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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41

베미지 울렌 밀스의 더블 재킷 이야기 베미지(Bemidji) 울렌 밀스라는 회사가 있다. 미국에 꽤 오랜 역사의 울렌 밀스가 꽤 있는데 펜들턴, 울리히를 비롯해 존슨, 파리볼트 등등이 있다. 울리히처럼 이제는 울렌 밀스라는 이름 아래에 있기엔 아주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 곳도 있고, 그냥 담요나 내놓는 곳도 있다. 이 비슷하게 영국, 아일랜드 쪽에도 유명 제품을 내놓는 울렌 밀스들이 있다. 아무튼 베미지 울렌 밀스(링크)다. 처음엔 어떻게 읽는 건지 고민했었는데 베미지, 영상 찾아보면 버미지 비슷하게 발음하는 듯. 리뷰 영상 찾아보면 미국 사람들도 어떻게 읽는 건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미네소타 베미지라는 곳에 있는 회사로 1920년에 오픈했다. 즉 내년이 100주년. 베미지는 로거 폴 번얀의 발상지라고 하는데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면 그런 .. 2019. 12. 19.
기능성 옷의 비기능적 부분 며칠 전에 오래되어 보이는 옷(링크) 이야기를 하다가 기능성 중심의 옷(예를 들어 다운 파카는 거의 모두 그렇다)에 담겨 있는 무의미한 비기능적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했었다. 생각난 김에 하나 더. 상당히 지저분해 보이는데... -_- 아무리 세탁해도 저 모습으로 밴질밴질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예전에 회기역 건너편에 있는 독립문(P.A.T) 본사에 가면 천막 같은 거 아래서 할인 행사를 하는 곳이 있는데 거기 보면 독립문 뿐만 아니라 네파 이런 것도 팔고 그런 데가 있다. 아주 예전엔 외주 제작 스노우 피크 같은 것도 있고 그랬었는데 요새는 없고 아무튼 거기서 구입한 옷이다. 사실 더 복잡한 사연이 있긴 한데 한때 가지고 있는 옷 중 가장 따뜻한 옷이었지만 지금은 2위로 밀려났다. 그래도 어지간한 .. 2019. 12. 6.
오래되어 보이는 옷 오래돼 보이는 옷이 있다. 사실 1년 반 입었다고 한탄하는 분들께는 몰라도 10여년 내외니까 그렇게 까지 오래된 옷은 아니다. 게다가 외투다. 이 옷의 유래와 연혁이 좀 있는데 확실치 않은 부분이 몇 가지 있고 별로 유용하지도 않은데 긴 이야기라 생략한다. 하여간 마루젠 마루노우치 서점의 바로 그 마루젠에서 나온 옷이다. 이 회사는 사실 꽤 오랫동안 서양의 옷과 약간의 연관이 있는데 요새는 그만 둔 거 같다. 이광수의 소설 무정을 보면 주인공이 마루젠에서 사온 책을 문명의 상징처럼 여기는 뭐 그런 장면이 있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유난히 오래된 분위기를 내는 몇 가지 설계를 가끔 곰곰이 들여다 본다. 이렇게 생겼다. 원래는 울 혹은 그 비슷한 거(개버딘?)로 나왔던 거라는 듯 한데 코팅된 폴리.. 2019. 12. 2.
옷을 즐기는 방법 가능하다면 옷을 즐겼으면 좋겠다. 나 말고도 모두들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기 때문에 쓰는 이야기들은 모두 그의 어딘가 한 부분이다. 물론 트렌디한 옷을 입는 것도 옷을 즐기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것은 옷 자체 보다는 시대를 즐기는 방법에 가깝다. 예를 들어 최신의 음악을 듣거나, 티케팅 완판에 1분도 걸리지 않는 콘서트를 보거나, 줄을 서서 들어가는 핫플레이스에 가거나 하는 것들이다. 여기서는 그 대상이 옷일 뿐이다. 그것과 다르게 옷 자체를 즐기는 것도 있다. 마음에 들고 괜찮은 옷을 고심하며 고르고, 구석구석까지 알아가며, 오랫동안 입는 일이다. 사람을 알듯, 애완견의 마음을 알듯, 옷을 알아간다. 즐기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우선 역사와 배경이다. 브랜드의 역사나 에피소드부터 이 옷이 .. 2019. 11. 25.
