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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43

풀카운트 2차 대전 모델 2019 매년 조금씩 사양이 바뀌어 가며 리미티드로 출시되고 있는 풀카운트의 2차 대전 모델 올해 버전이 나왔다(링크). 통상 대전 모델이라고 부르는 2차 대전 모델은 보통 1944년에 나온 리바이스 501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전쟁 중 물자 제한 정책이 시작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여러 부분에 마이너그레이드를 실시하고 있다. 전쟁이 끝나고 풀 옵션을 달고 나온 1947 모델과 극단적으로 대비되는데 그래서인지 양쪽 다 각각의 재미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레플리카(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책 사세요 책을 사주세요! 대전 모델의 특징이라면 주머니 천이 캔버스가 아니고 되는 대로 가져다 씀, 버튼 다운 단추도 이것저것 섞여 있는 경우가 많음, 코인 포켓에 리벳을 쓰지 않음, 백 포켓의 갈매기 그림이 스티치가 아니라 페인.. 2019. 7. 1.
옷에 필요하지 않은 꾸밈들 작업복, 군복, 운동복 같은 옷들은 특정한 목적을 위한 옷이다. 최고의 효과를 목적으로 하고(그 효과라는 건 일단 방해가 되지 않고 몸을 보호하는 일이다) 모든 부분들은 필요에 의해 존재한다. 얼마 전 삼척항 북한 목선 사건 기사를 읽어보는데 어부는 단추가 달린 옷을 입지 않는다고 한다. 그물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각각의 영역에는 각각의 이유가 있다. 예전 어부의 옷을 복각하면서 뭔가 허전하다고 단추를 달면 안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목적 지향적 단순함은 지나친 꾸밈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사람들, 그런 이유들이 있다는 게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등등에 의해 패션화되었다. 단순함, 무뚝뚝함, 목표를 향해서만 돌진하는 호쾌함, 그리고 단순한 장치들 속에 숨겨져 있는 옛 조상의 지혜들.. 2019. 6. 28.
샴브레이의 매력 얼마 전에 리넨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링크). 여름에는 역시 리넨이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리넨은 그저 여름의 천으로만 말하기엔 좀 안타까울 정도로 그 활용의 폭이 넓긴 하다. 사실 리넨 이야기를 써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주제를 알아서 정하는 지면이라 좀 뜬금없이 리넨 이야기를 해서 그쪽에서도 별로 반응이 좋지 않긴 했다. 그래도 많이 읽어주세요. 리넨은 매우 좋은 천입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세탁을 시작한 게 17세기 초보적인 위생 관념과 함께 리넨 셔츠가 보급된 덕분이래요. 그 전에는 문명에 일상복의 세탁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예 없었대요. 리넨은 이렇게나 훌륭한 업적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저 글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메티스라는 "프랑스 적"인 천(프랑스 사람이 그렇게 말했다)의 느낌, 이미지를.. 2019. 6. 26.
중고 옷 이야기 중고 옷 구매가 아주 보편화되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꽤 늘어나고 있다. 나도 중고 옷을 나름 구매하는 편이다. 속옷, 양말 등을 제외하고 보면 반반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늘어난 건 각종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들이 생긴 덕분이다. 그거 말고도 중고 옷을 다루는 온라인 사이트들도 좀 있고 오프라인 매장들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셀렉팅을 하는 곳도 있지만 동묘앞, 광장 시장, 서울 근교 도시들 같은 데서 그냥 쌓아놓고 파는 곳을 볼 수 있고 부산이나 이런 데도 꽤 있다. 아무래도 새 것 같은 중고 옷을 싸게 정도가 많고 대놓고 헌 옷에 대한 반감은 여전히 세계 평균에 비해 높은 게 아닐까 생각하는 데 이렇게 중고 옷을 사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대강 예를 들어 보면 1) 싸서 - 재고.. 2019. 6. 20.
여름엔 베이지 치노 바지 요 몇 년 간 유니클로 매대에 치노 바지가 보이기만 하면 사들였더니 꽤 많이 가지고 있게 되었다. 컬러는 다 다르지만 같은 사이즈, 같은 길이 수선이라 모아 놓고 보면 다 똑같이 생겼다. 일단 입었을 때 느낌이 너무 같기 때문에 유니폼... 이라는 감정이 좀 생긴다. 막 입기 편하기도 하고 면 100% 언제 없어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약간 있고 해서 이런 식으로 사들인 게 유니클로 치노와 브로드 셔츠들이다. 보관해 놓을 곳만 있다면 쟁겨 두고 산화될 때까지 둔다든가 해보고도 싶지만 딱히 보관해 놓을 데도 없어서 이제 그만해야지 하고 있다. 지금 있는 것만 가지고도 사실 향후 몇 년은 아무 문제가 없기도 하고. 너무 먼 미래를 대비하는 건 현재의 내 상황과 맞지 않다. 다 똑같이 생긴 거 같아도 컬러에 .. 2019. 6. 14.
