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867 랄프 로렌 2027 SS 남성복 이야기 랄프 로렌이 2027 SS 남성복을 선보였다. 요새는 퍼플 라벨, 폴로 바이 랄프 로렌 등을 더 섞어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랄프 로렌의 경우에도 새로울 건 없는 익히 알려진 세계를 재현하고 있다. 대신 디테일과 재배치에 천착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프라다(링크)처럼 실루엣과 룩 등 보다 근본적인 지점을 파고 들며 우리가 생각하는 "패션", "균형감" 같은 것까지 해치려고 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입기 좋은 그리고 지루함이 동시에 생겨난다. 이번 프라다가 약간 질려버리게 하는 면이 있다면 랄프 로렌은 약간 다른 면에서 질려버리게 하는 면이 있다. 사실 이번 컬렉션에 나온 거의 모든 옷은 이전에 나온 옷을 가져다 이리저리 조합하면 제법 가깝게 구축해 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런 게 또한 랄프 로렌의.. 2026. 6. 23. 샴브레이 셔츠 이야기 봄에서 가을까지 기간 중 장마 시작부터 처서 전까지, 그러니까 요즘처럼 날은 그래도 건조한데 햇빛은 뜨거운 기간에 샴브레이 셔츠가 딱 좋다. 반소매가 아무래도 더 편하긴 한데 착용 가능 기간을 따져보면 긴소매를 구입해 접어 입는 게 좀 더 낫긴 하다. 사실은 반소매가 있긴 한데 좀 작아서 입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있다. 그 셔츠가 약간의 교훈을 줬는데 셔츠는 적당히 큰 게 입기에 좋다. 특히 여름에는 안에서 공기가 조금이라도 돌아야 너무 처지지 않는다. 아무튼 두 벌의 긴소매 샴브레이 셔츠가 있다. 둘이 특징이 꽤 다르기에 여기에 적어본다. 왼쪽은 버즈 릭슨. 버즈 릭슨 샴브레이는 블루 외에도 에크루, 블랙 등이 나온다. 페니카와 콜라보로 나온 에크루 컬러를 하나 가지고 있긴 한데 꽤 두툼한 편이고 버.. 2026. 6. 23. 소비가 정체성인가 “소비가 정체성을 구성한다”는 말을 최근 자주 마주친다. 취향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글 뿐만 아니라 유행 중심의 패션에 대한 반감의 글 그리고 마케팅이 얹혀져 있는 패션 브랜드의 글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여러가지 대안 중에서 무엇인가를 사고 그걸 사용한다. 여기서 무엇인가를 선택한다는 행위에는 아마도 자신의 취향, 삶의 방식, 태도, 지금까지의 경험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을 거다.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소비는 자신을 구성하는 방식이 된다. 이렇게 보면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다. 사실 이 말은 약간 사상적인 유래를 가지고 있는데 장 보드리야르가 사용가치보다 기호가치가 상품의 본질적 구성요소가 되었고, 구매한 상품의 전시를 통해서 타인과 차이를 만들고 유지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온 걸로 알고 있.. 2026. 6. 22. 프라다의 2027 SS 남성복 이야기 프라다가 2027 SS 남성복 컬렉션을 선보였다. 보통 패션쇼를 볼 때, 그냥 매장에 걸려있는 옷을 볼 때도 대게는 그렇지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아무래도 저렇게 입으면 어떻게 보일까, 저런 옷을 입은 사람이 어떤 공간에 있을까, 저 사람은 뭐하는 사람일까 같은 소비자의 시각이다. 여기서 더 흥미가 있거나, 아무래도 이해가 잘 가지 않으면 디자이너는 저 옷을 만들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저 옷을 누가 입으라고 만든 것일까 등등 생산자의 시각에 대해 생각해 본다. 