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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빈티지 가공, 경계 빈티지 가공의 기술은 점점 더 정교하고 완벽하고 그럴듯해지고 있다. 랄프 로렌의 유즈드 워싱도 있고 카피탈이나 보디처럼 낡은 창고에서 꺼내 고쳐서 쓰는 콘셉트를 밀어 붙이는 곳들도 있다. 그리고 깨끗한 라벨과 방습재가 들어 있는 비닐 포장, 빳빳한 케어 라벨과 품질 보증서, 각종 설명서가 실제 빈티지와 구별할 수 있는 경계를 만들어 낸다.    중고, 빈티지 제품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실제로 이렇게 낡은 옷들을 종종 마주치게 된다. 그러다 어느 시점을 넘어서면 이 실제 사용감과 우연이 만들어 내는 낡음이 패션으로 받아들여진다. 과거에 만들어 진 좋은 품질과 희소성은 이렇게 결합이 되고 또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과격하고 극복 불가의 것들이 패셔너블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위는 takamama에서 캡쳐,.. 2024. 12. 2.
크록스와 어그의 업적 얼마 전 폭설에 신발이 물이 새는 걸 겪고 짜증이 좀 나서 겨울 부츠를 좀 보러 다녔다. 그러다 본 가장 놀라운 부츠는 크록스의 오버퍼프 쇼티라는 부츠다.   이 놀랍고 압도적인 생긴 모습, 못생기고 거대한 부츠가 난무하지만 원조의 위엄이랄까. 아웃솔은 왜 저렇게 웅장하고 색감은 왜 저렇게 화사한가. 이걸 보면 크록스는 신발이라는 장르에서 오랫동안 관습적으로 내려오던 전형적 모습, 제대로 된 모양 같은 걸 완전히 분해하고 새로운 미감을 구축해 냈다는 걸 새삼 다시 느끼게 된다. 정말 대단한 업적이다. 이로서 신발은 해방되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게 되었으며 모든 브랜드는 못생김, 이상함 따위의 경로의존적 단어에 구속받지 않고 아무튼 발에만 들어가면 더 거대하게, 더 괴상하게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할 수 .. 2024. 12. 2.
골드윈 팝업, _J.A-L.L_ 협업 골드윈이 한국에서 11월 8일부터 팝업을 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_J.A-L.L_과의 협업은 11월 19일 출시라고 해서 나오는 날 다녀왔다. 성수동 LCDC에 매우 큰 사진이 붙어 있지만 팝업 매장 자체는 작은 편. 사실 골드윈이라고 하면 일본 노스페이스의 다른 버전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그렇구나 했는데 팝업 매장의 모습이 좀 궁금해서 간 거긴 했다.   한쪽에 흙이 쌓여 있는데 보도 사진에는 그게 없네.  이쪽은 _J.A-L.L_ 협업 컬렉션. 아무튼 매장 디자인은 niceworkshop(링크)과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이 팝업 공간은 순환을 주제로 건물 건축의 골격을 이루는 다양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알루미늄 거푸집(‘AL-FORM’)을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했다고 한다. 여기에.. 2024. 11. 20.
로에베, 납작한 구두들 요즘 로에베에 가보면 구두들이 납작하다. 처음 사진으로 봤을 때 이거 약간 재미있네 했는데 가서 보니까 예상보다 더 납작하다.  도널드 덕 발 생각도 나고 예전에 와키앤타키였나 납작한 구두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생각도 나지만 가장 가까이 있는 건 아무래도 크록스 같다. 앞 모습을 보면 더 명확하다.  이런 쉐이프는 재미있기는 한데 바지가 끌리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제품 사진을 보면 끌리든 말든 무슨 상관이라는 거 같다. JW 앤더슨이 발바닥이 땅과 달라붙어 있는 이미지를 시도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2024. 11. 19.
겨울은 원래 춥다 겨울은 원래 춥다. 내 의복 생활의 가장 큰 문제점, 위기 포인트는 여름의 열기와 겨울의 냉기를 너무 싫어한다는 거다. 열기는 에어컨 외에 방법이 없다. 저기에 에어컨이 있다는 걸 아니까 지금의 열기가 너무 괴롭다. 냉기도 마찬가지다. 저기에 있는 콘크리트 건물과 보일러 조합, 자동차의 히터 등이 이 모든 괴로움을 없애줄 거라는 걸 아니까 지금의 차가운 바람이 너무 괴롭다. 그런데 열기와 다르게 냉기는 해결점이 있다. 다운 의류다.  오랜 기간 냉기가 너무 싫어서 그걸 완전히 없애버릴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해오고 있는데로 껴입기도 하고, 다운 온 다운으로 옷을 입어보기도 하는 등 완벽한 해결책은 없을까 고민을 해왔다. 하지만 이 해결책처럼 보이는 일들은 사실 그저 환상일 뿐이다. 뭘 입어도 냉기가 사라지.. 2024. 11. 19.
