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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단상 딱 떨어지게 멋진 건 지루해서 재미가 없다. 그리고 감상적인 것들은 혼자서는 설 수 없고 기억이 불러일으키는 뭔가가 따로 필요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 물론 지루하다고 안 좋은 건 아니다. '적당한' 지루함은 만들어내기가 지극히 어렵지만 그런만큼 훌륭하다. 꼭 혼자서 설 수 있어야만 좋은 건 아니다. 혼자와 기억이 '적당한' 자극을 주고 받으며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훌륭할 것이다. 여하튼 복각 의류는 그런 점에서 재미가 없다. 대신 직접 한다면 아무래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것은 옷과는 별로 관련이 없고 제조와 복기라는 인간 본능에 가까운 행위다. 트렌디 패션 잡지의 화보도 그런 점에서 재미가 없다. 다행히 가끔 재밌는 게 나오긴 한다. 그렇지만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건 언제나 치명적이다. 대부분의 .. 2014. 2. 10.
영국 노동자의 옷, 동키 재킷 동키 재킷, 영어로는 Donkey Jacket은 영국의 대표적인 워크웨어다. 19세기 초 영국의 워크웨어였던 색 코트(Sack Coat)에서 왔다. 울 코트로 안감이 없고 짧은 길이의 코트(말하자면 반코트)다. 커다란 주머니가 두 개 있고 보통 안에도 하나가 있다. 동키 코트하면 대표적인 모습은 어깨와 등판을 가로지르는 패치다. 이 코트는 발명을 한 사람이 있는데(존 패트리치) 뭐 여러가지 사연이 있는데 결론적으로 처음 나왔을 때는 어깨 패치가 왁스칠을 한 캔버스였다. 그러다가 가죽으로 바꾼다. 최근에 나오는 일상복 버전은 역시 가죽이 붙어있는 게 많다. 동키 코트하면 일단 이렇게 생겼다고 생각하면 된다. 리바이스 + Supreme 컬래버레이션으로 나왔던 옷. 동키라는 이름은 어깨 패치가 당나귀 가죽이라.. 2014. 2. 7.
기능성 재킷의 기능적 설계 어제 사진에서 본 무슨 가방을 하나 찾다가 결국 뉴질랜드의 윤무부 교수 같은 분 이름도 알게 되고 뭐 그랬다. 어쨌든 그러면서 트위터에 잠깐 떠든 걸 옮겨 놓는다. 가방은 이거였음. 이제는 흥미가 사라졌지만 혹시 아는 분 제보 요망. 뉴질랜드니까 macpac일까 했는데 아닌 듯. 옷에 붙어있는 기능성 원단 그리고 기능성 부자재나 기능적인 설계 같은 건 조막만해서 웃기긴 한데(따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니 지렛대의 원리를 벗어나는 법이 없다 - 히트텍은 모르겠고 발열 쪽은 예외적) 굳이 에베레스트나 남극에 가지 않는다고 해도 그게 또 막상 요긴한 것도 사실이다. 물론 없다고 죽진 않겠지만. 하지만 재킷의 지퍼가 목 아래 / 코 어디까지 올라오느냐, 손목을 저밀 수 있느냐 같은 사소한 것들이 정말로 어떤 차.. 2014. 2. 6.
너무 얄쌍한 데님 진 주머니 천 청바지도 그렇고 바지를 입다보면 문제가 생기는 곳은 아랫단 - 자꾸 끌려서 - 과 주머니다. 아랫단이야 뭐 그려려니 싶은데 주머니는 약간 억울한 기분이 든다. 습관적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는 것도 약간 문제이긴 한데, 이왕이면 좀 튼튼한 천으로 만들면 좋겠다. 귀엽거나 웃긴 프린트는 꽤 많이 나온다. 여하튼 주로 사용하는 하얀 천은 손은 편한데 빨리 닳고, 같은 데님으로 한다면 튼튼하기야 하겠지만 역시 손이 불편할 거다. 옥스포드 천 같은 거 괜찮지 않을까. 별로인가... 2014. 2. 5.
