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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11

백팩의 PU 코팅을 수선해 보다 아크테릭스의 맨티스 26 백팩을 2017년 혹은 2018년에 구입해 계속 쓰고 있다. 찾아보니까 OK몰은 2019년까지 밖에 구매 내역이 나오질 않고 백팩 제조일은 2017년이라 그 사이 어디쯤일 텐데 기억에는 2018년이다. 적당한 사이즈에 가슴 버클을 갖추고 있는 걸 찾았었는데 당시 꽤 할인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사이에 디자인이 약간 바뀌었고 최근에는 크게 바뀐 걸로 알고 있다. 아무튼 이게 오래되다 보니까 이런 류 백팩의 고질병 내부 코팅이 벗겨지는 문제가 몇 년 전부터 나오고 있다. 오래되서 약간 너저분한데 코팅은 더 지저분. 레인커버가 있기 때문에 꼭 써야 한다면 별 문제가 없긴 한데 귀찮기도 하고 안에 가끔 코팅 잔여물이 떨어져 있는 게 기분이 나쁘다. 예전부터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 2024. 4. 23.
20세기 초중반 레일로드 재킷 레일로드 재킷은 엔지니어 재킷, 엔지니어 색 코트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른다. 칼하트의 초어 재킷도 역사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레일로드 재킷이 나온다. 데님으로 만들던 레일로드 재킷을 코튼 덕으로 바꾸고, 펠트 안감을 붙이고, 코듀로이 칼라를 달면 초어 재킷이 된다. 아무튼 철도가 여기저기 연결되면서 교통과 이동, 시간 엄수의 측면에서 새로운 형태의 현대 사회가 출현하게 된다. 고급 패션도 철도, 자동차의 탄생에 따라 큰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그러한 철도를 정비하고 운전하는 사람이 입던 옷은 워크웨어의 기본형이 되었다. 워낙 변종이 많기 때문에 어느나라 레일로드 재킷은 이렇게 생겼다라고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대표적인 이미지는 있다. 우선 영국. 금속 단추와 칼라가 눈에 띈다. 울로 만든 게.. 2024. 4. 16.
매킨토시 러버라이즈 코트 이야기 주변에 매킨토시를 몇 벌 가지고 있는 분이 한 명 있어서 얻기도 하고 빌리기도 하고 그러면서 경험치를 늘려보고 있었다. 그중 두 개의 코트 이야기. 사실 얼마 전에 인스타그램(링크)에 올린 김에 겸사겸사. 예전에 여기에 좀 쓰던 괴상한 옷 이야기의 연장선이기는 한데 그건 조금 더 괴상한 옷을 만났을 때 살리기로 하고. 인스타에 올렸던 건 이거. 왼쪽이 매킨토시 + 하이크 콜라보의 체스터 코트(이하 하이크), 오른쪽은 매킨토시의 코튼 발마칸 코트(이하 매킨토시)다. 얘네는 라벨이 극히 부실해서 언제 만들었는지, 정확한 모델명이 있는지 그런 건 알아내기가 어려움. 그런 자잘한 정보 대신 세탁하면 안되!를 크게 붙여놓는 게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브랜드다. 참고로 매킨토시 필로소피라고 있는데 이건 버버리 코트.. 2024. 4. 12.
중고, 빈티지, 의류 확실히 중고 옷 시대가 도래를 한게 현대 백화점에 빈티지 매장이 들어섰다고 약간 놀란 게 엊그제 같은 데 이제 이건 흔한 일이 되었다. 성수동, 홍대와 망원동, 서촌 등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발에 치일 만큼 빈티지 매장이 많다. 개인간 거래도 많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아직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콘셉트를 만들어가거나 하는 곳도 있다. 빈티지 매장은 편집샵의 역할과 아카이브의 역할, 컬렉터의 역할 등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곳이긴 하다. 아무튼 중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당연하게도 가격이 옷을 구매해서 입는다는 일반적 상태에서 낮아지면 초과 수요가 생겨난다. 그러면 개인 관점에서 봤을 때 쓸데없는 옷이 많아진다. 게다가 중고 옷 구입은 처음에 시행착오가 좀 있기 마련.. 2024. 2. 23.
