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716 LVMH와 카피탈 Kapital 최근 들려온 흥미로운 소식 중 하나는 LVMH 예하 투자회사 L캐터튼(L Catterton)이 카피탈의 지분 대부분을 인수했다는 이야기다. 숫자가 정확하게 나온 거 같진 않은데 일단 LVMH가 L캐터튼의 지분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고, L캐터튼이 카피탈의 지분 대부분을 소유하게 된거다. 그러므로 정확히 말하자면 LVMH가 L캐터튼을 사버렸다는 건 아니다. 상황에 따라 L캐터튼이 어딘가로 팔리거나 지분 비율이 바뀔 수도 있는 법이니까. L캐터튼(링크)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카피탈 외에도 A.P.C., 버켄스톡, 에트로, 가니 등 여러 브랜드의 지분을 보유 = 투자하고 있다. 이거 말고도 Uncle Julio나 Urban Egg 같은 식당 체인, Just Food for Dogs, Canide 등 강아지 사료 .. 2025. 1. 6. 또다른 디렉터 이동 소식, 샤넬과 보테가 베네타 어제에 이어 곧바로 또다른 디렉터 이동 소식이 들려왔다. 2025년 시즌이 코앞이긴 하네. 샤넬은 마티유 블라지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 하마평에 오르던 여러 디자이너 중 이 사람은 가능성이 낮지 않을까 했었는데 바로 그 사람이었다. 최근 갑자기 이야기가 많이 나오긴 했는데 소문이 돌긴 했나 봄. 왜 하필 마티유 블라지일까, 매출이 전부 감소하고 있는 케링의 브랜드 포트폴리오에서 유일하게 성장했다는 보테가 베네타의 재무재표가 샤넬에게 깊은 인상을 준걸까, 그의 현대성이 과연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할 만큼 멀리 갈 수 있을까. 그리고 샤넬은 전통적으로 디렉터가 오랫동안 역임을 했는데 버지니 비아르만 짧게 끝났다. 과연 이번에는 오래 일하려나.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에서 볼 수 있었듯 이.. 2024. 12. 13. 디렉터 이동 소식, 마르지엘라와 드리스 반 노튼 패션에서 디렉터 이동이 미치는 영향 같은 이야기를 꽤 많이 해오긴 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게 뉴스가 되는 일이 아직도 낯설다. 브랜드 존 갈리아노는 존 갈리아노가 이끌다가 죽거나 은퇴하면 사라지고, 드리스 반 노튼이 드리스 반 노튼을 이끌다 은퇴하면 사라지고 이런 게 맞지 않나 하고 여전히 생각은 하고, 이런 흐름이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책 패션 vs 패션(링크)을 쓸 때 질 샌더 vs 질 샌더 같은 이야기를 했던 건데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고 또한 이에 따른 브랜드 변화가 당연하게 여겨진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들어와서 예전 아카이브를 뒤적거리며 영감을 얻고 그걸 응용하고 자신 만의 것들을 넣어 새로운 컬렉션을 만든다는 건 따져보면 일종의 죽은 사람 혹은 은퇴한 사람과의 콜라.. 2024. 12. 12. 막스 마라의 테디 베어 코트 막스 마라는 남성복을 내놓지 않지만 아무튼 코트는 멋지고 테디베어 시리즈는 귀엽다. 테디 베어 코트는 원래 80년대 내놨던 플러시 피 코트(plush pea coat)에서 시작되었다. 테디 베어 인형을 위한 긴 털 플러시 원단을 만드는 독일 공장에서 가져온 직물로 만든 코트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장은 폐쇄되었고 코트를 만드는 노하우도 잊혀졌다. 이렇게 잊혀진 코트였는데 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안 그리피스(Ian Griffiths)가 아카이브를 뒤적거리다가 발견을 했고 이탈리아 직물 회사와 협력으로 실크 베이스에 카멜 울로 만든 현대적인 버전을 내놓게 된다. 올해도 나왔다. 88% 카멜 울에 12% 실크, 안감은 비스코스. 두툼두툼. 컬러가 다른 버전들이 있는데 소재도 약간씩 다르다. 옴브라토 테디.. 2024. 11. 7. 프레드 페리 + 크레이그 그린 프레드 페리와 크레이그 그린 콜라보로 피케 티들이 나왔다. 한국 구매는 여기(링크). 설명을 보면 "프레드 페리 셔츠, 논 유니폼의 유니폼, 강요되지 않지만 항상 채택되는 이 절대적인 필수품은 오랫동안 다른 개인과 커뮤니티의 하위 문화를 묶는 끈이었다. 크레이그 그린의 공동 복장에 대한 오랜 탐구는 두 브랜드 간의 본능적인 교량을 제공하고 새로운 창의적인 유니폼을 개발하기 위한 캔버스가 되었다. 