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722 구찌 로고, 부틀렉과 진짜의 경계 구찌의 로고 활용법은 꽤 재미있는데 대퍼 댄(링크)의 말 그대로 "지금 누가 베끼고 있는거냐" 놀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80년대 구찌의 옷이 있었고, 80년대 구찌 옷의 가짜가 있었고, 또 80년대 구찌 옷의 조악한 가짜(관광지에서 파는, 우리로 치자면 명동 거리에서도 볼 수 있는)가 있었다. 그리고 80년대의 구찌 로고로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부활시켰는데 아무리 봐도 저 셋 중 조악한 가짜를 기반으로 새로운 리얼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또 그 옷의 가짜가 나오고, 조악한 가짜도 나온다. 위 사진에는 다 섞여 있음. 부틀렉 특유의 과장됨, 조악함은 그보다는 정리 정돈되고 이미지가 보다 통제되면서 새로운 리얼이 되었다. 여기서 차이점이 있다면 가격과 구찌의 통제 범위 안에 있는가 정도다. 만.. 2018. 2. 12. 평창 올림픽 개막식, 인면조, 몇 가지 의상 일을 하다가 오후 8시에 시작한다고 올레TV에서 팝업이 뜨길래 잠깐 틀었는데 끝까지 봐버렸다. 역시 올림픽 개막식이란 정말 웃기고 재밌다. 국가와 상징이 그 가운데 있으니 그런 건 어쩔 수 없음. 여튼 이 앞뒤도 모르겠고 외국인은 커녕 한국인이 봐도 어리둥절한 게 잔뜩 나오지만 시각적 충격, 청각적 충격이 실로 굉장했다. 폼과 뽕, 신화부터 미래까지 온통 섞여 마구 등장하는 게 한국을 표현한 게 아니라 실로 한국 그 자체가 아니었나 싶다. 여튼 이건 대체 뭐야. 태어나서 처음 봤는데 순식간에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자리를 잡았다. 굉장하다! 몇 가지 더 붙여 보자면 무용수들의 옷은 고구려 벽화에서 나왔을텐데 의상은 송자인 디자이너가 작업했다. 먹색 스팟이 꽤 괜찮게 보인다. 박세리, 이승엽 등 8명.. 2018. 2. 10. 발렌타인 데이 향수 이야기 심심해서 써보는 발렌타인 데이 향수. Dame Perfumery에서 나온 Chocolate Man 향수. 사실 드미터 같은 이상한 향 잔뜩 내놓는 회사에 다크 초콜릿을 비롯해 허쉬 초콜릿 향 같은 게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약간 더 평이 좋은 걸로. 스모키 레더, 다크 초콜릿 향이라고 한다. 초콜릿 위에는 로라 메르시에의 아몬드 코코넛 향수. 바디 로션 쪽이 평이 더 좋은 거 같긴 하다. 초콜릿 아래에는 빵. 영국의 페더레이션 오브 베이커스(제빵인 연합?)에서 빵을 홍보하기 위해 내놨다는 거 같은데 아쉽게 평은 그다지 좋지 않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톰 포드의 블랙 오키드. 안나 수이, 랑방을 비롯해 달달한 향수들은 많지만 이것은 사탕. 미묘하고 고급스러운 훌륭한 사탕향으로 인간 사탕을 만들어 준다. 이런 .. 2018. 2. 9. 구찌와 이그나시 몬레알, 아트월 구찌(Gucci)가 한참 코코 캐피탄(Coco Capitan)과 협업으로 티셔츠도 만들고 하더니 그 다음으로는 스페인의 아티스트 이그나시 몬레알(Ignasi Monreal)과 여러가지 작업을 하고 있다. 작년 기프트 기빙 카탈로그,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계속 올라왔던 이번 시즌 광고 캠페인도 이그나시 몬레알과의 작업이다. 그리고 아트월을 공개했다. 코코 캐피탄과도 했었고 이번에도 하고 계속 하네. 위 쪽이 밀라노, 아래가 뉴욕에 있는 건데 밀라노 아트월은 얀 반 에이크(Jan van Eyck)의 의 부부와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의 에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고 하고 뉴욕 아트월은 최근 구찌의 아이웨어 스타일을 보여주는 두 여자의 초상화다. 