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494 크록스 레인 부츠 후기 여름이 시작될 때 쯤 레인 부츠를 구매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링크). 크록스의 클래식 레인 부츠, 그 간단한 후기. 일단 목표는 양말이 젖지 않는 것. 양말이 젖으면 HP가 계속 닳고 있는 기분이 든다. 온 신발이 물이 안 들어오는 게 없는 거 같아서 레인 부츠를 알아보다가 문스타 살까 했는데 크록스가 구매가 용이하고 가격이 저렴해 크록스 쪽으로 갔다. 크록스를 신어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기도 했고. 아무튼 착용의 결론은 1) 여름엔 무리. 지나치게 덥다. 가능하다면 양말을 안 신고 슬라이드 류를 신는 게 낫다. 물론 물 + 고무류 + 맨살 사이의 마찰로 발에 상처가 남. 할 수 없음. 2) 폭우가 쏟아지고 오후에 그친다는 예보 -> 신는 게 낫다. 대비해야 할 건 폭우다. 3) 종일 비가 내리는 .. 2023. 9. 15. 뉴진스와 아메토라 아메토라를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난 김에 써보자면 패션이 레트로를 향하고 동시에 극단적인 방향성을 향하면서 재미있는 현상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2023년 케이팝의 패션 중 가장 흥미로웠던 순간이라면 역시 뉴진스가 카피탈과 S2W8 같은 브랜드의 옷을 입으면서 이 사이에 연결 고리가 만들어졌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본에서 발전해 온 아메리칸 트래드가 심화되고 미국 특유의 웨스턴 패션을 부랑자 룩과 전통 기법을 합쳐 극적으로 몰고 간 카피탈이나 헌팅 의류의 현대적 변용인 S2 W8, 그리고 비즈빔 같은 새로운 형태의 럭셔리 패션이 출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옷은 특히 셀러브리티와 만나면서 레벨을 끌어 올려갔다. 비즈빔의 나카무라 히로키가 존 메이어의 앨범 커버 의상을 스타일링한 게 2015년이었는데.. 2023. 9. 10. 패션은 힐링 유행은 피곤하다. 매대에서만 구입하는 것도 생각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유행에 맞춰 춤을 추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일단 적당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이렇게 자기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만들어 간다. 자아를 중심에 놓고 봤을 때 세 가지가 있다 : 나를 더 강화 나를 더 약화 아무 생각 없음 직업적으로 봤을 때도 몇 가지가 있다 : 일에 딱 맞는 옷을 입는다 전혀 관련없는 옷을 입어 심신을 리프레시한다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딱 맞으면 딱 맞는데로 일희일비한다 전략적 결정은 옷 위에서만 의미가 있다. 남이 어떻게 볼 지는 모른다. 타인의 생각을 조절할 수 있다는 건 관두는 게 낫다. 그러므로 위 여러 방향은 모두 자기 자신을 설득하는 방식이다. 패션을 감상, 구경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다. 보라고.. 2023. 9. 8. 무신사 스탠다드 + 항저우 아시안 게임 단복 얼마 전에 무신사 스탠다드가 항저우 아시안 게임과 파리 올림픽 단복을 맡는다는 뉴스를 본 거 같은데(링크) 벌써 단복이 공개되었다. 그전부터 작업을 하고 있었던건지 1달 정도니까 그 정도면 원래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1달이면 좀 너무 빠른 거 같은데. 아무튼 항저우 아시안 게임은 원래 2022년인데 올해 개최되고 올림픽은 예정대로 내년이다. 단복은 개폐회식 때 입는 옷이다. 삼성물산의 빈폴이랑 코오롱 스포츠에서 많이 했던 거 같은데 이번에는 무신사 스탠다드다. 화이트 컬러의 데님 셋업으로 보이는데 면은 아니다. 이 와중에 티셔츠는 블랙이다. 