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722 데님의 리벳 리벳을 볼 때마다 새삼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지, 혹은 재킷에 들어 있는 금속 조각. 하지만 지퍼와는 다르다. 딱히 사용상 기능은 없지만 단지 보강을 위해 존재한다. 사실 리벳이 박혀 있는 부분을 보면 대부분 주머니 부근으로 천을 접거나 겹치거나 한 부분들이라 보강보다는 바느질이 어려워서...라는 게 좀 더 현실적인 이유가 아닐까 생각은 한다. 여튼 역시 박아 넣은 쇠 버튼과 함께 데님이라는 소재에 참 잘 맞는 부자재다. 정말 리벳 덕분에 바지라는 물건이 더 튼튼해지고 오래 쓸 수 있는 걸까 종종 생각해 보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뭐 주머니가 손이 왔다 갔다 하니까 압력을 많이 받을 테고 그러니까 바느질이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많긴 할테니 그런 점에서는 분명 도움이 되겠지. 주머니라는 건 있을.. 2017. 10. 10. H&M - 오렌지 파이버 - 페라가모 H&M 파운데이션은 글로벌 체인지 어워드라는 이름으로 서스테이너블 패션을 촉진할 방법을 모집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했고 올해가 3회째인데 새로운 패브릭, 방법론, 테크닉 등등이 대상이다. 여튼 1회 때 수상작은 오렌지 파이버라는 거였다. 아드리아나 산타노치토(왼쪽)와 엔리코 아레나(오른쪽) 두 분이 2014년에 만든 텍스타일 회사에서 오렌지 파이버라는 걸 내놨는데 시트러스 껍질을 이용해 섬유를 만드는 거다. 물론 어떻게 그렇게 하는 건지는 난 잘 모르겠고 사진을 보면 오렌지라고 오렌지 색 실 사진을 많이 올려놨는데 꼭 저 색만 나오는 건 아니고 흰색, 까만색 등등 다 나온다. 여튼 이런 게 있고 상을 받아서 관심을 받았는데 올해 초 지구의 날 때 페라가모에서 오렌지 파이버를 이용한 캡슐 컬렉션을 .. 2017. 10. 9. 다 쓴 향수 이야기, Rochas의 Macassar 열흘 짜리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다행히도 연휴 내내 일을 할 수 있었는데 그런 게 물론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날씨가 꽤 좋았기 때문에 뭔가 좀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 그런 김에 향수 이야기나 한 번. 향수 이야기는 모르는 향수와 다 쓴 향수 이야기를 주로 하게 된다. 모르는 향수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가 적혀 있는 걸 읽으면서 어떤 걸까 생각하는 게 좀 재밌고, 다 쓰고 나서 이제 아듀를 고하며 뭔가 써보는 것도 재미있는 거 같다. 보통 한 두가지를 몇 병씩 꽤 오래 쓰는 편이고 전환기가 필요할 때 향수를 바꾸고는 한다. 여기 더해서 서브로 몇 가지 운용하는 식이다. 사는 게 좀 재미없는 거 같을 땐 옷을 사는 것보다 향을 바꾸는 게 확실히 영향력이 크다. 그리고 어디 다른 곳에서 몇 번 이야기 한 .. 2017. 10. 9. 커다란 엉덩이를 가진 바지 이 청바지는 보통 내 사이즈에서 마이너스 1이다. 그렇긴 한데 숨 막히고 그런 건 아니고 잠깐 입으면 금새 딱 맞는 정도. 원래 넓은 타입이라 그렇다. 여튼 허리는 그런데 엉덩이에서 비약적으로 커진 다음 허벅지 아래까지 큰 상태로 내려온다. 바람이 불 거나 걷다 보면 너풀너풀 거린다. 그리고 워낙 엉덩이 - 허리 - 무릎 라인이 넓어서 어지간히 입는다고 페이딩 따위가 생기진 않는다. 그런 게 딱히 문제는 아닌데 이렇게 큰데 앉아 있는 일이 많다 보니까 이렇게 선이 잡혔다. 사실 이것도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저기에 꽉 차는 엉덩이를 가진 인간이 있을까 종종 궁금해진다. 참고로 여기(링크)에서 2001이다. 