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708 T.T의 2024AW를 보고 오다 타이가 타카하시는 이제 T.T로만 쓰는 건지 원래 그랬던건지 기억이 잘 없는데 이번에 봤을 때는 T.T만 보인 거 같다. 해방촌 근처에서 2024AW 프리뷰 같은 걸 해서 보고 왔다. 최근 본 것 중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는데 요새 이런 걸 약간 찾아다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 듯. 가서 찍었던 사진은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아래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링크)에서. 옷 말고도 인상적인 것들이 많았지만 여기서는 이번 시즌 이야기만. 푹신푹신하고 가벼워서 캐시미어나 울은 아닌 거 같은데 뭐로 만들었나 봤더니 알파카 50%에 울 50%였다. 단조로운 아저씨의 컬러인데 넓은 손목과 허리의 립, 그리고 거기와 어깨의 올록볼록한 주름이 포인트다. 너무 미묘해서 보는 사람은 커녕 입는 사람도 어느날 문득 눈치챌 만.. 2024. 9. 6. 하이더 아커만이 톰 포드를 이끌게 되었다 하이더 아커만이 톰 포드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다. 이 뉴스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역시 하이더 아커만이라는 이름 때문이다. 또 하나의 교훈은 피터 호킹스다. 톰 포드와 유사한 이미지로 화제가 되었지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교체는 브랜드라는 이미지의 연속성보다 변화에 의미가 있다. 똑같은 건 톰 포드가 하면 되는 거고, 만약 세상에 없다면 빈티지를 찾으면 된다. 익숙한 이름이지만 새롭고, 그래서 멋지기 때문에 브랜드는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 최근의 근황 중 하나인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권리를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는 프랑스의 아프가니스탄 리브레에 수익금의 100%를 기부하는 후드 티셔츠를 티모시 샬라메와 함께 만들었다. 하이더 아커만은 파리 패션위크에 데뷔했던 2000년대 초반, 그리고 마르.. 2024. 9. 4. 떠도는 슈프림 VF 코퍼레이션이 슈프림을 인수했고, 아시아 진출 전략이 강화되면서 한국과 상하이 등에 매장을 열었고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이번에는 에실로룩소티카가 슈프림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VF가 잘 다룰 줄 모르는 영역에 진출해서 비용을 너무 썼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결국 매물로 내놨다는 이야기가 몇 달 전부터 나왔는데 이렇게 결말이 나는 듯 하다. VF는 꽤 큰 손해(21억 불에 사들여 15억 불에 매각)를 감수하면서 팔았지만 주식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해 7%가 올랐고 VF의 대차대조표에도 긍정적일 거라는 예상이다. 에실로룩소티카와 VF 쪽에서 오피셜 소식도 올라왔다(링크). 이와 연관되어 생각해 볼 만한 소식으로는 스투시가 슈프림의 하이프를 이어받고 있는건가라는 기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링.. 2024. 7. 18. 패션쇼, 고양이, 디올 새 시즌 컬렉션이 나오면 가능한 동영상으로 보는 편이다. 사실 이번 시즌 무슨 옷을 냈나 보려면 사진이 훨씬 빠르고 간편하고 인식도 잘 된다. 하지만 패션쇼는 옷을 넘어서 있다. 음악과 리듬, 모델의 걸음 걸이와 속도, 배경 등이 함께 새 시즌 패션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휙휙 지나가니까 옷은 잘 안 보일 지 몰라도 이들이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어렴풋이 느껴지는 게 있다. 또한 이번 퍼렐 윌리엄스의 웅장한 가스펠처럼 사진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들도 있다. 물론 현장에서 볼 수 있다면 이미지는 더욱 선명해진다. 특히 혼자 앉아서 동영상으로 15분에서 20분 보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꽤 지겨운 것들이 많다) 현장이라면 몰입감을 더 키울 수 있기도 하다. 물론 그런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동영상으로 만.. 2024. 6. 21.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발렌티노 데뷔 컬렉션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발렌티노 데뷔 컬렉션인 2025 리조트 컬렉션이 공개되었다. 