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즐거움341 칼하트의 지퍼 풀러 칼하트의 옷이라면 왠지 옷에 따라 같은 규격 지퍼를 사용해 호환이 될 거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게 시대별 차이인지 뭔지는 모르겠다. 아래는 덕 퀼트 후드, 위 왼쪽은 레인 디펜더 써멀 후드, 위 오른쪽은 덕 써멀 후드다. 덕 퀼트는 현행 전 미국 제조, 레인 디펜더는 현행 멕시코 제조, 덕 써멀은 구형 미국 제조. 구형 미국은 실로 구형 같은 동그랗고 얇은 브라스다. 퀼트와 디펜더는 같은 사이즈인데 퀼트 쪽이 두껍고 뒷면에 줄을 그려놔서 잡을 때 밀리지 않도록 했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브라스 음각이라 실제적 효용이 있는 건지는 의심이 된다. 가만 보면 후드 끈도 다 다름. 칼하트의 전형적인 이 커다란 지퍼 풀러는 장갑을 낀 손으로도 쉽게 잡을 수 있지만 너무 크고 넙적해서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2024. 6. 29. 셔츠의 담배 포켓, 야마포케 워크 셔츠를 보면 주머니가 가슴 양쪽에 달려 있는데 보통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다. 이중 왼쪽에 있는 작은 주머니를 Cigarette Pocket, 담배 포켓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산 모양이라고 야마포케, 山型ポケット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이상한 언발란스한 느낌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확실히 빈티지 느낌이 진하게 나는 요소라 누군가 좋아한다고 하면 이해는 간다. 이 주머니는 정식 명칭도 Cigarette Pocket for Shirt였다. 1930년에 특허를 받았는데 J. W. 챔피언이라는 분이 출원했다. 참고로 챔피온 브랜드를 만든 사람은 파인블룸(Feinbloom) 형제다. 챔피언이라는 분이 만든 건 아님. 아무튼 그림 아랫부분을 보면 담배 포켓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다... 2024. 5. 30. 셔츠 맨 아래 버튼 홀 클래식 셔츠 류 맨 아래 버튼홀을 보면 가로로 되어 있다. 딱히 대단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일종의 전통으로 보존되고 있다. 버튼홀이 다 세로 스티치인데 맨 아래만 가로다. 그리고 컬러가 다른데 이 부분은 브랜드마다 차이가 좀 있다. 일단 맨 아래가 가로 방향인 이유는 바지 안에 들어간 셔츠의 아래 부분이 움직임이 많기 때문이다. 당연히 가슴 부분보다 허리와 엉덩이 부분이 움직임이 많다. 가로 방향 스티치는 단추가 좌우 움직임의 폭을 넓게 해준다. 다른 부분은 왜 세로인가 궁금할 수도 있는데 좌우로 움직이는 것보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게 셔츠가 단정한 모습으로 고정되어 있기 좋다. 이제는 셔츠를 바지 바깥으로 내놓고 입는 경우도 많지만 저 가로 스티치는 일종의 전통으로 살아남았다. 맨 아래 스티치 색.. 2024. 5. 21. 백팩의 PU 코팅을 수선해 보다 아크테릭스의 맨티스 26 백팩을 2017년 혹은 2018년에 구입해 계속 쓰고 있다. 찾아보니까 OK몰은 2019년까지 밖에 구매 내역이 나오질 않고 백팩 제조일은 2017년이라 그 사이 어디쯤일 텐데 기억에는 2018년이다. 적당한 사이즈에 가슴 버클을 갖추고 있는 걸 찾았었는데 당시 꽤 할인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사이에 디자인이 약간 바뀌었고 최근에는 크게 바뀐 걸로 알고 있다. 아무튼 이게 오래되다 보니까 이런 류 백팩의 고질병 내부 코팅이 벗겨지는 문제가 몇 년 전부터 나오고 있다. 오래되서 약간 너저분한데 코팅은 더 지저분. 레인커버가 있기 때문에 꼭 써야 한다면 별 문제가 없긴 한데 귀찮기도 하고 안에 가끔 코팅 잔여물이 떨어져 있는 게 기분이 나쁘다. 예전부터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 2024. 