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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루이 비통과 제냐의 2021 FW 남성복

by macrostar 2021.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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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월은 남성복 패션쇼와 오트쿠튀르가 있다. 코로나의 시대라지만 역시 올해도 마찬가지. 이미 몇 가지 이야기를 적은 적이 있는데 오늘은 재미있다고 생각한 두 개의 패션쇼, 루이 비통과 제냐.

 

버질 아블로의 루이 비통은 그동안 사실 수많은 아티스틱한 것들과의 링크, 인용, 응용과 함께 미국, 흑인, 문화라는 또 하나의 방향이 얽혀 있는 매우 야심찬 프로젝트를 만들어 가고 있기는 한데 그런 야망에 비해 정작 패션이 별로 재미가 없었다. 거대한 목표가 패션을 더 시큰둥하게 보인게 만든다고나 할까. 그래서 야망과 결과 사이의 발란스가 중요하다. 하지만 올해 패션쇼는 꽤 재미있었다. 버질 아블로의 루이 비통이란 바로 이런 패션이구나 싶어진다.

 

 

 

 

 

물론 수많은 연결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힙합, 시, 제임스 볼드윈, 스트레인저 인 더 빌리지, 저번 시즌부터 등장한 비행기, 코로나 시대의 파리와 뉴욕(약간 예산 제한이 없는 졸업 작품전 같은 느낌이 있긴 했지만). 무엇보다 뭔가 미국 영화의 흑인들이 입고 있는 듯한 핏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것들과 파리 남성복의 조화.

 

몇 년 전부터 미스 반 데어 로에 이야기를 부쩍 하더니(링크) 스테이지에도 끌어들였다. 앞 사진은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혹시나 싶어 의자도 가져다 놓은 건가 싶어서 좀 재미있긴 했다.

 

 

또 하나는 제냐. 스트리트 패션, 다양성, 기존 하이 패션의 전복 등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그런 태도에도 불구하고 아무튼 비싼 옷이란 올~ 하는 분위기가 있기 마련이다. 지금 시점에서 포멀 웨어, 사토리얼, 미니멀리즘, 아방가르드 등등은 스트리트 웨어와 합쳐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뭔가 비싼 옷! 보통 사람은 아니야! 이런 게 필요하다. 하지만 차칫 잘못하면 값비싼 포멀 웨어는 올드 패션드처럼 보일 수도 있고, 혹은 릭 오웬 패션쇼에 나오는 범상치 않은 사람 비슷한 느낌만 날 수도 있고, 뭔지 모르겠는데 돈 많은 예술가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럭셔리와 미래 방향의 패션 사이의 발란스가 필요한 데 이번 시즌은 제냐가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잘 해낸 거 같다.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면 이런 식으로 부내를 풍길 수 있다고 말하는 거 같다. 재미있었음. 이외에도 흥미로운 남성복 패션쇼가 많았다. 예전에는 여성복 패션쇼의 그 복잡다단함에 비해 남성복 패션쇼는 정말 재미없다 이런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최근 몇 년을 생각해 보면 그때에 비하면 훨씬 다이나믹해진 거 같다. 다양하고 에너지를 내뿜고 있다는 건 일단은 좋은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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