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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699

프라다의 FW21, 라프 시몬스 프라다의 FW21 여성복 패션쇼가 2월 25일에 있었다. 이건 1월 17일에 있었던 남성복 FW21과 함께 보는 게 좋을 거 같다. 일단 장소가 거의 같다. 물론 남성복에 나왔던 빨간 방은 없고, 여성복에는 마블 대리석 바닥이 더 있는 것 등 약간의 디테일 차이는 있다. 렘콜하스가 어떤 강조점을 가지고 이런 다름을 설계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건 형식의 문제일 수도 있다. 즉 맨 처음 이 쇼를 봤을 때 든 생각은 남성복 여성복을 왜 따로 한 거지라는 거였다. 하지만 이 순서는 정해져 있는 거일 수도 있고 그런 형식이 변화를 만들어 냈을 수도 있다. 순서 역시 마찬가지다. 쇼를 보면 알 수 있듯 먼저 했던 남성복이 여성복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성복이 먼저였다면 어떻게 보였을까 그런 문제를 .. 2021. 2. 26.
발렌티노의 Code Temporal 발렌티노의 이번 오트쿠튀르는 Code Temporal이라는 제목으로 열렸다. 뭐 그렇구나. 그런데 맨 끝 크레딧에 배경 음악이 매시브 어택의 Ritual Spirit이었다는 자막이 나왔다. 매시브 어택이라니 뭔가 기억의 저편에서 끄집어 올라오는 기분이다. 사실 21세기에 들어선 이후 들어본 적이 없는 거 같다...지만 뭔가 듣기는 했겠지. 아무튼 이 음반은 2016년에 나왔다고 한다. 그렇구나 하고 있었는데 이 협업은 패션쇼 배경 음악에서 끝나는 게 아니었다. 매시브 어택의 3D(=로버트 델 나자)는 발렌티노의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 뉴로그래퍼 Mario Klingeman(neurographer가 뭔지 정확히는 모르는데 Mario Klingeman에 따르면 Mario Klingemann to descri.. 2021. 1. 29.
루이 비통과 제냐의 2021 FW 남성복 매년 1월은 남성복 패션쇼와 오트쿠튀르가 있다. 코로나의 시대라지만 역시 올해도 마찬가지. 이미 몇 가지 이야기를 적은 적이 있는데 오늘은 재미있다고 생각한 두 개의 패션쇼, 루이 비통과 제냐. 버질 아블로의 루이 비통은 그동안 사실 수많은 아티스틱한 것들과의 링크, 인용, 응용과 함께 미국, 흑인, 문화라는 또 하나의 방향이 얽혀 있는 매우 야심찬 프로젝트를 만들어 가고 있기는 한데 그런 야망에 비해 정작 패션이 별로 재미가 없었다. 거대한 목표가 패션을 더 시큰둥하게 보인게 만든다고나 할까. 그래서 야망과 결과 사이의 발란스가 중요하다. 하지만 올해 패션쇼는 꽤 재미있었다. 버질 아블로의 루이 비통이란 바로 이런 패션이구나 싶어진다. 물론 수많은 연결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힙합, 시, 제임스 볼드윈,.. 2021. 1. 28.
패션과 의상, 디올의 쿠튀르 2021 SS 디올의 오트 쿠튀르는 저번과 마찬가지로(링크) 영화 형태로 만들어졌다. 타로 카드를 주제로 하고 있고 대사도 있고 연기도 한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면 각 의상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건 그렇고 내용 중 거꾸로 메달려 있는 분 상당히 힘들어 보였다... 더불어 주인공 격인 분의 여성성과 남성성이 합쳐진 양성적 측면은 은근히 다루고 있다. 말하자면 전체 내용은 주인공이 자아를 발견해 가는 성장기다. 디올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버전을 보면 한글 자막도 잘 나와 있으니까 참고. 영상은 아래. 메이킹 필름이 올라왔다. 감독 마테오 가로네가 작업에 대해 설명한다. 고모라, 테일 오브 테일즈 등의 영화를 만든 분이다. 마리아 치우리는 디올에 은근 이태리 사람, 이태리 문화를 끌어다 쓰는 경향이 있는 데 그게 .. 2021. 1. 26.
