패션", "균형감" 같은 것까지 해치려고 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입기 좋은 그리고 지루함이 동시에 생겨난다. 이번 프라다가 약간 질려버리게 하는 면이 있다면 랄프 로렌은 약간 다른 면에서 질려버리게 하는 면이 있다. 사실 이번 컬렉션에 나온 거의 모든 옷은 이전에 나온 옷을 가져다 이리저리 조합하면 제법 가깝게 구축해 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런 게 또한 랄프 로렌의.. 2026. 6. 23.
프라다의 2027 SS 남성복 이야기 프라다가 2027 SS 남성복 컬렉션을 선보였다. 보통 패션쇼를 볼 때, 그냥 매장에 걸려있는 옷을 볼 때도 대게는 그렇지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아무래도 저렇게 입으면 어떻게 보일까, 저런 옷을 입은 사람이 어떤 공간에 있을까, 저 사람은 뭐하는 사람일까 같은 소비자의 시각이다. 여기서 더 흥미가 있거나, 아무래도 이해가 잘 가지 않으면 디자이너는 저 옷을 만들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저 옷을 누가 입으라고 만든 것일까 등등 생산자의 시각에 대해 생각해 본다. 몸에 딱 달라붙는 룩으로 점철되어 있는 이번 프라다의 쇼에서 저걸 내가 입으면 어떨까 같은 건 상상하기가 좀 어렵다. 이건 개인적인 특수성이다. 저걸 누가 입을까 하는 걸 생각해 보면 케이팝 아이돌이나 멋을 잔뜩 부린 20대 혹은 아저씨.. 2026. 6. 22.
SUNNEI에서 모스키노로 얼마 전 Sunnei가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약간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는데 2025년 9월 브랜드를 떠났던 창립자 Loris Messina와 Simone Rizzo가 모스키노를 맡게 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써네이라는 유니크한 브랜드가 사라진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브랜드를 이끌던 사람들이 모스키노를 맡게 된 건 잘 된 일 같다. 어울린다. 그래도 겨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괜찮은 이미지의 브랜드가 사라진 건 여전히 좀 그렇다. 아크네 스튜디오나 마르니, 써네이 같은 신흥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가 살아남기가 상당히 어려운 세상이다. 글로벌을 상대로 대규모의 마케팅을 펼치고 그런 걸 혹시나 안해도 세상 사람들이 이름 다 아는 헤리티지, 레거시 브랜드가 이미 세상에 너무 많다. 그들이 벌이는.. 2026. 6. 21.
프라다의 우주복 예전에 Axiom의 우주복(링크)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신형이 나왔다. 게다가 프라다와의 협업. 정확히 말하자면 아우터 슈트 AxEMU는 원래 있는 거고 그 안에 착용하는 Liquid Cooling and Ventilation Garment (LCVG)를 선보였다. LCVG에 대해서도 예전에 이야기를 한 적이 있으니 그것도 참고(링크). 이너 슈트와 아우터 슈트 구성인 거 같은데 일단 느낌은 지구인이 아니라 외계인 쪽이 입을 거 같은 모습이긴 한데 아무튼 패션의 SF적 미래에 그저 미래주의 같은 것보다 조금 더 실제적인 참여를 하고 있다는 방향은 좋아 보인다. 제작 방식에 대한 영상도 공개되었으니 함께 볼 만 하다. 2026. 6. 8.
프렌치 아이비 이야기 프렌치 아이비라는 말은 1980년대 일본에서 나왔다. 말 그대로 프랑스 식으로 재해석된 아이비 패션. 아이비 패션이라는 말이 도쿄 올림픽 때인 1960년대에 반 자켓의 이시즈 겐스케에 의해 나왔으니까 아이비 패션 유행 이후 뭐 좀 다른 게 없나 찾던 일본 남성 패션계에서 1980년대 들어 발굴, 발견한 현상의 총집에 이름을 붙인 거라 하겠다. 일단 여기서 바라본 프렌치 아이비의 원형은 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이 잔여물을 잔뜩 남기고 돌아간 이후 프랑스, 파리의 1950년대라고 할 수 있고 고다르와 트뤼포의 초기 영화, 알랭 들롱 같은 배우 등이 선보인 패션들이다. 알랭 들롱이 주연한 르네 클레망의 1960년 영화 태양은 가득히 같은 경우 배경이 아예 미국이니까 더욱 본격적이다. 프랑스가 뭐하러 미국 패.. 2026. 6. 7.