옷은 뭐라도 괜찮다 밤에 언니네 쌀롱을 잠깐 봤다. 패션 관련 방송은 약간 궁금하니까 챙겨보는 것도 있고 차홍도 나오고. 뭐랄까, 방송에 보이는 차홍 님의 초긍정적 태도와 언행은 인생의 롤모델이다. 아무튼 이런 방송이 흔히 그러하듯 이것만 이랬으면...을 벗어나는 부분이 별로 없는 건 아쉬웠다. 그런데 셔츠 빼 입고 다닌다고, 같은 옷 2년 입었다고 그렇게까지 개탄할 건 없잖아. "패션" "방송"은 굳이 그래야만 하나 하는 의구심이 있지만 그렇다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그러고 있으면 방송이 만들어지지 못하겠지. 게다가 패션 개혁을 요구한 의뢰인이 연예인이니까 그런 분들은 필요한 데가 있기도 할 테고.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이 사진을 꺼내게 된다. 이 옷은 나름 멋지고 따뜻해 보이긴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입으면 곤.. 2019. 11. 21.
셔츠 등판의 로커 루프 셔츠 등에 보면 고리가 하나 있다. 그걸 로커 루프(Locker Loop)라고 한다. 말 그대로 로커에 있는 고리에 거는 루프다. 이것이 로커 루프. 위 쪽에 보이는 단추를 세 번째 칼라 버튼이라고도 하고 아래 두 개의 주름이 있다. 사진은 너무 열심히 다림질을 했군. 그래서 이렇게 건다, 라고 되어 있다. 육중하게 생긴 고리가 꽤 길다. 그렇다면 저 사진은 아마도 로커 루프를 지나 셔츠 칼라 안 까지 집어 넣은 게 아닐까. 만약에 그렇다면 옷감이 상하지 않게 따로 고리를 둔다, 라는 원래의 정신에 위배된다. 사실 낮에 이 사진을 보고 진짜 이렇게 되나 궁금해서 집에서 해봤다. 물론 이 모양이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듯 한데 분위기가 어딘가 음침하다. 이걸 해보다가 깨달은 게 있는데 몇 번 이야기를 .. 2019. 11. 10.
필슨의 Forestry Cloth 크루저 이야기 예전에도 이 옷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사진이 많이 없길래 한번 찍어봤다. 필슨의 Forestry Cloth Cruising Coat, No.16이다. 참고로 옷 이름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필슨 매키너 크루저가 가장 유명하다. 여기서 매키너는 옷감 이름이고 크루저는 옷 이름이다. 즉 필슨의 크루저라는 옷인데 매키너로 만들었다. 매키너는 매키너 지방에서 시작된 울의 종류다. 특징은 물을 자기 무게의 30%인가 까지 흡수함. 겨울에 습한 지역에서 야외 작업을 염두에 둔 울이다. 가끔 필슨st의 옷을 만들어 놓고 매키너라고 이름을 붙인 경우가 있는데 그러니까 크루저라고 해야 맞다. 매키너 울로 만든 다른 옷은 거의 보기가 힘든데 세계 대전 때 미군 옷 중에서 몇 가지 찾을 수 있다. 그것도 필슨이 만들었.. 2019. 11. 8.
알파 인더스트리의 M-65 이야기 왠지 이맘 때가 되면 M-65 이야기를 하게 된다. 검색할 때 보면 일본은 M-65라고 적힌 게 많고 미국은 M65라고 적힌 게 많다. 아무튼 분명 입을 때가 되었는데 vs 아직 더운가라는 생각이 교차하기 때문이다. 뭐 덥든 말든 며칠 딱 되면 입기 시작해서 며칠 딱 되면 그만, 이러면 편하긴 할텐데 그러기에는 일교차가 너무 크다. 이러다가 어어 하면 시즌이 지나가 버린다. 한겨울에 입기엔 또 춥기 때문이다. 군대에서라면 몰라도 굳이 그런 고행을 할 필요는 없다. 약간 어처구니없게도(이 말이 가장 적당하다) 알파 인더스트리의 M65가 세 벌이나 있다. 아마도 90년대 쯤 재고, 레귤러 판 S-R, 밀스펙에 준함, 미국산. 색만 다르고 거의 같다. 라이너는 하나있다. 아주 자세히 살펴보면 라벨의 위치라든가.. 2019. 11. 6.
리바이스 70505-0217, 페이딩, 퍼커링 여전히 사이드 주머니가 없는 리바이스의 1, 2, 3세대 트러커가 어디에 쓰라고 만든 옷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진 못하지만 그럼에도 세월의 흔적은 차곡차곡 옷에 쌓이고 있다. 물론 하드한 로테이션을 돌리는 것도 아니고 야외에 노출되는 일도 적어서(불편하고 따뜻하지 않는 미드 레이어가 현재의 용도 같다) 흔적의 모습은 시시하고 지루하지만 세상에 이런 삶, 저런 삶이 있듯 이런 옷도 있고 저런 옷도 있는 법이다. 70505 스몰e 버전은 딱히 역사적 가치나 탈색의 재미가 있는 옷은 아니라지만 구시대형 데님 트러커는 이거 하나면 된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해줬다는 점에서 나름 개인적인 가치가 있는 옷이다. 이하는 그냥 사진들. 아래 사진이 현재 색에 가장 가까운 거 같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상태가 괜찮은 .. 2019.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