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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41

재택 근무의 복장, 라이벌 며칠 전에 집에 갇혀서 일할 때 입는 옷 이야기(링크)를 한 적이 있다. 오늘도 그 옷을 입고 있지만 매일 입고 있는 건 아니다. 워낙 자주 입으니까 세탁도 하고 옷 역시 휴식도 필요하니 적어도 두 개 정도를 돌려 입어야 양쪽 수명이 다 길어지는 법이다. 그래서 오늘은 돌아가며 입고 있는 라이벌 소개... 저번에 말했던 건 오른쪽, 최근의 라이벌은 왼쪽. 하얀색이라 함께 사진을 찍으니 스텔스 모드가 된다. 몇 년 전 유니클로 매대에서 5천원인가 하길래 구입했다가 몇 번 입고 나가기도 했는데 너무 금방 더러워져서 특별히 하얀색 옷이 필요한 경우만 아니라면 집에서만 입게 되었다. 물론 집에서도 뒹굴고 하다보면 금방 더러워지는데 그래도 못 입는 건 아니니까. 소재는 거의 비슷한데 무게는 유니클로 쪽이 더 가볍.. 2020. 3. 8.
워크 재킷이란 대체... 일상 사용 용도로 고만고만한 워크 재킷, 초어 재킷, 커버올은 더 이상 필요없는 거 같다는 의미로 올려 놓는다. 집착은 번뇌만 만들 뿐이다. 그래도 다 조금씩 다르긴 하다는 의미로 간단한 부가 설명도 붙여 놓는다. 데님 피셔 스트라이프 코튼, 인디고 데님이지만 라글란 코튼이지만 몰스킨 이제 다른 세계로 좀 가봅시다. 2020. 2. 17.
면바지 하나를 떠나 보내며 어딘가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일단 수선을 해본다. 그러고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때는 말 그대로 전면적으로 붕괴가 시작된다. 어디 손을 쓸 새도 없이 여기저기에 문제들이 누적된다. 색이 빠지고 뭐 이런 것들은 아무 일도 아니다. 전체를 지탱해주던 실들이 낡아서 풀려나가고 얄쌍한 주머니 천은 이미 수명을 다해 아무 것도 집어 넣을 수 없다. 찬 바람에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허벅지 맨살이 닿는다. 그래도 괜찮았던 시절 붕괴는 이렇게 전면적이다. 그리고 이런 순간에는 만듦새의 차이, 제작된 소재의 차이 같은 것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젠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거다. 물론 입고 다녀도 되겠지만 이 바지에게는 더 나은 세상이 있을 거라는 신뢰와 믿음 또한 중요하다. 이 바지를 입고 많은 시간을 .. 2020. 2. 8.
청바지의 노화에 대한 이야기 간만에 청바지의 경년변화, 탈색에 대한 이야기. 그렇지만 이 이야기는 얼마 전에 썼던 이것(링크)과도 연관이 있고 또한 굳이 청바지가 아니어도 상관이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예컨대 더 나은 스탠스, 핏의 기준이 불필요하다는 건 새로운 출발점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게 더 어울리네, 저게 더 어울리네 같은 건 딱히 필요가 없다. 몸에만 얼추 맞고 낡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 옷이라면(데님이라면 면 100%를 제외하기가 좀 어려운데 약간 망나니 같아서 생활 한복이 떠오르는 싸구려 풍 혼방 데님에 최근 좀 관심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 걸 다 소진하는 게 먼저다) 이건 이것대로 재미있고, 저건 저것대로 재미있다. 옷을 가지고 다리가 길어보이려 한다거나, 더 마르거나 살쪄 보인다거나, 단점이라 여겨지.. 2020. 2. 7.
노스페이스의 엑셀로프트 라이너 이야기 칸이 좁아서 원하는 제목을 다 넣지 못했다. '좋아하는 옷 이야기, 노스페이스의 엑셀로프트 이너 라이너 이야기' 정도가 아닐까 싶다. 아래에 나오는 옷은 원래 트리클라이메이트(이너 분리형 자켓)의 이너 잠바다. 겉감과 어디에선가 헤어진 채 세상을 떠돌다가 내 손 안에 들어왔다. 노스페이스에서 이너로 쓰는 잠바는 상당히 다양한데 다운, 프리마로프트, 두꺼운 플리스, 얇은 플리스 등등이 있다. 그렇지만 사진으로 이 옷을 본 후 이걸 구해야겠다 싶어서 상태가 좀 좋은 거를 한참 찾았던 기억이 있다. 그 이유는 내가 선호하는 많은 것들이 들어 있는 딱 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점은 발란스다. 팔 길이, 몸통 길이, 폭, 목 등등이 딱 좋다. 그리고 그냥 봐도 신경 쓸 부분이 하나도 없다. 별 다른 기.. 2020. 2. 5.
