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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부틀레거스의 녹는 라벨

by macrostar 2017.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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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뜸 부틀레거스라고 하면 뭔지 알 수가 없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리얼 맥코이를 만든 사람들이 몇 명 있는데 그 중 조 맥코이를 담당하고 있던 야스이 아츠시가 회사를 나와 만든 브랜드가 부틀레거스 리유니언(Bootleggers Reunion)이었다. 이 브랜드는 나중에 프리휠러스(Freewheelers)로 이름을 바꾸게 되고 지금도 영업하고 있다(링크). 부틀레거스 시절에는 아메리칸 빈티지 이것저것 만들었는데 프리휠러스 시절로 넘어오면서 좀 더 초기 미국 옷에 집중하고 있다.



부틀레거스는 특히 미국 빈티지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티셔츠가 유명했는데 몇 번 세탁을 하면 라벨이 위 사진처럼 엉망이 되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일단 레플리카라는 게 기본적으로 카피 제품 만드는 거라 라벨까지 복제해 놓으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당시 저런 무단 복제 브랜드들이 많았고 리바이스 등과 법적인 다툼이 있게 되는 건 조금 더 나중 일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그게 다는 아니다. 즉 법적인 문제보다는 저런 라벨을 사용하면 구입한 다음 몇 번 입고 나면 더욱 진짜 빈티지처럼 보인다는 게 더 크다. 어쨌든 저런 브랜드들이 재현하고자 했던 건 리얼 빈티지의 느낌이니까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리고 부틀레거스만 저런 라벨을 쓴 건 아니다. 



위 사진은 같은 회사에서 90년대에 나온 제품 두 개인데 둘 다 세탁을 하자마자 사이즈 라벨이 저 모양이 되는 걸 보고 대체 왜 저런 천을 골랐지 했었는데 역시 비슷한 효과를 노리고 있다. 딱 봐도 굉장히 오래된 것처럼 보인다. 


처음부터 반 쯤 뜯겨져 있는 백포켓 스티치도 마찬가지다.


마치 입다가 저렇게 뜯어진 것 같은데 로 데님 상태부터 저런 모습이다. 이렇듯 안과 밖 모두가 리얼 빈티지 시각 효과를 노리고 있다. 


요새는 레플리카라고 해도 레드 탭을 안 쓰는 혹은 못 쓰는 곳이 많고 백 포켓에도 자기 만의 스티치를 넣든가 아예 빼든가 하는 식으로 레플리카였긴 한데 이젠 자기네 오리지널 이런 식으로 뭔가 중첩적인 포지셔닝을 잡고들 있다. 생각해 보면 참 웃기는 시절이었는데 요새 더 고도화되어서 겉면 자체가 매우 빠른 속도로 빈티지의 느낌을 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는 제품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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