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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틴 재킷의 주머니 구성 마운틴 재킷의 초기형을 시에라 디자인스라고 잡는다면 애초에는 편의성, 기능성을 중심으로 만들어 진 거라 주머니가 잔뜩 붙어 있는 게 자랑이었다. 위 둘, 아래 둘 + 둘, 뒷면 하나 해서 총 7개의 주머니가 있다. 이 중에 물건을 담을 용도라면 앞에 넷, 손을 넣는 둘이 있다. 저번에 말했듯 데일리 백팩 하나 분량을 모두 담을 수 있는 정도를 생각했다고 한다. 이런 형태는 더 예전이라면 필슨의 크루저 같은 워크 재킷, 바버의 헌팅 재킷, 군대의 필드 재킷 등에서 그 기능성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이것보다 조금 더 전인 세계 대전 무렵의 해군의 피코트를 보면 사이드 핸드 워머 포켓이 있다. 아래에는 주머니가 없고 사이드에 가로 주머니만 있다. 사실 핸드 워머 포켓은 뭔가 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즉 어.. 2019. 3. 16.
상대의 옷을 보고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비비씨에서 과연 정장과 넥타이가 사라질 것인가라는 뉴스를 다뤘다(링크). 예시로 든 건 골드만 삭스의 출퇴근 복장 유연성. 약간 재미있는 건 "차려입는 행위"가 남을 거라고 말한 세 명의 인터뷰 모두 돈을 맡길 때를 예로 들었다. 즉 청바지 같은 걸 입고 있는 사람은 믿기 어렵지 않느냐는 것. 이 말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건 금융 사기를 칠 생각이라면 일단 고급 정장을 맞춰라. 물론 저분들도 그저 옷으로만 판단하진 않을 거다. 말 그대로 돈을 맡길 생각이라면 회사와 배경, 말투, 손짓, 눈빛까지 가능한 많은 정보를 얻으려 할 거다. 이 수많은 정보들 중 옷의 중요성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애초에 과연 옷으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잘 차려입은 착장을 보고 알 수 있는 건 그의 성실함이 아니라 이 사람은 옷을.. 2019. 3. 11.
빈티지 풍 셔츠의 몇 가지 거슬림 사실 이런 부분은 내가 마음에 들든 말든 예전에 원래 그렇게 생겼다는 데 할 말이 없는 분야긴 하다. 아무튼 버튼 업 셔츠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런 저런 셔츠를 가지고 있는데 빈티지 풍 셔츠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 이런 형태를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겠지...라는 생각으로 구입했는데 역시 불편하다. 이런 모습을 round placket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거 같은데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 1920년대 풍 워크 셔츠, 1930년대 풍 워크 셔츠, 빈티지 풍 밀리터리/워크 셔츠, 1890년대 풍 CPO 셔츠 등의 문구가 붙어있는 제품에서 단추 부분이 이렇게 된 걸 볼 수 있다. 문제라면 좌우 무게가 맞지 않기 때문에 어딘가 불안함을 주고, 또한 단추 부분이 겹으로 되어 있는데 아래 곡선 때문에 중간에 .. 2019. 3. 6.
수선의 효용 지금까지 참 많은 옷, 신발 등을 수선을 맡겨 봤다. 간단한 자가 수선도 꽤 있다. 아무튼 맡긴 것들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받아본 적은 드물다. 예전에는 옷을 변형하는 것도 해봤지만 이건 제대로 입게 된 게 하나도 없다. 이후에는 옷을 만든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한 건지 이해해보자는 마인드로 바뀌면서 가능한 원형은 건들지 않는다. 원형이 마음에 안드는데 어디만 고치면 괜찮아 질 거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아무튼 그냥 원형 복구 수선만 해도 기술이 좋으면 이 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싶게 미감이 좀 이상한 경우가 많고, 생긴 게 마음에 들면 어딘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사실 양쪽이 다 훌륭하다면 브랜드 런칭을 하는 게 옳은 결정이 아닐까 싶다. 그게 아니더라도 아.. 2019. 3. 2.