밖으로 드러나는 이너웨어, 프라다 2021 FW 역시 미우치아 프라다 + 라프 시몬스 협업 디렉팅으로 완성된 프라다 2021 FW 남성복은 재미있게 볼 포인트들이 꽤 있다. 미니멀한 코트와 밀리터리 웨어의 조합, 여기저기 붙어 있는 지퍼 파우치 주머니, 목 뒤에 프라다 시그니처 역 삼각형 패브릭 패치, 라펠은 없고 칼라는 있는 코트를 비롯해 스치듯 지나가는 롱 존스(말하자면 내복)만 입고 춤 추는 사람들. 여성복 패션쇼를 보면서 여기저기 글자 새겨 넣는 걸 또 할 건가 싶었는데 그런 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패션쇼는 17분 정도고 이후 정례화되고 있는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의 Q&A 시간이 들어 있다. 디테일 뷰가 없어서 캡쳐라 사진이 좀 흐리멍텅하다. 아무튼 밀리터리 나일론 재킷과 코트가 조합을 이루듯 안에 입어야 할 것들이 바깥으로 삐져 나.. 2021. 1. 18.
H&M과 시몬 로샤의 콜라보가 나온다 H&M과 시몬 로샤의 콜라보 컬렉션이 나온다. 2021년 3월 11일에 예정되어 있다. 여성복 뿐만 아니라 남성복, 아이옷까지 코트, 드레스, 정장, 슈즈, 액세서리 등등 풀 라인업으로 총 100여 아이템이 나온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링크) 참고. 시몬 로샤 좋아하지만 뭔가 훅 나설 수 있는 어떤 전환점이 있을까 며칠 전에 잠깐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런 경우의 수도 있었군. H&M이 가지는 당연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기대가 된다. 2021. 1. 15.
셀렉션, 패션 디자인 비관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디자이너들이 딱히 낼 게 없을 때, 이미 다 있을 때, 이미 있는 것들 중에 셀렉션을 하게 된다. 이미 있는 것들이 이미 위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중 무엇을 찾아내고 골라내는가가 패션의 심미안이 된다. 보그에 메리-케이트 올슨이 고른 꼼 데 가르송, 마르지엘라, 샤넬 등의 옷을 더 로에서 판매한다고 한다(링크). 물론 올슨 자매는 유명한 빈티지 패션 컬렉터 중 하나다. 아주 드문 일은 아니지만 지금 시점에서 이런 판매는 여러가지를 생각나게 한다. 예컨대 후지와라 히로시는 큐레이팅, 셀렉션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일본에 없는 외국(거의 미국이지만)의 패션 제품을 일본에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 그렇게 유명해지면서 자기 브랜드도 만들었다. 이런 "셀렉션"이라는 행위는 소비자가 패.. 2021. 1. 13.
마틴 마르지엘라가 예술가로 돌아온다 마틴 마르지엘라가 아티스트로 돌아온다. 기사(링크)에 의하면 파리의 Lafayette Anticipations gallery(링크)에서 4월 15일부터 7월 25일까지 Martin Margiela라는 제목의 전시를 연다. 미공개 사진, 조각, 작품 등이 나온다고 한다. 패션을 다시 할 생각이 없는 거 같긴 한데.. 아무튼 이 소식을 들으니 패션에서 예술가로 거의 비슷한 타입의 전환 헬무트 랑이 생각난다. 그런 김에 살짝 비교를 해 보면 헬무트 랑 1956년 생 1977년 최초 맞춤 스튜디오 비엔나에 오픈 1979년 부티크 오픈 1984년 첫번째 컬렉션 개최(남성복은 1987년) 1986년 브랜드 헬무트 랑 런칭 2005년 브랜드 나옴, 패션계 은퇴 은퇴후 예술가로 활동 마틴 마르지엘라 1957년 생 19.. 2021. 1. 5.
언더커버가 30주년 기념 제품을 내놨다 준 다카하시의 언더커버가 30주년을 맞이했다. 브랜드 런칭이 1990년, 니고와 함께 한 노웨어 입점이 1993년, 도쿄 컬렉션 첫 참가가 1994년이었다. 참고로 후지와라 히로시, 준 다카하시, 니고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는 꽤 재미있는 패션에 관련된 번역 도서가 2021년 초에 출간될 예정이니 부디 많은 기대를 부탁드립니다... 아무튼 이렇게 30주년을 맞이했고 기념 제품들이 나왔다. 이것들은 이미 판매하고 있고(링크) 아래는 나올 예정인 듯 하다. 저 즈음의 일본 패션 디자이너들 총 출동 분위기가 좀 있군. 언더커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5개 브랜드(솔로이스트, 프래그먼트, 사카이, N.헐리우드, Kolor)가 언더커버의 가죽 슬리브 다운 재킷의 재해석 버전을 내놓는다. 니고가 없긴 하다. 언더커.. 2020.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