쾌락의 정원에 대해선 여기(링.. 2018. 2. 8. 필슨의 신제품 레인 코트 필슨(Filson)의 옷들은 울은 울대로 왁스칠을 한 틴 클로스는 틴 클로스대로 일단은 기본적인 방수 기능을 가지고는 있다. 예컨대 매키너 크루저의 소재인 100% 버진 울은 자기 무게의 30% 정도의 물을 빨아들일 수 있고(그러니까 비를 튕겨내는 게 아니라 먹고 있는 것, 겨울옷이니까 비 보다는 눈이 더 문제일 테고 그렇다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틴 클로스도 왁시드 소재인 만큼 물을 튕겨 낸다. 그렇지만 아웃도어의 워크웨어엔 조금 더 본격적인 레인 코트, 레인 재킷이 필수적인 목록이고 올-시즌 레인코트 같은 스테디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 이 이야기는 아래에서 하고 일단 신제품 레인 코트. 필슨치고는 테크니컬한 소재를 사용한 게 특징이다. 스위프트워터 레인쉘 재킷 그냥 100% 나일론 재킷으로 큰 .. 2018. 2. 8. 소니아 리키엘의 2018 SS 광고 캠페인 소니아 리키엘(Sonia Rykiel)은 1968년에 런칭했으니 올해가 50주년이다. 리키엘 여사님은 2016년에 돌아가셨고 2014년부터 프라다와 루이 비통을 거친 줄리 드 리브랑(Julie de Libran)이 아티스틱 디렉터로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소니아 리키엘 특유의 매력이라면 그 밝음이다. 너무 진지하게 각 잡고 차려 입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후줄근하게 아무렇게나 입은 것도 아니다. 편안하되 짜임새가 분명하고 신선하고 밝다. 일단 입는다면 환한 웃음을 함께 지어야 이 패션이 지향하는 룩이 비로소 완성될 거 같다. 이번 시즌 광고 캠페인에 그런 느낌이 꽤 잘 살아있는 거 같다. 50주년 축하. 오래 오래 갑시다. 2018. 2. 8. 퍼블릭 이미지 리미티드, 1986 그리고 에어 맥스 스트리트 패션에 대한 글에 적힌 댓글에 별 생각 없이 답을 달다가(링크) 마르지엘라 - 뎀나, 마르지엘라 - 버질 아블로에 대해 생각을 좀 해봤고 그러면서 예전에 버질 아블로에 대한 이야기(링크)를 쓰면서 읽은 원고들 중에 안에 넣기에는 분량도 그렇고 여러 이유로 뺀 오프-화이트 + 나이키 텐 프로젝트의 레퍼런스에 대한 내용(링크)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마침 고샤, 뎀나 - 포스트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해서 뭘 쓰려다가 시간상, 능력상 관뒀는데 아쉽기도 하고 지금 상황에서 보자면 잘 했다 싶기도 하고 뭐 이런 복잡한 마음이라... 겸사겸사 찾은 기사에 나와 있는 사진 외에 기사 안에 적힌, 혹은 연관된 다른 제품들. 마르지엘라의 디콘스턱티드 슈즈 톰 잭스와 나이키의 콜라보. 아래 가방 좋아... 존 가이.. 2018. 2. 7. PF Flyer + 헤델스의 머큐리 프로젝트 60주년 기념 헤델스, 기어 패트롤 등을 RSS에 등록해 놓고 있는데 며칠 째 이 신발이 오르내렸다. 처음엔 요새 반사판 신발이 자주 보이는 거 같던데 얘네는 그냥 은색이냐 뭐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가다가 무슨 이야기가 들어있나 하고 좀 살펴봤다. 우선 신발은 이것. 머큐리 프로젝트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1958년에 시작해 1963년까지 우주에 유인 우주 비행을 하기 위한 NASA의 프로젝트 이름이다. 