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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722

FAKE / NOT, THINK / THANK 구찌의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아이러니, 딜레마, 모순적 상황 같은 걸 패션으로 만든다. 예컨대 트레버 앤드류는 구찌고스트라는 이름으로 GG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했었고, 대퍼 댄은 이 분야 익스퍼트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이들을 데려다 협업을 했다. 진짜를 모방한 가짜를 가져다 진짜를 만든다. 조악한 모조품의 로고를 모사한 티셔츠나 스니커즈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런 꼬임은 심지어 자기 자신을 액세서리로 사용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자신의 얼굴을 모사한 쓸모없는 액세서리를 손에 들고 있다. 남자에게 프릴과 치마를 입히며 성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것 역시 이렇게 이미 알려져 있는 간극을 가지고 노는 일부다. 물론 가짜를 모사하는 일은 진짜만 할 수 있는 특권이다. 권위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라 할 수 있지만.. 2020. 10. 22.
여러가지 이야기 1. 여름이 끝나고 나니까 옷장 열어 놓고 제습기 돌리기, 몇 가지 옷 꺼내기 등을 하고 있다. 그리고 심심하니까 옷의 조합을 이렇게 저렇게 테스트해 본다. 사실 실제로 입고 다닐 옷의 경우 관심이 있는 영역이 집중되어 있다보니 얼추 다 비슷한 것만 있는데 겹치는 영역이 많다. M-65에 눕시 넣어보기. 해보니 답답하고 무거운 게 좋은 생각은 아님. 2. 다른 옷 같은 용도, 같은 옷 다른 용도 왼쪽은 내피로만 쓴다. 사실 오른쪽도 내피로만 쓰게 될 거 같아서 다르지만 사실 같은 옷, 같은 용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3. 잡지가 나왔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링크). 4. 구찌의 FAKE / NOT 시리즈 이왕 농담성 패션을 만들면서 NOT을 붙일 필요가 있었을까. 5. 무스조라는 사이트가 있다. 스.. 2020. 9. 17.
디올의 크루즈 2021이 열렸다 디올의 크루즈 2021이 이태리 풀리아의 레체라는 곳에서 상당히 큰 규모로 열렸다. 5월에 예정되어 있던 건데 판데믹으로 연기되었고 7월에 들어 열리게 되었다. 물론 사람들을 오라 하진 못하고 인터넷을 통해 중계되었다. 사실 이 문장의 많은 부분에 약간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디올이 이태리에서, 레체? 크루즈 쇼를 굳이, 게다가 코로나, 그리고 거대한 규모, 등장한 옷 등등. 레체는 이런 곳. 남부 이태리의 동쪽 끝이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찾아보니 상당히 오래된 도시다. 마리아 치우리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싶은데 그분의 고향은 로마다. 남부 이태리의 어디 구석에서 고른 게 아닐까. 코로나로 성대해져 있는 패션 이벤트에 대한 재고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크루즈와 프리 폴은 비용, 환경 문제, 지나.. 2020. 7. 25.
구찌의 에필로그, 디지털 패션쇼 구찌가 에필로그라는 제목으로 12시간 라이브를 통해 컬렉션을 공개했다. 왜 12시간이나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데 준비 과정, 새 컬렉션을 선보이는 과정을 주르륵 보여줬다. 재미있는 점은 새 컬렉션을 입은 모델들이 구찌의 각 분야 디자이너들이라는 사실이다. 처음에 좀 보다가 새 옷이 나오기 시작할 때 즈음(알림이 왔었다) 켜놓고 있었는데 약간 버벅거리는 감이 있었다. 그게 의도된 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보여진 건 다 의도로 봐야겠지. 이런 식. 영상은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사실 구찌는 저번 패션쇼인 2020 FW에서도 백스테이지에서 일하는 스탭들에 주목했었다. 이렇게 배후를 드러내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패션 브랜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혼자 만들어 가는 게 아니라는 점, 그러니까.. 2020. 7. 19.
디올, 미니어처, 오트 쿠튀르, 2021 예전에 2차 대전 끝나고 인형을 가지고 미니어처 오트 쿠튀르를 열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링크). 이 전시는 1945년, 1946년에 열렸는데 디올이 런칭한 게 1946년이니까 여기엔 참가하지 않았다. 런칭하면서 1947년 컬렉션으로 뉴룩을 선보인다. 어쨌든 코로나의 시대는 전지구적 재난이고 인류 자체가 대상이라는 점에서 세계 대전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 그리고 얼마 전 디올에서 이 미니어처 오트 쿠튀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고 그걸 선보였다. 따지고 보면 이건 샘플 방판하고 비슷한 느낌이 있다. 사진 카탈로그보다 약간 더 실감나게 제작해 들고가서 주문을 받는다. 디올은 영상도 올렸다. 언택트 시기의 패션 위크는 영상에 중점을 둘 수 밖에 없다. 캣워크 위를 걸어가는 걸 보여주는 것보다 뭔가 그럴듯.. 2020. 7. 14.
