붑1130 필슨의 울 재킷들 사실 필슨 옷을 좀 좋아하긴 한다. 상당히 이상한 옷이라고 생각하고 한국 날씨에는 꽤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데 그 괴리감이 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상하게 비싸지만 또 납득할 만 하다. 대를 물려 입는다고 하는데 그런 게 가능할 지는 잘 모르겠고 하여간 갖고 있는 옷들 중에 죽을 때 생각나는 옷이 뭘까 하면 필슨 매키너 크루저가 아닐까 싶다. 저 옷을 두고 죽어야 하다니 안타까워... 이런 느낌. 요새는 라벨이 까맣게 나오고 작은 사이즈 택 혹은 스타일 택도 붙어 있지 않다. 옷이 빨간 색이면 라벨이 흰색인 걸 보면 흑백 두 가지 만들어 놓고 옷에 맞춰 쓰는 게 아닌가 싶다(링크). 반짝거리는 베이지 톤 라벨을 가장 많이 볼 수 있고 가끔 다이아몬드형도 볼 수 있다. 안에 태그를 보면 STYLE 혹.. 2018. 9. 28. 포터의 가방에 대해 생각해 본다 포터는 이름이 무척 많다. 요시다 가방, 헤드 포터, 비 지루시(빔스와 콜라보로 만든 회사) 등등 다양해서 검색하기 꽤 힘들다. 가방 종류도 무척 많다. 요시다 가방 홈페이지에서 브리프케이스를 검색해 보면 세상에 서류를 담을 가방 종류를 한 회사에서 이렇게 여러가지고 다양하게 내놓을 필요가 있는걸까 하는 근본적인 고민에 잠기게 된다. 콜라보도 엄청 많이 한다. 한참 전에 포터라는 가방 회사를 알고 오래됐고 핸드 메이드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가방을 손으로(물론 재봉틀) 만드는 걸까. 폴리에스테르 가방이 왜 저렇게 비싼가. 하지만 나일론이라고 그러지 않을 이유는 없다. 예컨대 핸드 메이드라고 하면 면, 울, 가죽 같은 예전의 소재들이 떠오른다. 그런.. 2018. 9. 27. 영화 맥퀸을 보다 영화 맥퀸을 봤어요. 왠지 이렇게 시작해야 할 거 같군요. 어쩌다가 시사회 초대를 받아서 갔는데 10월 중 개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큐멘터리에요. 패션에 관심이 있다면, 광기에 휩싸인 막무가내의 인간에 관심이 있다면, 요절한 천재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행동, 하는 짓, 그리고 인생 그 자체가 다큐멘터리에 매우 적합한 사람이긴 합니다. 맥퀸이 2010년에 세상을 떠났으니 따지고 보면 10년이 지나지 않았죠. 하지만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흐릿한 예전 비디오 녹화 영상들처럼 꽤 먼 옛날의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8년 사이에 참 많은 게 변했습니다. 사실 영화에 모르는 내용은 거의 없었어요. 글과 사진으로 봤던 걸 영상으로 보는 정도. 다만 실업 급여를 꽤 오랫동.. 2018. 9. 21. 멋대로 입기, 청유와 결심 예를 들어 "내가 맘대로 입고 다니는 데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 없더라, 여러분도 그렇게 입어라"와 "나는 이제 마음대로 입고 다니겠다"는 다르다. 물론 앞은 청유고 뒤는 결심이라는 큰 차이가 있지만 그거 말고도 이 둘 간에는 꽤 큰 간극이 있다. 우선 후자의 상황을 예상해 보면 사회적으로 마음대로 입고 다니지 못한다 -> 극복할 거다가 있다. 또는 사회적 압박이 크진 않지만 내면의 규율이나 트렌드에 종속 같은 경우도 있다. 내면의 규율은 은근한 사회적 압박의 결과일 수 있기 때문에 둘은 연결이 되기도 하지만 완전 연결되는 건 아니다. 어쨌든 양쪽 다 그렇지 못한 상황이고 그러므로 결심을 했다. 맘대로 입어도 되는 사회, 여건에서 저런 결심을 할 일이라고는 혼자 세워놓은 거대한 룰에 종속되어 있는 경우 .. 2018. 9. 20. 노스페이스 눕시, 샤이니 블랙 요새 노스페이스 이야기를 자주 하고 있는데 역시 이번 겨울 옷을 테크 웨어 계열로 갈 생각이고 그쪽이라면 노스페이스 밖에 가지고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늙은 노페 옷들에게 새 생명을... 얼마 전에 눕시 후임자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에선가 한 적이 있다(트위터였나? 못찾겠음). 사실 뭐 급한 일은 아니었고 눕시는 최근 십여 년 간 오직 라이닝 용으로만 썼지 바깥으로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 있는 것도 구멍만 메꾸면 별 문제없이 쓸 수 있기는 했다. 