몸에 딱 달라붙는 룩으로 점철되어 있는 이번 프라다의 쇼에서 저걸 내가 입으면 어떨까 같은 건 상상하기가 좀 어렵다. 이건 개인적인 특수성이다. 저걸 누가 입을까 하는 걸 생각해 보면 케이팝 아이돌이나 멋을 잔뜩 부린 20대 혹은 아저씨.. 2026. 6. 22. SUNNEI에서 모스키노로 얼마 전 Sunnei가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약간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는데 2025년 9월 브랜드를 떠났던 창립자 Loris Messina와 Simone Rizzo가 모스키노를 맡게 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써네이라는 유니크한 브랜드가 사라진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브랜드를 이끌던 사람들이 모스키노를 맡게 된 건 잘 된 일 같다. 어울린다. 그래도 겨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괜찮은 이미지의 브랜드가 사라진 건 여전히 좀 그렇다. 아크네 스튜디오나 마르니, 써네이 같은 신흥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가 살아남기가 상당히 어려운 세상이다. 글로벌을 상대로 대규모의 마케팅을 펼치고 그런 걸 혹시나 안해도 세상 사람들이 이름 다 아는 헤리티지, 레거시 브랜드가 이미 세상에 너무 많다. 그들이 벌이는.. 2026. 6. 21. 쾌적함은 어디서 오는가 운동 인구가 많아지고 날은 더워지는 상황 속에서 운동복은 물론이고 일상복까지 어떻게 하면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는 옷의 중요한 테마 중 하나다. 사회적 관계와 옷의 기본적 생김새를 고려하다보니 얇은 합성 소재니 벤틸 구멍이니 하고 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구멍이다. 중세 갑옷 같은 느낌을 주는 브린제 등의 이너웨어는 에어 플로우와 땀 흡수 등 여러가지를 고려한 결과지만 기본적으로 안에 입는 옷이다. 그렇지만 저건 운동하는 옷인데 라는 생각에 옷의 생긴 모습에 대한 허용 범위가 사회적으로 늘어나면 더 과감한 모험이 가능해진다. 운동 강습이 끝났을 때나 등산을 마쳤을 때, 이번에 참가했던 한강 쉬엄쉬엄 3종 경기가 끝나고 수많은 이들이 각자의 지친 몸 위에 편의를 위해 멋대로 걸쳐져 있는 옷들의 모습은 .. 2026. 6. 11. 럭셔리 수경, 딱 맞는 수경 저번에 수경 이야기(링크)를 한 적이 있는데 또 한 번. 수경이 왜 재밌냐 하면 맨송맨송하거나 알록달록한 과장된 합성 소재의 세계인 수영 용품 속에서 단단하고 반짝거리는 액세서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덩어리와 장비 느낌이 상당히 강해서 특유의 매력이 있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수경에 꽤 관심이 많아졌는데 럭셔리 수경은 없을까 하고 찾아봤다. 그다지 많지는 않고 90년대에 샤넬이나 구찌에서 나온 것들이 잠깐 있는 것 같다. 스키 고글은 많은데 수영 고글은 별로 없음. 생각해 보면 럭셔리 라이프 속에 수영이 있긴 할텐데 보통은 고급 호텔 수영장이나 리조트 데크에 누워 있거나 슬렁슬렁 헤드업 평영을 하는 정도지 막 수모쓰고 영법을 하는 건 그다지 수요가 많지는 않을 것 같긴 하다. 에르.. 2026. 6. 10. 듀드 랜처, 카우보이 패션 예전부터 이야기했듯 미국의 카우보이 문화는 전통이라기 보다 관광 상품에 가깝게 형성되었다. 물론 텍사스에 철도가 놓인 이후 말을 타고 소를 몰아 기차역에 데려다주는 전통의 카우보이들이 있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밥도 잘 못 먹고 며칠 씩 비박을 하며 험지를 건너야 했던 그들이 우리에게 익숙한 카우보이 옷을 입고 있었을리가 없다. 