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722 겨울, 눈, 덕 부츠 얼마 전에 넷플릭스에서 Meru라는 영화를 봤다. 메루는 히말라야에 있는 봉우리(절벽) 중 하나로 거길 올라가는 다큐멘터리다. 콘라드, 지미, 드낭 이 셋이 한 팀인데(나이와 경력 순) 한 번 시도했다가 실패하고(150미터 남겨두고 발 길을 돌린다) - 셋 다 망할 메루 이러면서 다신 안 올라간다고 하다가 - 세 명 다 큰 아픔이 있고(두개골에 구멍이 나고, 광고로 스키 타다 눈 사태가 나고 등등) - 메루를 다시 오르게 되는 이야기. 일단 등산이 시작되면 땅바닥이 없고 십 며칠을 계속 저렇게 메달려만 있다. 여튼 아픔을 겪는 와중에 콘라드 앵커는 집에 돌아가 있었다. 눈을 치우는 데 덕 부츠를 신고 있는 거였다. 그렇다 눈에는 덕 부츠. 그래서 오늘의 이야기 덕 부츠... 오리지널 덕 부츠. 엘엘 빈... 2017. 11. 30. 막스 마라 Coats! 전시, DDP DDP에서 하고 있는 막스 마라 Coats! 전시를 다녀왔다. 알림 1관에서 한다는 데 그런 이름을 알고 있을 리가 없고 동대문 역사 문화 공원역에서 DDP로 들어가면 딱히 안내판 같은 게 없어서 잠시 해맸는데 맨날 패션쇼 하던 그곳이었다.... Coats! 전시는 2006년 베를린에서 시작했고 도쿄, 베이징, 모스크바에서 했다고 한다. 서울 전시는 11월 29일부터 12월 12일까지니까 일정이 좀 타이트하다. 여기(링크)에서 예약을 하면 된다. 전시는 크게 일곱 개의 분더캄머(경이로운 방을 뜻한다는 데 일단은 그냥 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로 나눠져 있고 시대 순서별로 주제를 잡아서 전시가 되어 있다. 더불어 강이연 작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도 방마다 함께 들어가 있다. 이런 구조... I로 들어가서 빙 .. 2017. 11. 30. 여성 전용 헤리티지 캐주얼 Tradlands 예컨대 헤리티지 캐주얼, 아메리칸 빈티지, 워크웨어 등에 대해 말할 때 요 몇 년 전 만해도 여성용 쪽은 상황이 별로 좋지 않고 상품군이 빈약하기 그지 없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이유야 뭐 원래 남성복 밖에 없던 분야고 그럼에도 비슷한 분야에 종사하거나 그런 옷을 좋아하는 여성들은 작은 사이즈에 만족했었고, 그런 분야가 복각 / 재조명되는 것도 주로 그런 걸 좋아하는 아저씨들이 시작해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여성복 쪽이 상당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기존 레플리카 브랜드에서도 여성복 라인업이 탄탄해져가고 있고 오디너리 핏츠나 45rpm, 카피탈 같은 브랜드도 그렇다. 그리고 여기서도 소개했던 Gamine(링크), W'menswear(링크) 등 여러 브랜드가 등장하고 있다. 트래드랜.. 2017. 11. 29. 워크 부츠, 세이프티 토 워크 부츠를 보면 세이프티 토라는 말을 종종 보게 된다. 이게 일할 때 쓰는 워크 부츠, 일할 때 쓰는 거였는데 패션 아이템으로 주로 쓰고 있는 워크 부츠, 워크 부츠 모양인 패션 부츠 등등 여러가지가 있기 때문에 좀 복잡해 졌다. 어차피 워크 부츠의 스펙들은 필요에 의해 선택하게 되어 있는 것이므로 세이프티 토가 반드시 들어가야 할 요소 같은 건 물론 아니다. 특히 그냥 일하면서 쓰는 게 아닌 사람이라면 필요할 리가 없긴 한데 만에 하나 하필 뭔가 떨어졌을 때 발가락이 다칠 확률이 좀 낮긴 하겠지... 생각해 보니까 어렸을 때 탁구대가 넘어져서 발가락을 찍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혹시나 스틸 토가 들어 있는 엔지니어 부츠를 신고 있었다면 다치지 않았을 거다. 