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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722

코로나 유틸리티의 쓰리피스 셋업 포멀, 비즈니스웨어의 쓰리피스 셋업은 이제 더 이상 일상적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각을 좀 잡으면서 차려입거나, 그냥 그게 좋거나 재미있어서거나 정도고 대부분 남보다는 자신이 기준이다. 그러면서 면이나 합성 소재 등으로 만든 셋업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상하의를 같은 세트로 입는 행위가 만들어 내는 특유의 아우라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심지어 저지라고 해도 같은 색으로 맞춰 입으면 적어도 유니폼 느낌이 난다. 아무튼 최근 코로나 유틸리티의 25FW 예고에 쓰리피스 정장이라는 게 있었다. 예전이라면 재킷에 바지 거기에 베스트. 이것도 마찬가지다. 게임 재킷에 게임 베스트, 데저트 슬랙스 조합이다. 물론 정장처럼 보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사냥꾼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이런 식의 응용 셋업은 앞으로 아주 다.. 2025. 4. 25.
프라다, 베르사체 최근의 커다란 패션 산업계 소식이라면 프라다가 베르사체를 샀다는 이야기일 거다. 왜 샀냐 그러면 그건 잘 모르겠지만 2018년 카프리가 21억 5천만 불에 샀었는데 이번에 13억 7500만 불에 사왔으니 가격이 많이 내렸다. 카프리 쪽에서는 손해가 꽤 되는데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 브랜드니까 이참에 팔아버리는 게 장기적으로는 득이 될 수 있다.  이 발표 전에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CD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베르사체는 이제 프라다에 의해 CD와 CEO 등 진용이 꾸려질 예정이다. 하지만 질 샌더나 헬무트 랑 등 프라다가 이전에 구매했던 브랜드들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보면 이 회사가 과연 다른 브랜드 운용 능력이 있는 지 의심스러운데 프라다, 미우미우 진용이 다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시점이니 뭐가 또 있.. 2025. 4. 13.
패션위크, 2025 FW 이야기 올 봄의 주요 패션위크도 거의 마무리된 거 같다. 요 몇 년은 장원영의 파리 출국 기사가 뜨면 - 미우미우가 패션쇼를 하는구나 - 파리 패션위크도 끝이 나는군 같은 식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 덕분에 패션위크 하나보다... 정도로 대하고 있다가 끝났으니까 뭐 했는지 한번 봐볼까나 식으로 생각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뭔가 그럴듯하고, 압도적이고, 굉장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구나 하는 컬렉션은 없는 거 같고 다들 고만고만함. 테일러의 강세가 눈에 띄지만 스트리트 패션을 거친 새로운 테일러드 질서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한 디자이너도 없다. 경험이 만들어 내는 교훈이 없다는 건 아쉬운 일이다. 차라리 남성복 패션쇼 시즌에 여성복까지 같이 보여준 사카이 정도가(링크) 그나마 전향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2025. 3. 12.
캘빈 클라인 컬렉션의 2025 Fall 캘빈 클라인은 라프 시몬스가 나간 이후 돈 많이 들고 남는 건 별로 없는 컬렉션 부분을 폐지하고 청바지와 속옷처럼 누구나 접근이 쉽고 잘 팔리는 대중적인 제품 쪽에 집중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런 한심한 결정을 한 게 대체 누군지 궁금하긴 하지만 아무튼 5년 만에 캘빈 클라인 컬렉션이 부활했다. 새롭게 임명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베로니카 레오니다.  이분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이태리 로마 사람이다. 여기에서 문학과 철학을 배웠고 패션을 전공하진 않았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될 생각을 하고 있었고 패션 브랜드 인턴십으로 업계에 진입했다. 질 샌더, 셀린느, 몽클레르, 더 로에서 일했고 자신의 브랜드 QUIRA를 런칭해 2023년 LVMH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 전반적.. 2025. 3. 5.
kolor의 아베 준이치가 사임을 발표했다 kolor의 아베 준이치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헤드 디자이너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발표를 했다. 레터에 내부에 남아 kolor를 돕겠다고 했는데 다른 누굴 내세우는 건지, 그냥 하는 말이고 관둔다는 건지 정확하진 않다. y/project도 그렇지만 디렉터의 영향 범위는 엄청나고 브랜드와 거의 일체화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물러나면 어떻게 되는거지 걱정이 되긴 한다.  아무튼 그런 결과 이번 kolor의 2025 FW는 아베 준이치가 주도한 마지막 컬렉션이 되었다. kolor는 멋지다고 생각하고 컬러를 아주 잘 써서 좋은데 그에 비해 너무 멋을 부린다는 느낌이 좀 강하긴 하다. 뭐랄까 아트를 하는 건 아닌데 그걸 모사하고, 비뚤어진 옷을 꾸준히 만드는데 막 압도적이진 않다. 딱히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그게 .. 2025. 1. 27.