설명을 보면 "항저우의 덥고 습한 날씨를 고려해 상·하의와 티셔츠는 접촉 냉감, 흡한속건(땀을 빠르게 흡수해 건조하는 것) 등의 기능을 가진 '쿨맥스'와 '아스.. 2023. 9. 8. 필슨의 forestry cloth 시리즈 필슨 신제품 이메일을 보고 홈페이지를 가봤더니 포레스트리 클로스(forestry cloth) 옷이 몇 가지 나와있다. 촘촘하게 꼬아 만든 worsted 울(소모사)로 만든 필슨 울 계열 옷이다. 포레스트리 클로스의 특징을 간단히 말하면 현행 필슨의 매키노 울보다 얇고 털이 없게 잘 정돈되어 있는 재질이다. 보통 겨울 수트나 코트 같은 걸 이런 울로 만드는 데 예전 미군 정복 같은 거 보면 밀도가 높아 보이는 얇고 탄탄한 울로 만들었는데 그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worsted wool이라고 하면 worst가 안좋다는 의미니까 유래가 뭘까 궁금해질 수 있는데 사실 영국 노포크 카운티에 Worstead라는 마을이 있다. 거기서 유래되서 worsted다. 매키노 크루저 자켓 초창기 버전을 보면 살짝 두.. 2023. 9. 8. 시에라 디자인의 60/40 여기 단골인 시에라 디자인의 60/40 파카다. 이게 정작 입을 계절에는 안 입으면서 도무지 입을 수 없는 여름, 겨울에는 꺼내서 방에서 입어보고 이렇게 사진도 찍고 떠들게 된다. 딜레마의 옷이다... 아무튼 시에라 디자인의 60/40 마운틴 파카다. 라벨로 추정해 봤을 때는 나무가 세 개 그려져 있는 90년대 산이다. 70년대, 80년대에는 7개, 8개의 나무가 그려져 있었는데 삼림 파괴에 항의한다는 의미로 3개로 줄여버렸다는 소문이 있다. 2000년대 들어 잠깐 블랙 라벨이었다가 다시 레트로 라벨로 컴백했다. 60/40 파카는 물로 세탁하면 안된다는 경고가 붙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탁기에 빙빙 돌리면 이렇게 된다. 형광등 때문에 약간 과장되게 나오긴 했는데 햇빛 받으면 그게 그거다. 빛에 바랜 .. 2023. 9. 7. 랄프 로렌의 각종 서브 브랜드들 현행 매장에서 구입하면 다 랄프 로렌이지만 빈티지, 중고 등을 뒤적거리다 보면 랄프 로렌의 기운이 멀리서나마 느껴지는 별의 별 라벨을 볼 수가 있다. 그래서 좀 찾아봤음. 틀릴 수도 있으니까 혹시 알게 되면 고쳐가는 걸로 하고 가볍게 참고만 하시길. 마음에 꼭 드는데 사이즈 맞고 상태 좋고 저렴하면 상관 없겠지만 요새 빈티지 옷도 비싼 게 많기 때문에 옷 가게 주인장의 현혹에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뭐 좀 알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비 기본 아이템 풍 제품의 경우 유니클로 류의 현행 제품과 어느 게 더 나을까 비교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개인적으로 낡은 티 나는 폴로 치노를 49900(유니클로 가격, 가끔 39900) 이상에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하긴 함. 참고로 올해 유니클로 치.. 2023. 9. 6. 바지의 주머니 천 특히 청바지나 치노 바지 같은 제품에서 은근 신경쓰면서 보는 부분이 주머니 천이다. 꽤 자주 손을 찔러넣고 다니다 보니 예전에 입고 다니던 유니클로 청바지의 경우 주머니 천이 뜯어지고 실도 풀리면서 커다랗게 구멍이 뚫렸다. 청바지 주머니에 뭘 넣고 다니는 거 아니라는 사람도 있지만 주머니가 있다면 뭔가 넣을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순간 난감하다. 부실한 천에 부실한 박음질로 구성된 주머니는 쓸모가 없다. 당시 캔버스 천이 있어서 덧댐을 해봤었는데 입고 다녔더니 얇은 주머니 천이 버티질 못하고 찢어지면서 더 구제불능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이번 시즌 워커스 프리오더(링크)를 보고 있는데 801XH 청바지 주머니가 올리브 색이다. 헤링본 원단의 튼튼해 보이는 코튼 천이다. 손을 넣었을 때 포근함, 편안함.. 2023. 9. 4. 