나중에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 2017. 11. 24. 양말의 시대 최근 프라다에서 스포츠 양말을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SNS, 홈페이지 등등에서 자주 보인다. 뭐 여러가지 줄기가 있겠지만 어쨌든 양말은 티셔츠, 후드와 함께 새로운 트렌드의 핵심 아이템이다. 그리고 홀리데이 시즌이 다가오니까 선물하세요! 뭐 이런 문구가 붙은 이야기들이 많다. 상당히 스포티하게 생겼는데 아디다스의 축구 선수용 양말 같다. 베트멍은 반짝이 양말. 루텍스라고 하던가 뭐 그런 알루미늄 빛 나는 천이라고 한다. 구찌는 물론 이 트렌드를 시작하고 이끄는 브랜드 중 하나다. 얘네도 라이트 핑크 앤 핑크 루텍스 인터록킹 GG 로고라고 되어 있다. 반짝이가 인기가 좋다. 발렌티노는 VLTN라는 프린트가 붙은 꽤 트렌디한 라인을 요새 선보이고 있다. 이게 세컨 브랜드 같은 건지 아니면 그냥 발렌티노 이.. 2017. 11. 23. 하이 패션 vs 스트리트 패션 이런 식의 대결은 사실 무의미해지고 있지만. 예컨대 소위 명품을 만드는 파리나 밀라노의 가방 장인, 구두 장인처럼 캐주얼 옷에도 오카야마에서 셔틀 방직기와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몇 십년 간 싱거 재봉틀을 다뤘던 기술자들, 손으로 리벳을 박아 청바지를 만들던 기술자들이 있다. 디올이나 이브 생 로랑 같은 디자이너는 없지만 니고나 타카하시 준, 제임스 제비아(Supreme), 버질 아블로가 있고 그 뒤에는 베이프와 아이스크림의 티셔츠를 디자인 했던 Sk8thing, 슈프림의 브랜드 디렉팅을 했던 안젤로 베이크(Angelo Baque), 나이키를 스트리트 패션의 왕으로 끌어 올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제모 웡(Gemo Wong) 같은 사람들이 있다. 또 그 배경을 들여다 보면 20세기 초반에 등장한 리.. 2017. 11. 20. 테스트의 장이 된 청바지 이야기 예전에도 이야기했던 901 청바지(링크)는 어느덧 테스트의 장이 되어 있다. 사실 내심 목표는 아래 사진에서 왼쪽은 비즈빔, 오른쪽은 카피탈을 지향했는데 역시나 둘 다 말만 그렇다는 거고 바느질이란 그냥 귀찮고 지겹다... 기술은 물론이거니와 뭐라도 좀 하려면 굉장한 끈기와 체력을 요하는 일 같다. 하지만 양쪽 다 없음 ㅜㅠ 뭐 여튼 이런 거 하나 있으면 꽤 재미는 있다... 2017. 11. 19. 레플리카 데님의 탄생 뭐 좀 하면서 책 아메토라(링크)를 뒤적거리다가 레플리카 데님이라는 게 처음 등장하게 된 때를 잠시 정리. 뭐 콘 밀스 공장이 기계를 바꾸고 어쩌고 하는 이야기는 생략하고... 일단 일본 청바지 산업의 시작이 1970년대 Sulzer 프로젝틸 방직기로 만든 현대적 데님이었기 때문에 그때까지 셔틀 방직기로 만든 셀비지 데님이란 건 만들어 본 적이 없던 상태다. 1980년에 빅존이 쿠라보에 세일 클로스(Sail Cloth) 만들 때 쓰던 옛날 토요다 셔틀 방직기로 셀비지 데님을 만들 수 있겠냐고 문의. 빅존이 왜 만들고 싶어했는지가 의문인데 당시 리바이스 505에 사용하던 콘 밀스의 14.5온스 프리슈렁크 데님인 686에 대항하는 진짜 미국 청바지를 만들고 싶었다고 함. 이 부분이 나중에 그냥 한 소리가 아.. 2017. 11. 16. 구두 손질의 노하우를 읽다 며칠 전에 쓴 부츠 관리(링크)에 이어 이번에는 가죽 구두의 관리. 저번엔 비디오였고 이번엔 책이다. 사실 같이 죽자고 생각하고 구입한 구두 중 두 켤레를 얼마 전 옷장 정리를 하면서 처분했다. 