그리고 입고 다니다 보면 얘가 나보다 오래 살 거 같다는 생각도 종종 한다... 2017. 9. 27. 스트리트 패션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요즘에 여기를 이런 이야기를 써볼가 싶은 개요를 살짝 정리해 놓거나, 뭔가 쓰다가 문득 생각난 좀 더 큰 스케일의 이야기를 뿌려 놓는데 쓰다 보니까 이 옷은, 저 신발은 이런 게 아니라 자꾸 패션은! 옷은! 뭐 이런 밑도 끝도 없는 거창한 이야기만 적게 된다. 하지만 오늘도 패션은! 이다. 이런 이야기는 여기말고 어디 쓸 데가 없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패션은 사회와 유리되어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에 혼자 힘으로 환골탈태하며 레벨 업을 할 수 없다. 구매자라는 게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딘가 사회와 떨어져 홀로 존재하는 거대한 부자가 디자이너 하우스의 옷을 구입해 입고 있을 가능성을 배재할 수는 없지만 판이 굉장히 커져버렸기 때문에 그 정도의 매출이 방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2017. 9. 27. 파타고니아가 중고 옷 판매를 시작했다 예전에 말한 적 있듯 파타고니아는 옷을 오래 입자는 캠페인을, 중고를 사다가 입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링크). 말로만 오래 입자고 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마련인데 상당히 많은 수선 전문가를 고용하고 있다고 한다. 아래 영상을 보면 꽤 재미있는데 수선 트럭으로 시골을 돌아다니며 옷을 고쳐 준다. 이 둘이 합쳐지면? 중고 옷을 가져다 고쳐서 직접 판매하는 거다. 그래서 이런 게(링크) 나왔다. 남녀 액세서리 이렇게 나뉘어져 가격이 붙어 있다. 살펴 보면 티셔츠, 속옷, 양말, 침낭 같은 건 취급하지 않는다. 사실 파타고니아는 워낙에 인기가 많은 데 요새 또 인기가 더 많아져서 중고가가 꽤 높게 책정되어 있는 편이다. 그건 원래 좀 비싸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직 미국에서만 판매하고 있지만 중고가에 영향을 미.. 2017. 9. 25. 패션에 대한 잠깐 잡담 1. 패션이 어쩌고 폼을 잡아도 세상에서 옷으로 제일 돈을 많이 버는 곳은 유니클로, 자라, H&M이다. 패션 이야기를 할 때 이 사실을 잊어버리면 안된다. 2. 어떤 브랜드에서 츄리닝 바지, 티셔츠, 스웻셔츠를 구입하면 1500불 정도가 든다. 이런 걸 이해할 수 있는, 아니 알고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 명 쯤일까. 3. 하이 패션은 구경만 해도 된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능력이 있는 듯한 사람에게 실험 정신을 발휘해 보라고 높은 가격을 내주는 거다. 4. 분명한 건 지금 하고 있는 2018 SS 같은 게 유니클로와 자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거다. 그건 조작된 이미지가 세상을 재패하는 걸 수도 있고(저런 게 유행이라니 말세다, 패션에 긍정적인 면이라곤 전혀 없구나) 끝자락에서의 발전을 수용하는 걸 수도 .. 2017. 9. 24. 스트리트 패션 vs 하이 패션 상황의 변화.. 아래는 리카르도 티시의 지방시 2011 FW 이건 니콜라스 게스키에르의 발렌시아가 2012 FW 위 둘은 2011년 즈음 하이 패션이 스트리트 패션을 본격적으로 써먹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최근 아래는 쉐인 올리버의 헬무트 랑 2018 SS 쉐인 올리버는 졸업은 안했지만 여튼 FIT에 발을 걸친 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스트리트가 기반이고 게토고딕 신의 일부였고(지금도 있나?) 