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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41

카우첸 그리고 노르딕, 페어 아일 스웨터 제목에 이것저것 써놨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카우찬. 나머지 둘은 조연으로 잠깐 나온다. Cowichan이라고 쓰는데 사전을 보면 카우첸이라고 되어 있다. 카우찬, 카우이찬, 카우이첸, 카우친 등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기하는데 일단은 사전에 나와있는데로 카우첸이라고 쓴다. 영어로도 카우첸 말고 여러가지 이름이 있다. Siwash Sweater, Indian Sweater, Curling Sweater, Mary Maxim Sweater 등으로 부른다고 한다. 마리 맥심은 1940년대에 이 스웨터 생산으로 유명했던 브랜드 이름이다. 이렇게 생긴 울 스웨터 자켓을 말한다. 사실 자켓만 있는 건 아니고 크루넥 점퍼, 베스트 등등을 비롯해 각종 울 소품 등등 여러가지 나온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이너 아우터도 가.. 2019. 11. 4.
소킹, 얼마나 줄어드는가, LC King 자켓 제목을 다시 말하면 LC King의 포인터 브랜드 자켓은 소킹을 하면 얼마나 줄어드는가... 파란 건 11.5온스 데님, 하얀 건 10온스 피셔 스트라이프로 둘 다 S사이즈. 둘 다 찬물 30분 소킹. 그 이후 몇 번 더 세탁을 했는데 거의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 뜨거운 물로 소킹을 하거나 고온 건조기에 돌리면 조금 더 줄어들 거 같기는 하다. 워시드 되지 않은 로 데님 버전은 샌포라이즈드든 언샌포라이즈든 반드시 뜨거운 물이든(언샌포라이즈라면) 찬 물이든(뭐든) 30분 정도 소킹 비슷한 걸 해야만 한다. 표면에 보관을 위해 붙어 있는 접착제 비슷한 걸 떼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대충 세탁한 다음에 입어보면 묘한 끈적끈적함을 느낄 수 있는데 요새 그거에 알러지 비슷한 것도 생겼음... 예전에는 안 그랬는.. 2019. 10. 24.
헤비 로테이션의 옷 AKB 노래 이야기가 아니라... 헤비 로테이션을 할 수 있는 옷을 좋아한다. 마구 입을 수 있고, 관리도 쉽고, 조금 뜯어지거나 낡아도 아무렇지도 않은 옷들이다. 보통 이런 옷들은 등산복, 작업복, 운동복들에 많고 코튼과 울,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가 주류다. 낡음을 쌓아가며 입는 옷들이다. 문제는 그런 옷만 찾고, 또 우연히 그런 옷을 저렴하거나 싸게 파는 걸 보면 또 들여놓고 하다 보니 어느 새 헤비 로테이션이 가능한 옷들로만 옷장이 가득 찼다. 결국 헤비 로테를 위한 옷들을 헤비 로테를 할 수가 없게 된다. 하나를 계속 입기 위해 나머지를 방치할 수 없다. 몇 개 씩의 데님 재킷을 돌아가면서 입는 것 역시 의미가 별로 없다. 로테이션의 주기가 너무 길어지면서 옷이 낡지를 않는다. 과욕이란 이런 불필.. 2019. 10. 21.
배타적인 옷, 폴로의 데님 스윙탑 가끔 세상에 대한 배타적인 기분을 표현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예컨대 3일 후가 마감인데 생각나는 게 아무 것도 없거나, 들어올 돈이 안 들어와서 이 일을 이제 어쩌나... 하고 있거나, 오늘은 닥치고 일만 해야 한다는 날이거나, 2주 째 사람을 만나질 않아 말하려고 입을 움직이면 어색하거나 할 때 등등. 적대적인 건 아니다. 적대적까지 가려면 이 보다는 더 큰 일이어야 한다.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되는 피곤한 일이기 때문이다. 다른 일 하는 데 영향을 준다. 이런 배타적인 기분을 드러내고 싶을 때 입고 싶은 옷이 있다. 일상용으로 사용하는 등산복 종류가 그런 기운이 많기는 한데 그런 옷은 지나가다 보면 등산복이네 하는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저 옷은 뭐지?가 딱 좋다. 그러므로 옷의 형태가 컬.. 2019. 10. 20.
히코리 스트라이프와 피셔 스트라이프 위 둘은 예전에 데님, 코튼 작업복에서 많이 쓰이던 패턴이다. 요새도 포인터 브랜드나 디키즈, 칼하트와 예전 미군 군복 복각 등에서 볼 수 있다. 둘이 용도가 거의 비슷한 데에 쓰이고 있는 거 같지만 온 길은 약간 다르다. 우선 히코리 스트라이프는 시어서커에서 왔다. 시어와 서커는 인도 말인데 밀크와 슈가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이건 제국주의 시대 더운 인도 지역 영국령에서 많이 입었는데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남부 지방에서 인기를 끈다. 물론 덥기 때문이다. 루이지애나에서 1900년대 초반 이걸로 슈트를 만들었는데 남부 지방 젠틀맨의 옷감이 되었다. 올드 웨스트에서는 헤비웨이트 시어서커를 만들어서 히코리 스트라이프라고 이름을 붙여 오버올즈 같은 걸 만들었다. 히코리 나무 껍질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히코리라는.. 2019. 10. 10.