물론 상당히 오래 사용한 구두였기는 했지만 어떻게 해볼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상해버렸다는 점에서 일종의 패배감을 느꼈기 때문에 요새 구두와 부츠 관리법을 숙지하며 실행해 보고 있다. 어쨌든 하세가와 유야라는 분이 쓴 구두 손질의 노하우라는 책이다. 이분 좀 특이한데 스무살 때 아무 것도 모른 채 다이소에서 구입한 구두 관리 세트를 가지고 구두 닦이 업에 뛰어들었다가 이 분야를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 지금은 도쿄에 브리프트 애시라는 바, 라운지 형태의 구두 손질 샵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느낌... 사실 구두 .. 2017. 11. 14. 버질 아블로의 더 텐, 안티 패션 그리고 DIY 버질 아블로가 텐 출시를 기념하며 한국에 잠시 들렀다고 한다. 버질 아블로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에 대한 이야기는 얼마 전에 쓴 적이 있으니 그걸 참고(링크)해 주시고... 더 텐도 그렇고 구찌의 낙서, 염색 티셔츠, 발렌시아가의 더러운 스니커즈 등은 말하자면 안티 패션의 일부다. 안티 패션은 유행을 계속 회전시키며 구매를 만들어 내는 대형 회사들의 전략 또는 복식의 규칙으로 강화하는 기존의 권력 관계 등에 반항하면서 성립한다. 최근 하이 패션의 스트리트웨어도 말하자면 기존 고급 패션의 드레스 업에 반항하면서 만들어 내는 새로운 패션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그 방식은 대부분 DIY로 이뤄지고 있다. 사실 이런 옷 자체에는 특별한 게 들어갈 데가 없으니 당연히 뭔가 특별한 걸 넣긴 해야 할 상.. 2017. 11. 14. 플리스는 울 스웨터를 대신할 수 있을까 추위를 많이 타기 때문에 스웨터 류를 오래 전부터 입어왔다. 스웨터가 좋긴 하지만 관리의 측면에서 아무래도 까다롭고 동물 소재의 사용에 대한 복잡한 생각 속에서(링크) 스웨터부터 플리스로 바꿔가기 시작했는데 요새는 플리스 쪽을 더 많이 입는다. 올이 일거나 보풀이 일거나 하는 공유되는 단점이 있긴 한데 더러워지면 그냥 세탁기에 돌리면 된다. 이 간단함이 정말 굉장한 장점이다. 집업, 풀오버, 후드 등 종류 별로 운용 중. 유니클로로 시작하긴 했지만 유니클로 기본 플리스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데 예컨대 자차 이용자, 실내 이용자, 도쿄의 겨울, 추위를 덜 타는 사람 등에게는 적합할지 몰라도 나 같은 사람에게 미드 레이어로 저 옷은 확실히 부족하다. 그래서 선택 기준은 일단 플리스의 촘촘함이다. 촘촘하고 뒤.. 2017. 11. 12. 간만에 이상한 옷 이야기 06번째 예전에 이상한 옷 이야기(링크)를 쓰다가 제목을 바꿨던 그냥 옷 이야기로 바꿨던 기억이 있는데 검색이 잘 되지도 않는 김에 그냥 저기에 연결해 본다. 잘 안쓰지만 태그가 있음(링크). 여튼 오늘은 퀵실버의 후드 점퍼다. 찬조 출연 웅군. 이 옷은 정확히 가늠이 잘 안되는데 여튼 오래됐다. 대학생 나이는 되지 않았을까 싶다. 여튼 퀵실버 라벨이 붙어 있는데 아마도 동대문 발 가품이다. 동생이 스키장 갈 때 막 입는다고 샀는데 그 정도 방풍, 방수 기능은 되지 않아서 옷장에 있다가 내가 쓰기 시작했다. 처음엔 잘 안 입었는데 XL 사이즈로 옷이 엄청 크기 때문이다. 보통 아우터의 경우 가슴 폭 단면이 52~55cm 정도 되는 걸 입는데 이건 64cm다. 하여간 가지고 있는 옷 중에 가장 크다. 얼마나 큰지 .. 2017. 11. 12. 이전 1 ··· 94 95 96 97 98 99 100 ··· 2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