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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20

패션의 작은 즐거움에 대한 일종의 오해 패션에서는 작은 즐거움들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작은 즐거움은 옷을 입는 방식, 옷을 입는 모습, 옷에 대한 자신의 만족, 옷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 옷의 디테일 등에서 나온다. 작은 즐거움의 다른 형태인 사람들이 함께 일상의 일을 하며 느끼는 커뮤니티적 즐거움과는 거리가 있다. 즉 패션의 작은 즐거움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생각해 보면 현대적 개인주의의 맥시멈한 자리에 패션이라는 분야는 위치하고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 자기 만족, 남들이 뭐라든의 세상이다.   하지만 패션은 또한 시그널의 역할을 한다. 보여지는 거고, 그러므로 사람들은 보게 된다. 남이 뭘 입었든, 어떻게 생겼든, 뭘 하고 있든 자연스럽게 스루해 버리는 능력은 현대인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덕목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잘 안되.. 2024. 9. 2.
M65 팬츠의 허벅지 타이 코드 M65 필드 재킷과 BDU 재킷은 상당히 좋아하지만 M65 팬츠는 슬쩍 보기만 하고 입어본 적이 없다. 일단 카고 바지의 커다란 주머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플랩이 붙어 있는 사이드 주머니도 귀찮아 보이기 때문이다. 퍼티그 팬츠와 치노는 좋아함. 아무튼 그러다 얼마 전 코로나 유틸리티의 퍼티그 슬랙스에서 나온 정글 슬랙스를 본 적이 있는데 카고 포켓에 왠 끈이 달려있었다.  저게 뭘까 했는데 퍼티그 슬랙스에서 붙인 건 아니고 M65 팬츠 디테일에 원래 있는 사양이다. 저 바지를 자세히 들여다 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필요할 때 허벅지 감는 끈이라고 한다. 조금 더 찾아보니 : 카고 포켓에 뭔가 큰 물건을 넣었을 때 고정 용도. 그리고 댓글에서 알려주신 부상을 입었을 때 지혈 용도 등으로 쓸 수 있다고 .. 2024. 8. 26.
이 가방은 약간 문제가 있음 노스페이스의 카고 백은 오랫동안 나오고 있는 가방 중 하나다. 가벼운 여행용 보조가방 포지션인데 헬스장, 수영장 같은 곳 다닐 때 가방으로도 꽤 많이 쓴다. 시즌마다 조금씩 변하고, 컬러도 다양하고, 크기와 형태에서 베리에이션도 몇 가지 있다. 아래 사진은 국내 출시 헤리티지 카고 M 사이즈.  여름에는 백팩이 너무 덥기 때문에 크로스, 숄더를 많이 들고 다니는데 블랙, 그레이 등 우중충한 걸 많이 가지고 있어서 좀 밝고 경쾌한 느낌을 들고 다니고 싶다는 생각에 얼마 전 구입을 했다. 좋은 점은 가볍고 편하다는 것. 나쁜 점은 13인치 노트북이 들어가지 않고, 밝은 색이라(정확한 이름은 샌드쉘이다) 금세 더러워 진다. 그리고 3개 붙어 있는 외부 주머니 입구가 벨크로로 되어 있는데 이게 가방의 형태와 사.. 2024. 8. 23.
vs 에어컨 바람 다시 에어컨 바람과 대결의 시기가 찾아왔다. 습하고 더운 걸 매우 싫어하지만 차가운 에어컨 바람도 좀 힘들다. 이게 없으면 못살겠는데 너무 찬 바람은 어지러워. 급격한 온도차, 습도차 때문인 거 같은데 더운 데 있다가 지하철이나 카페 같은 데 딱 들어가면 너무 추워서 약간 숨이 막히고 때로는 가슴이 아프다. 일하려고 도서관 같은 데 오래 앉아있는 것도 비슷한 상황이 찾아온다. 아무튼 그래서 덮을 게 필요하다. 파타고니아의 후디니나 아크테릭스의 스쿼미시 같은 초경량 바람막이들도 있지만 이런 용도로 쓰기에는 약간 아깝다. 즉 가지고 있는 걸 들고다니면서 사용 -> OK, 에어컨 바람용으로 일부러 구입 -> 글쎄...  가장 편리한 아이템 중 하나는 여기에서도 자주 이야기했던 유니클로의 UV 포켓터블 파카다... 2024. 7. 24.