아무튼 예컨대 1923년 영화 포장마차로 시작된 서부극 유행이 큰 역할을 했고 그렇게 형성된 자유와 개척 뭐 이런 종류의 로망이 마치 그런 것들이 자신의 과거인양 포장되는 탈색의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과연 서부극 만으로 지금처럼 큰 카우보이 패션신이 정착을 했을까 의문이 있었는데 501XX는 누가 만들었는가를 읽다가 약간의 힌트를 얻었다. 책의 216페이지 즈음에 나오는 이.. 2026. 6. 9. 프라다의 우주복 예전에 Axiom의 우주복(링크)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신형이 나왔다. 게다가 프라다와의 협업. 정확히 말하자면 아우터 슈트 AxEMU는 원래 있는 거고 그 안에 착용하는 Liquid Cooling and Ventilation Garment (LCVG)를 선보였다. LCVG에 대해서도 예전에 이야기를 한 적이 있으니 그것도 참고(링크). 이너 슈트와 아우터 슈트 구성인 거 같은데 일단 느낌은 지구인이 아니라 외계인 쪽이 입을 거 같은 모습이긴 한데 아무튼 패션의 SF적 미래에 그저 미래주의 같은 것보다 조금 더 실제적인 참여를 하고 있다는 방향은 좋아 보인다. 제작 방식에 대한 영상도 공개되었으니 함께 볼 만 하다. 2026. 6. 8. 프렌치 아이비 이야기 프렌치 아이비라는 말은 1980년대 일본에서 나왔다. 말 그대로 프랑스 식으로 재해석된 아이비 패션. 아이비 패션이라는 말이 도쿄 올림픽 때인 1960년대에 반 자켓의 이시즈 겐스케에 의해 나왔으니까 아이비 패션 유행 이후 뭐 좀 다른 게 없나 찾던 일본 남성 패션계에서 1980년대 들어 발굴, 발견한 현상의 총집에 이름을 붙인 거라 하겠다. 일단 여기서 바라본 프렌치 아이비의 원형은 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이 잔여물을 잔뜩 남기고 돌아간 이후 프랑스, 파리의 1950년대라고 할 수 있고 고다르와 트뤼포의 초기 영화, 알랭 들롱 같은 배우 등이 선보인 패션들이다. 알랭 들롱이 주연한 르네 클레망의 1960년 영화 태양은 가득히 같은 경우 배경이 아예 미국이니까 더욱 본격적이다. 프랑스가 뭐하러 미국 패.. 2026. 6. 7. 허무의 럭셔리 신라시대 경덕왕 때 만불산이라는 걸 만들었다. 삼국유사에 관련 내용이 나온다(링크). "경덕왕은 또 당(唐)나라 대종황제(代宗)가 특별히 불교를 숭상한다는 말을 듣고 공장에게 명하여 오색(五色) 모직물을 만들고 또 침단목(沈檀木)을 조각하여 맑은 구슬과 아름다운 옥으로 꾸며 높이가 한 발 남짓한 가산(假山)을 만들어 [그것을] 모직물 위에 놓았다. [그] 산에는 험한 바위와 괴석이 있고 개울과 동굴이 구간을 지어 있는데, 한 구역마다 춤추고 노래 부르며 음악을 연주하는 모양과 여러 나라의 산천모양을 꾸몄다. 미풍이 창으로 들면 벌과 나비가 훨훨 날고, 제비와 참새가 춤을 추니 얼핏 봐서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 속에는 또 만불(萬佛)이 안치되었는데, 큰 것은 한 치 남짓하고 작은 것.. 2026. 6. 1. 참 컬쳐 예전에도 참(charm)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 문화는 여전히 이상하고 이해도 잘 가지 않는다. 이 조그마한 조각의 세계는 물론 한도없이 확장할 수 있다. 피아제 같은 데서 가방에 달 수 있는 보석 박혀 있는 시계라도 내놓으면 가격도 끝도 없이 치솟을 수 있다. 얼마 전에 나온 스와치 + AP 같은 경우 그런 용도로 적합할 거 같다. 또한 참 문화는 개인 패션의 요란한 부분을 가방에 몰빵하고 있다. 끝도 없이 치솟고 있는 가방, 신발 가격은 그렇찮아도 이 노선에 대해 시큰둥한 생각이 들게 하는데 참은 패션 중 가방의 가격대 지분을 더욱 높인다. 물론 최근 미우미우의 상품 소개를 보면 가방 뿐만 아니라 신발, 지갑 등에도 참을 메달긴 한다. 이렇게 용도가 없는 장식인 참 문화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 2026. 5. 29. 이전 1 2 3 4 ··· 2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