소련에서 1957년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걸 보고 다음 해에 시작되었고 소련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는데 1961년 4월에 유리 가가린이 우주에 먼저 다녀왔다. 그리고 미국의 궤도 비행은 1962년 2월에야 존 글렌이 탄 프렌드십 7호로 성공한다. 하지만 이후 제미니 프로젝트와 아폴로 프로젝트를 통해 소련의 기술을 따라잡고 .. 2018. 2. 6. 랄프 로렌, SNOW BEACH, 힙합, 갱 1993년에 폴로 랄프 로렌이 내놨던 SNOW BEACH 컬렉션이 다시 한정 발행되었다(링크). 좋은 타이밍 같다. 조금 일찍 나왔다면 뭔가 호들갑 떠는 거 같았을 거 같고 조금 더 늦으면 애매하지. 스노우 비치 컬렉션은 원래 남성복 디자인 팀을 이끌고 있던 랄프 로렌의 형 제프 로렌이 중심이 되어 내놓은 스노우보드 스타일의 컬렉션이다. 그렇게 나온 컬렉션인데 운명이 조금 바뀌게 된 건 RAEKWON 덕분이다. 우탕 클랜의 랙원이 매장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XXL 사이즈 스노우 비치 파카를 사갔고, 그땐 별 생각이 없었다고 하는데, Can It be All So Simple 뮤직 비디오에 입고 나오면서 아이코닉한 옷이 되었다. 하지만 꼭 저 뮤직 비디오 덕분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게 사실 뉴욕의 힙합 .. 2018. 2. 4. YEEZY 시즌 6 캠페인 YEEZY 시즌 6 캠페인이 킴 카다시안 인스타그램(링크), YEEZY Supply(링크) 등등에서 올라오고 있다. 파리스 힐튼 등이 카다시안 처럼 차려입는 모습은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는데(링크) 카니에 웨스트가 트롤링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링크) 기사 참고. 이거 좀 재밌는 듯... 원래 올라온 곳은 여기(링크) 이 광고 캠페인은 파파라찌 콘셉트의 발렌시아가 2018 SS 광고 캠페인과 비교해서 보면 조금 더 흥미롭다. 2018. 2. 2. 헤비 듀티, 뽀빠이 창간호 1976년 여름 요새 헤비 듀티 책을 읽으면서(올해 중 번역본 발간 예정, 제가 번역하는 건 아님) 패션은 역시 부가적으로 따라올 뿐 예상보다 훨씬 라이프스타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뽀빠이 창간호를 다시 되돌아 봤다. 2016년에 40주년 기념호 부록으로 준 창간호 복각판을 가끔 들춰만 봤지 자세히 본 적이 없으므로(링크) 이번 기회에 대략 검토를. 이 책임. 참고로 부가적인 시대 움직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패션 vs. 패션에서 이야기한 VAN 재킷으로 미국 동부 지방 중심의 일본 패션이 시작되었고 1970년대 들어 헤비 듀티가 나오면서 미국 서부 지방 중심의 일본 패션이 시작되었다. 이때 나온 게 몇 몇 잡지의 칼럼, 일러스트레이터들, 뽀빠이 창간 등등이 있다. 그리고 이후 일본 내 미국 패션의.. 2018. 1. 31. 오트쿠튀르 메이킹 영상들 매년 디올과 샤넬 등등은 오트쿠튀르 메이킹 영상을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 올린다. 확실히 오트쿠튀르란 뭔가 압도하는 분위기가 있고 그 매력이 뭔지 끊임없이 보여주고 또 존중 받을 수 있어야 이 분야는 오래도록 유지되고 살아남을 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래는 올해 샤넬 이건 2015년 이건 2016년 디올은 약간 분위기가 다르다. 2018. 1. 30. 이전 1 ··· 87 88 89 90 91 92 93 ··· 2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