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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699

발렌시아가와 알렉산더 맥퀸, 물에 잠긴 캣워크 이번 발렌시아가 2020 FW는 물이 고여있는 캣워크 위에서 진행되었다. 걷기에 꽤 불편해 보인다는 들기는 하지만 멋진 옷을 입고 있든 말든 눈과 비는 내리고, 태풍도 오고 지진도 난다. 그런 점에서 여러 현실이 반영된 패션쇼를 좀 좋아하긴 한다. 이 잠긴 캣워크는 기후 문제를 연상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웅장하고 심각한 분위기에서 비현실적인 느낌이 나면서도 실용적 지점을 어딘가에서 표방한 듯한 옷을 입고 다니는 모습은 어딘가 세상 끝 분위기가 나긴 한다. 그렇지만 세상의 끝 이후를 잘 담고 있는 건 사실 칸예(링크)라고 생각한다. YEEZY 초창기 때부터 칸예의 패션은 핵전쟁이 끝난 다음엔 저런 옷을 입지 않을까, 좀비들이 뛰어 다니면 저런 옷을 입고 숨어있지 않을가 하는 생각을 .. 2020. 3. 4.
파리의 칸예 웨스트, YEEZY 8 칸예 웨스트가 간만에 컬렉션 시즌의 파리에서 YEEZY 8 시즌의 일부를 선보였다. 더불어 선데이 서비스 @파리도 있었다. 딸이 나와 랩을 하는 이벤트는 별로 였는데 어쨌든 이 행사를 보면 From the West Family라고 되어 있는 게 어떤 식으로든 가족을 껴넣겠다는 의도가 있었지 않았나 싶다. 가족과 종교, 미국인... 요새 저 흐뭇한 얼굴 참 자주 보임. 1분 40초 정도부터 시작한다. 일부인 만큼 많이 나오진 않음. 일관성, 칸예 만의 분위기 등 측면에서 확실히 이분의 패션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데 디자이너 브랜드 어딘가에서 데려가기에도 좀 애매한 면이 있기는 하다. 결국 YEEZY 덩치가 커지는 게 자기 길일까... 이것은 선데이 서비스 파리 2020. 3. 3.
최근 크레이그 그린의 이것저것 협업들 뭘 하는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신나고 흥겹다는 건 패션 같은 '놀이'에서는 분명 무척 중요하고 소중한 일이다. 크레이그 그린의 이 인형 놀이 비슷한 건 최근 몇 년 간 조금씩 더 복잡해지면서 동시에 더 선명해지고 있다. 이 둘은 아디다스 오리지널과의 협업. 이런 걸 기반으로 운동화가 나왔다. 이건 몽클레르와의 올해 지니어스 컬렉션. 따뜻할까? 그게 제일 궁금하다. 아무튼 대중교통 이용자는 입을 수 없을 거 같다. 모르긴 해도 물에 뜨진 않을 거다. 무엇보다 혹시나 입고 며칠 지내 볼 기회가 생긴다면 옷에 대한 인식과 경험치가 상당히 달라질 지도 모른다. 2020. 2. 27.
프라다에 간 라프 시몬스 이번 주 가장 큰 화제는 역시 프라다에 들어간 라프 시몬스다. 예전에 시스템 매거진 6호가 라프 시몬스였고 8호가 미우치아 프라다였는데 둘의 대담이 실린 적 있다. 대담은 여기(링크)에서 읽을 수 있으니 참고. 프라다에 누군가를 데려 온다면 라프 시몬스가 꽤 어울리긴 하지라는 생각이 물론 드는데 이 계약은 약간 이상한 점들이 있다. 우선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리고 연도를 확정하지 않았다는 점. 뭔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닐 수도 있다. 예전에 소문이 돌았던 미우 미우 - 라프 시몬스는 불발이 된 거 같은 데 아직 확실한 건 모르겠다. 그때도 말했듯 미우치아가 은퇴하거나 차라리 미우 미우를 이끌어 버리고 프라다를 라프 시몬스에게 맡기는 것도 상당히 설득력있는 방식이라.. 2020. 2. 24.
빈티지 패션의 매력 버질 아블로가 데이즈드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리트 패션은 곧 끝날 거고 빈티지 패션의 시대가 올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링크). 그런 김에 빈티지 이야기를 잠깐 해본다. 사실 빈티지라는 말의 용어 정의가 애매한 점이 있는데 왜냐하면 세상 모든 과거의 옷, 세상 모든 과거의 패션이 빈티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흔히 빈티지 패션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도식적 정의가 있기는 하다. 레트로와는 다르게 이전의 패션을 그대로 가지고 현대화 시켜 패셔너블하게 보이는 모습을 말한다. 예를 들어 빈티지 청바지라면 그건 80년대 폴로나 힐피거를 말할 수도 있고, 40년대 리바이스를 말할 수도 있고, 혹은 00년대 알마니나 10년대 레플리카를 말할 수도 있다. 핏으로 나아가면 한없는 세계가 등장하고 그러므로 빈티지란 그저 당장 만들고.. 2019. 12. 20.
