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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씩 아쉬움, 45r의 가방들 요새 인디고, 리넨, 포플린 등으로 이루어진 널찍하고 편안해 보이는 세상의 브랜드들인 45R, 오디너리 핏츠, 오슬로우, 상카 등등의 세계관에 약간 솔깃해 하고 있다. 아무래도 여름이라 그런 게 아닌가 싶은게 이런 옷들은 시원해 보인다. 하지만 코튼을 아무리 겹치거나 솜뭉치를 넣어도 겨울을 나긴 어렵기 때문에 추워지기 시작하면 바람이 슝슝 들어오는 바지 같은 거엔 또 흥미가 사라진다. 45RPM은 45R로 이름을 바꿨는데 언제 바꿨는지는 모르겠다. 여전히 카피탈 만큼 기괴하진 않지만 적당히 이상하고, 적당히 젠하고, 적당히 내츄럴 인디고 같은 이름이 붙어 있고, 왜인지 비싼데 그렇구나 싶은 옷들을 내놓고 있다. 일단 눈에 띈 건 코튼 덕 가방. 가로 사이즈가 상당히 긴 편으로 어깨에 걸치고 다니는 타입이.. 2019. 6. 12.
사운즈 한남, 스틸북스, 비저블 멘딩 며칠 전에 사운즈 한남을 처음 가봤다. 이야기만 듣고 처음 가봤는데 물론이지만 사람이 무척 많았음. 이태원, 한강진, 보광동 부근을 돌아다닌 적이 꽤 있는데 그 근처는 처음 가봤다. 뭐가 많더라고. 서울에는 여전히 모르는 곳이 많아... 아무튼 거기 스틸 북스라는 서점이 있는데 내 책들이 잘 보이는 데 놓여 있어서 기뻤다는 이야기... 좋은 곳이다. 여러분 책을 읽어주세요. 구매해 주셔야 합니다... 저 스틸 책장 아주 좋던데 상당히 비싼 거였다. 어디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잊어버림. 궁금하다면 여기(링크). 그건 그렇고 비저블 멘딩은 언제나 어렵다. 내부 천을 쫙 펴야 하는데 실패했음.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봤는데 재밌을 거 같다. 원래는 유럽 어딘가 언어로 되어 있는데 영.. 2019. 6. 10.
유니클로의 레귤러 피트진 이야기 유니클로에서 레귤러 피트진이라는 게 나왔다. 남성용(링크). 예전에도 레귤러 피트진이 있었는데 그건 클래식 피트진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것이 레귤러 피트진.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상당히 테이퍼드다. 즉 허벅지가 넓고 아래로 내려올 수록 좁아진다. 위 사진이 클래식 피트진, 구 레귤러 피트진. 사이즈 조견표를 보면 30인치 기준으로 레귤러 피트진은 허벅지 33cm, 밑단 18.5cm다. 클래식 피트진은 허벅지 32cm, 밑단 20cm다. 즉 클래식 피트진에 비해 허벅지가 더 넓고 밑단은 더 좁다. 클래식은 클래식이라는 이름답게 일자형에 가깝고 레귤러는 최근 몇 년 유행하는 타입이다. 요새 유니클로 청바지가 거의 혼방인데 클래식과 레귤러는 면 100%로 나오고 있다. 이런 모델이 남아 있는 건 일단.. 2019. 6. 4.
70년대 이태리 좌파, 우파 룩 요새 낡은 것들의 힘(한스미디어, 2015)라는 책을 보고 있다. 여러 사람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옛날 옷 이야기를 하는 건데(보관하지 않고 있는 것도 있다) 두 페이지에 사진 한 장, 이야기 하나가 들어 있기 때문에 심심하거나 할 때 한 편 씩 읽는다. 이것과 동시에 트루 스타일도 다시 읽고 있는데 이 이야기도 나중에 한 번. 아무튼 오래된 옷 이야기를 해 보자면 쓰지 않는 옷은 보관하지 않는다. 사실 둘 자리도 없거니와 옛날 옷 따위 아무 상관도 없기 때문이다. 특정 옷에 추억이나 감정, 스토리가 담길 수는 있겠지만 그런 건 빨리 잊어먹는 게 좋다. 삶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그런 것처럼 아무리 마음에 들었던 것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인생에 가장 중요한 옷은 오늘 입을 옷이고 그 다음은 내일 입.. 2019. 6. 4.
