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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넨과 헴프는 뭐가 다른가 매번 기억하지만 역시 매번 헷갈리기 때문에 정리 겸 적어본다. 일단 이런 종류는 모두 마 섬유다. 마 종류의 식물 껍질을 부드럽게 만들어 섬유를 만들고 그걸 엮어서 직물을 만든다. 제조 절차가 간단하기 때문에 인류가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해 온 소재다.   1) 리넨참고로 외래어 표기법에 의하면 리넨. 하지만 세상의 사용법은 리넨, 린넨 등등 엉망진창이다. 아마포라고도 한다. 아마라는 식물의 줄기로 만든다. 메소포타미아에서 아마가 경작되면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사용해 온 천이다. 아이리쉬 리넨과 이탈리아 리넨 등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링크)를 참고. 2) 헴프우리 말로는 삼베, 베, 대마포라고도 한다. 대마의 줄기로 만든다. 뻣뻣하고 거칠고 누런 색이지만 대신 질기고 물에 강하다. .. 2024. 9. 6.
우드랜드 BDU 이야기 밀리터리 재킷은 M65와 그 비슷한 필드 재킷 류면 됐다라고 생각을 해왔는데 지구 온난화와 여타 등등의 문제로 BDU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약간 더 얇은 게 쓸모가 많지 않을까 그런 이야기. BDU는 분류하자면 셔츠에 가까운 옷이지만 아우터로 활용이 가능하다. 일종의 셔츠-재킷, Jac-Shirt라 하겠다. 좀 자세히 들여다 보니 이쪽도 시대 분류가 좀 있다. 그걸 알게 된 건 Waiper가 라쿠텐에서 미군 BDU 중고 버전을 파는데 초기형, 중기형, 후기형 분리해서 팔고 있다. M65에 비하자면 이쪽은 잘 모르기 때문에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 찾아봤다. 맨 위부터 차례대로 초기형, 중기형, 후기형이다. 염색 상태라든가, 낡음의 상태라든가 이런 건 옷 상태 문제니 관계 없는 이야기고 주의깊게 봐야할 건.. 2024. 9. 4.
경험은 복합적이다 며칠 전 대구에 다녀왔다. 올해는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자유기고가로서는 드물게 지방 출장이 몇 번 있었다. 내용도 다 다른데 강연과 조사 연구, 취재기의 기록 등이다. 이런 일이 주어지는 게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많이 이용해주세요. 아무튼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얼핏 상상했던 모습이긴 하다. 뭔가를 할 때, 예컨대 글을 쓰고 책을 쓸 때도 마찬가지인데 최종 결과물의 모습을 생각하는 편이다. 책이라면 이런 두께, 이런 촉감, 이런 무게, 이런 색감이었으면 좋겠다 같은 것들.   물론 내가 디자이너가 아니기 때문에 결과물이 기대처럼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도 뭐, 옷을 살 때 상상했던 모습과 현실과의 차이 같은 거랄까. 사실 적혀있는 글의 내용이 중요한 게 맞긴 한데 더불어.. 2024. 8. 22.
잘 만든 옷이라는 환상 잘 만든 옷이라는 건 멋진 옷, 좋은 옷과 딱히 큰 연관관계는 없다. 오래 전 대부분의 옷이 엉망진창이던 시절 잘 만든 옷이라는 건 다른 옷과 차별되는 옷이었고, 그 정도 품을 들인다면 멋진 디자인 같은 것도 반영하고 그랬을 거기 때문에 잘 만든 옷이 멋진 옷이라는 상관관계가 작동을 했다. 하지만 의복 제조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상관관계는 더 이상 필연적일 이유가 사라졌다. 간단히 생각해도 엄청 공을 들여 만들었지만 재미도 없고 매력도 없는 옷이 있을 수 있고, 대충 만들었지만 매력이 넘치는 옷이 있을 수 있다. 이건 멋지고 좋은 옷이라는 개념이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패션에서 톱 - 다운 방식의 미감 전파 매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여타 대중 문화에서도 비슷하다. 대.. 2024. 8. 21.
로에베의 참, 크록스의 지비츠 패션에서는 어떤 일이든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가방에 붙이는 참 유행은 약간 시큰둥한 편이다. 초저가부터 초고가까지 너무 많은 브랜드에서 너무 많은 게 나오고 주객 전도의 느낌도 강하다.   발렌시아가의 로데오 라지백에 뭔가가 주렁주렁 달리고 가격이 2배가 되는 것도 뭐랄까... 패션의 시대(링크)에서도 이야기 했던 뎀나 바잘리아의 고급 패션의 기반을 놀리고 무너트리는 걸 멋지게 보이게 만드는 전략이 어디로 달려가는 건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크록스의 지비츠 같은 것도 마찬가지인데 이걸 찾아보니까 1) 크록스는 통풍을 위해 신발에 구멍을 뚫었다. 2) 콜로라도에 살던 쉐리 쉬멜저는 자녀들이 크록스를 장식하는 걸 보고 구멍을 이용한 크록스 장식을 생각해 내고 지비츠 LLC를 설립한다. 3) 2.. 2024. 8. 16.