패션위크의 디지털화 온라인으로 이뤄진 런던 패션위크에 대한 반응이 시원찮았고 그래서 파리 패션위크는 '물리적인 형태'로 예정된 9월에 치뤄질 거라는 기사가 나왔다(링크). 이야기는 이렇게까지 심플하고 연쇄적이진 않은데 아무튼 물리적 패션위크는 치뤄질 예정이고 지금 파리 남성복 패션위크는 디지털 기반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사실 프라다나 겐조 등의 브랜드가 오랫동안 해왔던 영상 제작이 빛을 발할 때가 아닌가 싶은데... 일단 온라인 패션위크가 반응이 시원찮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패션은 코로나의 영향을 가장 크게, 많이 받은 산업 중 하나고(입고 갈 데가 없으니 살 필요가 없다), 온라인 쇼핑 수요가 증가했지만, 툴은 아직 불충분하다. 좀 더 즉각적이고, 사람들의 관심도 끌수 있고, 편하고 잘 보이고, 비즈니스 방면으로도 .. 2020. 7. 8.
샤넬 그리고 플라스틱 쥬얼리 상당히 예전에, 그러니까 2014년(링크)에 쓴 이야기인데 문득 생각나서 옮겨본다. 샤넬, 플라스틱, 쥬얼리라는 세 가지 사이에서 나오는 모순, 텐션은 여전히 관심거리이고 대중적 소재가 하이 패션을 점유하게 된 지금에도 나름 생각할 것들이 있지 않나 싶다. --- 인류의 역사 이래 쥬얼리는 신분과 소속의 상징, 그리고 자신을 꾸미고 돋보이게 하는 수단으로 기본적으로 소재 고유의 희소성을 속성으로 한다.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로는 자신의 권위나 특별함을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너희들과 달라”를 표시하기 위해 시대에 따라 청동기, 금, 호박, 진주부터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루비 등 구하기 어려운 소재들이 사용되고 거기에 장인들의 솜씨가 곁들여져 최상급의 쥬얼리 제품이 만들어 진.. 2020. 7. 5.
카니예 웨스트, 갭, 폼 러너 등등 카니예 웨스트가 요새 꽤 바쁘게 전방위적으로 이런 저런 뉴스를 내놓고 있다. 먼저 가장 화제가 된 건 갭과의 10년 계약. 5년이 지난후 계약 조건이 갱신되는 타입. 카니예 웨스트는 운동화는 인기를 끌었지만 함께 발표하는 시즌 컬렉션은 딱히 팔 데가 없었다. 콘서트, 앨범과 연결된 스웨트나 티셔츠만 인기있는 타입이라 의류 분야가 좀 애매한데 하이 패션이 아니라 갭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여기에 대해 비관적인 사람은 모두가 가질 수 있다면 카니예 웨스트의 옷을 탐할 이유가 없다 vs 긍정적인 사람은 모두가 카니예 갭 YZY를 입는 세상... 이 정도 대비가 있겠다. 확실히 인기에 비해 물량이 없어서 사람들이 찾아다니는 것과 갭에서 판매하는 건 다르다. 그렇다고 이 미래가 한가지 방향만 있는 건 아니다. 니.. 2020. 6. 29.
지방시, Alyx의 매튜 윌리엄스 지방시가 Alyx Studio의 매튜 윌리엄스를 디렉터로 임명했다. 이렇게 해서 짧았던 클레어 웨이트 켈러의 지방시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이 변화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매튜 윌리엄스는 시카고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의 스케이트 컬쳐 속에서 자랐다. 레이디 가가나 카니예 웨스트와 일했고 이후 Been Trill을 만들었고 헤론 프레스톤과 버질 아블로 등이 참여했다. 이런 사람들이 시카고, 스트리트 패션의 파리 진출 최전선이라 할 수 있다. 2015년에는 루카 베니니의 도움 속에서(링크) 체제 전복적 주변 문화와 현대적 장인 정신의 결합을 모토로 한 알릭스를 런칭했는데 (의외로) 여성복으로 시작했고 2017년에 남성복 라인을 내놨다. 2016년 LVMH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까지 올라갔고 많은 콜.. 2020.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