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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하트의 J133이라는 옷 칼하트에 J133이라는 옷이 있다. 정확한 이름은 칼하트 아콘 익스트림스 아크틱 퀼트 액티브 재킷이다(링크). 앞에 아콘 익스트림은 시리즈 이름이고 아크틱 퀼트는 충전재의 이름이다. 액티브 재킷이라는 건 보통 칼하트에서는 후드 재킷을 말한다. WIP 이런 거 아니고 순수한 현장용 워크웨어다. 먼저 아콘 익스트림스. 1970년대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공사가 시작된 이후(링크) 칼하트는 현지 공사용 워크웨어 주문을 왕창 받았다. 그때 알래스카 공사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게 뭔지 피드백을 받아 런칭한 게 아콘 익스트림스 시리즈다. 액티브 재킷 말고도 초어 코트나 빕 등 여러가지가 있다. 아크틱 퀼트는 안감 인설레이션의 이름이다. 아크틱이라는 말이 굉장히 든든한 인상을 주지만 빙고는 개 이름처럼 그냥 칼하트 안감.. 2019. 2. 2.
유니클로의 빈티지레귤러피트노턱치노 이야기 이름이 상당히 긴데 이런 옷들이 그렇듯 이름이 모든 걸 설명해 주고 있다. 즉 빈티지(풍) + 레귤러(핏) + 노턱(주름 없음) + 치노 바지라는 이야기다. 꽤 오랫동안 나오고 있다. 예전엔 그냥 레귤러 피트 노턱 치노가 아니었던가 하는 기억이 있는데 정확하진 않다. 이걸 브라운과 그린 두 벌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입다가 두 벌 다 들고가 길이를 한 번 줄였다. 그리고 또 열심히 입고 있다. 몇 년 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주 오래되진 않았을 거다. 홈페이지의 소개 문구다. 똑같은 이야기다. 그렇게 두 벌을 입다가 저번 달인가 매대에 있길래 하나를 또 샀다. 가끔 낡지 않은 옷을 입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어지간하면 위가 낡은 옷이면 아래는 새것 같은 것, 아래가 낡은 옷이면 위는 새것 같은 .. 2019. 2. 2.
에티컬 쥬얼리, 플라스틱 쥬얼리 환경의 문제를 비롯해 비형식에 대한 선호, 편안함 등의 영향으로 울은 플리스로 퍼는 페이크 퍼로 포멀 웨어는 스트리트 웨어로 바뀌는 분위기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했다. 그 중에 하나가 또한 쥬얼리 분야다. 이 분야 역시 재활용, 대안 재료 등이 많이 논의되고 있다. 물론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는 있다. 예컨대 "간극"이다. 엄격한 포멀 웨어,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의 형식성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 그런 게 과연 필요한 건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사용하는 건가. 게다가 환경도 파괴하고 노동 문제도 일으킨다. 동물들은 고통 받고 보석 광산에서는 현대 사회라고는 믿기지 않는 일들이(링크) 벌어지기도 한다. 나 좋으라고 한다고 하지만 혹시 구태의연한 사회적 질서가 지나치게 내재화되어 있는 건 아닌지 자신을 돌.. 2019. 2. 1.
복원, 복구, 수선 등등 유튜브에서 Restoration, Restore, Cleansing, Washing, Repair 이런 걸 찾아보면 복원, 복구, 수선을 하는 영상이 무수하게 나온다. ASMR 비슷하게 조용하기 때문에 심심찮게 틀어놓고 본다. 사실 옷만 있는 게 아니다. 플리 마켓에서 산 칼, 도끼, 어딘가 공장 선반에 얹어져 있었을 거 같은 무쇠로 만들어진 공구 등등 무수하게 많은 종류의 녹슨 쇠 덩어리들을 가져다 갈고 닦고 다듬어 반짝반짝 빛나게 만든다. 복원에 사용하는 기기들을 보면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의류 쪽에는 아무래도 가죽 구두가 많다. 좋은 구두는 거의 모든 부분들이 완벽히 대체가 가능하고 구멍이 뚫린 게 아니라면 반짝반짝 빛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난 몇 켤레의 구두를 구멍이 나서 버렸다... 2019. 2. 1.
