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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지방시, Alyx의 매튜 윌리엄스

by macrostar 2020.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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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시가 Alyx Studio의 매튜 윌리엄스를 디렉터로 임명했다. 이렇게 해서 짧았던 클레어 웨이트 켈러의 지방시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이 변화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매튜 윌리엄스는 시카고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의 스케이트 컬쳐 속에서 자랐다. 레이디 가가나 카니예 웨스트와 일했고 이후 Been Trill을 만들었고 헤론 프레스톤과 버질 아블로 등이 참여했다. 이런 사람들이 시카고, 스트리트 패션의 파리 진출 최전선이라 할 수 있다.

 

2015년에는 루카 베니니의 도움 속에서(링크) 체제 전복적 주변 문화와 현대적 장인 정신의 결합을 모토로 한 알릭스를 런칭했는데 (의외로) 여성복으로 시작했고 2017년에 남성복 라인을 내놨다. 2016년 LVMH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까지 올라갔고 많은 콜라보를 했다. 작년 킴 존스의 디올 멘에 버클 콜라보도 꽤 인기가 많았다. 

 

 

이렇게 해서 스트리트 패션의 전통 파리 하우스 진출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혹시 헤론 프레스톤이 어디에 가려나 정도? 어쨌든 이 판에서 LVMH가 의외로 과감하게 움직였다. 과연 이게 앞으로 패션 미감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궁금하다.

 

조금 더 생각해 보자면 리카르도 티시의 지방시는 스트리트 패션을 하이 패션에 끌어오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잠깐 다른 방법을 찾아보다가 이렇게 다시 돌아간 걸로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약간 더 이면을 보자면 패션에서 다양성을 예전보다 조금 더 고려하게 되고 미투 등으로 여성 디자이너의 롤에 대한 환기가 이뤄졌다. 그 변화의 가장 큰 상징이라면 빅토리아 시크릿의 몰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디올, 랑방, 지방시 등에서 여성 디자이너들이 디렉터를 맡게 되었고 그에 대한 기대를 여러 번 쓴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이제는 디올만 남아있다(링크). 

 

이때 변화 뒤에 이번에는 인종 문제가 전면에 대두했다. 또 다른 변화 모멘텀이 생긴 거다. 미투 당시에 여성 권리 문제 등에 뒤떨어진 인식을 하고 있던 디자이너, 브랜드, 에디터 등이 구세대의 이미지를 가지게 되거나 메인 스테이지에서 퇴장했다면 이번에는 인종 문제에 대해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 텀이 좀 짧긴 한데 그 모두의 위에 부머 세대에 만들어진 패션의 역할, 미감의 후퇴와 밀레니엄, 젠 Z 시대에 요구되는 패션의 역할, 하이프 럭셔리라는 새로운 역할의 대체가 자리를 잡고 있다. 즉 파리의 아티잔들이 티셔츠에 요란한 그림을 그리는 걸로 스트리트 패션을 흉내낼 수 있던 시절은 이미 예전에 끝이 나 있고 이제는 기존 하이 패션의 방식을 아예 무시하고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게 된 거다. 바로 이 지점을 LVMH가 공략하면서 맨 앞에 서려고 하고 있다.

 

아무튼 의외의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바꾼다면 딱히 또 누가 있겠나, 시카고 스트리트 신 혹은 서브컬쳐 등에 걸쳐 있는 누군가였겠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약간 더 이름있는 사람들은 굳이 이제 와서 하우스 같은 데 들어갈 이유도 없는 사람들이고, 약간 더 이름없는 사람들은 아직 명성을 쌓기 위해 갈 길이 조금 남아있는 사람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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