행동하기 위해 디자인 된 일련의 의류"... 이런 이야기가 적혀있다. 설명은 매우 거창하지만 사실 프레드 페리의 피케 티셔츠에 다른 컬러 조합 그리고 두 개의 로고와 두 개의 라벨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자세히 보면 칼라가 두 겹으로 뒤집어 입을 수 있다. 그러니까 리버서블 피케 티다. 두 개의 로고와 두 개의 .. 2024. 10. 23. 킴 존스가 펜디를 떠났다 킴 존스가 펜디를 떠났다. 디올 남성복에 전념하게 된다. 에디 슬리먼은 셀린느를 떠났다. 곧이어 발표된 후임은 마이클 라이더라는 분으로 랄프 로렌에서 왔다. 랄프 로렌? 싶었지만 피비 필로와 함께 일했기 때문에 일종의 연속성이 있다. 이건 약간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브랜드 톰 포드의 예에서 볼 수 있듯 비슷한 이미지의 후임은 브랜드 이미지를 오히려 흐트려 놓는다. 사람을 바꾸는 데는 이유가 필요하고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아무튼 발렌티노가 바뀌었고 샤넬도 비어있다. 소문은 많은데 거의 돌려막기다. 샤넬, 디올, 발렌티노, 구찌, 생로랑 등등을 늘어놓고 알레산드로 미켈레, 킴 존스, 에디 슬리먼,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 자크무스 등등을 늘어놓고 왔다갔다만 하고 있으면 이 바닥은 미래가 없다. 그런 면에.. 2024. 10. 15. 2025 SS RTW 패션위크, 셀린느 언제나 그렇듯 미우미우의 패션쇼로 대단원의 RTW 2025 SS 패션 위크는 일단락. 뷔통이야 뭐.. 요 몇 년 간은 장원영과 민니의 패션 위크 출국 사진이 뜨기 시작하면 이제 패션 위크 시즌도 끝나나 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민니는 이번에 캣워크에 나온 거 같은데 긴가민가 함(찾아보니 민니 맞음). 아무튼 올해도 많이는 아니지만 관심 가는 거 몇몇 챙겨보기도 하고 2024 FW 프리뷰하는 곳들 찾아가 보기도 하고 그랬다. 최근 몇 달 가장 재미있게 본 건 T.T의 2024 FW 프리뷰였는데 복각 패션의 흔적을 45R과 다른 방향으로(교토 아우라) 델리킷하게 끌고 가면 이런 게 나오는구나, 어떻게 봐도 일본의 옷인 미국 옷 등등 여러 감상을 끌어왔기 때문이다. 일단 프리뷰의 장소가 좋았다는 것도 .. 2024. 10. 1. 디올의 2025 SS를 보다 요즘 원고도 그렇고, 이벤트가 이것저것 좀 있어서(가전제품 수리, 잠깐의 여행 등등) 2025SS를 많이 보고 있진 못하다. 중요한 것만 챙겨 보는 정도. 아무튼 방금 전 디올의 2025 SS를 봤다. 유튜브 생중계였는데 옆에서는 양궁 활 쏘고, 피켓 든 시위대도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지면서 캣워크 모델들 뒤통수만 보여주고 등등 몇 가지 일들이 있었던 거 같다. 대형 패션쇼 시위 피켓은 은근 자주 보이는데(슬쩍 지나가 버리는 기술도 나름 발전하고 있다) 이러다 보면 케이팝 음방처럼 지연 중계 같은 거 하게 되는 거 아닌지 잠깐 생각 함. FF 채널에 올라온 디올 패션쇼 캡쳐. 디올 공식 유튜브에서도 곧 올라올 듯. 아무튼 치우리의 디올은 항상 그러하듯 우아하고 섬세하고 완벽하다. 좋냐 그러면 좋다. 유.. 2024. 9. 24. T.T의 2024AW를 보고 오다 타이가 타카하시는 이제 T.T로만 쓰는 건지 원래 그랬던건지 기억이 잘 없는데 이번에 봤을 때는 T.T만 보인 거 같다. 해방촌 근처에서 2024AW 프리뷰 같은 걸 해서 보고 왔다. 최근 본 것 중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는데 요새 이런 걸 약간 찾아다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 듯. 가서 찍었던 사진은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아래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링크)에서. 옷 말고도 인상적인 것들이 많았지만 여기서는 이번 시즌 이야기만. 푹신푹신하고 가벼워서 캐시미어나 울은 아닌 거 같은데 뭐로 만들었나 봤더니 알파카 50%에 울 50%였다. 단조로운 아저씨의 컬러인데 넓은 손목과 허리의 립, 그리고 거기와 어깨의 올록볼록한 주름이 포인트다. 너무 미묘해서 보는 사람은 커녕 입는 사람도 어느날 문득 눈치챌 만.. 2024. 9. 6. 이전 1 2 3 4 ··· 8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