유니클로 올드 로고 유니클로 출시 예정 상품에 올드 로고 스웨트셔츠와 티셔츠가 있다. 우리나라 홈페이지에는 스웨트셔츠라고 해놓고 티셔츠 사진이 있는데 일본 홈페이지 찾아보니 스웨트셔츠와 티셔츠 둘 다 있다.   프린트는 똑같은데 앞면에는 삼각형에 남녀 로고가 있고 뒷면에는 커다랗게 같은 로고가 있다. 저 로고는 UNIQUE CLOTHING WAREHOUSE 시절부터 쓰던 건데 가운데가 하트로 보인다나 어쩐다나 그런 이야기도 있다.  한창이던 시절. 근데 사진 속 사람들 신발이 예외없이 모두 다 하얀색이네. 나중에 UNI-QLO 시절에도 저 로고는 사용된다.  메루카리 같은 곳에 검색해서 나온 옷. 위 사진은 둘 다 뒷면이고 찾아보니 앞면은 그냥 무지다. 얼마 전에 아니튜브를 보는 데 이 스웨트가 나왔고 유니클로에서 보고 있.. 2024. 11. 15.
MM6 메종 마르지엘라 + 닥터 마틴 콜라보 MM6 메종 마르지엘라와 닥터 마틴의 콜라보 제품이 나온다. 이 사이트를 오랫동안 보신 분은 알 수도 있는데 아주 오랫동안 신어왔던 닥터 마틴이 있고 이게 어디 고장난 데도 없고 해서 한도 없이 신다가 20여년이 지나 뒷축이 아예 사라져 버려서 결국 어떻게 수선을 해볼까 하다가 버렸던 적이 있다. 그 기간 동안 중간에 질리기도 하고, 또 생각나기도 하고 하면서 신었는데 이렇게 사라지고 나니 생각나기도 할 때 신을 수가 없는 게 아쉽다. 한동안 자세히 들여다 보진 않았는데 1461 같은 건 지금도 나오지만 모두 영국 제조였던 시절과 다르게 영국 제조는 MIE라고 따로 분리가 되어 있는 거 같다. 아무튼 MM6와 닥터 마틴의 협업 제품은 3가지.  두 가지 제품을 합쳐 놨다는 게 특징이다. 일단 1460과 .. 2024. 11. 14.
VDR, 일상도구 +Black 옷 소개 이번에 나온 VDR과의 공동작업 옷 소개 및 설명입니다(링크). 기본적으로 다양한 도심 속 상황에서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옷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렇다고 등산복이나 작업복처럼 때로 생명과 연결될 수 있는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을 고려하는 옷은 아니므로 엄격한 기능성이나 용도 분류까지 나아갈 필요는 없다. 당연히 이런 옷으로는 북한산도 올라가면 안된다. 그저 더우면 하나 벗고, 추우면 하나 입으면 되는 식이고 그럴 때 거슬리지 않는 정도다.  옷이 튼튼하면 오래 입을 수 있고, 오래 입으면 주름이 생기고 색이 변해간다. 두터운 코튼은 이런 용도에 적합하다. 더러워지면 세탁기에 돌리면 되고, 찢어지면 꿰매 입으면 된다. 이런 코튼의 무던함이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것과 대비해 .. 2024. 11. 12.
VDR과 함께 만든 옷 일상도구 +Black이 나왔습니다 예전에 티저로 알려드린 VDR과의 공동작업, 일상도구 +Black이 나왔습니다(링크). 처음 나온 시리즈는 아우터 2, 탑 2, 바지 하나해서 다섯 가지입니다. 겨울 옷이에요. 옷은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이미지 컷인데 제가 나오는 것도 있어서... 위 링크에도 설명이 있긴 하지만 약간 더 보충해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패션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간접적으로라도 옷을 만들 기회가 주어진 다는 건 드물고 귀한 기회다. 공동작업을 마주하며 고려한 것은 두 가지였다. 옷의 형태와 옷의 컬러. 우선 옷의 형태에서 중요한 점은 견고하고 실용적이지만 멋을 부리려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고로 멋을 내볼까 하는 마음처럼 멋이 없는 게 없다. 옷은 필요하기 때문에 만들어져야 하고, 옷 위의 .. 2024.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