봄이 다가온다 (100% 확신할 순 없지만) 봄이 다가온다. 입춘과 동시에 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하늘은 새파랗다. 백화점만 가봐도 이미 패딩 등 아우터는 시즌 오프 할인에 들어갔고 그마저도 어디 구석진 곳에 숨어 있어서 찾기 어렵다. 어쨌든 별 일 없다면 봄은 온다. 유니클로에서 울트라라이트패딩을 봄옷으로 선전하던데(http://t.co/OvGiwRWQBT) 지금이야 날씨가 추우니 괜찮게 보이고 또 사실 울트라라이트 콤팩트 정도면 초봄에 얼추 맞기도 하다. 하지만 패딩의 퀼팅 모양은 파란 하늘 따스한 햇빛 아래서는 꽤 부담스러운 룩이다. 남들은 스웨터만 입고 다니는데, 기껏해야 발랄한 바람막이인데 그 와중에 패딩이라니. 더구나 우리의 봄은 무척이나 짧다. 패딩 다음에 곧바로 반소매 티셔츠인 건 역시 이상하다. 세이브카.. 2014. 2. 4.
謹賀新年 매년 새해 인사를 두 번씩 하는 건 여전히 익숙해지지가 않지만 그렇다고 또 암말 안하고 지나가면 섭섭한 법이지요. 여기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즐거운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저 역시 올해도 열심히를 다짐하며 :-) 2014. 1. 31.
도미노 05 각주 도미노 05호 발간 기념 파티가 끝났습니다. 와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예전에는 처음 뵌 분들과 인사도 하고 그랬는데 오늘은 왠지 경황이 없었네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길 기대합니다. 제목을 각주라고 달았는데 그렇게까지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고 낮에 문득 몇 가지 생각난 김에 짧게 덧붙여 봅니다. 이번 호에는 두 개의 글을 실었습니다. 하나는 패션에 대한 이야기이고 또 하나는 패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선 패션 이야기는 말하자면 총론 풍인데 사실 1호부터 써왔던 이야기의 반복에 가깝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패션에 대한 어떤 큰 덩어리를 지금까지 이렇게도 이야기 해보고 저렇게도 이야기 해보고 해왔습니다. 짧은 지면이라는 한계도 있고 또한 내용상으로도 여러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또한 이 주제가 패션에 .. 2014. 1. 26.
트위터 잡담 도미노 05호 나온다는 이야기 올려 놓고 꽤 잠잠한 거 같아서 잡담이나 한 번. 트위터에 요새 올리는 패션 이야기는 얼마 전 시작한 런던 패션위크 남성복 이야기와 파리 꾸뛰르 패션쇼 이야기다. 사실 별 소리 없이 그냥 풀 사진이나 동영상 링크 정도고 크게 할 말도 없고. 꾸뛰르는 그래도 꽤 재미있게 흘러가고 있다. 이외에 트위터에 한 잡담들 중 좀 더 떠들고 싶은 것들 몇 가지만. 꾸뛰르의 스니커즈들. 위 둘은 디오르고 아래 둘은 샤넬이다. 아닌가? 여튼. 운동화는 편한 신발이니 흥하는 건 좋은 일이다. 레인보우가 레인보우 블랙이라는 미니 그룹을 만들어 신곡을 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블로그에 짧게 이야기했으니 생략. 우연히 인도의 자동차 앰배새더에 대해 알게 되었다. 위에 건 앰배새더 클래식이고 아래.. 2014. 1. 22.
도미노 05호가 나옵니다 / 1월 25일 오후 5시 도미노 05호가 나옵니다. 소개글 DOMINO 5호는 2013년 12월에 발행되었으나 2014년 1월에 발행된다. 5호에는 편집동인 6인(김형재, 노정태, 박세진, 배민기, 정세현, 함영준) 외에 고토부키 세이코, 김성민, 김용언, 나위, 무가당, 문화인/이채목, 안은별, 윤원화, 이소영, 이진, 임정희, 전현우, 정현, 제이슨 박, 조동섭, 조상은, 진챙총, ARS & Guest, Pheeree B.가 참여했다. 형용사화(化)한 자기 자신과 거울에 비춘 자기 자신은 분리된 두 개의 공간에 마주 서서, 상대방을 알리바이로 활용하곤 한다. 다행히도 책은 과 로 시작하여 와 으로 끝나는 동안, 이러한 장르물로(는) 굴러떨어지지 않는다. 사은품으로는 라이터가 증정된다. (배민기) 도미노 05호 발간 기념을 겸.. 2014.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