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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697

지암바티스타 발리 + H&M의 콜라보 점점 생각하기 힘들었던 조합의 협업 컬렉션이 늘어나고 있다. 콜라보는 역시 의외성이 주는 임팩트가 중요하고 그를 통해 각자 컬렉션의 범위를 넓히는 일이기 때문에 사실 당연한 결과다. 물론 그게 어떤 식으로 각자에게 이익이 될까도 고려해야 할 문제인 건 분명하긴 하다. 아무튼 오트쿠튀르와 패스트 패션의 협업은 예상하기가 어려운 조합이다. 지암바티스타 발리에 있는 건 H&M에 없고 H&M에 있는 건 지암바티스타 발리에 없다. 한쪽은 옷을 제일 천천히 조금만 만드는 계열이고 한쪽은 옷을 가장 빨리 다양하게 만드는 계열이다. 아무튼 이런 조합의 경우 인형옷 같은 게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역시 인형옷 같은 게 나왔다. 하지만 물론 거기서 멈추진 않았다. 이 협업은 오트쿠튀르와 패스트 패션의 콜라보라는 점 외에도 .. 2019. 5. 26.
리한나의 FENTY, 첫번째 컬렉션 혹은 첫번째 드롭 세상이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해도 변화의 모티브는 필요하기 마련이다. 기본적으로 세상은 가만히 있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뭔가 튀어나와야 변화는 의미가 명확해 지고, 자리를 잡고, 변화를 가속화시킨다. 럭셔리 패션, 하이 패션의 정의, 용도, 역할이 변하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모멘턴이 필요하다. 예컨대 2015년 구찌와 발렌시아가에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뎀나 바잘리아가 들어간 이후 "하이 패션의 이미지" 자체의 변화가 가속화되었다. 더럽고 청키한 스니커즈 같은 건 이제 고급 부티크 진열장 위에 놓여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일 만큼 흔한 일이다. 케링이 저런 변화를 선도했다면 그 다음으로 움직이고 있는 건 LVMH다. 루이 비통에 버질 아블로가 들어갔고 리한나.. 2019. 5. 25.
LVMH, 리한나의 FENTY 계속 리안나로 적었는데 리한나가 표준 표기인 거 같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리한나... LVMH에서 리한나 브랜드를 내놓는다는 뉴스가 나온지 꽤 지났고 드디어 첫번째 영상이 공개되었다. 캡쳐. 이건 영상. 동영상이 올라온 곳은 FENTY 오피셜. 케링이 하이 패션을 기존 포멀의 파괴, 스트리트 패션, 밀레니엄 세대의 패션으로 유도하고 있다면 더 큰 몸집의 LVMH는 다양성 쪽에 약간 더 비중을 두고 있다. 디올에는 최초의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들어갔고, 루이 비통 남성복에는 최초 미국인 흑인 남성이 아트 디렉터로 들어갔고, 이번에는 LVMH 계열 하이 패션 브랜드 최초 흑인 여성 디렉터이자 자기 브랜드다. 셀린느로 뭘 할지가 궁금했는데 기존의 고객들을 위한 옷 혹은 밀레니엄 이후 세대를 위한 새로운 .. 2019. 5. 21.
코펜하겐 패션 서미트 2019, 패션의 지속 가능성, 케링 매년 패션의 지속 가능성 문제를 연구하는 코펜하겐 패션 서미트 이야기를 해왔는데 올해는 마땅히 쓸 곳이 생각나지 않아서 여기에 쓴다. 올해도 물론 코펜하겐 패션 서미트가 5월 15일에서 16일에 열렸고 올해가 10주년이다. 이게 패션 생활 구석구석에 자리를 잡았다고 말하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지난 10년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생각해 보면 헛된 노력이라고는 할 수 없다. 올해는 참가한 한국 브랜드나 기업이 있을까? 그런 건 잘 모르겠군... 지속 가능성이 그저 유행이 되든, 습관이 되든 상관 없다. 일단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저 잠깐의 트렌드, 패션 브랜드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한 마케팅 수단 뭐 이런 거여도 지금 시점에서는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광고를 보고 듣고 무.. 2019. 5. 18.
