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즐거움2019.05.09 16:02

저번에 슈구 이야기에서 잠깐 했듯(링크) 운동화의 편안함과 구두의 지속성 사이의 어느 지점으로 워크 옥스포드 류를 열심히 신고 있다. 물론 운동화 만큼 편하지 않고 좋은 구두만큼 드레시하거나 등등의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뭐 각자 나름의 삶의 방식이 있고 그 속에서 타협점을 찾아내는 것 아닐까.

 

그래서 오늘은 레드윙 8002 블랙 워크 옥스포드와 치페와의 1901M44 코도반 워크 옥스포드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둘은 크리스티 솔(트랙션 솔), 4홀, 옥스포드, 같은 사이즈를 신고 있는 등등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가는 길이 상당히 다르다. 같은 사이즈(평소 신는 것보다 5mm 작은 것)인데 레드윙 쪽이 훨씬 커보인다. 실제로 더 큼. 레드윙은 개구리 발, 도널드 덕이 된 기분을 간혹 느낀다. 근데 신었을 때 안쪽 공간의 크기 느낌은 비슷하다.

 

발 모양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0.5 다운 사이즈가 적당한 듯. 지나치게 딱 맞는 걸 신어서 키우는 식으로 접근하면 꽤 힘들고 게다가 울퉁불퉁 못생겨진다. 그렇다고 크면 뛰다가 벗겨짐. 

 

앞의 블랙(크롬엑셀)이 레드윙 8002, 뒤에 붉+갈색이 8001. 레드윙 부츠가 2000년대 들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다가 2013년인가 나오기 시작한 모델이다. 예전에 워크 옥스포드가 있었고 그거 응용 버전인데 빈티지 모델과 같지는 않다. 라스트는 플레인 토 부츠랑 똑같다. 7인가... 잊어버림. 약간 재밌는 게 목토 옥스포드는 이름이 클래식 옥스포드, 플레인 토 옥스포드는 워크 옥스포드다. 물론 더 재밌는 건 따지고 보면 이건 다 옥스포드가 아니라 사실은 브로그라는 거겠지만.

 

레드윙의 옥스포드는 종류가 좀 된다.

 

포스트맨이 유명하다. 쳐커, 부츠 등도 나온다. 7개 사서 요일별로 갈아신으며 평생 신겠다는 사람도 봤음. 우체부도 그렇게는 안 신었을 거 같지만 뭐 좋으면 그럴 수도 있겠지. 뭘 입고 있어도 어지간하면 어울려서 스타일링 커버리지가 상당히 넓은 신발이긴 하다. 다만 까만 색 밖에 없어서 이태리 사람들이 까만 색 구두 안 신는다고 했든가, 아무튼 이런 이유 등으로 안 신는 사람들이 있을 것.

 

포어맨 옥스포드, 벡맨 옥스포드 등도 있다. 이쪽은 색도 몇 가지 있음. 앞에 토에 뭘 넣지 않은 무슨 빈티지 복각도 나왔다는 거 같은데 이쪽으로 이것저것 해보고 있는 듯.

 

치페와의 플레인 토 옥스포드는 이렇게 생겼다. 블랙, 브라운을 비롯해 스웨이드 등등 여러가지 나온다. 

 

이런 아웃솔이 깔린 건 서비스 옥스포드다. 똑같이 생긴 줄 알았는데 이 사진 보니까 삼선 스티치 색이 다르군... 바닥도 좀 다르다.

 

이렇게 블랙과 갈색 두 가지를 돌아가며 신고 있다. 간단한 인상을 말하자면 레드윙은 넙적하고 거대하다. 이에 비해 치페와는 날렵한 편이다. 둘 다 슈트에 신을 종류는 아니지만 레드윙 쪽이 아무래도 더 캐주얼하게 보인다. 치페와는 그래서 서비스 밑창 쪽이 더 어울리는 거 같다. 하지만 푹신푹신하지. 그리고 양쪽의 착용감이 꽤 다르다. 조금이나마 편한 쪽은 치페와. 조금이나마 더 단단한 느낌은 레드윙. 어딘가 어설픈 쪽은 치페와.

 

끈은 둘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레드윙은 까만 나일론 끈으로 바꾸고 싶고 치페와는 갈색 가죽끈으로 바꾸고 싶다. 아무튼 플랫 끈 싫음. 나중에 기회가 되면.

 

뒷 부분 처리 방식의 차이도 재미있다. 구석구석 따져보면 레드윙 쪽이 제조 원가가 더 비쌀 거 같지만 요새 막상 구할려고 보면 치페와, 레드윙 가격차이가 좀 있기 때문에 그걸 감안하면 쎔쎔이다. 10만원 대 초반 치페와 플레인 옥스포드는 이런 신발을 자주 신을 거 같다면 일단 구해놓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비슷한 가격에 레드윙도 있다면 그것도 마찬가지. 두 신발의 가격 차이가 1.5배 내외면 납득 가능하다. 하지만 그러다가 이렇게 늘어나게 되지만...

 

 

뭐 이런 식으로 신고 다니고 있음...

 

위에 사진들은 다 쇼핑몰 등에서 퍼온 거니까 직접 찍은 사진도 넣어본다. 착용감과 디테일, 낡음의 양상 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한쪽의 아웃솔을 교체한 이후에 다시.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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