아무튼 슬슬 찾다가 적당한 게 나오면 구입해야지 했는데 역시 찾기 시작하니까 금방 나와버렸다. 잠깐 고민했지만 이런 건 막상 필요할 때 찾으면 또 없기 마련이다. 왼쪽이 올디스 오른쪽이 뉴비. 나온 연도는 더 오래됐을 수도 있지 않나... 싶다. 아.. 2018. 9. 19. 겨울 테크 아우터, 올인원 혹은 탈착식 작년 겨울에는 한파에 코트를 입는 방법을 연구했다. 사실 좋은(=두꺼운) 코트가 없어서 원하는대로 실현되진 않았지만 예를 들어 플리스 라이닝, ALS/92 같은 밀리터리 방한 상의 내피, 울트라 라이트 다운 파카 등을 활용해 라이너로 쓰는 거다. 이게 코트의 진중함과 테크 라이너의 운동복스러움이 합쳐져 전체의 균형이 깨지는 문제가 있긴 한데 이미 전체의 균형 같은 걸 따지는 시대가 아니고 + 여름은 너무 덥고 겨울은 너무 추운 상황에서 무엇보다 효용이 우선이다. 물론 회사 등등 각자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이건 모두에게 적용되진 않는다. 그렇지만 가능한 넓은 시각으로 어떻게 하면 원하는 결과(=옷이 삶을 방해하지 않는 상태, 옷은 단지 서포트만 할 뿐)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아무튼 .. 2018. 9. 15. 패커블, STOW, 접어 넣기 요새 왠지 포케터블에 관심이 많다... 뭐든 접어 넣어 한손에 들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 내는 패커블, 포케터블, 스토우 포켓 등등은 일단 테크니컬한 아웃도어의 갈래에서 나왔다. 예컨대 다운 점퍼, 다운 베스트, 윈드 브레이커, 레이 재킷 등등을 접어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급변하는 날씨에 맞춰 꺼내 입는다. 하지만 이런 건 사실 도시 삶에 딱히 필요한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접어 놓을 수 있으면 좋지 않나... 사실 접는 과정 자체가 재밌다. 보통 따로 포켓이 달려 있는 것도 있고 달려있는 주머니 안쪽으로 셀프 패키징이 되는 경우도 있다. 노스 페이스의 경우 STOW 포켓이라는 게 붙어 있는 옷들이 있는데 옷을 다 거기로 집어 넣으면 된다. 예를 들어 이런 것. 이런 식으로 접혀 들어간다. 라이트 패.. 2018. 9. 5. 어떤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 책 이야기입니다. 올해 열대야 기간동안 책을 썼습니다. 아직 작업이 완전히 다 끝난 거 아니고 사실 나오려면 멀었습니다. 책이 나올 때 쯤엔 이 이야기를 쓴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될 지 모르죠. 혹시 생각나서 다시 이 글을 보면 대체 뭔 소리를 한 거야 이럴 수도 있고... 아무튼 오늘 약간 한가한 김에 잡담을 써봅니다. 요새 아주 좋은 상황은 아니에요. 행정적인 문제인지 뭔지 때문에 패션 칼럼도 한 달을 쉬었습니다. 이것도 이제 다시 올라가기 시작할테니 부디 많이 읽어주세요(링크). 아무튼 이번에는 옷에 대한 이야기를 써봤습니다. 패션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어요. 있긴 있는데 1/3 정도. 일상복이 하이 패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를 봐도 무슨 옷이 멋.. 2018. 9. 3. 버버리의 새로운 로고와 토마스 버버리 모노그램 요즘엔 전통의 브래드에 야심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새로 들어가면 로고를 바꾼다. 브랜드 이름을 바꾸기도 한다. 리카르도 티시가 새로 들어가 브랜드를 이끌게 된 버버리도 새로운 로고를 선보였다. 리카르도 티시와 그래픽 디자이너인 피터 새빌(Peter Saville)이 함께 만들었다. 피터 새빌은 라프 시몬스가 들어간 이후 바뀐 캘빈 클라인 로고, 질 샌더와 요지 야마모토 로고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아무튼 뭔가... 요즘은 저런 분위기인가 보다. 이제는 버버리 역사의 한 부분이 된 구 로고. 워낙 오래된 브랜드라 옛날 로고, 라벨도 다양한데 아무튼 S'가 빠진지도 벌써 한참 지났다. 그리고 토마스 버버리 모노그램이라는 것도 공개했다. 9월에 리카르도 티시 - 버버리의 첫번째 컬렉션이 열릴텐데 아마도 이 무.. 2018. 8. 27. 이전 1 ··· 53 54 55 56 57 58 59 ··· 1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