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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08

중고, 빈티지, 의류 확실히 중고 옷 시대가 도래를 한게 현대 백화점에 빈티지 매장이 들어섰다고 약간 놀란 게 엊그제 같은 데 이제 이건 흔한 일이 되었다. 성수동, 홍대와 망원동, 서촌 등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발에 치일 만큼 빈티지 매장이 많다. 개인간 거래도 많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아직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콘셉트를 만들어가거나 하는 곳도 있다. 빈티지 매장은 편집샵의 역할과 아카이브의 역할, 컬렉터의 역할 등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곳이긴 하다. 아무튼 중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당연하게도 가격이 옷을 구매해서 입는다는 일반적 상태에서 낮아지면 초과 수요가 생겨난다. 그러면 개인 관점에서 봤을 때 쓸데없는 옷이 많아진다. 게다가 중고 옷 구입은 처음에 시행착오가 좀 있기 마련.. 2024. 2. 23.
엘엘빈의 트래블러 블레이저 이야기 뭔가 제대로 된 정석의 블레이저, 스포츠 코트, 테일러드 자켓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옷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 잘 안 입기 때문. 하지만 종종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고 그 와중에 유틸라이즈된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결합해 모호한 형식의 자켓을 몇 개 가지고 있다. 그중 엘엘빈의 여행자 자켓. 두 개가 있는데 왼쪽은 100% 코튼, 오른쪽은 100% 울이다. 코튼은 트윌 계열, 두께가 좀 있는 편이라 더워지면 못 입는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안에 메쉬가 붙어 있다. 오른쪽 울은 막상 보면 울 특유의 고급스러운 울 분위기는 전혀 없고 학생 교복 같은 느낌의 직물이다. 안감은 100% 코튼. 팔 안 쪽은 폴리에스테르. 둘 다 페이크 손목 단추, 2버튼이다. 둘 다 어깨 패드가 들어 있었는데 어느날 문득.. 2024. 2. 10.
이 겨울의 작업복 여기에서 몇 번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 겨울 가장 애용하고 있는 작업복은 M-65 필드 재킷이다. 재작년에는 M-65 피시테일을 많이 입었고, 작년에는 칼하트와 빔즈의 롱 패딩을 많이 입었는데 올해는 그렇게 되었다. 물론 이런 옷들은 거친 대자연에서 입어도 손색이 없는 옷이겠지만 나의 작업이라는 건 거의 도서관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는 일일 뿐이지만 그래도 작업복이 정해져 있으면 흐르는 나날을 운용하기에 스트레스가 낮아진다. 물론 아무리 내피를 붙여 놓는다고 해도 한국의 겨울을 이 옷으로 넘기긴 어렵다. 또한 추위를 엄청나게 타는 사람이라 불가능. 그래서 안에 옷을 입는데 보통 후드 종류다. 겨울에는 머리에서 목까지를 덮어야 하고 머플러도 메야 한다. 거기서 체온 유출이 가장 심하다. 아무튼 안에 챔.. 2024. 1. 24.
소소한 강박 내 의복 생활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작은 거슬림을 잘 버티지 못한다는 것. 어지간한 옷은 사이즈만 맞으면 잘 입고 다니는데 뭔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사용을 잘 안 하게 된다. 예전에 이런 걸 군더더기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보다는 약간 더 총체적인 듯. 아무튼 그려려니하고 살면 될텐데 그게 잘 안된다. 2024년 들어서 M65 견장 떼어 내기(링크), 반스 44 DX 사이드 떨어진 고무 붙이기, 니트 늘어난 목 줄이기(링크), 손목이 너무 좁아지는 커프스의 단추 위치 바꾸기 등등 가지고 있는 옷을 더 잘 활용하기 위한 유지보수에 힘을 쓰고 있다. 이번에 건든 옷 중 하나로 예전에 이야기했던 에스피오나지의 M64 코튼 파카(링크)가 있다. 이 옷은 다 좋고 겉감 소재, 단추 등.. 2024. 1. 19.
M65 필드 재킷 견장 떼기 원래 옷은 잘 안 건드는 편이다. 만든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보통은 그런 이유가 있는 옷만 구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 좋은데 결정적으로 거슬리는 데가 있고, 그게 착용을 망설이게 하고, 그 부분을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곳이라면 건들기도 한다. 물론 지나치게 값어치가 있는 옷이라면(가격의 측면이 아니라 해도) 그렇다고 해도 건들기가 망설여진다. 결국 애물단지와 다를 게 없고 자리만 차지하므로 그런 건 애초에 들여놓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들여올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고 그러므로 애물단지들은 쌓여간다. M65 필드 재킷을 꽤 좋아하는 데 막 입어도 되고, 저렴하고, 늦가을부터 겨울 지나 초봄까지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늦가을에는 내피 없이 입고, 추워지면 내피를 붙이고 - 사실 .. 2024. 1. 6.
