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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43

자켓의 결로 현상 결로 현상이 왜 생기나 생각해 보면 : 차가운 바깥 공기 + 습한 내부 공기가 얇은 막에 의해 만날 때 생긴다. 예컨대 겨울 난방을 하고 있는 데 외부와 만나는 오래된 창문, 여름 캔 음료를 넣은 비닐 봉지. 건물의 경우 이건 공기 흐름을 잘못 설계한 탓이 있을거다. 대공사를 하긴 어려우니 제습제를 놓거나, 잘 차단되는 2, 3중 창으로 바꾸거나, 자주 환기를 시키거나 방법을 쓸 수 있다. 이 비슷한 일이 옷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예컨대 고어 텍스 자켓, 혹은 그 비슷하게 비를 막아주는 옷들이다. 차고 건조한 바깥 공기 + 몸에서 나는 땀의 습기 + 몸에서 나는 열의 온도 + 환기가 안됨. 이게 결합되면 위 창문과 안과 바깥의 상황이 정 반대로 벌어진다. 즉 자켓 안쪽 면에 물이 달라 붙는다. 물론 고.. 2020. 12. 7.
날씨에 딱 맞는 옷의 즐거움 예전에는 어떤 데 어떤 걸 입고 가면 어떨까 류의 시뮬레이션을 자주 했었다. 이런 류의 정점에 있는 게 결혼식 같은 데가 아닐까 싶다. 학생 생활을 하다 평소와 전혀 다른 낯선 옷을 입고 낯선 문화를 만나게 된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직접 입고 가보는 것만 못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대비를 할 수는 있고 그에 따라 조금은 전략적인 소비 - 선호하는 넥타이의 컬러와 무늬 같은 것 - 를 할 수는 있다. 뭐 물론 평소 입고 다니는 것도 이런 저런 전략을 생각하기 마련이고. 이런 식으로 차려입고 가야하는 곳의 존재는 상상의 폭을 넓히고 그 실현 과정을 통해 시행착오의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링크). 그렇지만 그러다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 비효율을 극복할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2020. 11. 23.
파타고니아의 R4는 어디에 쓰는 걸까 이 옷에 대한 관심의 시작은 일단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의 이야기다(링크). 너무 추웠던 날, 있는 옷을 왕창 껴입어 둔하고 갑갑한 상태로 버스를 타러 가는데 몸이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지하철에 올라탄 순간부터는 옷이 몸의 열을 감당하지 못하기 시작했다. 유일하게 뚫려있는 목을 따라 몸의 열기가 슉슉 올라오고 땀나고 덥고... 뭔가 크게 잘못되었고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여러가지 실험을 하다 당시 노페 맥머도를 구입했고 여기에 가볍고, 따뜻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미드 레이어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게 바로 R4다. 지금은 단종되었기 때문에 이제와서 R4 재킷에 대한 이야기는 해서 뭐하나 싶지만 입을 때 마다 대체 이건 뭐하라고 만.. 2020. 11. 20.
나이키 ACG의 옷 레이어 얼마 전에 레이어(링크)에 대한 이야기를 올린 적이 있다. 물론 그 이야기는 기본적인 원칙론이다. 자세히 들어가면 아주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한국 겨울 산의 방식과 한국 겨울 도심의 방식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또한 겨울의 유럽 알프스, 러시아 호수 옆, 남미 고지대 등등도 다르다. 습도, 바람, 온도 모든 게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거기서 산을 오를 건지, 달릴 건지, 백패킹을 하거나 캠핑을 할 건지에 따라서도 다르다. 게다가 사람마다도 다르다. 누구는 추위를 많이 타고, 누구는 땀이 많이 난다. 그런 수많은 변화 속에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을 찾아내는 건 원리 원칙을 이해한 후 그에 따라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대충 입어도 도심에서 가까워 어떻게든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데.. 2020. 11. 11.
데님 자켓에는 별로였던 2020년의 가을 몇 년 전에 플란넬 셔츠에 청바지 조합이 가능한 날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올해는 데님 재킷이 그런 옷인 거 같다. 여름이 지나고 난 후부터 멈칫 하는 사이에 최저 10도 - 최고 20도 블록에 바람, 이상하게 서늘한 기운을 한참 유지했다. 저 정도면 데님 재킷으로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다. 그리고 이후에는 5~10도 - 15~20도 블록을 유지하고 있다. 역시 마찬가지다. 아주 잠깐의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더워지고 있거나 쌀쌀해지고 있거나 하는 순간 뿐이다. 그런 이유로 올 가을 데님 재킷은 별로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봄에도 잠깐이었는데. 코튼 트윌, 몰스킨 코튼 등등 비슷한 종류는 모두 마찬가지다. 청바지야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데 데님 재킷이라는 건 그렇지 않다. 데님 재킷이란 일.. 2020. 10. 29.
