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즐거움326 겨울, 가벼운 산행 요새 하는 운동은 러닝과 등산이다. 러닝은 그냥 동네 뛰는 거, 등산은 그냥 동네 산 오르는 거. 일을 키워서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높게를 생각은 하지만 귀찮다... 아무튼 이런 야외 운동은 레이어링의 영역이다. 실내 스포츠와는 차이가 좀 있는게 겨울을 넘겨야 한다. 또한 보통 한가지 종목의 옷을 우연히든 좋아서든 사들이면 그쪽으로 가는 경향이 생기는 거 같다. 나 같은 경우 등산은 몬테인, 러닝은 자라다. 자라 러닝복 이야기는 예전에 한 적이 있으니까 오늘은 간단히 등산복 쪽 이야기. 겨울 등산에서 일단 주의해야 할 건 일반적 두께 이상의 플리스, 하드쉘은 별로 필요가 없다. 더움. 레트로X는 등산에는 전혀 쓸데가 없고 데날리 같은 건 겨울 암벽에 매달려 있을 때나 유용할 거 같다. 다운도 크게 필.. 2024. 11. 24. VDR 매장, +Black 소개 전시 이태원 VDR 매장에서는 이번 공동작업 +Black에 대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전시라고 하기엔 좀 거창하기는 한데 옷 소개의 자리, 프리젠테이션 뭐 그런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VDR의 김의성 디자이너와 전시 토의중 혹시 이태원 지나가실 일 있으면 한번 들러주세요~ 2024. 11. 18. 덕 코튼, 부드러움의 길 러기드한 옷의 세계에 트윌 계열로 데님이 있다면 플레인 계열로 덕이 있다. 이 고밀도의 촘촘한 캔버스 코튼은 사선 무늬가 없다는 것만 가지고도 따로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아무튼 이게 뒤적거려 보면 갑옷처럼 뻣뻣한 상태와 셔츠처럼 부드러운 상태 두 가지를 만날 수 있다. 이 중간 상황을 보기가 좀 힘든데 매물이 없거나, 기억이 없거나. 처음에는 뻣뻣하다가 부드러워지는 건데 이 사이에 세탁이 있지 않나 생각을 했었다. 이게 어느 정도는 맞는 게 로 데님 구입하면 소킹을 하듯 덕 코튼도 처음 구입하면 세탁을 좀 돌려야 한다. 처음 상태에서 팔을 움직이면 어깨가 함께 움직이고, 걸을 때마다 재킷 전체가 들썩거리는 게 정말 갑옷 같은 느낌이 들다가 그래도 입을 수 있는 옷 상태가 된다. 하지만.. 2024. 11. 15. 추위가 다가온다 예전에 온도가 단계별로 떨어지기 때문에 그 중간 단계의 옷을 갖추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러니까 20도였다가 18도, 15도, 13도, 10도 이렇게 떨어져서 중간에 대비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어제는 20도, 내일은 10도 이런 식이다. 티셔츠랑 패딩만 있으면 된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님. 아무튼. 이런 류의 도표가 상당히 많은데 물론 유용하다. 하지만 적용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고려가 필요하다. 이건 최근 날씨. 보면 5도 15도, 7도 16도 등 하루에 10도 정도 일교차를 보인다. 동시에 최저 기온이 일주일 사이에 2도까지 떨어졌다가 10도까지 올라간다. 중간에 19도까지 올라가는 날도 있다. 예컨대 이런 날씨에 한겹 코튼 트렌치 코트를 입으면 아침에는 .. 2024. 11. 5. 바지 길이를 줄여보았다 바지 길이를 줄여 보았다. 디키즈 874. 역시 이런 건 저렴한 바지로. 원래 바지 밑단을 풀고 -> 적절한 길이를 잡고 -> 두 번 접어서 -> 재봉틀로 박으면 된다. 시작할 때는 익숙하지 않은 재봉틀이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실제로 힘들었던 부분은 '바지 밑단을 풀고'와 '접어서 다림질'을 해놓는 부분이었다. '바지 밑단을 풀고'는 그냥 실 하나씩 끊고 뜯어내는 단순 반복의 지루함인데 비해 '두 번 접어서'는 일단 적정 길이를 잡고 원래 밑단 길이에 맞춰 초크로 줄을 긋고, 접어 들어갈 부분을 하나 더 긋고 하는 식이다. 