코팅형 방수 재킷 노스페이스의 하이벤트, 드라이벤트 등이 코팅형 방수를 쓰고 있다. 다른 브랜드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통풍 + 방수 기술을 많이 볼 수 있음. 고어텍스의 경우 필름을 실링하는 방식을 쓰는데 코팅을 하면 그거보다 저렴하고 가볍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볼 수 있다. 코팅형의 문제는 땀 같은 걸 그때그때 세탁하지 않고 방치하면 코팅이 떨어져 나간다는 것. 예를 들어 이런 것. 안감이 있는 옷의 경우 내부에서 코팅이 떨어져나가기 때문에 오랜 세월이 지나면 온 구멍에서 하얀 가루가 빠져나온다. 아주 작은 입자들이라 안감을 뚫고 나오기도 함. 사진만 봐도 갑갑해... 미국 노스페이스의 경우 라이프타임 워런티를 하는데 그래서 이렇게 낡은 옷을 보내면 제대로 된 옷을 다시 보내주기도 한다고 한다. 궁금하면 여기(링크.. 2023. 12. 19.
다운 재킷의 스티치에 왁스칠 주의 : 하고 싶다면 곰곰이 생각해 보고 실행하세요. 책임 안 짐. 난 모르는 일. 기본적으로 옷을 보면서 이걸 만든 사람이 무슨 생각을 했을 거 아냐, 대체 왜 이랬지 등등을 고심해 보는 걸 좋아한다. 그러므로 껍데기만 남아있는 장식 같은 데 별로 호감이 없고, 어떤 카테고리의 기원이 되는 옷에 호감이 많은 편이다. 즉 그 옷이 있기에 다음 옷이 있는 옷들. 참고로 그냥 아무 의미없이 오직 꾸밈의 유희를 위해 붙어 있는 것들에는 또 약간 호감이 있다. 인간은 원래 그렇게 별 생각이 없는 거에 많은 투자를 하는 불완전하고 불합리한 존재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대대적인 개조를 한다던가, 옷을 뜯어 가방을 만드는 거 같은 리메이크를 한다던가 하는 데는 크게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원본의 이유를 훼.. 2023. 11. 25.
급격한 추위 - 마구 껴입기의 문제 그러니까 2018년 1월, 내가 가지고 있는 옷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과격한 추위를 지나친 후(링크) 겨울 레이어링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졌다. 이때부터 중고 매장에서 두툼한 다운 파카만 보이면 사고 싶어지고, 각종 플리스와 라이너도 끌어 모으기 시작한 거 같다. 당혹스러운 추위에 테스트의 미비, 비효율적 접근은 여러 문제점을 남기긴 했는데 그러면서 깨달은 교훈은 마구 껴입는 게 방법이 아니라는 것. 3 레이어에 기반해 가능한 가볍게 입고 차라리 잠깐이라도 뛰어 몸의 온도를 끌어 올리는 게 더 효과적이다. 당시의 마구 껴입기의 흔적. 플란넬 셔츠 위에 캐시미어 스웨터를 입고 그 위에 플리스 풀오버를 뒤집어 쓴 다음에 다운 파카를 입었다. 하지만 건물에 들어가 난방을 하지 않는 한 어느 한 부분 추위를.. 2023. 11. 15.
귀찮은 벨크로의 무력화 요시다 포터 가방은 많은 인기를 끌고 오랫동안 나오고 있지만 나랑은 좀 사용 패턴이 안 맞는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는데 애매한 사이즈, 토트의 짧은 줄 길이 그리고 사방의 벨크로. 그래도 탱커 시리즈의 나일론이나 스모키 시리즈의 혼방 데님 같은 거 좋아해서 어떻게든 써보려고 하는데 매번 잘 안되고 그런 결과 이것저것 많이도 샀고 이제는 거의 다 처분을 해 버렸다. 여전히 잘 쓰는 건 마가렛 호웰 + 포터의 브리프케이스(링크), 포터 탱크의 숄더백 가장 작은 사이즈, MHL + 포터의 자전거 가방 스몰 정도. 그러던 중 이번 가을, 겨울 시즌은 스모키 시리즈의 숄더백을 써보려고 하고 있다. 이거. 이것 역시 몇 가지 문제가 있는데 애매하게 작은 사이즈. 매일 가지고 다니는 게 지나치게 많기는 한데 생긴 거.. 2023.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