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즐거움2019.10.08 22:34

한창 더울 때 다운 재킷을 하나 샀었다. 코트나 재킷 안에 입을 목적의 얇은 패딩을 찾고 있었는데 여름이라고 다운 세일이 많았고 마침 포인트 모아진 것도 있어서 쌩돈 안드는 구나~라는 기분으로 구입했었다. 네파의 프리마베라라는 패딩으로 구형 모델이다. 찾아보면 지금도 가격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유니클로 이야기를 자주 하고 좋아하지만 거의 면 제품 한정이다. 100% 면 제품들을 기본적 모양을 유지하며 내놓는 브랜드가 점점 드물어지고 있는데 버튼 셔츠와 면 바지는 하여간 매대에 할인하고 있으면 사놨었다. 그렇지만 추위에 민감하고 힘들어 하기 때문에 유니클로의 보온 제품, 특히 다운 제품 같은 건 믿지 않는다. 그래서 사은품으로 받았던 라이트 다운 패딩이 하나 있었는데 누군가 줬고 플리스도 하나 있었는데 역시 누군가 줬다. 아, 히트텍이 있구나. 이건 잘 쓰고 있다.

 

당시 패딩을 검토할 때 부모님이 입던 K2와 비슷한 걸 찾는 거 부터 시작했었다. 얇은 데 뭔가 딴딴하고 생각보다 따뜻한 그런 옷이다. 허리 라인이 너무 곡선이고(겨울 옷을 왜) 꽤나 못생겨서 그거만 좀 어떻게 되있는 게 없을까 했는데 못 찾았다. 그외에 검색하다 나온 후보는 노스페이스의 아콩카구아(7만 얼마), 노스페이스의 써모볼(합성 보온재, 10만원 정도)이었는데 아콩은 필요한 것보다 좀 두꺼웠고 써모볼은 일단 보온력을 믿을 수가 없었다. 힘든 상황에서의 소비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법이다. 이걸 구입해 겨울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

 

그러다 찾은 게 네파의 패딩이었다. 우연히 구입한 옷과 별일 없다면 10여년 넘게 함께 지내게 된다니 인생사 우연이란 참으로 오묘한 것... 그렇게 구입을 했는데 당시 너무 더워서 사이즈 확인한다고 잠깐 입어보고 어디 이상한 데 없나 살펴보고 바로 옷장에다 넣어놨다. 드디어 급격히 떨어진 온도 속에서 저번 일요일에 여름 옷을 정리하고 겨울 옷을 꺼내 놓으며 제대로 살펴보게 되었다. 그게 오늘 할 이야기임...

 

 

 

많은 이야기를 앞에 했지만 그냥 까만 색 패딩이다. 교훈이 있다면 블랙, 맞는 사이즈 패딩은 보일 때 사야하더라고. 필요없을 땐 맨날 있는 거 같은 데 찾아다니면 안 보인다.

 

아웃도어 옷에 붙어 있는 YKK의 비슬론 5VS 지퍼 꽤 좋아한다. 튼튼하고 다루기 쉽고 교체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사실 교체해 본 적은 없는데(잘 안 움직이는 걸 고쳐본 적은 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수리를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은 꽤 안정감을 준다. 

 

 

 

약간 특이한 건 상표택에 YKK도 있다. 처음 보네... 했었는데 어디서 봤던 거 같기도 하고.

 

 

 

얇다. 헝가리 구스 다운 9:1, 필 수치는 적혀 있지 않다. 테프론 쉴드가 되어 있어서 얼룩이 잘 지지 않고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시켜드립니다"라고 상표택에 적혀 있다. 좋은 결론이다.

 

 

 

딱히 특이한 점은 없는데 사이드 주머니 부분에서 V자 형이었던 라인이 -자로 바뀌면서 이상한 도형이 만들어져 있다. 굳이 왜 이렇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려려니 싶다.

 

 

 

사이드 주머니 지퍼는 작은 사이즈다. 좀 너무 작지 않나 싶지만 평범한 구성. 손목은 벨크로와 일래스틱 밴드가 반씩 함께 있다. 

 

 

 

손목의 고리를 보면 이 재킷은 무엇인가의 내피로 설계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목 뒤에도 버튼 고리가 하나 있다. 

 

 

 

 

안쪽을 보면 주머니 자리가 보인다. 최근의 노스페이스나 유니클로라면 저 자리에 주머니를 하나 만들어 놓는데 네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안에 주머니 달려 있고 어딘가 이어폰 빼는 구멍이라도 하나 만들어 놓으면 은근 요긴하긴 하다. 특히 라이트 패딩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자켓이다. 얇고 따뜻하고 딴딴한 느낌을 주는 편이고 상당히 못생겨서(정확히는 존재감이 별로 없는 생김새)라 내피로의 활용 목적에는 아주 적합하다. 물론 이것만 입고 가벼운 동네 마실, 외투 두고 잠깐 돌아다니기 등에 쓰기, 가벼운 겨울 운동, 강아지와 산책 등등 용도로도 딱 좋다. 그리고 5VS 지퍼라 가지고 있는 노스페이스 쉘 중 하나에 딱 들어맞는다. 그런 점에서 손목 구멍이 조금 아쉬운데 처음에 아콩카구아나 써모볼을 생각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딱 들어맞지 않아도 괜찮긴 한데 들어 맞는 게 있다면 사이즈 선택에 있어 폭이 조금 더 넓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활용처가 분명히 있다면 꽤 좋은 옷 같다. 털 빠지고 어딘가 뜯어지고 이런 건 앞으로 두고 봐야지.

 

 

경량 패딩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 오피스 실내용으로 많이 입어서 그런지 카라가 없거나 MA1처럼 립만 붙어 있는 것들이 최근 많이 보이는데 바깥을 움직일 때는 아무래도 목을 덮는 것들이 필요하다. 일단 목이 따뜻해야 살 거 같아짐... 네파 패딩은 4만원 대에 구입했는데 유니클로를 비롯한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라이트 패딩이 정가 6만원 대이고 아마 곧 할인을 할 거고 좀 떨어질 것 + 국내에 재작년 정도부터 과다 생산 된 패딩 재고가 잔뜩 쌓여있음" 등의 상황을 고려해 용도에 딱 맞는 패딩을 여기저기 좀 찾아볼 만 하다.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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