밀리터리 풍 머플러를 찾아서 머플러를 좋아한다. 좋아한다기 보다 목이 추우면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아무튼 필수품이다. 그래서 몇 개나 가지고 있는데 다 무늬가 있든지 밝은 컬러든지 그렇다. 그러다가 뭔가 심플하고 어두운 단색 머플러가 하나 있어야 겠는데... 싶었지만 올해는 코트를 전혀 입지 않고 있고 그래서 머플러에 대해 아무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밀리터리 머플러, 밀리터리 스카프라면 이런 걸 말한다. 울로 만들었고, 네모 반듯, 자세히 보면 가운데가 뚫려 있는 원통형이다. 미군도 있지만 여러 나라 군대용으로 나왔고 다 얼추 비슷한 생김새다. 한국군용도 있었는데 넥 게이터가 훨씬 편하기 때문에 많이 써보진 않았다. 그렇다고 일부러 구할 생각은 없고... 표면은 이런 느낌... 딱히 가운데가 뚫려 있을 필요는 없지만 아무튼 이렇게.. 2019. 1. 30.
셔츠, 단추의 위치 연속으로 셔츠 이야기. 플란넬, 트윌 셔츠는 데님 바지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닳아가며 입는 옷이고 그게 옷 입는 재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모른 척하고 있으면 문제가 생기지만 또 금방 고칠 수도 있다. 아무튼 보통 단추는 이렇게 여유롭게 부착이 되어 있다. 얘는 한 가운데에 딱 붙어 있다. 이 사진은 어떤 사이트의 빈티지 플란넬 구매 가이드(링크)에 있는 것. 겸사겸사 말하자면 파이브 브라더스 복각 셔츠라는 건 좀 웃기는 점이 있었던 게 파이브 브라더스가 워낙에 많기 때문이다. 물론 50년대 라벨 복각이라면 이제는 데드스톡이 흔하게 돌아다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 웃김이 세월이 흐름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옛날 플란넬 데드스톡 맞는 사이즈라면 하나 구하고 싶은데 아직은 연이 없었음. 그런데 이렇게 (집.. 2019. 1. 30.
일단은 로고가 중요하다 저번에 모 토크에서 이야기를 한 적 있는데 잠깐 정리하자면 : 스트리트패션이 하이 패션의 주류가 되면서 만듦새, 퀄리티, 웰 크래프트는 하이 패션의 세계를 떠났다. 떠나서 제품이 저질이고 구려졌다는 게 아니라 크게 상관이 없어졌다는 뜻이다. 물론 품질이 너무 형편없다면 바보 취급을 받게 되겠지만 코튼 100% 면 티셔츠의 품질이란 걸 아무리 끌어올려봐야 티가 잘 나지 않는 법이고 그럼에도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는 건 애초에 다들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게 왜 그러냐 하면 스트리트웨어의 옷이란 대체로 대량 생산된 공산품이기 때문이다. 워낙 한 번에 만드는 제품이고 아주 미세한 차이를 가지고 소량 주문을 하면 가격이 뛰어오르기 때문에 비싸진다. 하지만 이건 말하자면 기계로 하면 간단한 걸 굳이 손으.. 2019. 1. 28.
헤비 트윌 플란넬 셔츠 이야기 간만에 버튼 다운 셔츠 이야기. 사실 셔츠에 바지나 입고 다니는 상태가 딱 좋긴 한데 작년에는 그럴 틈도 없이 지나가 버리고 말았다. 반소매 셔츠만 입고 다니다가 어느날 고개를 들어보니 바람막이라도 하나 걸치지 않으면 안되는 날씨로 변해 있었다. 타이밍을 아주 잘 잡아야만 가능한데 그것도 환절기 일교차가 너무 심해서 패커블이라도 하나 들고 다니지 않으면 안된다. 날씨로 부터는 가능한 전력을 다해 해방되는 게 좋은 게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우면 생각이 짧아지고, 폭이 좁아지고, 세상에 지나치게 비관적 부정적이 되고, 추론이나 상상이 제한된다. 물론 그걸 완전히 이겨내는 데는 너무나 큰 비용이 들고 그렇게 해서 뽑아낼 수 있는 가치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저런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도 같다... 옷.. 2019. 1. 26.
