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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697

헬무트 랑, 택시 캡슐 컬렉션 헬무트 랑이 뭘 해도 폼이 좀 나던 시절인 90년대 택시 루프탑에 광고를 붙인 캠페인은 꽤 성공을 거뒀다. 노란색 택시와 딱 어울리는 하얀색 덩어리와 헬무트 랑이라고만 딱 적혀 있는 단호함이랄까... 여튼 1998년에 시작된 택시 캠페인은 2004년까지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 자신만만한 기간 동안 카피 문제 같은 것들에 시달리던(혹은 혐의가 짙었던) 뉴욕 컬렉션에서 혼자 누구보다 먼저 컬렉션을 선보이겠다고 선언을 했고 덕분에 뉴욕 컬렉션이 주요 패션위크를 시작하는 도시가 되었다. 사실 몇 명 앞서가는 사람들 빼고는 덕분에 한참 엉망이 된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후 몇 십년 간 꾸역꾸역 따라와 주요 패션위크라는 이름에 아주 누가 되지는 않을 만한 옷을 이제는 선보이고 있다. 이렇게 내던져지면 나가떨어지.. 2018. 6. 4.
구찌의 2019 크루즈 컬렉션이 공개되었다 구찌의 2019 크루즈 컬렉션이 공개되었다. 남프랑스에 있는 아를에서 했는데 컬렉션 장소가 알리스캉이라는 곳이다. 알리스캉은 고대 로마 시대인 4세기 때부터 공동 묘지로 사용되었고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이라고 한다. 하여튼 이번 크루즈 컬렉션은 이런 이미지다...컬렉션 영상을 틀었더니 컴컴한 곳인데 성처럼 생긴 곳에서 불꽃이 막 피워 오르길래 대체 뭔가 했다... 드라큘라나 예전 판타지 풍 헐리우드 영화 같은 게 생각난다. 알리스캉을 찾아봤더니 이렇게 생겼다. 이 위치 선정은 몇 가지 점에서 특이한데 구찌 컬렉션인데 프랑스에서 개최되었다는 것, 그래봐야 로마 유산이라는 것, 최전선에서 활약 중인 하이 패션 브랜드임에도 죽음의 이미지 같은 게 넘실대는 곳이라는 것 등등이다. 옷을 보면 고딕과 종교적 색채.. 2018. 6. 1.
RED VALENTINO 2018 Pre-Fall 광고 캠페인 최근 이뤄지고 있는 브랜드의 재편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링크) 발렌티노는 양쪽 모두에 발을 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기업 소속 브랜드라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체 등으로 재편을 할 수 있는데 발렌티노처럼 혼자 혹은 소수로 헤쳐나가고 있는 브랜드는 그런 식으로 움직일 수가 없다. 프라다 - 미우미우나 베르사체 - 버서스처럼 메인 - 서브 브랜드 체제도 이제는 좀 애매하다. 거의 대부분이 콘셉트나 타겟을 벌린다기 보다는 나이대 차이만 두고 같은 콘셉트 아래에 있다. 아무튼 이런 와중에 요새 발렌티노는 좀 재미있다. 발렌티노, VLTN, 레드 발렌티노 등의 이름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예전 스타일 + 현재 스타일을 잘 조화시키고 있다. 이전에도 발렌티노의 2018 프리-폴 캠페인을 올린 적이 있.. 2018. 5. 28.
캘빈 클라인의 고무 장갑 라프 시몬스가 이끌고 있는 캘빈 클라인 205W39NYC가 2018 SS 컬렉션에서 고무 장갑을 선보였다. 사실 설거지할 때 사용하는 고무 장갑에 상당히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알맞은 두께와 알맞은 질김, 세제 거품이 묻어 있는 컵과 접시가 잘 미끄러지지 않고 거기에 내구성도 좋아서 어딘가에 쉬이 구멍이 나지 않는 제품을 소모품답게 저렴한 제품이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캘빈 클라인의 고무 장갑은 100% 합성 고무로 제작되었지만 일단 주방용은 아니다. 하얀색으로 캘빈 클라인 205W39NYC 로고가 프린트되어 있는데 고무 위에 박은 거라 희끗희끗하게 지워져 있다. 글자 안 지워지게 못할 일도 없고 일부러 저걸 선택한 거겠지. 미국에서 제조했다. 패션쇼에서는 이렇게 나왔다. 고무-고무 패션인데 저.. 2018. 5. 9.