그렇게 HBA를 거쳐 헬무트 랑의 컬렉션을 치뤘다. 즉 몇 년 사이에 스트리트 패션의 사람들이 하이 패션을 만드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서브 컬쳐 기반이 어떤 지는 모르겠지만 뎀나가 3시즌 만에 글로벌 네임드가 되어 버린 걸 보면 이 시장은 여전히 넘실대는 부분이 있다. 여튼 카니에 웨스트.. 2017. 9. 24. 유니클로 셔츠 이야기 유니클로 셔츠를 꽤 좋아한다. 버튼 다운 플란넬을 가장 좋아하지만 데님, 워크, 샴브레이, 코듀로이 등등 다 나쁘지 않다. 옥스포드나 드레스 셔츠는 안 입어 봐서 잘 모르겠지만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왜 안 입냐면 다림질을 해도 좋고 평상시에 귀찮으면 그냥 탈탈 털면 적당히 입을 수 있는 셔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버튼 다운도 그래서 좋다. 여튼 몇 년 전까지 왠지 셔츠 귀찮아서 날씨가 좀 쌀쌀해 져도 온통 긴팔 티셔츠, 스웻셔츠 그러다 추워지면 스웨터 그런 것만 입고 다녔는데 언젠가 부터 또 줄창 셔츠만 입고 있다. 위 사진은 유니클로 플란넬 셔츠를 검색했더니 오늘 입고 온 걸 누가 중고로 팔고 있길래... 태국 사이트고 팔렸다고 한다. 나는 매대에서 9900원 혹은 5000원에 구입했다. 여튼 .. 2017. 9. 20. 어글리 프리티와 아저씨 등산복 패션의 관계 이 글은 추후에 나올 이 이야기(링크)와 상당히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요 몇 주간 칼럼을 통해 옷에 대한 태도의 변화를 이야기했고(링크), 그 현상 중 하나로 고프코어(링크)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고프코어에 대해서는 약간 더 자세한 이야기를 다른 곳에 썼는데 혹시 만나게 되면 그걸 참고하면 더 좋을 거 같다. 여튼 어글리 프리티, 고프코어에 대해 다시 한 번 말해보자면 1) 새로운 룩 - 이전에 (알고 있었어도 차마) 시도해 보지 않았던 새로운 룩이라는 신선함2) 새로운 태도 - 잘 차려진 멋들어 진 옷, 트렌드에 대한 반감, 멋대로 입겠다는데 너가 무슨 상관. 이렇게 요약이 가능하다. 2)의 경우 하이 패션의 잘 차려진 옷, 트렌드라는 게 그들이 만들어 내고 재생산되는 이미지(링크)에 기초하고 있고.. 2017. 9. 15. 같은 옷과 다른 맥락 같은 옷의 다른 맥락. 혹은 실용성과 기능성 옷의 기나긴 히스토리. 1. 파타고니아, 요세미티, 클라이밍 히피 맨 위는 이본 쉬나드(오른쪽), 그 분이 장비 만들던 시절 그리고 위 옷은 파타고니아의 토렌쉴드 재킷 요세미티 옐로우 컬러. 2. 헤비 듀티 아이비, 일본 3. 등산복 패션 4. 교복 5. 아웃도어 맨 vs 와일드, 정글의 법칙 6. 고프코어 7. 파타고니아의 신칠라 플리스 2017. 9. 13. 쉐인 올리버의 헬무트 랑 2018 SS 캡슐인지 들어간 건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여튼 이번 시즌 헬무트 랑은 후드 바이 에어(HBA)의 쉐인 올리버가 맡았다. 그리고 Merch 캡슐 컬렉션이라고 하는 스트리트 풍 컬렉션과 뉴욕 패션위크의 2018 SS 패션쇼가 있었다. 우선 Merch. 슈프림 NY이 생각나는 로고가 눈에 띈다. 티셔츠, 후드 뭐 이런 스트리트 풍 구성이다. 위 컬렉션은 여기(링크). 한창 메탈 티 같은 (빈티지) 콘서트 티셔츠가 트렌드였는데 이 Merch는 그 Merch겠지? 여튼 HBA의 발전상을 떠올려보자면 쌓인 건 어쩌고 맨 처음에 했던 걸 꺼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번 컬렉션과의 발란스를 노린 거 같다. 그리고 헬무트 랑 2018 SS. 위 사진은 보그 패션쇼 헬무트 랑 컬렉션 부분 맨 앞에 있는 것(링크). 링크에.. 2017. 9. 12. 이전 1 ··· 97 98 99 100 101 102 103 ··· 2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