네파의 다운 재킷 이야기 한창 더울 때 다운 재킷을 하나 샀었다. 코트나 재킷 안에 입을 목적의 얇은 패딩을 찾고 있었는데 여름이라고 다운 세일이 많았고 마침 포인트 모아진 것도 있어서 쌩돈 안드는 구나~라는 기분으로 구입했었다. 네파의 프리마베라라는 패딩으로 구형 모델이다. 찾아보면 지금도 가격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유니클로 이야기를 자주 하고 좋아하지만 거의 면 제품 한정이다. 100% 면 제품들을 기본적 모양을 유지하며 내놓는 브랜드가 점점 드물어지고 있는데 버튼 셔츠와 면 바지는 하여간 매대에 할인하고 있으면 사놨었다. 그렇지만 추위에 민감하고 힘들어 하기 때문에 유니클로의 보온 제품, 특히 다운 제품 같은 건 믿지 않는다. 그래서 사은품으로 받았던 라이트 다운 패딩이 하나 있었는데 누군가 줬고 플리스도 하나 있었는데.. 2019. 10. 8.
비와 바지의 불편한 관계 갑자기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뚝 떨어졌다. 이렇게 비가 내리면 가지고 있는 방수, 발수 재질의 옷을 테스트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진진한...은 개뿔 귀찮고 짜증나고 지나치게 에너지가 소모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건 바지다. 우산은 상체를 가려주지만 바람에 날리는 비는 하체를 방치한다. 그렇다고 긴 레인 재킷 류를 입는 건 대중 교통 이용에 너무나 불편하다. 그래서 가벼운 방수, 발수가 되는 바지가 없을까 심심하면 찾아보지만 특히 이런 기능성 바지는 트레이닝 복, 등산복, 낚시복의 아우라를 벗어나는 걸 찾기가 어렵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평범한 어번 라이프의 옷들이 아니다. 그나마 몇 개 있는 걸 찾아보면 스틸 바이 핸드 같은 브랜드에서 워터 리펠런트 치노 같은 걸 내놓은 적이 있다. 면 100%인 .. 2019. 10. 7.
인디고 염색 홀릭 물론 뭔가 잘하는 게 있거나 마음에 드는 유용한 소재가 있다면 그걸로 이것저것 해보고 싶기 마련이다. 마운틴 파카에 사용되었던 60/40은 아우터 뿐만 아니라 바지, 티셔츠(본 적이 있는 데 기억이 확실하진 않다)는 물론이고 가방 등등 별에 별 곳에 다 쓴다. 울에 강점이 있는 회사는 뭐든 울로 만들고 면에 강점이 있는 회사는 뭐든 면으로 만들어 본다. 그렇지만 데님, 인디고 이쪽은 좀 특별한 점이 있는데 몰두의 정도가 다른 분야에 비해 조금 더 심하다. 뭐든 신나서 데님으로 만들고 이것저것 가져다 인디고로 염색을 한다. 오늘은 인디고 이야기. 45r 블루 블루 재팬 45r 어딘가 기념 마카롱도 인디고 컬러 모모타로 카피탈 이외에도 많이 있는데 레플리카 책에서도 몇 군데 가볍게 소개했었다(링크). 미국 .. 2019. 9. 30.
이거면 됐다 싶은 옷 살다보면 이거면 됐다 싶은 옷들이 있다. 버튼 셔츠와 치노는 유니클로, 청바지는 리바이스, 에어컨 때문에 입는 라이트 재킷과 소프트쉘은 노스페이스 등등. 여러 시행착오와 비용의 낭비, 실험 끝에 얻은 결론이다. 말은 이거면 됐다 이지만 그간 많은 쓰레기, 어딘가 용도에 맞지 않은 옷을 꾹 참고 입은 덕분에 도달한 곳이다. 물론 이런 건 잠정적이다. 모든 옷을 테스트 해볼 수는 없기 때문에 접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 옷 생활을 전재해 나갈 수 밖에 없다. 예전에 배웠던 허버트 사이먼의 제한적 합리성이 생각나는군... 그런 옷 중에 하나가 포인터 브랜드의 초어 재킷이다. 봄, 가을에 스포티한 잠바를 입기는 싫을 때, 매일 입는 옷에서 아주 약간의 엄격한 전투 모드의 유니폼 느낌을 내고 싶을 때 입는 옷이다... 2019.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