똑같이 기워진 옷들 혼자 커스터마이즈를 한 게 아닌 한 데미즈드, 사시코 등등을 특징으로 잡은 옷들은 일단은 다 똑같이 기워진 모습을 하게 된다. 약간씩 다른 점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게 어딘지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사진에 봤던 바로 그것을 찾는 사람도 있을 거다. 블루 블루 재팬의 2020 SS 제품, 인디고 얀 다이드 사시코 블루 패치워크 커버올 재킷. 블루블루를 비롯해 카피탈, 비즈빔 그리고 폴로나 리바이스 등 수많은 곳에서 데미지드 옷이 나오고 그런 지도 한참 된 지금 이런 이야기는 너무나 뒤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런 걸 보는 마음은 여전히 꽤나 복잡하다. 사실 이건 약간의 혼동에서 발생하는데 옷에 패치워크로 바느질을 한 것을 기워낸 것으로 볼 것인가 혹은 디자인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다. .. 2020. 1. 28.
멋대로 입는다는 일에 대해서 이전의 책 일상복 탐구에서는 '멋대로 입는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꽤 많이 했다. 그게 궁극적인 목표 지점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이상적인 그 무엇이다. 그러므로 멋대로 입자라고 부추키기만 하는 건 일견 무책임한 면이 있다. 사전에 이뤄져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고 그에 대한 사회적 반발 역시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주 예전에는 패션, 옷이 계급의 표시였다. 계급을 넘나들 수는 없었다. 계급 사회가 사라지고 조금씩 완화되면서 보다 유동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자아와 개성을 표현한다는 표제가 붙었지만 결국은 사회적 지위 등에 대한 시그널 역할이 가장 크다. 이 시그널에는 개인도 포함되지만 사회적 구조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가장 크게는 남성, 여성에서 시작된 여러가지 장벽들이 있고 그걸 흐.. 2020. 1. 6.
자기 옷을 자세히 살펴 봄 2020년입니다. 20200102. 1월, 2월 내내 8자 압축 일자는 꽤 재미있는 모습을 띄고 있겠죠. 패션붑의 첫 이야기는 자기 옷을 자세히 살펴 봄으로 시작합니다. 일상복 탐구(링크)에서도 시종일관 했던 이야기죠. 확실히 옷을 관리하는 것, 예를 들어 세탁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처리하는 것은 옷 생활에서 트렌디한 새 옷을 구입해 입고 나가는 일에 비해 감흥이 낮고 인기가 없는 분야입니다. 그렇지만 이건 본질의 문제가 아니라 훈련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잘 모르니까 재미를 못 느끼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할 만큼 하면서 재미를 가져보는 게 어떨까 하고 제안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물론 관리와 관찰이 패션 생활의 대세가 될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패션은 남에게 보여짐이라는 .. 2020. 1. 2.
어깨 라인의 존재감 이(링크) 두 가지(링크) 옷에 관한 이야기다. 럼버잭 옷 같은 것들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거 같긴 한데 그래도 이 계열 옷이 역시 재미가 있다. 다만 한 겨울에도 입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안에 라이트 다운을 입어도 크게 나아지진 않음. 연결 부위의 차이가 꽤 크다. 단순하게 생겼기 때문에 이런 부분의 차이가 잘 드러난다. 베미지 쪽의 존재감이 큰 연결 부위는 옷도 뻣뻣하기 때문에 어깨가 커 보이고, 옷이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약간 갑옷 같은 느낌이 있음. 필슨을 처음 입어봤을 때만 해도 이렇게 뻣뻣하고 따가운 옷이 있나 했었는데 이제와서 보면 이 정도는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다. 칼라의 크기 차이도 꽤 난다. 옛날 미국 울 옷을 보면 칼라가 상당히 크고 뾰족한 편인데 필슨은 그러지 않았다. 왜 그랬을.. 2019.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