웨어하우스의 2nd 핸드 가공 데님 이야기 몇 년 전부터 여러 복각, 빈티지 데님 메이킹 브랜드에서 상당히 본격적인 중고 가공 데님을 내놓고 있다. 그중 하나가 웨어하우스의 세코항 데님 시리즈. 세코항은 セコハン, 세컨 핸즈, 즉 중고품의 줄임말이다. 세코항 시리즈로 여러가지 모델들이 있는데 그 중에 1001XX도 있다. 7번 X 10번 실을 사용한 12온즈 데님이다. 근데 사이트를 찾아보면 에이징 샘플들이 있다. 샘플에 있는 1001XX다. 그런데 1001XX가 버전이 몇 가지 있고 2004년 기준으로 조금 많이 바뀌었다. 그러므로 완전히 같은 데님은 아니다. 아무튼 이 샘플을 보면 알겠지만 실제 버전 탈색이 보다 더 와일드하다. 그래도 이 정도면 상당히 잘 관리된 편이다. 조금 더 찾아보면 보다 현실적인 것들이 나온다. 이건 모 사이트에 올라.. 2019. 6. 12.
인스턴트한 소비 패턴, 경년변화의 설계 최근의 인스턴트한 패션 소비를 너무 순진하게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된 최근의 일이 몇 가지 있는데 1) 구겨지면 버리지 말고 다려서 쓰라는 스팀 다리미 선전, 구겨지면 옷을 버리는 사람도 있나? 이건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면 그저 상상력으로 만들 수 있는 내용이 아니지 않나 2) ABC 마트 리뷰에 운동화가 마음에 든다고 4개월은 잘 쓸 수 있겠다는 이야기, 척 테일러였는지 코투였는지 기억은 잘 안나는 데 아무튼 운동화를 4개월 신나? 아무튼 둘 다 상상력의 범위 안에 있지도 않던 것들이라 저렇게도 생각하는구나...라는 일종의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조금 덧붙이자면 구겨지면 버려야 할 만한 건 가죽은 그렇지 않을까 싶긴 한데 그건 스팀 다리미를 쓰면 안된다. 가죽에 습기는 천.. 2019. 5. 21.
가방 옆 고리의 용도는 무엇일까 오랫동안 가방에 온 살림 다 집어넣고 다녔는데 갑자기 지겨워져서 가능한 덜어내고 가볍게 다니려고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잘 안됨... 파우치 하나, 우산, 물통 이 셋을 기본적으로 한 번에 넣을 만한 가장 작은 사이즈가 어디쯤인지 아직 정확히 가늠이 잡히지 않는데 사코슈 같은 걸로 불가능한 건 확실하다. 가로 25~30cm, 세로 20cm 정도의 숄더, 크로스 등은 역시 소중하다. 아무튼 최근 이렇게 생긴 가방을 들고 다니고 있는데 이 가방에는 용도를 아직도 확인하지 못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양쪽에 달려 있는 고리, 또 하나는 위 사진 앞 쪽 아래에 보이는 고리. 처음에는 크로스 벨트를 추가로 거는 용도인가 했는데 걸어봤더니 가방이 다람쥐 통처럼 빙빙 돌아간다. 대체 뭘까... 하고 있다가 최근에.. 2019. 5. 17.
크롬엑셀 구두의 관리 이번에는 구두 관리 이야기. 이건 라면 맛있게 끓이는 방법과 비슷해서 각종 포럼, 유튜브, 커뮤니티 등등에서 각자의 효과적인 관리법 등 수많은 의견들을 볼 수 있다. 지금 쓰는 것도 물론 그와 비슷한 수많은 관리법 중 하나다. 알아서 요령을 만드는 수 밖에 없음... 우선 크롬엑셀. 크롬엑셀은 미국식 부츠, 옥스포드, 목토 등 많은 튼튼한 구두류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죽이다. 호윈(Horween) 레더 컴패니에서 개발한 가죽인데 이걸 만드는 방법은 여기(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1913년에 처음 나온 이후 거의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는데 다만 고래 기름 같은 건 빠졌다고 한다. 그러니까 따지고 보면 완전히 똑같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큰 차이가 생긴 것도 아니다. 90개 정도의 공정에 28일이 걸리고 아주 다양.. 2019.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