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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북 이야기

by macrostar 2019.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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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패션 이야기만 하면 재미없으니까 기분도 환기할 겸 크롬북 이야기. 꽤 오랫동안 크롬북을 써오고 있다. 삼성 303C로 처음 크롬북을 접해 쓰다가 역시 삼성의 500C로 바꿨는데 그러고 벌써 1년 정도가 지났다. 다시 삼성을 쓰게 된 이유는 이게 제일 싸길래.. 둘다 11.6인치. 303C 램은 기억이 안나는데 500C는 살 때 4G 램 모델을 샀다. 당시 아마존에서 2G 램 모델보다 4G 램 모델이 더 쌌음. 저장 공간은 eMMC 16G라고 되어 있는데 실질적으로 10G 정도 쓸 수 있다. 하지만 거의 쓰지 않는다...



아래에 있는 건 케이스 로직에서 나온 크롬북 케이스. 딱 맞는 건 좋은데 그렇게 좋은 거 같진 않다. 한국에서 잘 안팔려서 그런지 가끔 상당히 싸게 나오는 걸 볼 수 있는데 역시 그때 샀다...


크롬북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크롬 OS가 설치되어 있는 노트북이다... 더 간단히 말하자면 크롬 브라우저만 되는 컴퓨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거기서 되는 건 다 되고 거기서 안되는 건 되지 않는다. 다만 이전 모델과 달리 500C는 안드로이드 앱을 설치할 수 있다. 다 되는 건 아니고 호환이 된다고 표시가 된다. 하지만 몇 개 궁금해서 설치해 봤다가 지금은 하나도 쓰지 않는다... 쓸데가 없음.


11.6인치 모델이 좋은 이유는 가끔 필요할 때 들고 다니기 좋기 때문이다. 이 정도 무게와 크기 정도면 전혀 무리가 없다. 하지만 보통은 도서관 사물함에 넣어두고, 컴퓨터 같은 걸 들고 다니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이렇게 들고 다니기 좋은 무게와 크기, 작업하는 데 문제가 없음 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했는데 이 노트북은 그 용도에 딱 맞다. 게다가 200불 남짓으로 가격도 싸다. 그러니 303C를 쓰다가 500C로 넘어가는 데도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기본적으로 크롬북을 이용해 구글 독스에서 원고 작업을 한다. 사실 오피스 365나 오픈 오피스 등 시험삼아 써봤는데 구글 독스가 제일 편해서 계속 쓰고 있다. 303C와 500C 이거 둘 가지고 책도 쓰고 번역도 하고 원고도 쓰고 다 했다. 이 말은 그래픽이나 사진 쪽 작업을 한다든가 MS 오피스가 꼭 필요하다든가, 게임을 한다든가 하면 이 노트북은 별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구글 독스와 캘린더, 메일이 중심이고 여기에 구글 킵과 아이클라우드 메모를 주로 쓰는데 어디가서도 크롬만 돌아가면 하던 게 그대로 이어지는 게 장점이다. 집에서는 꽤 오래된 맥북 프로를 쓰고 있는데(유튜브 같은 거 볼 때 보면 성능은 500C에 비해서도 떨어진다) 일을 하는 데에는 환경이 조금도 다르지 않게 이어갈 수 있다. 터치 패드도 꽤 괜찮은 편이다. 마우스 없어도 일할 때 딱히 문제가 없음.


그외에는 인터넷 검색하고, 유튜브 보고, 실시간 방송을 볼 필요가 있을 때 티빙이나 푹을 이용하는 정도. 넷플릭스나 왓챠도 돌아가면서 봤었는데 요새는 볼 시간이 없어 일단 다 중지 상태다. 인터넷 뱅킹이나 쇼핑, GTD, 사진과 관련된 소소한 일, 게임 등등은 모두 전화기로 넘어가 있다. 게임은 사실 지하철에서 캔디 크러쉬만 한다...


내장 메모리가 32G라서 작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전혀 쓸 일이 없다. 뭔가 저장해 놓고 다니고, USB로 파일을 이리 저리 옮기고 이런 걸 전혀 쓰지 않는 경우에 크롬북이 잘 맞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제가 전혀 없냐 하면 그렇진 않다. 아이폰 백업이나 노래 넣는 걸 하지 못한다. 사실 이것도 아이클라우드와 음악 서비스 이용하면 되는데 하드에 가지고 있는 게 잔뜩 있고 집에서 아이튠스로 음악 틀어놓고 하기 때문에 문제들이 좀 있다. 집에서는 맥북을 쓰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긴 한데 집 컴퓨터도 크롬북으로 아예 바꿔버릴까 했었는데 이 문제로 불가능했다. NAS 같은 걸 쓰면 될 것 같고 크롬북 + NAS 해봤자 새 맥북 프로보다 싼데 복잡할 거 같아서 손을 못대고 있다.


역시 전화기와 연결되는 문제로 imessage를 받지 못한다. 이것만 되도 편함의 정도가 훨씬 늘어났을 거 같은데 아쉽다. 이건 안드로이드로 넘어가면 해결되는 거 같은데 고민해봤지만 아직까지는 딱히 생각이 없다. 


그리고 실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이야기 해보자면 구글 독스가 페이지가 많아지면 감당을 잘 못한다. 예를 들어 원고지 500페이지 넘어가는 글을 쓸 때는 200페이지 정도씩 나눠서 문서을 만드는 게 낫다(사진 이런 거 없고 순전히 글자만). 지금 작업하고 있는 건 아예 챕터별로 한 10개로 나눠봤는데 이 역시 너무 단절되어 있어서 이건 그렇게 좋지 않은 거 같다. 200페이지 정도로 나눠 작업하는 게 가장 쾌적하고 효율적인 상태인 듯 하다. 




그리고 500C가 이전에 쓰던 303C에 비해 성능 측면에서는 훨씬 좋지만 키보드는 아주 한심하다. 한심하다는 303C에 비해서도 더 한심해 졌다. 가격을 좀 올려도 좋은 키보드가 붙어 있다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거 같다. 덜컹거리는 경망스러운 소리가 나고 위 사진에서 보듯 글자가 지워지고 있다. 



이런 단점들이 있지만 그걸 극복하고자 갈만한 다른 게 없다. 사실 직업이 이 노트북과 거의 한몸이기 때문에 작업용 툴은 조금 더 좋은 걸 써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은 해봤지만 그렇다고 마땅히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맥북이 12인치 짜리가 있고 이번에 맥북 에어 신형이 나오긴 했다. 맥북 프로는 13인치까지는 감당할 수 있는데 그 이상은 들고 다닐 수가 없음.  올해 목표 중 하나가 집 컴퓨터를 교체하는 건데 고민이 매우 많다. 윈도우를 쓸까 싶기도 한데 그러면 지금 상태를 보면 며칠은 컴퓨터를 붙잡고 있어야 한다.


아무튼 들고 다니는 건 어차피 다른 걸 써봐도 컴퓨터가 좀 근사해 보일 뿐 작업 환경 자체는 그게 그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좀 있다. 물론 성능이야 훨씬 좋을테고 막상 써보면 좋긴 좋구나 하겠지만 가격 차이도 있고... 보다시피 "싸고, 편하고, 더 필요한 게 없고"가 크롬북에 머물고 있는 이유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오늘도 여전히 크롬북과 함께 한다. 올해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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