셔츠와 다림질 리넨이나 데님 셔츠 등 어떻게 해도 주름이 좀 생겨나는 쪽을 제외하고 100% 코튼 셔츠란 다림질을 열심히 해 잘 펴서 다니는 게 기본이다. 옥스포드든 포플린이든 코튼은 다림질의 보람이 잘 느껴지는 직물이고 솔리드 종류라면 더욱 티가 난다.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펼쳐진 셔츠는 약간 민망한 데가 있다. 기본적으로 정장 생활을 거의 하지 않으니까 이런 테이스트는 점점 더 심화된다. 어차피 구겨질 거라는 생각도 있고 움직임이 있다면 원래 구겨지거나 주름이 있어야 하는 부분이 쫙 펴져 있으니 부자연스럽다는 기분도 든다. 사실 이건 사람의 문제인데 빳빳한게 익숙하고 자연스럽다고 느끼고 있다면 행동과 표정 등등에서 그런 게 흘러 나오기 마련이다. 그렇지 못하니까 내내 혼자 어색해 하고 있을 뿐. 그렇다고 .. 2024. 7. 17.
반스 44DX의 문제점 반스의 오센틱 모델은 적어도 하나는 가지고 있다. 어떻게 하다보니 최근에는 좀 많이 가지고 있음. 그런데 요새 발에 신경 염증이 좀 도져있는 상태라 연속으로는 못 신고 이틀 신으면 좀 푹신한 거 신고 하는 상태다. 예전에 그냥 오센틱을 사서 신었는데 온통 찢어지고 엉망이 되었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아웃솔이 닳아서 물이 들어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이건 안되겠다 하고 있다가 애너하임이 할인을 하길래 44DX를 구입했고 이건 기존 오센틱보다 더 괜찮아서 이걸 좀 많이 확보해 놓게 되었다.  44DX와 기존 오센틱은 겉으로 보면 똑같은데 뒤가 네 줄임. 볼트는 스웨이드 같은 게 덧붙어 있다.   하지만 기존 오센틱은 아이스버그 그린 같은 색이 종종 나온다. 이 색 마음에 들어서 재고 있을 때 사놓고 싶지만 위에서.. 2024. 7. 4.
칼하트의 지퍼 풀러 칼하트의 옷이라면 왠지 옷에 따라 같은 규격 지퍼를 사용해 호환이 될 거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게 시대별 차이인지 뭔지는 모르겠다.  아래는 덕 퀼트 후드, 위 왼쪽은 레인 디펜더 써멀 후드, 위 오른쪽은 덕 써멀 후드다. 덕 퀼트는 현행 전 미국 제조, 레인 디펜더는 현행 멕시코 제조, 덕 써멀은 구형 미국 제조. 구형 미국은 실로 구형 같은 동그랗고 얇은 브라스다. 퀼트와 디펜더는 같은 사이즈인데 퀼트 쪽이 두껍고 뒷면에 줄을 그려놔서 잡을 때 밀리지 않도록 했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브라스 음각이라 실제적 효용이 있는 건지는 의심이 된다. 가만 보면 후드 끈도 다 다름. 칼하트의 전형적인 이 커다란 지퍼 풀러는 장갑을 낀 손으로도 쉽게 잡을 수 있지만 너무 크고 넙적해서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2024. 6. 29.
셔츠의 담배 포켓, 야마포케 워크 셔츠를 보면 주머니가 가슴 양쪽에 달려 있는데 보통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다. 이중 왼쪽에 있는 작은 주머니를 Cigarette Pocket, 담배 포켓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산 모양이라고 야마포케, 山型ポケット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이상한 언발란스한 느낌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확실히 빈티지 느낌이 진하게 나는 요소라 누군가 좋아한다고 하면 이해는 간다.   이 주머니는 정식 명칭도 Cigarette Pocket for Shirt였다. 1930년에 특허를 받았는데 J. W. 챔피언이라는 분이 출원했다. 참고로 챔피온 브랜드를 만든 사람은 파인블룸(Feinbloom) 형제다. 챔피언이라는 분이 만든 건 아님. 아무튼 그림 아랫부분을 보면 담배 포켓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다... 2024. 5. 30.
셔츠 맨 아래 버튼 홀 클래식 셔츠 류 맨 아래 버튼홀을 보면 가로로 되어 있다. 딱히 대단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일종의 전통으로 보존되고 있다.  버튼홀이 다 세로 스티치인데 맨 아래만 가로다. 그리고 컬러가 다른데 이 부분은 브랜드마다 차이가 좀 있다. 일단 맨 아래가 가로 방향인 이유는 바지 안에 들어간 셔츠의 아래 부분이 움직임이 많기 때문이다. 당연히 가슴 부분보다 허리와 엉덩이 부분이 움직임이 많다. 가로 방향 스티치는 단추가 좌우 움직임의 폭을 넓게 해준다. 다른 부분은 왜 세로인가 궁금할 수도 있는데 좌우로 움직이는 것보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게 셔츠가 단정한 모습으로 고정되어 있기 좋다. 이제는 셔츠를 바지 바깥으로 내놓고 입는 경우도 많지만 저 가로 스티치는 일종의 전통으로 살아남았다.  맨 아래 스티치 색.. 2024.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