파란 줄무늬의 상의 마리니에르라는 프랑스 옷이 있다(링크). 원래는 19세기 프랑스 브르타뉴 선원 중에 원양선 선원(=베테랑이라는 의미다)만 입을 수 있는 옷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게 나중에는 원양선을 타는 선원의 옷이 되었고 19세기 중반 이후 프랑스 해군의 옷이 되었다. 보통 면으로 만들고 파란 줄무늬는 1cm, 간격은 2cm다. 목은 넓고 보통 7부 길이인데 겉옷을 입었을 때 손목 쪽에서 바깥으로 보이면 안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 옷은 프랑스 바깥에서는 보통 브레턴 셔츠(Breton Shirt)라고도 부른다. 샤넬, 장 폴 골티에, 진 세버그, 피카소 등등을 통해 프랑스의 옷이라는 이미지가 완전히 자리를 잡고 있다. 19세기 이 옷은 러시아로 넘어가 텔냐쉬카가 된다(링크). 몸에 꼭 맞는 속옷이라는 뜻이다. 소재는.. 2019. 6. 3.
Kohl's, 미셸 개스 그리고 스타벅스 프라푸치노 요새 콜스(Kohl's)가 아마존과의 협력 이후 오프라인 기반 리테일 업체의 생존 전략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아마존 반품을 콜스 매장에서 받아주고 그러려고 온 사람들이 콜스 매장에서 물건을 사겠지(20%정도가 산다고 한다)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해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거다. 뭐 이 이야기는 다른 데 많이 나오니까 찾아보고 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게 CEO 미셸 개스(Michelle Gass)라는 분이다. 그런데 이 분이 스타벅스에 있을 때 프라푸치노를 만든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있길래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 싶어서 좀 찾아봤다. 미셸 개스는 케미컬 엔지니어링을 전공했고 졸업 후 매사추세츠 P&G에 들어가 트렌드를 조사해 치약향을 런칭하는 일을 했다. 이걸 하다가 남편이 비즈니스 기회가 생겨서 함께.. 2019. 5. 22.
올해도 나온 라코스테의 Save Our Species 폴로티 라코스테가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와 파트너십을 통해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프로그램 Save Our Species 시리즈가 올해도 나왔다. 3년 협약을 맺었고 올해가 두 번째. 이 시리즈의 특징은 모든 이윤이 국제자연보존연맹의 멸종 위기 동물 보호 지원을 위해 사용되고, 악어 대신에 멸종 위기 동물 자수가 들어있다는 것. 올해 나온 건 모헬리 소쩍새, 태평양 몽크바다표범, 이베리아 스라소니, 예맨 생쥐꼬리박쥐, 흑점 구디드 물고기, 북쪽 털코웜뱃, 마운틴 치킨 개구리, 흰 영양, 세부 실잠자리, 북대서양 참고래 이렇게 총 10종이다. 이 동물들은 총 3520마리가 남아있고 그래서 3520장이 나오는데 9개 도시의 플래그십 매장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서울은 가로수길 플래그십에서 5월 23일에 .. 2019. 5. 20.
포터, 단색, 가로 28cm, 숄더백 아래 글에서(링크) 가로 28cm 즈음의 가벼운 기분으로 매일 죽자고 들고 다닐 숄더백 이야기를 한 김에 요시다 가방 홈페이지를 찾아보았다. 비슷비슷한 게 무척 많긴 한데 이왕 찾아본 김에 대략 정리를 해본다. 이건 포터 탱커, 숄더백 라지. MA-1 모티브의 가장 대표적인 제품. 세전 16500엔. 아래 가격도 다 세전. 블랙, 그레이, 그린 3가지 색이 나온다. 찾다 보니까 가죽도 있다. 포터 탱커 레더 쿠라 치카 오리지널이라고 되어 있군... 이건 몇몇 점포 한정 판매. 37000엔. 블랙과 브라운이 나온다. 탱커가 유난히 그렇긴 하지만 가죽이 되니까 더욱 아저씨 가방이다. 그래도 네모 가죽 가방이란 일단 써먹을 데가 많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함. 포터 포스 숄더백 S사이즈. 나일론이긴 한데 탱.. 2019. 5. 17.
밀가루 포대 드레스 1900년대 초반에 미국에서 밀가루 포대를 싸구려 코튼 같은 걸로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 이민자들이 그걸 가지고 바지를 만들어 입는 걸 보고 미국인들도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적혀 있긴 하는데 1900년대 초반이라면 다들 가난하고, 옷은 만들어 입는 거고, 하나 있으면 계속 고쳐 입던 시절이었다. 코튼이 있는데 내버려 뒀을 거 같진 않다. 대충 이런 분위기. 1925년 깅엄 걸 플라우어라는 회사에서 꽤 좋은 드레스 퀄리티의 코튼으로 만든 포대 자루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놓고 포대 자루로 옷을 만들어 입으라는 마케팅이다. 그리고 다른 회사들도 잔 무늬, 물에 녹는 밀가루 표시 잉크 등을 사용해 비슷하게 다용도 활용이 가능하도록 팔았다. 이 포대 자루 옷은 30년대 대공황 시절, 2차 대전 때 물자.. 2019.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