노스페이스의 턱시도 작년에 고프코어 이야기를 하면서 요세미티를 오르는 클라이머 이야기를 몇 번 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몇 개의 다큐멘터리도 소개하고 그랬는데 그때 이야기했던 "반란의 계곡(Valley Uprising)" 맨 끝에 나오는 사람이(승합차에서 먹고 자며 산 오르는 사람이었을 거다) 알렉스 호놀드다. 이 사람의 요세미티 프리 솔로(밧줄 없이 올라가는 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게 작년에 개봉했는데 엘리자베스 차이 베사헬리와 지미 친이 만들었다. 이 둘은 부부인데 둘이 함께 만든 작품으로 메루가 있다. 세 명의 (미친) 등산가가(그 중 한 명은 물론 지미 친이다) 메루라는 히말라야 봉우리 중 하나를 오르는 역경의 극복 스토리. 이것도 상당히 재미있음. 배니티 페어의 영화 관련 인터뷰 아무튼 이 프리 솔로가 2019.. 2019. 2. 25.
옷 리뷰는 역시 아웃도어 웨어 가끔 유튜브를 뒤적거리면서 옷 리뷰 혹은 상점의 옷 소개를 보는데 아웃도어 계열이 역시 가장 재미있다. 사실 아웃도어 의류에서 가장 중요한 게 옷감의 촉감, 미묘하게 다른 두께, 안감의 느낌 이런 거긴 한데 그 부분은 물론 직접 보는 것과 차이가 나긴 한다. 하지만 뭐 아무렴 어때. 노스페이스 고담 3 파카의 허리 라인이 얼마나 올라가는 지 테스트하고 있다. 하여간 싱글벙글. 요란하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역시 웃는 얼굴. 종일 본다... 2019. 2. 23.
슈프림 NY은 뭘 하고 있는 걸까 이런 이야기 자주 하긴 했는데 슈프림 뉴욕의 2019 SS 아이템 발표(링크)를 본 김에 간단히 생각나는 이야기들을. 이번 슈프림의 액세서리 라인에도 물총, 당구 큣대, 반창고 등 소위 "이상한" 것들이 잔뜩 포함되어 있다. 이것들은 일상의 평범한 용품들로 평번한 사람들에게도 아주 익숙하고 그걸 슈프림이 재조명해 다른 생명을 불어 넣는다. 이번 시즌의 슈프림 밴드 에이드. 반창고 모양도 스케이드 보드 형태로 한 걸 보면 제작 비용은 나름 들었을 것 같다. 장인이 매번 조금씩 다른 걸 만드는 것도 비용의 문제가 생기지만 평범한 공산품 라인에서 다른 형태를 뽑아내는 것도 역시 비용의 문제가 생긴다. 아무튼 이 정도 하고 있으면 슈프림의 이런 전략은 예외적 유머라기 보다 정체성이라 할 수 있겠다. 아무튼 딱 .. 2019. 2. 21.
버버리가 올가미 노트 액세서리에 대해 사과했다 리카르도 티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버버리가 런던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올가미 노트(noose knot) 목걸이 혹은 액세서리에 대해 사과했다. 이 올가미는 교수형 혹은 자살을 연상시킨다. 잠깐 이야기하자면 최근에만 돌체 앤 가바나, 프라다, 구찌, 버버리가 사과를 했다. 왜 이럴까 하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음 패션 칼럼(링크)으로 몇 가지에 대해 생각해 본 게 있으니 그건 생략하고 보면 : 보다 관객을 자극해야 하는 패션이 시작된 지 벌써 어언 5, 6년. 자극을 위해 오버페이스를 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 아닐까 싶다. 이 요란한 직접 반응의 세계 속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과장되게 받아들이다 보면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 즉 문제가 될거다 라는 생각보다 이걸 보고 화제가 되겠지 라는 생각에.. 2019. 2. 20.
마운틴 파카란 무엇인가 마운틴 파카라는 건 이름 그대로 산(山)용 파카다. 물론 꼭 등산을 할 때 입는 건 아니고 요새는 사실 (구형) 마운틴 파카 같은 걸 입고 산에 가는 사람은 없다. 간단히 말하면 방수, 방풍이 되는 쉘, 엉덩이 정도 덮는 길이, 파카니까 모자가 달려있는 외투다. 그렇기 때문에 도심의 외투로 사용하기 좋다. 보통 마운틴 파카의 원형을 처음 만든 건 홀루바(Holubar)를 든다. 거기서 일하던 밥 스완슨이 나와서 1965년에 시에라 디자인스를 런칭했다. 그 회사에 비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외투를 처음 주문한 클라이언티는 노스페이스의 더글라스 톰킨스였다. 그리고 Reevair라는 원단으로 비옷 비슷한 걸 만들었는데 별로 큰 효용은 없었고 1968년에 60/40 마운틴 파카가 나오게 된다. 보통 M51이나 .. 2019.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