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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698

랄프 로렌과 토미 힐피거의 2019 FW 뉴욕 패션위크가 한창 진행 중이다. CFDA의 새로운 의장이 된 톰 포드가 이것저것 하고 있는 거 같은데 그의 영향력에 대한 평가는 끝난 다음에나 좀 있을 거 같다. 어쨌든 랄프 로렌과 토미 힐피거, 정확히는 TOMMY + ZENDAYA의 2019 FW를 연속으로 봤는데 이 둘이 꽤 재밌다. 참고로 토미 + 젠다야의 2년 간의 콜라보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이건 영상으로 보는 게 더 재미있다. 이건 랄프 로렌. 그리고 이건 토미 힐피거. 둘다 브라스의 세션과 함께 파티의 흥겨움이 넘쳐 흐른다. 랄프 로렌은 월 스트리트에 만들어 진 "랄프 클럽" 볼룸에서 열렸다. 재즈 풍 브라스에 블랙 앤 화이트 정장으로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 예전 헐리우드 풍 의상 등등 좋았던 그 시절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토미 .. 2019. 9. 11.
패션, 개념의 정의 무슨 이야기인가를 하다가 간단히 짚고 넘어가 본다. 우선 럭셔리라고 하면 사치품을 말한다. 합리적 소비를 개의치않고 자원을 방탕하게 소비하는 소수를 위한 제품들은 아주 오랫동안 인류 발전의 근간이 되어왔다. 왜냐하면 대부분 그런 게 없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세상에 변화를 몰고 올 어떤 힌트도 주지 못했을 거기 때문이다. 하이 패션이라고 하면 옷과 패션의 한계를 실험하는 일련의 행위를 말한다. 비싼 브랜드가 많은 이유는 재고 부담 때문이다. 멋대로 아무 거나 내놨다가 안 팔리면 망한다. 소수가 구입해도 이익을 낼 수 있다면 이런 실험은 더 많아질 수 있다. 아주 큰 규모의 실험적 패션도 물론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실험의 정도에서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일상복이라고 하면 일상의 옷이다. .. 2019. 9. 9.
캘빈 클라인의 플러스 사이즈 캠페인 라프 시몬스를 보낸 이후 캘빈 클라인은 youth culture를 이끌던 90년대의 영향력을 다시 되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사실 라프 시몬스의 왜곡된 미국 문화라는 건 하이 패션 입장에서 아주 흥미로운 태도였지만 그런 식으로 미국의 문화를 빈정대며 바라보기에 캘빈 클라인은 너무나 미국의 브랜드였다. 그리고 애초에 이 브랜드를 이끌어 가는 건 속옷과 청바지라는 대량 생산품이다. 그들에게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하이 패션은 광고판 이외에 별 기능이 없는 상황인데 라프 시몬스는 그런 식으로 쓰기엔 돈이 너무 많이 든다. 결국 캘빈 클라인에게 라프 시몬스는 "fashion miss", 구색을 유지하는 데 2억 4천만 불이나 드는(큰 돈을 써야 큰 돈을 벌지...) 그런 게 되어 버렸다. 야심의 방향은 .. 2019. 9. 3.
시몬 로샤의 최근 패션 이야기 요새 꽤 흥미롭게 보고 있는 디자이너 컬렉션으로 시몬 로샤가 있다. 이름을 들어본 지는 한참 됐고 어딘가 재미있어 보이긴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정도였는데 최근 들어 점점 더 재미있어 지고 있다. 오래된 주제, 예전의 멋짐을 지금 시점에서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도 필요하고 또 다른 맥락을 얻을 수 있다. 누군가 무슨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결국 맥락에 기대는 법이다. 글자는 이미 글자가 아니다. 일단 인스타그램, 룩북이 꽤 재미있다. 잡지에 실리는 화보도 상당히 재미있는 편이다. 현대와 현대가 아닌 것들, 현대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들 사이의 조합이 갭을 만들고 결국 입고 있는 사람을 향하게 한다. 복잡한 모습의 옷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데가 있다. 미니멀이 만드는 침착함의 즐거움과.. 2019. 8. 22.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전시 DDP에서 하고 있는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전시를 보고 왔다. 7월달에 KT 멤버십 50% 할인이 있는 걸 봐서 이걸로 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8월이 되고 나니까 할인이 끝나 있었다. -_- 인터파크 20% 할인, 조조 관람 50% 할인 등등이 아직 남아 있으니 참고. 