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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752

존 갈리아노, 자라 저번 주에 전해진 가장 흥미로운 소식 중 하나는 자라가 존 갈리아노와 2년 계약을 맺고 협업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자라의 아카이브를 재해석해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식의 작업이 될 거라고 한다. 공동성명에 의하면 쿠튀르 제작 과정과 그의 독창성을 바탕으로 시즌별로 컬렉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하는데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자라의 콜라보(링크) 흐름을 보면(링크) 굳이 애를 쓰며 가격대를 패스트 패션에 맞추고 있지는 않은 거로 보이는데 이 협업이 존 갈리아노의 패스트 패션 도전기가 될 지, 아니면 자라의 고급 패션 도전기가 될 지는 두고봐야 할 듯 싶다. 첫 협업 제품은 9월에 나온다고 한다. 2026. 3. 23.
바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 최근 많은 패션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바뀌었고 그 정점은 2025년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들이 구체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2026년이다. 사실 대부분 시원찮다. 중책을 맡고서 힘을 지나치게 주고 있던지, 자기 세계를 보여주고 말리라는 결의에 너무 차 있던지, 트렌드를 너무 의식해 이도저도 아닌 상태든지 이런 브랜드들이 상당히 많다. 차라리 자기 세계라면 그려려니 싶기는 한데(그런 건 자기 이름으로 된 브랜드에서 본격적으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다들 애매하고 비슷비슷하고 블랙 너무 많고. 특히 케링은 모든 브랜드에서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함. 그런 와중에 괜찮게 보이는 브랜드를 생각해 보자면 일단 마이클 라이더의 셀린느와 마티유 블라지의 샤넬 정도. 마이클 라이더는 미국풍 프레피 패션.. 2026. 3. 10.
프라다의 2026 FW 프라다는 왜 이렇게 멋있어지고 있는걸까. 라프 시몬스 때문일까? 그럴리가... 라고 생각하곤 있는데 변화의 타이밍에 보이는 거라고는 그것 밖에 없긴 한데. 아무튼 뭔가로부터 자극을 잘 받고 있는 듯 하다. 2026. 3. 1.
HYEIN SEO 26SS 프리뷰 행사 혜인서의 2026 SS 프리뷰를 구경하고 왔다. 6개월 만에 가보는 도산대로 25길. 미래를 생각하게 되는 구조적 패턴과 몸에 달라붙는 핏, 그 위에 쌓이는 레이어링. 그리고 금속 부자재의 파티나, 가먼트 다잉의 흔적들, 불규칙한 페이딩의 자국들. 그리고 매듭. 옷이 시작되는 곳과 이어지는 곳들. 2026. 2. 26.
erdem의 2026년 봄/여름 지나치게 장식적인 옷에 그다지 흥미를 가지고 있진 않은데 가끔 혹하게 되는 컬렉션들이 있다. 에르뎀의 2026 SS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번쩍거리는 것들로 모든 게 덮여 있지만 이 조합과 실루엣, 디테일에 감동이 좀 있다. 패션쇼 영상도 참고 런던패션위크에 볼 게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 2026. 2. 20.
2026년의 오트쿠튀르 패션이 딱히 주도하는 것 없이 흘러가고 있으니(링크) 오히려 오트쿠튀르 쪽이 재밌어진다. 패션의 본질에 한 발 더 다가가 보는 건 이런 시기에 오히려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마침 샤넬에서는 마티유 블라지, 디올에서는 조나단 앤더슨이 첫 오트쿠튀르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파리는 흐리고 비가 내렸다던데 이 화려하고 번쩍거리는 세계 속에서 서로 각자의 가는 길을 잘 보여준 것 같다. 마티유 블라지의 샤넬은 전체적으로 가벼움을 지향하고 있다. 시스루(실크 모슬린이라고 한다), 깃털, 스커트에 붙어 있는 색종이들, 자수, 가방까지 모든 것들이 가볍게 찰랑거린다. 일상적으로 입는 평범한 룩은 하나도 없지만 그렇다고 시상식에 입고 가서 혼자 튀어 보려는 타입도 아니다. 마지막 드레스는 또한 의외로 나풀거리는 .. 2026. 1. 28.
흥청망청은 단순한 것들에게 밀려난다 세계 정세가 복잡다망한 와중에(자세히 이야기를 해 보는 게 별 의미가 없을 지경이다) 금값은 치솟고, AI의 발전은 없던 걱정을 더하고, 사회 대변혁의 모멘텀이 다가온다는 데 그 이후 과연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짐작도 가지 않는 상황 속에서 2026년 루이 비통과 디올의 남성복 패션쇼는 흥청망청하기 그지 없다. 부의 과시, 그들만의 리그라는 패션 본연의 임무로 돌아온 것처럼 보이는 이런 번쩍거림을 보고 있자니 1973년에 있었던 베르사이유의 배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이야기는 넷플릭스 드라마 홀스톤에도 자세히 나온다고 하니 그걸 보신 분들도 있겠고... 참고로 1973년 10월 4차 중동 전쟁이 시작되면서 석유 파동이 시작되었고 석유 감산은 1974년 3월까지 계속되었다. 당시 이스라엘을 .. 2026. 1. 22.
프라다의 2026 FW, 남성복을 보다 프라다 그룹의 프라다, 미우미우는 가끔 이상한 지점에 포커스를 두고 그걸 끊임없이 반복한다. 예컨대 예전에 셔츠 칼라가 한쪽만 삐죽 튀어나온 미우미우 같은 것들. 이번 시즌 남성복 패션쇼는 그런 지점들이 꽤 많았는데 공통점은 생활감, 너저분함이다. 럭셔리와 너저분함, 생활감의 조합이 만들어 내는 대비, 일종의 아이러니는 확대 해석해 나가면 세태에 대한 풍자 어쩌구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그보다는 그냥 비틈의 요소 중 하나에 가깝다. 애초에 럭셔리 패션의 사회 풍자 같은 거 그다지 신뢰할 만한 것도 아니고. 아무튼 몇 가지 볼 만 하다. 1) 지저분한 구두 2) 역시 지저분함 계열인데 세탁 잘못한 혹은 하지 않은 셔츠 깃은 눈에 잘 보인다. 3) 다림질을 하지 않은 옷들도 많이 나왔다. 4) 개인적으로.. 2026. 1. 20.
뎀나의 구찌, 2026 프리-폴 뎀나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이 공개되었다(링크). 제목도 따로 있는데 Generation Gucci. 남성복은 그냥 프로 운동선수 혹은 보이 그룹 아이돌처럼 보일 뿐 딱히 흥미진진한 구석은 없다. 여성복이 생각해 볼 만한데 분명 뎀나의 구찌가 톰 포드 구찌를 넌지시 의식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뎀나는 제트 세트가 뭔지 모르는 것 같고... 물론 알테니 그건 좀 너무했고 체화하지 못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뎀나의 톰 포드는 그저 슬림핏이다. 그러므로 이 옷들은 톰 포드 구찌의 뎀나식 해석이라기 보다 뎀나 발렌시아가를 슬림핏으로 만든 거에 더 가깝다. 오버핏이 아닌 발렌시아가, 몸에 달라붙은 발렌시아가, 진공팩처럼 공기를 빨아들인 발렌시아가. 사실 톰 포드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뎀.. 2025.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