H&M과 지암바티스타 발리 콜라보가 내일 나온다 H&M과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콜라보가 내일(2019년 11월 8일) 나온다. 오전 8시에 온라인에도 풀린다니까 참고(링크). MEN, WOMEN이 아니라 BOYS, GIRLS로 되어 있는데 하늘하늘한 드레스부터 웨이스트 백, 티셔츠, 가죽 자켓 등등 예상보다 컬렉션의 범위가 넓다. 물론 협업 컬렉션 발표와 곧바로 출시, 나온 제품들 등등 계속 예상보다 본격적이긴 했다. 사실 이 정도로 본격 오트쿠튀르와 본격 패스트 패션 협업은 처음인 거 같은데 H&M은 칼 라거펠트와 일을 벌리며 협업의 가치를 알리기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오래간 만에 협업의 의미를 한 단계 더 키워낸 거 같다. 물론 조악한 소재로 만들어진 오트쿠튀르란 말 인형 놀이 옷이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가격, 디자인, 소재, 만듦새 등 모든 .. 2019. 11. 6.
드리스 반 노튼과 크리스찬 라크르와 이번 시즌에도 의외의 협업이 등장했다. 몽클레르 지니어스(링크), 언더커버 + 발렌티노(링크)와 다른 포인트라면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오래간 만의 컴백 무대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상당히 다른 패션 세계를 가지고 있는 둘이 함께 뭔가를 했다는 것. 90년대 초 쯤을 생각해 보면 이 둘이 뭔가 함께 하는 정도를 넘어서 함께 시즌 패션쇼를 만든다는 건 상상의 범위 안에 있지도 않았을 거 같다. 약간 재밌는 건 이런 콜라보의 배경에 대해 "재미를 위해서, 드레스 업의 즐거움"이라고 밝혔다는 점. 더 재미있는 건 이 두 디자이너의 세계가 물과 기름처럼 그저 함께 있다는 것. 그렇지만 이런 함께 있음이 다른 패션쇼에서는 나올 수 없는 새로운 파장을 만나도록 해준다. 옷은 옷대로 쇼는 쇼대로 볼 게 있다는 점이 좋다... 2019. 9. 27.
구찌 2020 SS의 Straitjacket 제목의 스트레이트자켓은 강압복, 구속복이라고 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구속복(정신 이상자와 같이 폭력적인 사람의 행동을 제압하기 위해 입히는 것)", "강압복(強壓服)은 자기자신이나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위험한 행동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특수한 옷이다. 다양한 용도를 지니고 있어 초기 빅토리아 시대에는 사람을 고문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하였으며, 마술 등에서는 강압복을 벗고 탈출하는 묘기가 자주 등장한다." 이런 식으로 나와있다. 이번 구찌 패션쇼는 두 가지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패션쇼장에는 4줄의 무빙워크가 설치되어 있는데 처음에 불이 딱 들어오면 모델들이 구속복 비슷한 하얀색 옷을 입고 가만히 서 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무빙워크라 물론 움직이니까 그렇게 줄줄줄 지나간다. 그러.. 2019. 9. 25.
디올 2020 SS의 숲 이번 디올 2020 SS 패션쇼의 캣워크는 숲, 정글, 가든으로 꾸려졌다. 이런 저런 나무들 사이에 난 길을 따라 모델들이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위 사진은 여기(링크), Vogue에서. 동선이 좀 복잡했기 때문인지 중간에 길을 살짝 혼동했던 모델이 한 분 보였고(더 있었을 거 같다), 부딪칠 뻔해서 속도 조절을 한 모델도 있었는데 모두가 똑같은 속도로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 약간 기계적인 느낌도 있었다. 물론 모든 패션쇼는 거의 똑같은 템포로 걷지만 약간 정도는 어긋나도 크게 뒤틀리는 부분은 없는데 요새는 동선이 복잡한 패션쇼가 많아서 아주 일정해야 매끄럽게 떨어진다. 숲이 등장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하는데 우선 지속 가능한 패션의 측면. 지구는 소중하고 더욱 소중해지고 있는데 그런 바람과는 다르게.. 2019.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