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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 책에 대해서 내가 쓴 몇 권의 책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 = 내 책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좀 했는데 사실 이런 건 책을 많이 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람이 하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소수에게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었으므로 이에 대한 이야기.  패션이라는 게 멋지고 시크하고 패셔너블하고 이런 걸 추구할 수도 있고, 혹은 머리는 작아 보이고 다리는 길어보이고 등등 소위 단점 커버에 쓰일 수도 있고, 자신감 넘쳐 보인다든가 부자처럼 보인다든가 전문가처럼 보인다든가 이런 식으로도 쓰일 수 있고 등등의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우선 맨 앞 멋지고 시크하고는 이게 사람마다, 시대마다, 지역마다 다르기 마련이고 또한 각개화 진행 속도가 점점.. 2024. 7. 25.
FACETASM + 이마바리 타올 FACETASM은 표기 보니까 파세타즘으로 읽는 듯, 오치아이 히로시가 이끌고 있는 브랜드다. 이마바리 타올(링크)은 찾아보니까 브랜드 명이 아니라 지방 명이다. 일본 수건 생산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한다. 라벨이 붙어 있는 게 인증 제도 같은 걸 운영하는 거 같다. 이 둘의 조합은 세븐 일레븐에서 오치아이 히로스와 이마바리 타올의 협업으로 나왔던 Convenience Wear가 시작이라고 한다. 티셔츠와 양말, 에코백 등이 있는데 이중에 이마바리 타올의 핸드 손수건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인연이 협업 컬렉션으로 발전한 듯 하다.     이렇게 해서 옷이 나왔다.  자국 특산물과 디자이너의 조합으로 나온 컬렉션은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준다. 굳이 송월 타올을 들고 드레스를 만들 필.. 2024. 7. 22.
비쿠냐 털 가격은 왜 낮아지는가 몇 달 전 블룸버그가 로로피아나의 제품 가격은 그렇게 비싼 데 왜 페루의 비쿠냐 털 가격은 낮아지고 있냐는 유튜브 영상을 내보낸 적이 있다. 로로피아나는 캐시미어는 몽골에서, 비쿠냐는 페루에서 조달하고 있다. 사실 1차 원재료 가격과 최종 상품 간의 가격 간의 관계는 그렇게 크지는 않다. 스마트폰의 재료를 플라스틱과 금속 같은 걸로 나누면 과연 얼마나 될까. 스테인리스 스틸의 가격 추이와 롤렉스 시계 가격 사이의 관계는 어떨까.  하지만 그 중간에 아주 많은 것들이 들어간다. 비쿠냐 털과 로로피아나의 스웨터 사이도 컴퓨터 정도는 아니어도 뭔가 다른 것들이 아주 많이 들어간다. 진짜 다이아몬드가 들어간 조악한 반지보다 샤넬의 은반지가 더 비싼 일은 얼마든지 일어난다. 그럼에도 로로피아나의 스웨터 가격은 오.. 2024. 7. 19.
와일드 라이스 오래간 만에 베미지 울렌 밀스(Bemidji Woolen Mills) 홈페이지를 뒤적거리고 있는데 판매 물품 중에 우드 파치드 와일드 라이스라는 게 있다. 우드 건조한 야생 쌀. 쌀을 매일 먹지만 와일드 라이스 같은 종류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고 사실 듣도보도 못한 거다. 일단 베미지 울렌 밀스는 1920년에 미네소타의 베미지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미네소타와 위스콘신 북부의 초기 벌목공들에게 필요한 아웃도어 울 의류를 만들어 판매했다.  홈페이지(링크)에서는 베미지의 제품 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의 울 제품, 신발, 책, 스킨케어까지 팔고 있는 종합 쇼핑몰이다. 미국은 이런 식의 브랜드 홈페이지가 좀 많은 듯. 아무튼 우드 파치드 와일드 라이스.   이런 모습. 우리가 먹고 있는 쌀과는 매우 다르게.. 2024. 7. 18.
매키노 크루저의 전신 한 여름에 겨울 코트 이야기. 필슨의 매키노 크루저 재킷에서 크루저는 필슨이 특허를 받은 주머니 잔뜩 붙은 재킷(원래 특허를 받은 건 크루저 셔츠)의 이름이고 매키노는 울의 이름이다. 사실 멜톤 울하고 딱히 다를 건 없기 때문에 매키노 울을 마케팅 전략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Schott의 피코트 등 기존 멜톤 울 제품과 비교를 해보자면 뭔가 더 촘촘하고 밀도가 높은 느낌이 있다. 예전 필슨의 크루저는 윕코드로 만들어 졌기 때문에 그렇다면 그때도 매키노였을까 하는 건 잘 모르겠다. 아무튼 크루저는 뭐로 만들어도 되고 지금도 매키노 울을 비롯해 왁시드 코튼, 덕 등등 여러 버전이 있다. 아무튼 그렇다면 매키노라는 이름이 어디에서 왔을까 하면 매키노 혹은 매키낙은 지역의 이름이다. 미국 오대양 근처에 있.. 2024. 7. 16.