엘엘빈의 트래블러 블레이저 이야기 뭔가 제대로 된 정석의 블레이저, 스포츠 코트, 테일러드 자켓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옷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 잘 안 입기 때문. 하지만 종종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고 그 와중에 유틸라이즈된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결합해 모호한 형식의 자켓을 몇 개 가지고 있다. 그중 엘엘빈의 여행자 자켓. 두 개가 있는데 왼쪽은 100% 코튼, 오른쪽은 100% 울이다. 코튼은 트윌 계열, 두께가 좀 있는 편이라 더워지면 못 입는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안에 메쉬가 붙어 있다. 오른쪽 울은 막상 보면 울 특유의 고급스러운 울 분위기는 전혀 없고 학생 교복 같은 느낌의 직물이다. 안감은 100% 코튼. 팔 안 쪽은 폴리에스테르. 둘 다 페이크 손목 단추, 2버튼이다. 둘 다 어깨 패드가 들어 있었는데 어느날 문득.. 2024. 2. 10.
이 겨울의 작업복 여기에서 몇 번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 겨울 가장 애용하고 있는 작업복은 M-65 필드 재킷이다. 재작년에는 M-65 피시테일을 많이 입었고, 작년에는 칼하트와 빔즈의 롱 패딩을 많이 입었는데 올해는 그렇게 되었다. 물론 이런 옷들은 거친 대자연에서 입어도 손색이 없는 옷이겠지만 나의 작업이라는 건 거의 도서관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는 일일 뿐이지만 그래도 작업복이 정해져 있으면 흐르는 나날을 운용하기에 스트레스가 낮아진다. 물론 아무리 내피를 붙여 놓는다고 해도 한국의 겨울을 이 옷으로 넘기긴 어렵다. 또한 추위를 엄청나게 타는 사람이라 불가능. 그래서 안에 옷을 입는데 보통 후드 종류다. 겨울에는 머리에서 목까지를 덮어야 하고 머플러도 메야 한다. 거기서 체온 유출이 가장 심하다. 아무튼 안에 챔.. 2024. 1. 24.
소소한 강박 내 의복 생활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작은 거슬림을 잘 버티지 못한다는 것. 어지간한 옷은 사이즈만 맞으면 잘 입고 다니는데 뭔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사용을 잘 안 하게 된다. 예전에 이런 걸 군더더기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보다는 약간 더 총체적인 듯. 아무튼 그려려니하고 살면 될텐데 그게 잘 안된다. 2024년 들어서 M65 견장 떼어 내기(링크), 반스 44 DX 사이드 떨어진 고무 붙이기, 니트 늘어난 목 줄이기(링크), 손목이 너무 좁아지는 커프스의 단추 위치 바꾸기 등등 가지고 있는 옷을 더 잘 활용하기 위한 유지보수에 힘을 쓰고 있다. 이번에 건든 옷 중 하나로 예전에 이야기했던 에스피오나지의 M64 코튼 파카(링크)가 있다. 이 옷은 다 좋고 겉감 소재, 단추 등.. 2024. 1. 19.
M65 필드 재킷 견장 떼기 원래 옷은 잘 안 건드는 편이다. 만든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보통은 그런 이유가 있는 옷만 구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 좋은데 결정적으로 거슬리는 데가 있고, 그게 착용을 망설이게 하고, 그 부분을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곳이라면 건들기도 한다. 물론 지나치게 값어치가 있는 옷이라면(가격의 측면이 아니라 해도) 그렇다고 해도 건들기가 망설여진다. 결국 애물단지와 다를 게 없고 자리만 차지하므로 그런 건 애초에 들여놓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들여올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고 그러므로 애물단지들은 쌓여간다. M65 필드 재킷을 꽤 좋아하는 데 막 입어도 되고, 저렴하고, 늦가을부터 겨울 지나 초봄까지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늦가을에는 내피 없이 입고, 추워지면 내피를 붙이고 - 사실 .. 2024. 1. 6.
코팅형 방수 재킷 노스페이스의 하이벤트, 드라이벤트 등이 코팅형 방수를 쓰고 있다. 다른 브랜드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통풍 + 방수 기술을 많이 볼 수 있음. 고어텍스의 경우 필름을 실링하는 방식을 쓰는데 코팅을 하면 그거보다 저렴하고 가볍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볼 수 있다. 코팅형의 문제는 땀 같은 걸 그때그때 세탁하지 않고 방치하면 코팅이 떨어져 나간다는 것. 예를 들어 이런 것. 안감이 있는 옷의 경우 내부에서 코팅이 떨어져나가기 때문에 오랜 세월이 지나면 온 구멍에서 하얀 가루가 빠져나온다. 아주 작은 입자들이라 안감을 뚫고 나오기도 함. 사진만 봐도 갑갑해... 미국 노스페이스의 경우 라이프타임 워런티를 하는데 그래서 이렇게 낡은 옷을 보내면 제대로 된 옷을 다시 보내주기도 한다고 한다. 궁금하면 여기(링크.. 2023.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