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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아무튼 패션은 재미있다

by macrostar 2019.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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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옷을 사 입는다. 아마도 멋지게 보이고 싶고 예쁘게 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사실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적어도 촌티나게 보이고 싶지는 않은 정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렇게 생각을 해도 입고 나간 옷을 보고 누군가 멋지다고 하면 왠지 기분이 좋기 마련이다. 바로 이런 걸 위해서 패션이 있다. 그리고 유행이 있다. 때로는 친구들과 비슷한 느낌의 옷을 입으며 소속감을 느끼기도 한다. 동료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패션과 유행은 관련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열심히 유행을 쫓고 또 어떤 사람들은 유행을 일부러 거스른다. 양쪽 다 그게 자기한테 어울리고 멋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패션은 개취(개인 취향)의 세상인데 자기가 좋으면 그걸로 된거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위에서 말한 이야기는 옷을 사고, 입고 하는 일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짧은 문장들 속에는 상당히 많은 숨겨진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멋지게”, “예쁘게”라는 건 뭘까. “촌티나는"건 또 뭘까. 패션과 유행은 뭘까. 막상 그게 뭔지 정의를 하려고 하면 생각이 애매해진다. 물론 패션 교과서나 백과 사전에는 그게 무엇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이 나와있다. 문제는 그 틀을 알 수는 있어도 그 내용은 계속 변한다는 거다.

 

몇 십 년 전 사진을 보면 다들 촌티나는 옷을 입고 있다. 그때는 그게 아마도 멋진 옷이었을 거다. 또 지금 우리가 멋지다고 입고 있는 옷도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면 촌티나는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물론 때로는 그렇게 촌티나던게 다시 멋지게 보이기도 한다. 촌티나지 않으려고 멋진 옷을 입는다고 했는데 이래가지고는 앞뒤가 맞지 않다. 영원히 멋있는 걸 찾는 사람들도 어딘가 있을지 모른다. 찾아낼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도 나름의 재미가 있을 거다.

 

이게 패션의 특징이다. 답이 없다.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람을 순위대로 나열해 보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자기는 뭐가 좋다 나쁘다 하는 것도 크게 보면 별 의미가 없다. 그게 뭐가 멋있냐면서 전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무수하게 많다. 즉 모두들 각자의 삶이 있고 취향이 있고 살고 있는 곳의 환경(자연 환경 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이 많이들 입고 다니는 옷도 포함된다) 그건 다 다르다. 다 다르지만 우리는 좀 더 멋지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싼 옷을 사기도 하고 실수를 하기도 한다.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엉망진창인걸 견디기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로 이 엉망진창이 바로 인간이 서로 다르다는 다양성의 산 증거다. 다 똑같게 하고 다니는 게 뭐가 재밌냐, 그게 사는 거냐라는 반발이 바로 패션이다.

 

사실 인류가 패션을 즐기게 된 건 그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진 않다. 일단 생존과 가난이 해결되어야 한다. 내일 먹을 밥이 있을지 확실하지도 않은데 옷 같은 데 소중한 재산을 마구 쓸 수는 없을 거다. 이 문제가 그나마 해결된 게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이후에나 좀 찾아왔다. 그걸 1950년 쯤이라고 해도 인류의 많은 이들이 패션을 즐기게 된 게 100년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짧은 시간 동안 패션에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쉼없이 변하고 있다. 왜 그럴까. 아무튼 재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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