도큐먼트, M151 필드 셔팅 자켓, 반복과 차이 도큐먼트 인스타에서 "도큐먼트의 반복과 차이의 가치를 위한 여정 중 하나로, 18시즌 동안을 반복하면서 15개의 각기 다른 컬러와 소재로서 보여줬던 M151 field SHIRTING JACKET 을 한 자리에 보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라는 글을 보고(링크) 성수동에 있는 플래그십 매장에 보러 갔다. 지도 보고 찾아가도 나란히 있는 건물 사이에서 어디지 하고 잠깐 고민을 하게 된다. 위 사진 같은 부분을 찾으면 된다. 아주 단정하게 생겼음. M151 필드 셔팅 자켓은 이렇게 생긴 옷이다. 위 사진은 이번 18th에 나온 울 버전. 오렌지와 네이비 두 가지가 나왔다. 상당히 폭신폭신, 짧은 길이에 적당한 폭, 커다란 주머니로 셔츠와 아우터의 중간 어딘가에서 양쪽을 견지하고 있다. 양쪽의 주머니.. 2023. 9. 1. 코트의 길, 코튼 싱글 라글란 요즘에는 워낙 멋지고 폼나고 좋은 발마칸 코트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오래된 물건에 호기심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아마도 버버리의 발마칸일 거다. 영국제, 개버딘, 코튼 100%, 원 패널이면 좋고. 찾아보면 캠든 카코트부터 프레스트우드, 워킹 패턴, 커뮤터 II 등 여러 제품명이 있던데 뭐가 다른지 그런 건 잘 모른다. 그외에는 아마 아쿠아스큐텀. 그리고 조금 더 원시적인 게 궁금하다면 매킨토시의 던켈 같은 제품. 바버나 바라쿠타의 트렌치 코트나 폴로의 코튼 워킹 코트 등도 있다. 대충 이런 카테고리 안에서 뭔가를 찾아간다. 하지만 뭔가 삐긋한 스타팅 포인트를 잡으면 살짝 어긋난 외전의 길로 계속 빠져든다. 모든 걸 다 치우고 새로 시작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이게 나쁠 건 없지만 코트가 이것.. 2023. 8. 31. 몇 가지 실용품 이야기 : 옷걸이, 발을 씻자 등등 아주 예전에 다이소에서 옷걸이를 대량으로 구입한 적이 있다. 20년 쯤 된 듯. 살 때마다 왠지 조금씩 다른 거 밖에 없어서 똑같지 않은 문제가 있긴 하지만 여태 부러진 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최선은 아니지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은 상태가 계속 되었다. 그리고 코트나 블레이저 등은 어디선가 생긴 두툼 옷걸이를 사용중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옷 걸려있는 행거를 가만히 보고 있는데 노스페이스의 폴리에스테르 자켓 하나 어깨가 울퉁불퉁하고 색도 변해 있었다. 잘 맞지 않는 얇은 옷걸이를 사용하다 보니 생긴 문제인 듯. 문제의 발생을 눈치챘기 때문에 좀 좋은 거 사야하나 했지만 돈도 없고 자리도 없기 때문에 뒤적거리다가 홈플러스에서 파는 심플 원목 옷걸이라는 걸 또 왕창 샀었다. 당시 무인양품과 또 몇 군데.. 2023. 8. 30. 옥스퍼드 백, Oxford Bags, 커다란 바지 옥스퍼드 백은 매우 통이 넓은 바지를 말한다. 때로는 그 폭이 100cm를 넘었다고 하는데 단어 그대로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가 유래고 1920년대 정도부터 유행 했다. 이런 느낌. 옥스퍼드 백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니커보커에서 시작된다. 니커보커는 1800년대 중반부터 많이 입었는데 반바지 비슷하게 생겨서 무릎 아래는 양말을 신는다. 요즘에도 프로 골프 방송 같은 걸 보면 입는 사람들이 있다. 플러스 포(Plus Fours)는 무릎에서 4인치(=10cm 정도) 내려오는 바지로 1920년대 등장해 골프 등 스포츠맨 사이에서 유행을 했다. 활동하기에 더 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옷이 옥스퍼드 대학 강의 때 입는 게 금지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플러스 포를 숨기고 입으려고 저.. 2023. 8. 23. 이전 1 2 3 4 ··· 20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