얇은 방수 방풍 쉘의 활용 사실 셸이 표준어 같은 데 맨날 쉘로 쓰고 원고나 책에 쓰면 항상 수정을 당한다... 셸... 뭔가 이상해... 셸은 얇은 게 있고 두꺼운 게 있고, 딱딱한 게 있고 부드러운 게 있다. 아우터 혹은 미드레이어로도 활용된다. 아웃도어라면 비나 바람에 대비해 항시 휴대하는 옷이다. 일상복에서는 그냥 아우터로도 많이 써먹는다. 아무튼 얇은 건 봄, 여름, 가을에 쓰지만 겨울이 오면 그냥 넣어놓고 그러기 마련인데 어디서 보니까. 어쨌든 비와 눈을 막아주니까 바깥에 입어도 되고, 어쨌든 바람을 막아주니까 안에 입어도 된다. 세상 무엇이든 써먹기 마련. 따로 사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살 수는 있다 이런 의미로. 파타고니아의 토렌쉘이나 레인쉐도우 같은 것도 이런 식으로 광고를 많이 하는 거 같다. 위 사진은 보다.. 2020. 10. 28.
겨울이 다가온다 - 합성 충전재 요새 시간이 날 때 이런저런 운동을 하고 있다. 추위가 다가오면서 개인적인 합성 소재 의류 수요가 확 늘어났는데 그중 하나가 합성 충전재가 들어있는 아우터다. 예를 들어 하이킹, 트레일, 등산 등등을 할 때 "땀이 난다, 눈을 맞는다 -> 다운 성능이 떨어짐, 얼 수도 있다"의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추위를 많이 타서 다운 계열을 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막상 찾아보니 뭘 입고 가야할까(아직 겨울이 오진 않았지만) 대비를 생각하게 된다. 물론 몇 개 가지고는 있다. 늦가을, 초봄 시즌에 쓸 만한 얇은 타입도 있고 합성 충전재에 플리스 라이닝, 하이벤트 조합으로 이뤄진 노스페이스의 인럭스 인설레이티드 자켓이라는 것도 가지고 있다. 인럭스는 급격히 추워지는 나라에서 일상용으로는 거의 쓸모가 없는 옷이라고 생.. 2020. 10. 21.
유니클로의 솜잠바 예전에 유니클로 매대에서 5천원 + 내 사이즈 + 편해 보임의 이유로 구입한 후드 점퍼가 있다. 상당히 오래된 거 같은데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겠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데 이렇게 생겼다. 가장 큰 단점은 지퍼를 끝까지 올려도 입을 가리지 못하는 것. 그거에 충전재를 살짝만 덜어서 80% 쯤 넣어 무게를 낮추면 딱 좋겠는데. 하얀 색이라 금세 더러워지고 더러워진 상태에서 이젠 잘 씻기지도 않는다. 아무튼 겉감 폴리 100%, 안감 폴리 100%, 충전재 폴리 100%로 이뤄진 나름 폴리에스테르의 결정체다. 그냥 세탁기 넣고 빙빙 돌리면 되고 금방 마른다. 이 옷은 용도가 몇 번 변했는데 처음에는 외출복으로 잠깐 쓰다가 아무래도 부담스러워서 이후 쉘 자켓 종류 안에 일종의 보온재로 입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2020. 9. 30.
빈티지 vs 아웃도어 빈티지와 아웃도어라는 말은 그렇게 어울리는 이야기가 아니다. 예컨대 기능성이라는 건 시간이 지나면 보통 무의미해 진다. 가끔 개버딘, 벤틸, 60/40 크로스 등등 성능이 오래 지속되는 기능성 옷감이 있기는 하다. 보다시피 대부분 면 기반이다. 사실 울만 되도 시간이 좀 오래된 거면 괜찮을까(벌레, 구멍, 곰팡이 등등) 하는 생각이 드는데 고어텍스니 초기형 H2NO니 뭐 이래 버리면 장식용으로 쓸 게 아닌 한 실사용 용으로 의미가 있을까 의심이 든다.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계열은 몇 십년 된 것도 세탁해서 쓰면 나쁘진 않을 거다. 하지만 그건 수십 년 된 리바이스 청바지나 파이브 브라더스의 플란넬 셔츠를 입는 것과 어딘가 기분이 좀 다르다. 일단 스트리트와 걸쳐 있는 것들이 빈티지 수요가 좀 될텐데 노스.. 2020.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