구찌 B 라지 숄더백, 작가의 가방 구찌가 이번 시즌에 열심히 밀고 있는 가방 중에 B 백이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바토 드 사르노는 1950년대 아카이브에서 B백의 영감을 얻어 2024 FW 시즌 새롭게 출시했다. 저번 테니스 홀드올도 그렇고 남성용 큰 가방을 꾸준히 내놓는 거 같다.   라지 사이즈. 거대한 덩어리 같은 솔리드 소프트 그레이 가죽 버전이 3가지 컬러가 있고 역시 가죽인데 로고 패턴이 그려진 게 하나 있다. 숄더 스트랩은 탈부착이 가능하고 D링이 하나 더 있어서 아이템 탈부착이 가능하다. D링이라고 하면 밀리터리 느낌이 좀 나는데 아마도 최근 유행하는 참을 붙이는 데 사용하라고 붙여놓은 걸 거다. 어느 고급 브랜드를 봐도 귀여운 참을 잔뜩 내놓고 있는데 다들 그걸로 한 몫 잡고 있을 듯...   그리고 예전 아카이브.. 2024. 8. 14.
도보폭주족 츠나기(커버올)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도보폭주족(링크)이라는 걸 봤다. 도보와 폭주가 결합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멋진가... 살면서 들어본 한심한 이름 조합 중에서도 톱 레벨이다. 이름은 도보 + 폭주족이지만 도보로 폭주를 하는 건 아니고 한데 뭉쳐 걸어다니는 것 정도라고 한다. 그게 뭔가 싶은데 대신 요란하다. 유래를 보면 홋카이도의 폭주족들이 겨울이 오면 눈도 쌓이고 도로가 미끄러워서 폭주를 할 수 없지만 동계에도 활동하고 세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게 조금 퍼지면서 폭주를 하고 싶지만 바이크 살 돈은 없고 특공복 정도 살 수 있는 이들이 도보폭주족이 되었다. 또한 면허를 딸 수 없는 16세 미만도 여기에 합류한다. 이들이 몰려다니며 입으로 엔진소리를 내고...   도보폭주.. 2024. 8. 8.
치노 바지, 워크웨어 치노 바지 이야기를 하면 항상 이 이야기로 시작하게 된다. 카키 혹은 치노는 둘 다 황갈색 코튼 트윌 바지를 말한다. 카키는 원래 먼지, 흙색이라는 뜻으로 영국이 군대용 바지로 처음 만들었다. 이 시기는 총기의 발달과 관련이 있는데 예전에는 눈에 잘 띄는 컬러(프랑스 군의 파란색, 영국군의 빨간색 등등) 옷을 입고 전투를 했는데 총기 등 현대식 무기가 발전하면서 눈에 띄면 금세 죽게 생겼으니 위장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러므로 사막에서 먼지색 옷을 입게 된 거다.  종종 카키는 올리브 색과 혼동이 되는데 이건 우리만 그러는 게 아니다. 카키(베이지 비슷한 사막 색) - 군복 - 미군 군복 - 올리브 뭐 이런 식으로 전이된 결과로 보인다. 어쨌든 카키는 먼지색이고 올리브는 풀색이다. 치노는 Chino, .. 2024. 8. 7.
반스 애너하임 개인적 이슈 반스 애너하임 44DX 한 사이즈 크게 신으니까 얼추 괜찮은 거 같아서 이걸로 가자 결정한 게 2년 쯤 됐다. 겨울에는 포스나 조던 2, 운동은 아식스, 더울 때는 44DX 이렇게 정해놓고 운동화 범위를 더 이상 넓히지 않고 그저 할인이나 크게 하면 사놓고 하면서 살았는데 그 이유중 하나는 발가락 3, 4번 사이가 아파서 당분간 모르는 신발을 신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44DX는 큰 사이즈로 구입해 밑창 하나 붙이고 지내면 되긴 하는데 연속 이틀은 못 신는다. 하루 신으면 다음 날은 아식스 같은 거 신어야 함. 포스는 생긴 건 편하게 생겨서 발바닥이 아프다. 그런데! 반스가 애너하임을 단종시키는 변수가 발생했다. 그러고 나온 게 반스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이 붙은 리이슈 44다. 며칠 전 블랙 44DX를 .. 2024.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