여름 셔츠, 의외의 프린트 하와이안이나 캠프 셔츠 등으로 대표되는 레이온, 면, 혼방 등으로 만드는 여름 셔츠는 보통 꽃 무늬나 열대 과일, 파도와 서핑, 경쾌한 컬러의 프린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런 거랑 상관없이 약간 뜬금없는 프린트가 들어가는 경우들이 있다. 예컨대 랜덤 워크에 구경 갔다가 본 기트맨 빈티지의 캠프 셔츠(링크).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그림은 미국의 건축가이자 텍스타일 디자이너 알렉산더 지라드의 1945년 작 프린트 '빌리지'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알렉산더 지라드가 허먼 밀러의 직물 및 섬유 부분 디렉터로 일하던 시기 실내 장식용으로 나온 제품이라고 한다. 참고로 이태리에서 만든 코튼 100%에 사전 수축 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되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무튼 밝고 선명하면서 복잡하지만 부담없는 색감,.. 2024. 7. 15.
Ron Herman + Double RL 카모 컬렉션 론 허먼 + 더블 알엘 카모 컬렉션이 나왔다. 2024 FW Pre 룩북에 속해있기는 한데 반소매 셔츠와 반바지 등이 있는게 여름 느낌이다. 물론 우드랜드 카모라는 건 애초에 그렇게 시원해 보이진 않고 실제로도 시원하지 않다. 장마 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간 후 찜통 더위의 한국에서 입으면 옷 안에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않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6.1온스 코튼 립스톱으로 만들었고 긴소매의 인펀트리 셔츠, 반소매의 크래프트맨 셔츠, 유틸리티 쇼츠 팬츠, 노포크 스니커즈로 구성되어 있다. 다 함께 갖춰 입으면 군복의 느낌은 물씬 나지만 현대전을 수행하기는 좀 어려운 그런 구성이 되겠다.  BDU 류의 평범한 군복 셔츠구나 싶지만 자세히 보면 약간 재미난 것들이 있다. 13 스타 메탈 버튼, 약간 길쭉한 벨.. 2024. 7. 13.
업튼 싱클레어의 더 정글 워크웨어의 초기 역사를 찾아보다 보면 업튼 싱크레어의 1906년 소설 더 정글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 책이 노동자의 안전, 위생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고 이게 대량 생산되는 현대적 작업복의 탄생으로 이어졌다는 거다. 이 책은 리투아니아에서 이민을 와 시카고의 도축장에 취직한 사람과 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노동 계급의 빈곤, 부족한 사회 지원, 혹독하고 불쾌한 생활 여건, 비위생적인 노동 환경 등을 다큐멘터리 식으로 이야기한다. 업튼 싱클레어가 실제로 취직해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이 책은 꽤 많이 팔리고 정치적으로도 관심을 받는데 대중의 관심을 끈 가장 큰 이슈는 저자의 목적인 노동 실상의 고발이 아니라 육류의 위생 상태에 대한 의심이었다. 소설에서 가격을 위해 품질이 낮은 고기.. 2024. 7. 10.
웨스턴 볼로 타이 웨스턴의 감성이란 나로서는 이해가 잘 안되는 미지의 세상이지만 아무튼 그 터무니없고 줄렁줄렁대는 장식성이 웃기기 때문에 탐구의 대상이 된다. 그러다보면 나름 정도 드는데 웨스턴 셔츠의 요크마저 납득이 잘 안되는 취향이라 아직은 좀 어렵다. 아무튼 볼로 타이는 앞에 주석 덩어리에 오팔 보석 같은 게 붙어 있고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목걸이를 말한다.   굉장히 미국적인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볼로 타이의 유래에는 몇 가지 설이 있다. 일단 주니, 호프, 나바호 부족 등 네이티브 아메리칸들이 조개 같은 걸 반다나에 묶어 목에 둘렀다고 한다. 그게 1930년대에 현대 문명과 만나며 스털링 실버나 구리 같은 덩어리를 쓰고 부족의 상징을 그려 넣었다. 또 다른 설은 아리조나 주의 빅터 시더스태프라는 사람이다. 어.. 2024.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