프라다 2025 FW 이야기 2025년 1월, 남성복 FW 패션쇼 시즌이다. 어제 라이브로 프라다 패션쇼를 본 김에 몇 가지 이야기. 우선 남성복 패션쇼는 약간의 메타화, 3인칭화가 더 필요하다는 점이 약간 어렵다. 예를 들어 여성복 패션쇼는 내가 입을 수 있는 옷이다라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그냥 패션으로만 대하는 게, 보다 수월하다. 하지만 남성복 패션쇼는 저걸 내가 입을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약간의 노이즈를 만든다. 누군가 - 이것은 인간을 칭하지만 구체적인 대상이 있는 건 아니다 - 가 입을 수 있는 옷이다 정도로 충분하다. 그 다음에 생각할 건 보이는 조합이 어떤 새로움을 만들어 냈는가, 저 디자이너 브랜드가 제시하는 세계는 어떤 모습인가, 저런 옷을 어떤 상황에서 입고 어떤 모습이 연출될 것인가 등등 일 거 같다. 아무튼 .. 2025. 1. 21.
LVMH와 카피탈 Kapital 최근 들려온 흥미로운 소식 중 하나는 LVMH 예하 투자회사 L캐터튼(L Catterton)이 카피탈의 지분 대부분을 인수했다는 이야기다. 숫자가 정확하게 나온 거 같진 않은데 일단 LVMH가 L캐터튼의 지분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고, L캐터튼이 카피탈의 지분 대부분을 소유하게 된거다. 그러므로 정확히 말하자면 LVMH가 L캐터튼을 사버렸다는 건 아니다. 상황에 따라 L캐터튼이 어딘가로 팔리거나 지분 비율이 바뀔 수도 있는 법이니까. L캐터튼(링크)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카피탈 외에도 A.P.C., 버켄스톡, 에트로, 가니 등 여러 브랜드의 지분을 보유 = 투자하고 있다. 이거 말고도 Uncle Julio나 Urban Egg 같은 식당 체인, Just Food for Dogs, Canide 등 강아지 사료 .. 2025. 1. 6.
또다른 디렉터 이동 소식, 샤넬과 보테가 베네타 어제에 이어 곧바로 또다른 디렉터 이동 소식이 들려왔다. 2025년 시즌이 코앞이긴 하네. 샤넬은 마티유 블라지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 하마평에 오르던 여러 디자이너 중 이 사람은 가능성이 낮지 않을까 했었는데 바로 그 사람이었다. 최근 갑자기 이야기가 많이 나오긴 했는데 소문이 돌긴 했나 봄. 왜 하필 마티유 블라지일까, 매출이 전부 감소하고 있는 케링의 브랜드 포트폴리오에서 유일하게 성장했다는 보테가 베네타의 재무재표가 샤넬에게 깊은 인상을 준걸까, 그의 현대성이 과연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할 만큼 멀리 갈 수 있을까. 그리고 샤넬은 전통적으로 디렉터가 오랫동안 역임을 했는데 버지니 비아르만 짧게 끝났다. 과연 이번에는 오래 일하려나.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에서 볼 수 있었듯 이.. 2024. 12. 13.
디렉터 이동 소식, 마르지엘라와 드리스 반 노튼 패션에서 디렉터 이동이 미치는 영향 같은 이야기를 꽤 많이 해오긴 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게 뉴스가 되는 일이 아직도 낯설다. 브랜드 존 갈리아노는 존 갈리아노가 이끌다가 죽거나 은퇴하면 사라지고, 드리스 반 노튼이 드리스 반 노튼을 이끌다 은퇴하면 사라지고 이런 게 맞지 않나 하고 여전히 생각은 하고, 이런 흐름이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책 패션 vs 패션(링크)을 쓸 때 질 샌더 vs 질 샌더 같은 이야기를 했던 건데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고 또한 이에 따른 브랜드 변화가 당연하게 여겨진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들어와서 예전 아카이브를 뒤적거리며 영감을 얻고 그걸 응용하고 자신 만의 것들을 넣어 새로운 컬렉션을 만든다는 건 따져보면 일종의 죽은 사람 혹은 은퇴한 사람과의 콜라.. 2024.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