구찌 + 대퍼 댄 컬렉션 2018 SS 여기서 대퍼 댄 이야기를 몇 번 한 적이 있는데(링크) 스니커즈 콜라보와는 약간 다른 형태이자 상당히 특이한 포지션의 하이 패션 - 스트리트 패션 콜라보라 할 수 있는 이 컬렉션의 2018 SS가 몇 가지 공개되었다. 소호 매장에서 단독 판매하고 맞춤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들었는데 어떤 식으로 파는 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로고와 컬러가 다 살아있고 번쩍번쩍하다. 2018. 5. 8.
발렌티노의 2018 프리 폴 광고 캠페인 발렌티노의 2018 프리 폴 광고 캠페인의 모델은 카이아 거버와 프란 서머스다. 둘 다 라이징 스타라고 할 수 있는데 카이아 거버는 2001년 생이고 프란 서머스는 정확한 연도를 못 찾았는데 작년 10월 보그 인터뷰 기사에서 18세라고 했으니(링크) 아무튼 메인 모델이 둘 다 10대고 이 점이 발렌티노가 지금 가고 있는 길에 많은 걸 시사하지 않나 생각된다. 파충류와 조류가 나온다는 점, 사진에 이것저것 복잡하게 들어있어서 밀도가 높게 보인다는 점 등등이 요즘 광고 캠페인의 추세인 거 같다. 근사하게 차려입은 사람이 옷이 돋보이게 찍혀 있는 사진은 요새 잘나가는 브랜드에서 보기가 좀 어렵다. 파충류와 조류가 인기가 많은 건 구찌 때문일텐데 컬러가 낯설고 오묘하기 때문일까? 어쨌든 지나치게 동어반복인 광고.. 2018. 4. 26.
라디오 방송에서 책 패션 vs 패션을 다룹니다 책 패션 vs 패션(링크)이 라디오 국악 방송에서 진행하는 진양혜의 책이 좋은 밤(링크)의 코너 중 하나인 '일주일에 책 한 권'으로 선정되어 이번 주 방송에서 다뤄집니다. 일단 책의 부분을 발췌해 낭독하는 코너가 있고 목요일에 있는 '저자를 만나다' 코너에서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이번 주에 계속 진행되는 낭독은 책의 1부를 중심으로 발췌하여 읽는다고 합니다. 글로 써 놓은 게 낭독된다는 것도 그렇고 라디오 인터뷰도 그렇고 아무래도 경험이 미천해 사실 방송을 잘 한 거 같진 않지만 많이 들어주세요. 기본적인 태도를 저번 주 칼럼에 썼던 "입고 싶은 걸 입자"(링크)에 맞췄고 그걸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이랄까... 그런 이야기와 패션 vs 패션에서 이야기 했던 옷을 다양하게 바라보는 방법 그리고 그를 통해.. 2018. 4. 23.
구찌의 새 아트 랩(Art Lab) 구찌가 피렌체에 구찌 가든을 오픈했다는 이야기를 올해 초에 한 적이 있는데(링크) 이번에는 역시 피렌체에 아트 랩을 오픈했다. 아트 랩이 뭐하는 곳이냐 하면 가죽 제품(핸드백, 러기지, 스몰 레더 제품, 벨트)과 신발(남녀 구두, 스포츠화)의 자체 표본 제작 및 샘플링, 신소재, 금속 제품 및 포장 R&D, 기후 변화 및 물리・화학적 테스트, 액세서리 실험 등 가죽 및 신발 제작 관련 활동을 포괄적으로 진행하는 곳이다. 알다시피 구찌의 판매량은 최근 3년 간 두 배가 넘게 뛰었고 그 말은 생산량을 그만큼 늘려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각종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고 생산직 직원을 900명 이상 고용할 거라는 계획도 밝혔다. 구찌의 경우 생산 제품의 반 정도를 자사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공.. 2018. 4. 20.
칼 라거펠트와 수녀원 며칠 전에 이 이야기(링크)를 듣고 할아버지 역시 함부르크에서(사실 그보다 훨씬 전에) 은퇴나 하시지 뭐하는 거여...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아무튼 칼 라거펠트는 모델들의 미투가 꼴도 보기 싫다며 포즈를 취하기 위해 동의를 받아야 겠다면 모델을 하지 말고 수녀원이나 가라고 했다. 물론 이 말은 칼 라거펠트에게 그대로 돌려줄 수 있다. 동의 받기 싫으시면 디자이너를 하지 마세요... 물론 일단은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 너도 나도 모두 일이 있다. 각자 직업과 개인의 성향에 따른 방향 같은 건 다를 수 있지만, 그걸 다들 잘 하고 싶고 계속 하고 싶어서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하며 토론을 하고 합의를 만들고 있다. 물론 디자이너가 이 바닥의 주인공이니까 예전에 멋대로 했던 걸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 2018.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