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즐거움341 페인터 팬츠, 리벳을 주의하라 페인터 팬츠와 카펜터 팬츠는 같은 옷이다. 다만 페인터 팬츠는 보통 캔버스로 만들고 카펜터 팬츠는 데님이나 덕 같은 더 뻣뻣하고 튼튼한 옷감으로 만든다. 리벳도 카펜터 팬츠 쪽에만 있는 경우가 많은데 데님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워크웨어 계열은 디자이너나 브랜드가 창작열을 불태우며 새로운 어떤 옷을 만들어 내는 자리가 아니고 주변을 살피고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가며 임기응변적으로 옷을 만들어 내고 그게 꽤 괜찮다면 주변으로 퍼지는 식이라 이런 발전은 우연적이고 우발적이다. 아무튼 페인터 팬츠의 유래는 시간을 꽤 거슬러 올라가는데 17세기에 영국 선원들은 돛으로 사용하던 캔버스 천으로 바지를 만들어 입었다. 그리고 지역 화가들이 이걸 보고 가져와 입기 시작하면서 페인터 팬츠라는 이름이 붙는다. 또 .. 2025. 10. 24. 색 코트, 엔지니어 코트, 초어 재킷 보통 초어 자켓이라고 부르는 옷의 조상으로 색 코트, 색 자켓이 있다. 리바이스의 1899년 카탈로그에 보면 4포켓 색 포켓이라는 옷이 있다. 아래 사진 오른쪽 맨 아래. 작은 라펠이 있고 아래는 둥그런 모습이다. 꽤 고풍스럽게 생겼는데 아마도 프렌치 워크 자켓, 러기드한 슈트 재킷, 색 테일러드 등의 영향 속에서 만들어진 형태일 거 같다. 그 왼쪽에는 블라우스라고 이름이 붙은 데님 재킷의 초기 형태도 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 블라우스는 커다란 덧옷이었는데 미국에서는 짧은 길이의 펑퍼짐한 상의가 되었음. 그리고 1905년 카탈로그에는 투 피스 깅엄 체크 셋업을 볼 수 있다. 래글런 어깨, 숄 칼라에 역시 둥그런 곡선의 아랫단이 특징이다. 칼하트의 경우 처음에는 오버롤즈와 함께 입는 외투의 형태로 초.. 2025. 10. 2. 수영 물욕 수영을 하다 보면 무언가 사고 싶어진다. 강습용 수영을 할 때 필요한 것들을 보면 수영복, 수모, 수경이 있고 여기에 타올과 가방이 필요하다. 가방은 나르는 용, 샤워장 용이 구분된다. 이외에는 세면 도구들이니까 다른 활동과 겹치는 게 있는데 앞에서 이야기한 것들은 수영 단독품이다. 가방도 겹치기는 하지만 이왕이면 방수가 좀 되든지 메쉬 제품이 아무래도 편하다. 타올은 집에서 쓰는 수건 써도 되지만 습식 타올이나 등산용 얇은 게 들고 다니기 편하다. 무언가 사고 싶어지는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입는 게 수영복 밖에 없으니까 장비 방면으로는 재미가 좀 없다는 게 있고(마음에 드는 옷과 장비는 의욕을 만든다), 이게 물 속에서 하는 활동이라 그런지 뭐든 대체적으로 수명이 짧은 편인 것도 있다. 그리고 .. 2025. 7. 8. VDR과 함께 만든 티셔츠 이야기 지금까지 VDR과 함께 만든 +Navy 시리즈 중 가방(링크), 그리고 스윙탑(링크)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티셔츠다. 이번 컬렉션에서 티셔츠는 3종류를 만들었는데 기본 바탕은 같다. 봉제 등 티셔츠 제작에 대한 이야기는 이 컬렉션 설명에서 볼 수 있으니 여기서는 생긴 모습에 대해서만. 잠깐 두께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자면 얇고 후줄근한데 몸에 좀 핏한 티셔츠와 두껍고 둔탁한 티셔츠 둘을 생각은 했는데 이번 시리즈는 워크웨어 느낌을 살짝 걸치고 있기 때문에 두꺼운 쪽으로 갔다. 꽤나 두껍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름에 단독 착용보다는 환절기에 데님 트러커나 초어 재킷 안에 입는 티셔츠를 염두에 뒀다. 셔츠를 입기엔 아직 갑갑하고, 얇은 티셔츠에다만 입기엔 밤에 서늘하고, 단단한 .. 2025. 6. 24. OCBD의 클래식한 S곡선 OCBD(옥스퍼드 코튼, 버튼 다운 셔츠)이 클래식이라고 해봤자 1896년에 브룩스 브라더스가 처음 내놨으니 백 몇 년(약간 더 거슬러 올라가면 1850년대 인도의 폴로 선수들, 1860년대 영국의 폴로 선수들) 정도이긴 하다. 아무튼 OCBD는 기본적으로 스포츠웨어이기 때문에 정장에 입으면 안된다(보통 스포츠 코트에 입는다), 공식적인 자리에 입으면 안된다, 여름에 반소매도 안된다(정석은 긴소매를 접어라), 면접 갈 때 입으면 안된다 등등 여러 말이 있다. 