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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캘빈 클라인이 컬렉션 비지니스를 그만 둔다

by macrostar 2019.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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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 시몬스를 내보낸 캘빈 클라인이 컬렉션 비지니스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애초에 이 브랜드는 최근의 컬렉션 비지니스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아예 빠져버릴 줄은 몰랐다. 아무튼 이 브랜드는 기반이 청바지와 속옷 판매고 그게 너무 거대하다. 


라프 시몬스가 들어갔으면 사실 브랜드로는 큰 의미가 없는 패션쇼를 살려 놔야 했는데 거기에 실패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패션쇼는 재미있었는데 돈이 너무 들었다고 하고, 그걸로 캘빈 클라인이라는 브랜드의 구색을 살려 놓는데는 실패했다. 청바지와 속옷을 파는 데 그런 시니컬한 하이 패셔너블한 이미지는 (예전의 그 문란한 광고에 비해) 별로 도움이 안되었던 거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볼 수 있었던 컬렉션의 마지막 의상이 마침 졸업식 착장이었군(링크). 사진은 보그 패션쇼. 남녀 합해 치뤄진 2019 SS. 이 다음에 프리 폴이 있긴 한데 그건 캣워크 컬렉션은 아니고 프리젠테이션이었으니 생략. 


취업자 숫자로 보자면 뉴욕 오피스와 밀란 오피스의 50명이 자리를 잃었고 밀란 오피스는 아예 문을 닫는다고 한다. 또한 205W39NYC의 대표도 회사를 떠나고 뉴욕의 플래그십도 문을 닫는다. 이게 고급 라인을 다 없애려는 건가 싶은데(고급 라인이면 컬렉션을 해야겠지?) 아무튼 그렇다.


그렇다면 캘빈 클라인은 뭘 할 건가라는 궁금증이 남는다. 예를 들어 청바지와 속옷을 중심으로 중저가 캐주얼 의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폼나고 멋진 이미지를 보탤 수 없기 때문에 갭, 제이크루, 아메리칸 어패럴 느낌이 정도로 갈 거고 그렇다면 아마도 가까운 장래에 유니클로 같은 데를 이길 방법을 깊게 연구해야 할 거다. 


혹은 컬렉션 없는 하이엔드 라인을 유지할 수도 있다. 이게 가능한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못할 건 또 뭐 있나. 그렇찮아도 시즌 컬렉션의 파워가 낮아지고 있고 혼자 알아서 콜라보, 캡슐, 비정기 프리젠테이션 등으로 이끌어 갈 수도 있다.


말하자면 전자는 패션 비지니스의 과거 형태고 후자는 미래 형태다. 지금 움직임을 보면 후자일 가능성은 매우 낮을 거 같고 그렇다면 굳이 여기서 할 일은 앞으로 없는 브랜드가 될 거 같긴 한데 그거야 모를 일이지. 이 회사는 여전히 브랜드를 이끌 디렉터를 찾고 있다고 한다. 뭐 굉장한 사람이 들어가서 디자이너도 컬렉션도 없는 하이 패션 브랜드의 미래형 같은 걸 제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부디 이런 사이트에서라도 다시 소환할 일이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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