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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43

인디고 염색 홀릭 물론 뭔가 잘하는 게 있거나 마음에 드는 유용한 소재가 있다면 그걸로 이것저것 해보고 싶기 마련이다. 마운틴 파카에 사용되었던 60/40은 아우터 뿐만 아니라 바지, 티셔츠(본 적이 있는 데 기억이 확실하진 않다)는 물론이고 가방 등등 별에 별 곳에 다 쓴다. 울에 강점이 있는 회사는 뭐든 울로 만들고 면에 강점이 있는 회사는 뭐든 면으로 만들어 본다. 그렇지만 데님, 인디고 이쪽은 좀 특별한 점이 있는데 몰두의 정도가 다른 분야에 비해 조금 더 심하다. 뭐든 신나서 데님으로 만들고 이것저것 가져다 인디고로 염색을 한다. 오늘은 인디고 이야기. 45r 블루 블루 재팬 45r 어딘가 기념 마카롱도 인디고 컬러 모모타로 카피탈 이외에도 많이 있는데 레플리카 책에서도 몇 군데 가볍게 소개했었다(링크). 미국 .. 2019. 9. 30.
이거면 됐다 싶은 옷 살다보면 이거면 됐다 싶은 옷들이 있다. 버튼 셔츠와 치노는 유니클로, 청바지는 리바이스, 에어컨 때문에 입는 라이트 재킷과 소프트쉘은 노스페이스 등등. 여러 시행착오와 비용의 낭비, 실험 끝에 얻은 결론이다. 말은 이거면 됐다 이지만 그간 많은 쓰레기, 어딘가 용도에 맞지 않은 옷을 꾹 참고 입은 덕분에 도달한 곳이다. 물론 이런 건 잠정적이다. 모든 옷을 테스트 해볼 수는 없기 때문에 접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 옷 생활을 전재해 나갈 수 밖에 없다. 예전에 배웠던 허버트 사이먼의 제한적 합리성이 생각나는군... 그런 옷 중에 하나가 포인터 브랜드의 초어 재킷이다. 봄, 가을에 스포티한 잠바를 입기는 싫을 때, 매일 입는 옷에서 아주 약간의 엄격한 전투 모드의 유니폼 느낌을 내고 싶을 때 입는 옷이다... 2019. 9. 28.
예상하지 못했던 셔츠의 주름 슬슬 여름 시즌이 끝나가고 있다. 샴브레이, 헴프 같은 것들을 하나 둘 씩 세탁하고, 관찰하고, 집어 넣기 시작했다. 이런 정도 날씨 - 낮에 더움, 밤에 쌀쌀 - 갈 거기 때문에 아직 필요하긴 하다. 겨울용 헴프 의류 같은 것도 있던 데 입어보진 않았지만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세상에는 분명 그런 겨울도 있겠지. 여기는 아니다. 주머니 바로 아래 접히는 주름이 생기고 있다. 사이즈 때문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지만 사실 사이즈랑 주머니가 관계가 있을까 싶다. 이 반소매 셔츠는 반 사이즈 정도 큰 기분인데 아무리 샴브레이여도 여름에 몸에 지나치게 맞는 셔츠는 무리다. 이게 낫다고 생각한다. 다림질은 거의 하지 않는데 가끔 스팀 다리미로 펴준다. 계속 세탁하고 입고 하면 이렇게 작았나? 싶어지고 다림질로 펴.. 2019. 9. 18.
복잡한 복각 청바지의 세계, 71년판 501 예전에 리바이스 빈티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한창 레플리카 데님이 유행이던 시절 리바이스 501 83년 버전처럼 큰 특징이 없고 사실 빈티지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경계선에 있는 모델까지 복각 버전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링크). 이런 식으로 나온 게 꽤 있는데 그 중 하나가 71년판 501이다. 위 링크의 글을 읽어보면 알 수 있지만 소위 66모델 빅E라고 부르는 제품이다. 66모델이 나오다가 리바이스 레드탭의 E가 e로 바뀌게 되어서 66모델 초반기는 빅E와 스몰 e인 66전기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눈다. 이건 그래도 마지막 빅E 모델이기 때문에 의미가 좀 있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40년대, 50년대 모델처럼 잘 만들어진 초창기 리바이스 501 정도는 아니고 복각이 아닌 실물판 빅E인데 가격.. 2019. 8. 31.
