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즐거움334 일상복은 즐거운 일이다 요 몇 년 간 한 해 동안 주로 말할 주제 같은 걸 나름 설정해 놓고 떠들고 있는데 올해는 옷의 즐거움, 일상복의 즐거움이다. 예를 들어 탈 패셔너블, 고프코어와 어글리 프리티, 만듦새를 즐기기 등등. 물론 뭐 이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고 이 이야기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이건 1) 패션의 즐거움으로 가는 먼 길 중 일부이기도 하고 2) 이미 새로운 형태로 패션의 즐거움이 되어 있는 거기 때문에 그걸 잘 찾아보자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무튼 크게는 탈 트렌드, 겟 자기 만의 즐거움. 패션이 폼이든 멋이든 신분이든 아무튼 일상복을 넘은 그 무엇이라고 한다면 예전 계급 시대에 고급 패션이 탄생한 이후 사람에 따라 패션과 일상복이 분리되었다. 평범한 일반인에게 패션은 별로 필요한 것도 아니었고 사실 구.. 2019. 3. 13. 수선점은 역시 거의 별로다 얼마 전에 수선의 효용(링크)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오늘은 거기에 하나가 추가된 이야기. 우선 밝혀둘 것은 1) 일단 벌어진 일이니 결과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걸 입어야 한다.2) 수선점 전문가의 말을 기본적으로 신뢰한다. 거기서 안된다고 하는 건 아마도 안될 거다. 옷 수선에 대해서는 당연히 나보다 훨씬 잘 알고 그런 걸 속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3) 그렇지만 다시 가지는 않을 거 같다. 옷을 수선하는 건 사실 다들 다른 여러가지 목표를 가진다. 왜냐하면 원래 모습 그대로 복구하는 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건 본사에 가도 마찬가지다. 단추 같은 건 원래와 똑같은 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레플리카 청바지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알 수 있듯(제발 책을 읽어주세요! 링크) .. 2019. 3. 13. 바지와 신발의 마찰을 왜 고민하는가 많이 한 이야기지만 생각난 김에 간단히 정리해 본다. 1) 옷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트렌드나 자아 실현, 새로운 도전, 자기에게 잘 어울리는 거 찾기 등등. 하지만 이건 폭을 조금 더 넓혀서 생각해볼 만 하다. 예컨대 옷 자체를 즐기는 것, 그리고 오래 입는 것. 지금은 맨 마지막 이야기. 2) 여기에는 일단 가정이 있다. 옷을 오래 입으면 숨겨져 있던 면모를 만날 수 있다 -> 그건 재미있다(게다가 서스테이너블 패션에도 도움이 된다)(그리고 현대 패션의 흐름도 이에 대한 저항을 낮게 만드는 방향을 향하고 있다)(예컨대 럭셔리의 규정은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 3) 일단 재밌을 거다라는 생각에 동의한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a) 오래 입기 위해서 잘 만든 옷을 골라야 한다.b) 오래 .. 2019. 3. 7. 사실 요새 많은 것을 고치고 있다 얼마 전에 수선의 효용에 대해 조금 부정적인 이야기를 했지만(링크) 사실 여전히 많은 것을 고치고 있다. 바지 길이를 줄였고, 마운틴 재킷의 벨크로를 교체했다. 청바지 구석구석 바느질을 했고 치노 바지의 주머니 부분도 보강을 했다. 어딘가 눌려서 잘 안 움직이던 지퍼를 벌어지게 만들기도 했다(잘 됨). 또 저번에 이야기했듯 가지고 있는 안경 두 개 다 렌즈를 바꿨고 하나는 용접을, 하나는 폴리싱을 했다. 알게 모르게 돈이 많이 들었음... ㅜㅜ 사실 좀 심하게 엉망이었는데 새거처럼 되진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상당히 산뜻해졌다. 오래된 게 반짝거리면 새 것이 반짝거리는 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이건 고친 부분을 다 열거해 보자면 부러진 부분 용접, 다시 색 입힘(자국이 남아서 해야 한다고), 안경 다리 끝.. 2019. 3. 4. 청바지의 가죽 패치, 종이 패치, 천 패치 청바지 뒤에는 패치가 붙어 있다. 뭐 굳이...라는 생각이 있긴 한데 리바이스의 상징이기도 하고 단순하게 생긴 옷이라 포인트가 되는 건 분명하다. 