올해 9월 데뷔 컬렉션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었는데 10월 쯤 매장에 들어갈 컬렉션을 이보다 약간 이르게 미리 선보였다. 총 171개의 착장으로 꽤 대규모다. 1970, 1980년대 레트로 풍, 컬러와 모노그램의 이용, 레이어링, 리본과 프릴 등 구찌에서 보여준 패션의 연장선 상에 있다. 좀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나 헤드 스카프, 하운드투스와 모피 등에서 발렌티노의 그것을 떠오르게 한다지만 그건 따지고 들어갔을 때 이야기고 그냥 알레산드로 미켈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라는 이름을 아직은 브랜드 이름으로 런칭해서 내세우기 어려운 21세기의 슬픔이 스쳐 지나갈 뿐. 이번은 정규 컬렉션은 아니지만 9월의 컬렉션도 아.. 2024. 6. 17. 럭셔리와 노동 문제의 상관 관계 예전에 메이드 인 이태리, 메이드 인 USA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예컨대 메이드 인 이태리는 중국인 소유 하청 공장에서 불법 체류 중국인등이 만든다. 메이드 인 USA는 LA에서 한국인 소유 건물내 공장에서 멕시코 이민자 등이 만든다 등등. 이런 게 다는 아니겠지만 꽤 많다. 예전에는 운동가 등이 낸 책에서 주로 볼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뉴스에도 심심찮게 나온다. 伊 명품 아르마니의 민낯…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D7T3U5QVJ385만원 디올 가방, 원가 8만원이었다…명품 '노동착취' 민낯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6233BBC 조사 결과 밝혀낸 '럭셔리 향수와 아동 노동' 간 상관관계 https://.. 2024. 6. 14. 버지니 비아르가 샤넬에서 물러났다 칼 라거펠트 이후 5년 간 샤넬을 이끌던 버지니 비아르가 아티스틱 디렉터에서 물러난다. 샤넬은 사람이 자주 바뀌는 브랜드가 아니다. 샤넬이 살아있을 때는 계속 샤넬이었고 사후 1971년부터 1982까지의 공백 이후 칼 라거펠트가 이어 받은 후에는 역시 2019년까지 살아있을 때는 계속 칼 라거펠트였다. 버지니 비아르는 5년이다. 아무튼 새로운 샤넬은 진중함, 섬세함 등을 다시 전면에 내세웠고 대신 패션 바깥쪽으로의 화제는 줄여갔다. 그런만큼 패션이 사회에 대해 가질만한 영향력 그리고 엔터테인의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그렇지만 이런 지루함과는 별개로 버지니 비아르의 재임 기간 동안 샤넬이 보여준 숫자는 눈이 부시다. 샤넬의 보수적인 팬들은 버지니 비아르가 샤넬 22를 내놨을 때 당황했을 수도 있지.. 2024. 6. 7. 구찌, 크루즈 2025, 사바토 브랜드에게 가장 중요한 건 명확한 이미지다. 여기서 명확한 이미지라는 건 고정된 이미지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누구에게 어필할 것인지, 사람들이 어떤 모습을 멋지다고 여길 것인지를 제시하고, 설득하고, 납득시켜야 한다. 물론 어느 시점에서 트렌디한 방향 같은 게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누구나 다 그래야 하는 건 아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트렌드를 쫓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거대 브랜드라면 때때로 트렌드의 방향을 휘어버릴 정도는 되어야 한다. 구찌가 알레산드로 미켈레에서 사바토 드 사르노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교체하면서 상당히 큰 폭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 했다. M과 Z, 유럽 바깥 특히 아시아, 성 다양성에 대한 어필에서 기존 럭셔리의 팬에 대한 어필로 이동했고 그건 아마도.. 2024. 6. 1. Met Gala, 헝거 게임 멧 갈라는 실현된 헝거 게임이다라는 이야기가 올해 들어 많이 나오고 있다. 가난과 비극, 부와 흥청망청은 언제나 함께 존재했지만 특히 SNS 시대에 주목받는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분쟁 등 힘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나라, 세력 간 전쟁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는 현실 때문일 거다. 이런 비극에 큰 관심을 가진 젊은 세대들은 멧 갈라 같은 데 참가하는 셀레브리티, 배우 등에게 작금의 현실에 대한 실천적인 발언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멧 갈라 같은 가장 무도회나 하고 있으니 복창이 터질 만도 하다. 패션은 이런 방면으로는 눈치가 좀 없다고 해야하나, 상관 안 하려고 하나 확실히 그런 면이 있다. 2차 대전이 한창일 때도 보그는 계속 발매되었고, 전쟁으로 오트.. 2024. 5. 14. 이전 1 2 3 4 ··· 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