피트인에서 뭐 사면 티켓 준다는 포스터도 본 기억이 있다. 첫 매장, 첫 쇼룸, 세계 여러 나라 매장의 모습과 작은 부품, 작업실, 사무실 등등을 재현해 놓은 것도 있고 나름 재미가 있었음. 사진으로 퉁치는 부분이 많은 게 역시 아쉬웠지만 가지고 있는 걸로 열심히 꾸며 놓았다. 찾아보니까 2013년에 런던 디자인 뮤지엄에서 시작한 전시인 듯(링크). 현역 디자이너가 자신의 과거를 반추하는 타입의 전시에 별로 호감을 가지고 있지.. 2019. 8. 3.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이런 부분은 머리 속으로만 하고 있는 게 가장 좋긴 한데 가끔 잊어버리고 내가 뭘 하고 있는거지 싶을 때도 있기 때문에 종종 기회를 가지고 돌아봐야 사이트 운영, 짧은 글, 긴 글, 번역과 책, 그외의 것들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고 있는 이야기를 몇 개로 분리해 볼 수 있다. 1) 하이 패션, 멋지고 예쁜 옷, 좋은 옷을 입는 즐거움, 트렌드 - 패션 vs. 패션, 일상복 탐구 2) 패션을 보는 즐거움, 패션쇼, 이 바닥의 큰 흐름 - 패션 vs. 패션, 일상복 탐구 3) 옷의 배경, 옷 자체를 뒤적거리며 얻는 재미 - 레플리카 4) 옷을 관리하며 낡아가는 과정을 관찰하는 재미 - 일상복 탐구 1)은 추세로 치자면 하락세라지만 그래도 비중은 여전히 가장 압도적이다. 패션에 대한 이야기라면 나머지를 .. 2019. 7. 24.
몽클레르와 시몬 로샤 챙겨보는 주요 브랜드 외에 요새 재미있게 보고 있는 곳들이 몇 군데 있는데 예를 들어 언더커버, 사카이, 몽클레르 지니어스 같은 곳들이다. 시몬 로샤도 그 중 하나다. 왠지 예전부터 들어온 거 같은 이름이지만(Rochas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 싶음) 사실은 얼마 되지 않았는데(86년생으로 보아와 동갑이다) 요새 들어 부쩍 뭔가 재밌어지고 있다. 이것은 최근 몽클레르 지니어스로 출시 된 4 몽클레르 시몬 로샤. 환경으로부터 보호를 고려했다고 하는 데 그것이야말로 아웃도어, 다운 파카의 숙명이자 본질이다. 텐트에서 영감을 얻은 실루엣, 담요로 쓸 수 있는 망토, 자수풍 프린트 등이 들어가 있다. 전반적으로 인간이 옷을 입고 있는 게 아니라 옷의 일부분이 된 거 같은 모습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2019. 7. 23.
버질 아블로, 루이 비통 남성복의 최근 가방 최근 버질 아블로는 그 사람만 보고 있는 게 아니라면 대체 뭘 하는 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동해 번쩍 서해 번쩍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다. 운동화 콜라보도 하고, 갑자기 어디서 가구도 나오고, 갑자기 어디서 팝업도 열리고 등등. 뭔가 바쁜 게 분명한데 티가 잘 안 나는 사람이 있고(예를 들어 칼 라거펠트가 그랬었다), 이상하게 티가 많이 나는 사람이 있는데 역시 후자 쪽이 아닐까 싶다. 자기 바쁘다는 이야기를 틈만 나면 이야기하기도 하고 요새 분위기를 보면 그런 게 유리하기도 하고. 아무튼 최근 몇 개의 루이 비통 남성복 가방들이 공개되었다. 우선 2020 프리 SS, 그러니까 리조트 2020. 저번 2019 프리 폴의 경우 아메리카 컵 같은 게 문득 떠오를 정도로 스포티했는데 이번에는 진중한 루이 비통.. 2019. 6. 27.
BTS, 킴 존스, 디올, 공연 의상 BTS의 이번 투어 의상은 디올의 킴 존스가 디자인했다. 여기에는 2019 FW 컬렉션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버클은 매튜 윌리엄스의 알릭스, 각종 쥬얼리는 디올의 쥬얼리 디렉터 안윤 등 그 팀 그대로다. 뭐 올해 기준으로 보자면 더할나위 없는 선택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약간 놀라운 일인 건 어쨌든 이건 킴 존스 개인과의 콜라보가 아니라 디올과의 콜라보라는 거다. 물론 양쪽 다 득이 분명하게 있다. 인스타에 공개했던 스케치 LVMH의 남성복 디자이너 라인업을 보면 루이 비통에 버질 아블로, 디올에 킴 존스, 셀린느에 에디 슬리먼이다. 앞이 둘은 브랜드의 남성복만 담당하고 있다. 케링이 구찌의 알레산드로 미켈레, 발렌시아가의 뎀나 바잘리아, 생 로랑에 안토니 바카렐로가 있지만 이 쪽은 다들 브랜드 전체를.. 2019.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