요새 없는 것들도 꽤 있는 데 없으면 또 심심하긴 함. 튼튼한 데님 면과 튼튼한 가죽의, 거기에 튼튼한 철제 버튼과 구리 리벳 조합이라는 게 작업복 분위기를 완성시켜 준다. 일단 기본은 가죽...나머지는 변형이라는 이미지가 분명 있다. 풀카운트 0501은 뭐냐 근데. 찾아봤더니 여기(링크) 참고. 뒤에 가죽은 소, 염소, 사슴 등 여러가지를 쓰고 다들 보면 각자 선호하는 게 있다. 염소, 사슴을 많이들 좋아하는 듯. 문제는 면과 가죽의 수축 사이클, 방식이 다르다는 거고 결국은 떨어져 나간다. 경년변화가 아무리 좋아도 떨어져 나가면 소용없다. 저렇게 찌그러진 .. 2019. 2. 19. 이 겨울의 옷, 맥머도 3 저번 이 겨울의 옷(링크)에 이어 두 번째 이 겨울의 옷. 이러면 나중에 찾기가 좀 어려워지긴 하는데 아무튼 2018 FW 시즌의 옷이다. 그러고보니 또 노스페이스네. 이제 딴 거 해야지... 아무튼 맥머도 3 미국판이다. 사실 이게 내 인생을 거쳐 간 세 번째 맥머도다. 그렇다고 1, 2, 3 차례대로 바꿔간 건 아니고 한국판, 일본판, 미국판 뭐 이랬다... 그렇지만 맥머도라고 하면 초기형 일본판의 인상이 매우 크게 남아있다. 그 거대한 몸체, 딱딱한 표면, 안에 주렁주렁 달린 주머니. 아무튼 따뜻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일직선으로 밀고 갔고 백팩이고 뭐고 집어치우고 아무튼 다 담고 다니라고 안에 500ml 보틀 주머니까지 달려 있는 괴상한 옷이다. 게다가 겉감이 상당히 두껍고 빳빳해 옷의 큼지막함.. 2019. 2. 15. 마운틴 파카 접어서 패킹 마운틴 파카(링크) 이야기를 한 김에 패킹 마운틴 파카. 그러니까 마운틴 파카 짐싸기에 알맞게 둘둘 말기. 앞 링크에서 말했듯이 자동으로 체온을 조절해 주는 게 아니고(그런 섬유가 나온다는 뉴스를 며칠 전에 보긴 했는데) 더우면 벗어서 백팩에 넣고, 바람 불면 꺼내 입고 이런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아무튼 versatile 웨어. 그러므로 접어서 쌀 수 있으면 좋다. 정말 별 거 아닌데 막상 생각 안나서 몸에 말고 다니거나 가방에 마구 쑤셔 넣으면 불편하고 그럴 수도 있으니까. 모자 달린 후드 쉘 종류는 얼추 다 이렇게 할 수 있다. 꼭 산에 가는 거 뿐만 아니라 여행할 때도 마운틴 파카를 이렇게 하나 들고 가면 아주 유용하다. 60/40이든 고어텍스든 하이벤트든 뭐든 하나 가지고 있으면 쓸데가 많다. .. 2019. 2. 14. 이 겨울의 옷, 마음이 편한 옷 작년, 재작년 겨울은 아주 추운 날이 좀 있어서 겨울 옷을 보면 이 고난을 함께 이겨낸 동료의 느낌이 있었다. 올해는 그렇게 춥지 않아서 그런 느낌은 덜한 거 같다. 작년은 좀 많이 추웠고 재작년은 며칠 정도가 아주 추웠다. 올해 추위는 약간 양상이 다른 게 으슬으슬한 느낌이 지속되고 있다. 습도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닌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꽤 두껍게 입고 나왔는데 집에서 나와 버스를 타러 가면서 체온이 식는 기분이 든 건 재작년에 이틀 정도가 최초이자 마지막이다. 그래도 두꺼운 오리털 잠바를 입지 않고서는 잠을 잘 수도 없었던 날들을 생각하면 이사를 온 이후 겨울 주거 환경이 상당히 좋아지긴 했다. 물론 아직 겨울은 끝나지 않았고 분위기상 2월 말 쯤 상당히 추운 날이 며칠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 2019. 2. 9. 칼하트의 J133이라는 옷 칼하트에 J133이라는 옷이 있다. 정확한 이름은 칼하트 아콘 익스트림스 아크틱 퀼트 액티브 재킷이다(링크). 앞에 아콘 익스트림은 시리즈 이름이고 아크틱 퀼트는 충전재의 이름이다. 액티브 재킷이라는 건 보통 칼하트에서는 후드 재킷을 말한다. WIP 이런 거 아니고 순수한 현장용 워크웨어다. 먼저 아콘 익스트림스. 1970년대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공사가 시작된 이후(링크) 칼하트는 현지 공사용 워크웨어 주문을 왕창 받았다. 그때 알래스카 공사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게 뭔지 피드백을 받아 런칭한 게 아콘 익스트림스 시리즈다. 액티브 재킷 말고도 초어 코트나 빕 등 여러가지가 있다. 아크틱 퀼트는 안감 인설레이션의 이름이다. 아크틱이라는 말이 굉장히 든든한 인상을 주지만 빙고는 개 이름처럼 그냥 칼하트 안감.. 2019. 2. 2.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