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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로고가 중요하다 저번에 모 토크에서 이야기를 한 적 있는데 잠깐 정리하자면 : 스트리트패션이 하이 패션의 주류가 되면서 만듦새, 퀄리티, 웰 크래프트는 하이 패션의 세계를 떠났다. 떠나서 제품이 저질이고 구려졌다는 게 아니라 크게 상관이 없어졌다는 뜻이다. 물론 품질이 너무 형편없다면 바보 취급을 받게 되겠지만 코튼 100% 면 티셔츠의 품질이란 걸 아무리 끌어올려봐야 티가 잘 나지 않는 법이고 그럼에도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는 건 애초에 다들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게 왜 그러냐 하면 스트리트웨어의 옷이란 대체로 대량 생산된 공산품이기 때문이다. 워낙 한 번에 만드는 제품이고 아주 미세한 차이를 가지고 소량 주문을 하면 가격이 뛰어오르기 때문에 비싸진다. 하지만 이건 말하자면 기계로 하면 간단한 걸 굳이 손으.. 2019. 1. 28.
헤비 트윌 플란넬 셔츠 이야기 간만에 버튼 다운 셔츠 이야기. 사실 셔츠에 바지나 입고 다니는 상태가 딱 좋긴 한데 작년에는 그럴 틈도 없이 지나가 버리고 말았다. 반소매 셔츠만 입고 다니다가 어느날 고개를 들어보니 바람막이라도 하나 걸치지 않으면 안되는 날씨로 변해 있었다. 타이밍을 아주 잘 잡아야만 가능한데 그것도 환절기 일교차가 너무 심해서 패커블이라도 하나 들고 다니지 않으면 안된다. 날씨로 부터는 가능한 전력을 다해 해방되는 게 좋은 게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우면 생각이 짧아지고, 폭이 좁아지고, 세상에 지나치게 비관적 부정적이 되고, 추론이나 상상이 제한된다. 물론 그걸 완전히 이겨내는 데는 너무나 큰 비용이 들고 그렇게 해서 뽑아낼 수 있는 가치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저런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도 같다... 옷.. 2019. 1. 26.
빅토 앤 롤프, 오트쿠튀르, 패션 농담 패션이 농담이 되는 데 딱히 거부감은 없다. 예컨대 오트쿠튀르라는 패션에서의 나름 특별한 위치를 프린트 티셔츠 다루는 식으로 접근하는 작업 그 자체가 또한 특별함이 될 수 있다. 이렇듯 패션에 특별함이 있다면 그건 당연히 맥락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고 그걸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자기 마음이다. 어떻게 들리느냐는 약간 다른 문제다. 굳이...라는 생각이 있긴 하지만 이게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한 걸 수도 있고, 이 메시지가 이런 작업에 쓸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티셔츠랑 뭐가 다르냐 어차피 옷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오트쿠튀르 따위...라고 생각한 걸 수도 있을 거 같다. 아무튼 이 농담을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이 충돌하는데 1) 이젠 이 정도의 농담도 오트쿠튀르 정도 되는 곳에서 해야 하는 건가.. 2019. 1. 25.
meme이 된 패션 어딘가 보냈던 글의 축약 정리와 약간의 보충 나일론 레인 코트와 DHL 로고 티셔츠, 3개 세트 언더웨어 티셔츠, 서류 묶는 클립과 커다란 단색 나일론 패딩, 더러운 스니커즈 그리고 반을 잘랐다 다시 붙인 청바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를 이해하는 데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패턴에 대한 몇 가지 가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브랜드의 역사, 제품의 고품질, 정교한 제작 등은 중요한 덕목일까? 그렇긴 한데 어느 정도까지는 이다. 조악하면 안되겠지만 최상은 아니어도 괜찮다. 그런 것보다 중요한 건 누가 내놓은 건가 하는 점, 어떤 로고가 붙어 있느냐 하는 점이다. 소비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을까. 이전에도 말했듯 패션은 과몰입을 기반으로 한다. 더 몰입하게 만드는 게 핵심이다. 훌륭한 브랜드는 그.. 2019. 1. 24.