Met Gala 2019의 테이블 세팅 매년 5월 첫번째 일요일에 열리는 멧 갈라가 지나갔다. 멧 갈라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이건 원래 자금 모금 자선 행사인데 1970년대 다이애너 브릴랜드, 1990년대 안나 윈투어 시대를 거치면서 지금 보는 규모로 커졌다. 사실 각종 시상식 레드 카펫 구경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데 멧 갈라는 재밌어 하는 편이다. 명확한 드레스 코드 주제가 있기 때문에 다들 뭘 하나 구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멋지고, 예쁘고, 우아함 같은 걸로 승부를 보는 데가 아니라는 점이 이 행사를 구경하는 즐거움이다. 아무튼 멧 갈라는 모금이 중요한데 안나 윈투어 이후 모금액이 폭등하고 있다. 안나 윈투어의 철저한 게스트 리스트 관리 뿐만 아니라 판을 잘 꾸려줬기 때문에 패션, 연예인, 유명인사, 기업 모두 참가의 명분이 있고.. 2019. 5. 9.
노스페이스 HYKE 콜라보 이야기 노스페이스 재팬과 Hyke의 콜라보는 2018 SS에 시작되었고 가장 최근 컬렉션이 4월에 선보인 2019 FW다. 벌써 4시즌 째. 앞에는 여성복만 있다가 남성복까지 확대되었고 텐트 같은 것도 나온다. 2년 4시즌 계획이었다고 어디서 본 거 같은데 확실하진 않다. 만약 그게 맞다면 이번이 마지막이다. 좀 더 할 거 같은 분위기이긴 한데. 상의 하의 아우터의 경계, 깨끗한 옷과 지저분한 옷의 경계를 왔다갔다 하면서도 특유의 진중함이 가득한 이 컬렉션은 부분 부분 떼어놓고 보자면 기존 노스페이스 옷이 어딘가 생각나는 정도로 조금 다르게 응용하고 컬러만 다른 게 많지만 전체의 스타일링을 통해 이 컬렉션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카니예 웨스트의 컬렉션을 보면서 세상이 다 망한 후 사막화된 땅에서 살.. 2019. 4. 16.
버질 아블로의 루이 비통 2019 SS 광고 캠페인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버질 아블로의 루이 비통 2019 SS 광고 캠페인의 마지막 버전들이다. 사진이 상당히 많은데 여기(링크)를 참고. 전반적인 분위기는 비슷비슷하다. 이 공익풍 광고는 대체 뭘까... 사실 그보다 루이 비통과 고등학생의 관계라는 게 대체 뭘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청소년의 꿈을 키우는 루이 비통, 여기 있는 모두는 뭐든지 될 수 있어요, 물론 버질 아블로가 그렇게 성장했다고 말하고 있고 루이 비통을 통해 이 비스무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것도 알겠고 등등. “Like some kids today, I started the surreal mission without ‘fashion school’ but a blank T-shirt, a screen-printed idea.. 2019. 4. 6.
아무튼 패션은 재미있다 우리는 옷을 사 입는다. 아마도 멋지게 보이고 싶고 예쁘게 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사실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적어도 촌티나게 보이고 싶지는 않은 정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렇게 생각을 해도 입고 나간 옷을 보고 누군가 멋지다고 하면 왠지 기분이 좋기 마련이다. 바로 이런 걸 위해서 패션이 있다. 그리고 유행이 있다. 때로는 친구들과 비슷한 느낌의 옷을 입으며 소속감을 느끼기도 한다. 동료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패션과 유행은 관련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열심히 유행을 쫓고 또 어떤 사람들은 유행을 일부러 거스른다. 양쪽 다 그게 자기한테 어울리고 멋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패션은 개취(개인 취향)의 세상인데 자기가 좋으면 그걸로 된거다 라.. 2019. 4. 4.
샤넬과 퍼렐 윌리엄스의 콜라보 요새 샤넬 이야기를 많이 하는 거 같다. 물론 칼 라거펠트가 샤넬을 맡은 이후 이 브랜드는 마치 고인 연못처럼 변화가 별로 없었지만, 물론 아주 부유해졌지만, 아주 큰 변화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버지니 비아르의 데뷔 컬렉션이 아직 공개된 적이 없지만 변화 대신 안정을 선택한 점에 대해 약간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샤넬이라고 변화가 필요없을까? 요즘 같은 변동의 시기에? 그래도 샤넬이면 괜찮지 않을까? 등등등. 사실 피비 필로 같은 사람이 샤넬을 이끌어 간다면 그거 재미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칼 라거펠트 사망 후 디렉터 교체가 발표되는 그 빠른 속도와 재빨리 다시 찾아가는 안정감을 보면 검토 같은 것도 하지 않았을 거 같다. 알랭 베르트하이머가 생각하는 샤넬의 미래엔 그런 반전 .. 2019.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