2019년 여름의 청바지 시즌 청바지 이야기를 몇 번(링크) 한 적이(링크) 있는데(링크) 오래간만에 후속편. 원래는 9월 쯤 쓸까 했는데 어제 심심하기도 하고 여름이 슬슬 끝나가나 싶어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오늘은 다시 더운데 그럼에도 이 정도는 예전부터 알고 있던 그 여름이다. 물론 아직 8월 19일이라 이쯤에서 여름이 끝나버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튼 가만히 보면 최근 들어 내가 모르던 여름, 예전에는 없던 여름, 가만히 있어도 공기가 뜨겁고 밤이 되도 열이 식지 않는 시즌이 새로 생겼다고 보는 게 정황상 맞는 거 같다. 그 시즌이 끝나고 나서 이전의 여름으로 복귀했고 예전에 늦여름 정도 느낌의 계절이 상당히 오래 지속된다. 처서 이후 10월까지도 가는 거 같다. 이런 여름은 지독하고 우울하고 괴롭지만 청바지를.. 2019. 8. 19.
옷 노화의 유도, 속도의 조절 며칠 전에 북토크(링크)를 하면서 옷을 오래 입기 위해선 선택, 조절, 유지의 단계에 각각 유의할 부분이 있고 선택의 단계에서 제 모습을 유지하는 옷, 계속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없는 옷을 골라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신경이 쓰이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좀 했는데 이 부분을 살짝 보충. 노화는 조절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모습을 유도할 수도 있지만 한계는 있다. 예컨대 이 가방의 경우 위 사진처럼 아래 부분이 네모 형태로 만들어져 있음에도 네모 형태로 고정이 되지 않는다. 들고 다니면 이 불규칙한 모습은 더욱 심해지는데 크로스백 형태로 메고 다니면 아래 부분이 반원형 형상을 이루게 된다. 그건 윗 부분도 마찬가지. 안에를 어지간히 채워도 이런 모습은 피할 수 없다. 윗 부분에도 비슷한 형태로.. 2019. 7. 23.
리바이스 501 빈티지란 무엇일까 리바이스 501의 경우 "빈티지"라고 부르는 제품들이 있다. 이 경계는 꽤 까다로운 문제인데 사람마다 생각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셀비지면 다 빈티지 일까, 80년대 미국산이면 빈티지 일까, 빅 E 탭이 붙어있는 게 빈티지 일까 등등 사람마다 생각도 다르고 그 경계도 다르다. 게다가 리바이스에는 LVC(Levis Vintage Clothing)이라는 브랜드가 따로 있어서 여기서 내놓는 제품들도 있다. 예를 들어 47501(47년 501의 복각) 같은 것 뿐만 아니라 66501, 72501, 76501 등등 미국제, 일본제, 터키제 등등 꽤 다양하다. 그렇다면 LVC에서 내놓은 게(어쨌든 자기들이 복각을 하니까) 리바이스 공인 빈티지라고 볼 수 있는 걸까. 심지어 일본 LVC에서는 83501.. 2019. 7. 13.
패션 활동의 심적 기반 감정과 이성이 구분되는가, 인간이 그렇게 엄격한 존재인가라는 점에 대해 의심이 좀 있긴 한데 일단 기존의 기본적인 구분을 놓고 보자면 패션은 보통 감정에 기반해 성립한다. 이성적, 논리적 사고만 한다면 패션 같은 게 있을 필요가 있나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구분한다면 일상복은 보다 논리적인 세계인데 따지고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장사 역시 마찬가지다. 감정적 사고를 하는 소비자에게 이성적 접근으로 다가가면 성공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이성적 사고가 완전히 배제되는 건 아니다. 때로 그 논리적 회로가 고장 나긴 하지만(예를 들어 베트멍의 티셔츠 가격을 치룰 때) 기본적으로 가격 부분에 있어서는 체계적 사고를 하려고 한다. 소위 긴 다리 R. 위 사진 출처는 여기(링크). 써놓고 나니까 그것도 아닌 듯 한.. 2019. 7. 12.
볼 때 마다 괜히 가지고 싶은 것들 중고 매장, 오픈 마켓 혹은 오프라인 매장을 어슬렁 거리다가 보기만 하면 괜히 가지고 싶은 것들이 있다. 너무 많아서(사실 비슷한 게 2개만 있어도 문제임) 매번 억제를 하지만 그래도 고민을 하게 된다. 고민이란 언제나 쓸모없고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이고 번뇌의 시작. 이를 막는 방법은 매장을 안 보는 수 밖에 없는데 또 여러가지 정보 등을 얻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문제가 있음. 아무튼 그런 것들 이야기를 잠시 해보자면... 아노락. 얇안 바람막이나 비 막이도 좋지만 빈티지 풍의 두터운 버전도 재미있다. 하여간 아노락이 좋음. 하지만 불편함. 나의 일상복 체제 아래에선 어디 쓸 데가 없다. 샴브레이 워크 셔츠. 샴브레이도 좋고 워크 셔츠도 좋다. 주머니가 달려 있어야 가끔 움직일 때 휴대폰도 넣어두고 요긴함... 2019.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