두 번 접으려고 했는데 꽤 두꺼워서 이러면 가정용 재봉틀이 감당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어 다시 한 번 접는 걸로 바꾸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뭐든 처음에는 트라이얼 앤 에러가 있는 법.. 2024. 10. 21. 직접 만든다는 환상 핸드 메이드, 소규모 공장 메이드는 일종의 환상이다. 품질이 더 낫나 하면 그렇지 않다. 하지만 예전에 레플리카(링크)에서도 이야기했듯 오류가 만들어 내는 불규칙함, 기계의 성능이 별로라서 만들어 내는 불규칙함은 개별화의 요소가 된다. 공산품에서의 개별화는 소비자 각자 손에 쥐어진 이후의 일이지만 구식 셔틀 방직기가 만들어 내는 통제 불가한 결함 즉 불규칙함은 각각의 옷이 애초에 지니고 있는 요소가 된다. 위 사진은 T.T (타이가 타카하시) 홈페이지에 나오는 염색(링크). 아무튼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데 유튜브를 뒤적거리다가 전통 방식으로 가가와 우동을 만드는 가게 영상을 봤다. 저분이 여전히 전통 방식으로 우동을 만드는 두 가지 이유를 대는데. 첫 번째는 대자본이 하지 않을 방식, 두 번째는.. 2024. 10. 1. 패션의 작은 즐거움에 대한 일종의 오해 패션에서는 작은 즐거움들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작은 즐거움은 옷을 입는 방식, 옷을 입는 모습, 옷에 대한 자신의 만족, 옷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 옷의 디테일 등에서 나온다. 작은 즐거움의 다른 형태인 사람들이 함께 일상의 일을 하며 느끼는 커뮤니티적 즐거움과는 거리가 있다. 즉 패션의 작은 즐거움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생각해 보면 현대적 개인주의의 맥시멈한 자리에 패션이라는 분야는 위치하고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 자기 만족, 남들이 뭐라든의 세상이다. 하지만 패션은 또한 시그널의 역할을 한다. 보여지는 거고, 그러므로 사람들은 보게 된다. 남이 뭘 입었든, 어떻게 생겼든, 뭘 하고 있든 자연스럽게 스루해 버리는 능력은 현대인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덕목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잘 안되.. 2024. 9. 2. M65 팬츠의 허벅지 타이 코드 M65 필드 재킷과 BDU 재킷은 상당히 좋아하지만 M65 팬츠는 슬쩍 보기만 하고 입어본 적이 없다. 일단 카고 바지의 커다란 주머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플랩이 붙어 있는 사이드 주머니도 귀찮아 보이기 때문이다. 퍼티그 팬츠와 치노는 좋아함. 아무튼 그러다 얼마 전 코로나 유틸리티의 퍼티그 슬랙스에서 나온 정글 슬랙스를 본 적이 있는데 카고 포켓에 왠 끈이 달려있었다. 저게 뭘까 했는데 퍼티그 슬랙스에서 붙인 건 아니고 M65 팬츠 디테일에 원래 있는 사양이다. 저 바지를 자세히 들여다 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필요할 때 허벅지 감는 끈이라고 한다. 조금 더 찾아보니 : 카고 포켓에 뭔가 큰 물건을 넣었을 때 고정 용도. 그리고 댓글에서 알려주신 부상을 입었을 때 지혈 용도 등으로 쓸 수 있다고 .. 2024. 8. 26. 이 가방은 약간 문제가 있음 노스페이스의 카고 백은 오랫동안 나오고 있는 가방 중 하나다. 가벼운 여행용 보조가방 포지션인데 헬스장, 수영장 같은 곳 다닐 때 가방으로도 꽤 많이 쓴다. 시즌마다 조금씩 변하고, 컬러도 다양하고, 크기와 형태에서 베리에이션도 몇 가지 있다. 아래 사진은 국내 출시 헤리티지 카고 M 사이즈. 여름에는 백팩이 너무 덥기 때문에 크로스, 숄더를 많이 들고 다니는데 블랙, 그레이 등 우중충한 걸 많이 가지고 있어서 좀 밝고 경쾌한 느낌을 들고 다니고 싶다는 생각에 얼마 전 구입을 했다. 좋은 점은 가볍고 편하다는 것. 나쁜 점은 13인치 노트북이 들어가지 않고, 밝은 색이라(정확한 이름은 샌드쉘이다) 금세 더러워 진다. 그리고 3개 붙어 있는 외부 주머니 입구가 벨크로로 되어 있는데 이게 가방의 형태와 사.. 2024. 8. 23. 이전 1 2 3 4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