빅토 앤 롤프, 오트쿠튀르, 패션 농담 패션이 농담이 되는 데 딱히 거부감은 없다. 예컨대 오트쿠튀르라는 패션에서의 나름 특별한 위치를 프린트 티셔츠 다루는 식으로 접근하는 작업 그 자체가 또한 특별함이 될 수 있다. 이렇듯 패션에 특별함이 있다면 그건 당연히 맥락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고 그걸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자기 마음이다. 어떻게 들리느냐는 약간 다른 문제다. 굳이...라는 생각이 있긴 하지만 이게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한 걸 수도 있고, 이 메시지가 이런 작업에 쓸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티셔츠랑 뭐가 다르냐 어차피 옷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오트쿠튀르 따위...라고 생각한 걸 수도 있을 거 같다. 아무튼 이 농담을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이 충돌하는데 1) 이젠 이 정도의 농담도 오트쿠튀르 정도 되는 곳에서 해야 하는 건가.. 2019. 1. 25.
meme이 된 패션 어딘가 보냈던 글의 축약 정리와 약간의 보충 나일론 레인 코트와 DHL 로고 티셔츠, 3개 세트 언더웨어 티셔츠, 서류 묶는 클립과 커다란 단색 나일론 패딩, 더러운 스니커즈 그리고 반을 잘랐다 다시 붙인 청바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를 이해하는 데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패턴에 대한 몇 가지 가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브랜드의 역사, 제품의 고품질, 정교한 제작 등은 중요한 덕목일까? 그렇긴 한데 어느 정도까지는 이다. 조악하면 안되겠지만 최상은 아니어도 괜찮다. 그런 것보다 중요한 건 누가 내놓은 건가 하는 점, 어떤 로고가 붙어 있느냐 하는 점이다. 소비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을까. 이전에도 말했듯 패션은 과몰입을 기반으로 한다. 더 몰입하게 만드는 게 핵심이다. 훌륭한 브랜드는 그.. 2019. 1. 24.
같은 기능 다른 옷, 방풍 후드 얼마 전에 즐겁게 입은 옷 이야기를 하면서 유니클로의 방풍 후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링크). 그때 노스페이스 안드로이드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찾아보니까 생각보다는 비싸지 않길래 하나를 구입했었다. 사실 정가 차이는 꽤 나지만 컬러만 상관하지 않는다면 5, 6만원 정도로 구할 수 있다. 사실 후드 너무 스포티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기능성 느낌이 폴폴나는 집업 후드를 두 개나 가지고 있게 되었다... ㅜㅜ 물론 그래도 유니클로에 비해서는 비싸고 게다가 요새는 시즌 오프로 9900원에 팔고 있기 때문에(링크) 다시 가격 차이는 원래 배수만큼 벌어진다. 간편하게 입을 후드를 찾고 계신 분은 얼른 겟하시길. 봄 밤, 가을 밤의 산보용으로만 써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함. 비슷한 기능의 .. 2019. 1. 22.
마음대로 입는다가 유행이다 제목이 약간 새삼스러운 감이 있지만 마음대로 입는다가 유행이다. 이건 일종의 시대 정신 측면이 있기도 하고 또한 전 세대 패션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또 그 자체로 그냥 유행이기도 하다. 앞 둘에 대한 이야기와 세 번째 이야기를 자주 섞어서 사용해오긴 했는데 최근 들어 분리의 필요를 느끼고 있다. 우선 작년에 자주 섞어서 쓴 이유는 아무튼 옷 입기라는 흔한 일에 대해서라면 새로운 태도나 반발 쪽이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진행을 만들텐데 유행의 측면이 앞의 둘을 서포트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시대가 그렇게 흐르고 있는 걸 패션이 흐름을 맞추고 또한 패션의 변화를 시대의 흐름이 맞춰주는 건 아주 이상적인 상태이기도 하다. 요 몇 해 동안 모델에 대한 처우 개선, 전통적 젠더 롤 나열 광고의 금지.. 2019.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