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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씬 잡담들

by macrostar 2014.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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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사람과 결합된다는 게 가장 흥겨운 지점인데 O신 같은 패션은 O신처럼 입는 게 제맛이다. 여하튼 그런 걸 가져다 재미없게 입는 것도, 또 그런 매장에 가서 재미없는 것만 들고 오는 것도 재주긴 한데 그 재주는 크게 즐거운 맛이 없다. 사실 한 십 몇년 전만 해도 베르사체나 W&LT, 심지어 폴 스미스도 꽤 '유머러스'하다고 생각되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떠올려보면 요새는 그저 점잖게만 보이는 게 이상할 정도다. 하지만 이 추세는 매우 빠르고 범위가 넓다.

여하튼 이런 O신같은 디자인의 중요한 점은 (크리에이티브 혹은 아티스틱) 디렉터 혹은 디자이너가 완전히 미쳐도 안 되고 덜 미쳐도 안 된다는 점이다. 완전 미치면 옷을 만들 수가 없다. 흉내도 나쁘지 않지만 어떤 바닥이든 진짜같은 놈들이 종종 있다. 발란스라는 건 참으로 중요하다. 그리고 O신 같은 게 유행이니 가져다 쓰겠다라고 생각하는 너무 치밀한 경영인도 있을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것도 그것대로 시원찮다. 여기에 전략이 있거나, 보이거나, 드러나면 그건 시시해진다. 또한 '핸드메이드로 만든 좋은 에잇세컨즈'같은 거에 약간 기대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재미가 없다.

레이디 가가는 옷에 치어버린 듯 하고, 리안나는 옷이 필요가 없는 거 같으니 요새는 마일리 사이러스 정도가 발란스를 잘 따라가고 있어서 보는 재미(+선택의 과정을 상상하는 재미)는 있는 거 같다. 반 년 쯤 거의 비슷하니 이제 어떨까 싶기는 하지만(개척자란 원래 그런 운명이다)... 브랜드를 예로 들자면 오프닝 시어머니는 그래도 괜찮은데 니콜라 포미체티는 별로 재미가 없다. 미쉬카는 괜찮은데 오베이는 별로다.

이외 뷔통에서 토마스 테이트를 왜 뽑았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알투짜라보다는 나은 거 같다. 알렉산더 왕은 그에게 상을 주는 멍청이 단체가 누군지 알게 해주는 좋은 기준점이라서 요새 약간 존재의 소중함을 느낀다.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고, 의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요즘 약간 좀 골치가 아프다. 내일 즐겁게 일어날 수 있는 의욕이 생길 정도의 삶의 즐거움이 딱 좋은 거 같은데 물론이지만 그렇게 좋은 상황이라는 건 세상에 없는 듯 하다. 덕분에 일요일엔 종일 집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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