허무의 럭셔리 신라시대 경덕왕 때 만불산이라는 걸 만들었다. 삼국유사에 관련 내용이 나온다(링크). "경덕왕은 또 당(唐)나라 대종황제(代宗)가 특별히 불교를 숭상한다는 말을 듣고 공장에게 명하여 오색(五色) 모직물을 만들고 또 침단목(沈檀木)을 조각하여 맑은 구슬과 아름다운 옥으로 꾸며 높이가 한 발 남짓한 가산(假山)을 만들어 [그것을] 모직물 위에 놓았다. [그] 산에는 험한 바위와 괴석이 있고 개울과 동굴이 구간을 지어 있는데, 한 구역마다 춤추고 노래 부르며 음악을 연주하는 모양과 여러 나라의 산천모양을 꾸몄다. 미풍이 창으로 들면 벌과 나비가 훨훨 날고, 제비와 참새가 춤을 추니 얼핏 봐서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 속에는 또 만불(萬佛)이 안치되었는데, 큰 것은 한 치 남짓하고 작은 것.. 2026. 6. 1.
구찌 크루즈 2027 in NY 디올은 LA, 구찌와 루이 비통, 제냐는 뉴욕 등등 이번 크루즈 컬렉션은 미국에서 꽤 열리는 것 같다. 전통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유럽의 유서 깊은 곳이나 아예 멀리 떠나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담던 예전 크루즈 컬렉션과 약간 다른 느낌이다. AI 붐으로 주식도 좋고 여러가지로 좋았던 때 선택한걸까 싶은데 이란하고 전쟁나고 물가 뛰고 어쩌고 하면서 안 좋아지기 시작했을 때 입성했다. 뭐 사실 2차 대전 때도 패션쇼는 멈추질 않았는데 그런 사사로운 일 따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모든 게 위태로워 보이는 이 시대에 그래도 제일 철옹성처럼 보이는 곳을 택했을 수도 있겠고. 아무튼 타임 스퀘어를 봉쇄하고 온 세상의 셀레브리티들을 불러온 듯한 뎀나의 구찌 크루즈 2027의 시대를 어긋난 룩들을 보고 있자.. 2026. 5. 20.
존 갈리아노, 자라 저번 주에 전해진 가장 흥미로운 소식 중 하나는 자라가 존 갈리아노와 2년 계약을 맺고 협업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자라의 아카이브를 재해석해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식의 작업이 될 거라고 한다. 공동성명에 의하면 쿠튀르 제작 과정과 그의 독창성을 바탕으로 시즌별로 컬렉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하는데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자라의 콜라보(링크) 흐름을 보면(링크) 굳이 애를 쓰며 가격대를 패스트 패션에 맞추고 있지는 않은 거로 보이는데 이 협업이 존 갈리아노의 패스트 패션 도전기가 될 지, 아니면 자라의 고급 패션 도전기가 될 지는 두고봐야 할 듯 싶다. 첫 협업 제품은 9월에 나온다고 한다. 2026. 3. 23.
바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 최근 많은 패션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바뀌었고 그 정점은 2025년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들이 구체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2026년이다. 사실 대부분 시원찮다. 중책을 맡고서 힘을 지나치게 주고 있던지, 자기 세계를 보여주고 말리라는 결의에 너무 차 있던지, 트렌드를 너무 의식해 이도저도 아닌 상태든지 이런 브랜드들이 상당히 많다. 차라리 자기 세계라면 그려려니 싶기는 한데(그런 건 자기 이름으로 된 브랜드에서 본격적으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다들 애매하고 비슷비슷하고 블랙 너무 많고. 특히 케링은 모든 브랜드에서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함. 그런 와중에 괜찮게 보이는 브랜드를 생각해 보자면 일단 마이클 라이더의 셀린느와 마티유 블라지의 샤넬 정도. 마이클 라이더는 미국풍 프레피 패션.. 2026.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