같은 기능 다른 옷, 방풍 후드 얼마 전에 즐겁게 입은 옷 이야기를 하면서 유니클로의 방풍 후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링크). 그때 노스페이스 안드로이드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찾아보니까 생각보다는 비싸지 않길래 하나를 구입했었다. 사실 정가 차이는 꽤 나지만 컬러만 상관하지 않는다면 5, 6만원 정도로 구할 수 있다. 사실 후드 너무 스포티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기능성 느낌이 폴폴나는 집업 후드를 두 개나 가지고 있게 되었다... ㅜㅜ 물론 그래도 유니클로에 비해서는 비싸고 게다가 요새는 시즌 오프로 9900원에 팔고 있기 때문에(링크) 다시 가격 차이는 원래 배수만큼 벌어진다. 간편하게 입을 후드를 찾고 계신 분은 얼른 겟하시길. 봄 밤, 가을 밤의 산보용으로만 써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함. 비슷한 기능의 .. 2019. 1. 22.
마음대로 입는다가 유행이다 제목이 약간 새삼스러운 감이 있지만 마음대로 입는다가 유행이다. 이건 일종의 시대 정신 측면이 있기도 하고 또한 전 세대 패션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또 그 자체로 그냥 유행이기도 하다. 앞 둘에 대한 이야기와 세 번째 이야기를 자주 섞어서 사용해오긴 했는데 최근 들어 분리의 필요를 느끼고 있다. 우선 작년에 자주 섞어서 쓴 이유는 아무튼 옷 입기라는 흔한 일에 대해서라면 새로운 태도나 반발 쪽이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진행을 만들텐데 유행의 측면이 앞의 둘을 서포트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시대가 그렇게 흐르고 있는 걸 패션이 흐름을 맞추고 또한 패션의 변화를 시대의 흐름이 맞춰주는 건 아주 이상적인 상태이기도 하다. 요 몇 해 동안 모델에 대한 처우 개선, 전통적 젠더 롤 나열 광고의 금지.. 2019. 1. 22.
발렌티노와 언더커버의 콜라보 스트리트 패션이 메인스트림으로 진입하면서 콜라보는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협업은 브랜드의 확대와 실험이기도 하지만 SS, FW 체제를 무너트리고 소비자들에게 끊임없는 관심의 환기를 불러 일으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게 쓴 적이 있으니 그것도 참고해 주시고(링크)... 아무튼 루이 비통 + 슈프림 콜라보 이후 협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사실 그 전에 리카르도 티시의 지방시와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상당히 기묘한 파트너십(링크)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하이 엔드 패션과 패스트 패션, 하이 엔드 패션과 스트리트 패션의 만남이 주류였던 게 최근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버버리나 디올 옴므와 알릭스 스튜디오 등 강력한 네임 밸류들이 있는 것들끼리의 협업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시즌 컬렉션이.. 2019. 1. 20.
MUJI 라보, 옷장의 공유 무인양품의 라보(LABO)가 2019 SS 컬렉션을 선보였다. 발매는 1월 16일이니까 어제 나왔군. 무지 라보는 2005년 시작되었는데 기본적인 콘셉트는 "새로운 기본적인 옷"을 만들어 내는 거다. 실용성과 생산자 친환경 등을 배경으로 깔고 있다. 이번 시즌의 특이한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일단 남녀 공통 컬렉션. 여유있는 크기와 심플한 디자인으로 아무나 입어도 되게 나온다. 아무나 입어도 되게 만든다는 말은 쉽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이즈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이런 식으로 사이즈가 3분할 되어 있다. 종목마다 다를 거 같은데 셔츠도 보니까 같은 사이즈 구분이 되어 있다. 애초에 핏한 타입은 전혀 아니고 그런 옷도 아니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알아서 입는 식이다. 그리고 알려져 있다시피.. 2019. 1. 17.
옷은 언제나 함께 한다 이 글은 어딘가 사용하려고 썼는데 쓸 수도 있고 안 쓸 수도 있습니다. 보다시피 뒤에 아주 긴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하튼 며칠 전에 어딘가 뭔가를 썼는데(링크) 그거 쓰다가 문득 생각이 났던 거라 올려봅니다. 사진은 W매거진(링크). 딱히 의미는 없음... 누구나 옷을 매일 입습니다. 그리고 아는 사람들의, 또 모르는 사람들의 옷 입은 모습을 봅니다. TV와 인터넷, 뉴스를 통해서도 사람들이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모두와 함께 하죠. 수 천년 전, 수 만년 전부터 인간은 뭔가 입었습니다. 소중할 만도 한데 사실 이 정도로 익숙한 건 자세히 들여다 볼 일이 별로 없습니다. 사실 패션에 대한 관심이라 봐야 어떤 연예인이 뭘 입었는지, 요새 주변에서 입고 있는 유행하는 옷이 뭔지, 그걸 어디서 파.. 2019.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