여기에 대한 반박도 여러가지 할 수 있는데 일단 그레고리 팩하고 이야기를 좀 해봐라, 리넨 반소매 BD는 최고의 여름옷이다, 면접관은 옷 심사위원이 아니다 등등. 이건 뭐 남의 나라 이야기이고 드레스 코드를 철저히 지켜가는 데서 즐거움을 얻는 코스.. 2025. 6. 24. 변경과 조작 구입하는 옷 종류를 크게 두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 어떤 종류의 옷의 근간이 되는 옷 그리고 베이직한 옷이다. 근간이 되는 옷은 예를 들어 BDU나 크루저 자켓, 랄프 로렌의 치노 바지들, 마스랜드의 헌터 재킷 같은 것들이다. 보다시피 보다 원시적인 상태로 거슬러 올라가는 근본까지는 아니고 표본, 프로토타입, 중간의 전환점 정도다. 베이직한 옷이란 불필요한 꾸밈이 없는 옷이다. 티셔츠 프린트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멀쩡한 옷에 일부러 자수 넣고 해서 파는 것들도 그다지 취향은 아니다. 아무튼 이런 상태의 옷을 잔뜩 가지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 조금씩 건들기 시작했다. 억지로 집어 넣은 자수도 해놓고 파는 게 별로지 그냥 내가 하고 내가 입으면 역시 그려려니 싶은 데가 있다. 유니클로 U의 기본 티셔츠.. 2025. 6. 17. 가방 안에는 뭐가 있나 What's in my Bag은 오랜 아이템이긴 한데 여기서도 심심할 때 한 번씩 하긴 한다. 기본적인 방향은 비슷하지만 예전과 바뀐 부분도 여럿 있긴 할테니 한 번 써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사물함 열쇠, 최근 혜인서 나이키 때 받은 키링 좋다. 여차하면 무기(웨폰)도 될 수 있을 듬직한 덩어리.비염인들의 친구 템포 휴지와 휴대용 재떨이, 집락 이지지퍼에 들어 있는 건 플래커 치실파라슈트 우양산. 여름 외에는 우산을 들고 다니는데 올해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은 우산을 들고 다니지 않기로 결심했다. 양산은 아님.오른쪽 맨 위 파우치는 다이소 고속 충전 어댑터와 USB C to C, B to 5핀, C to 5핀노커피 케이스와 에어팟 그 아래는 지갑그리고 잡동사니 파우치. 알러지 2종(액티피드와 지르텍.. 2025. 6. 12. 폴로 랄프 로렌의 앤드류 팬츠 요새 폴로 랄프 로렌의 앤드류 팬츠에 꽤 큰 호감을 가지고 있다. 앤드류 팬츠를 비롯한 폴로의 코튼 팬츠에 대해서는 여기(링크)를 참고. 딱히 아이비 패션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은 아닌데 그냥 입고 다니기 편하다. 이 바지에 대해 좀 검색해 봤는데 : "랄프 로렌의 특히 클래식한 스타일의 바지로 프레피 룩과 클래식 룩의 필수적인 아이템으로 여겨진다. 이 바지는 랄프 로렌이 캐주얼 룩에 플리츠 같은 클래식 디테일을 접목시키는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라고 한다. 아무튼 이 바지가 같은 사이즈, 같은 길이로 브라운과 베이지 두 벌이 있는데 겉모습과 핏은 거의 똑같은데 내부 모습이 좀 다르다. 시대에 따라 사양은 조금씩 바뀌니 뭐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약간 재미있길래 여기에 남겨 놓는다. 일단.. 2025. 6. 6. VDR과 함께 만든 스윙탑 재킷 이야기 이번 VDR +Navy 컬렉션 중 저번 가방 이야기(링크)에 이어 스윙탑 재킷(링크)에 대한 이야기. 이 옷은 SS 캡슐로 +Navy를 시작했을 때 처음부터 만들었으면 하는 옷이었다. 봄가을 아우터웨어 류를 좋아하기도 하고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반영할 구석도 많기 때문이다. +Black과의 관계를 보면 저번에 낸 스포츠 재킷(링크)과 대응하는 제품이라 하겠다. VDR이 미국이 느껴지는 꽤 터프한 이미지의 옷을 만들고, 내쪽은 러기드한 20세기 초중반 형 코튼과 울 기반 기능성 의류를 좋아하고 여기에 더해 일할 때 편한 옷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게 만나고 합쳐지는 지점을 검토하다가 이번에는 아우터웨어 쪽에서 약간 이 범위의 바깥에서 대안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 싶었고, 그러다가 영국 느낌이 살짝 스쳐지나간 옷을.. 2025. 6. 2. 이전 1 2 3 4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