4. 23. 20세기 초중반 레일로드 재킷 레일로드 재킷은 엔지니어 재킷, 엔지니어 색 코트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른다. 칼하트의 초어 재킷도 역사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레일로드 재킷이 나온다. 데님으로 만들던 레일로드 재킷을 코튼 덕으로 바꾸고, 펠트 안감을 붙이고, 코듀로이 칼라를 달면 초어 재킷이 된다. 아무튼 철도가 여기저기 연결되면서 교통과 이동, 시간 엄수의 측면에서 새로운 형태의 현대 사회가 출현하게 된다. 고급 패션도 철도, 자동차의 탄생에 따라 큰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그러한 철도를 정비하고 운전하는 사람이 입던 옷은 워크웨어의 기본형이 되었다. 워낙 변종이 많기 때문에 어느나라 레일로드 재킷은 이렇게 생겼다라고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대표적인 이미지는 있다. 우선 영국. 금속 단추와 칼라가 눈에 띈다. 울로 만든 게.. 2024. 4. 16. 매킨토시 러버라이즈 코트 이야기 주변에 매킨토시를 몇 벌 가지고 있는 분이 한 명 있어서 얻기도 하고 빌리기도 하고 그러면서 경험치를 늘려보고 있었다. 그중 두 개의 코트 이야기. 사실 얼마 전에 인스타그램(링크)에 올린 김에 겸사겸사. 예전에 여기에 좀 쓰던 괴상한 옷 이야기의 연장선이기는 한데 그건 조금 더 괴상한 옷을 만났을 때 살리기로 하고. 인스타에 올렸던 건 이거. 왼쪽이 매킨토시 + 하이크 콜라보의 체스터 코트(이하 하이크), 오른쪽은 매킨토시의 코튼 발마칸 코트(이하 매킨토시)다. 얘네는 라벨이 극히 부실해서 언제 만들었는지, 정확한 모델명이 있는지 그런 건 알아내기가 어려움. 그런 자잘한 정보 대신 세탁하면 안되!를 크게 붙여놓는 게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브랜드다. 참고로 매킨토시 필로소피라고 있는데 이건 버버리 코트.. 2024. 4. 12. 중고, 빈티지, 의류 확실히 중고 옷 시대가 도래를 한게 현대 백화점에 빈티지 매장이 들어섰다고 약간 놀란 게 엊그제 같은 데 이제 이건 흔한 일이 되었다. 성수동, 홍대와 망원동, 서촌 등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발에 치일 만큼 빈티지 매장이 많다. 개인간 거래도 많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아직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콘셉트를 만들어가거나 하는 곳도 있다. 빈티지 매장은 편집샵의 역할과 아카이브의 역할, 컬렉터의 역할 등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곳이긴 하다. 아무튼 중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당연하게도 가격이 옷을 구매해서 입는다는 일반적 상태에서 낮아지면 초과 수요가 생겨난다. 그러면 개인 관점에서 봤을 때 쓸데없는 옷이 많아진다. 게다가 중고 옷 구입은 처음에 시행착오가 좀 있기 마련.. 2024. 2. 23. 엘엘빈의 트래블러 블레이저 이야기 뭔가 제대로 된 정석의 블레이저, 스포츠 코트, 테일러드 자켓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옷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 잘 안 입기 때문. 하지만 종종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고 그 와중에 유틸라이즈된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결합해 모호한 형식의 자켓을 몇 개 가지고 있다. 그중 엘엘빈의 여행자 자켓. 두 개가 있는데 왼쪽은 100% 코튼, 오른쪽은 100% 울이다. 코튼은 트윌 계열, 두께가 좀 있는 편이라 더워지면 못 입는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안에 메쉬가 붙어 있다. 오른쪽 울은 막상 보면 울 특유의 고급스러운 울 분위기는 전혀 없고 학생 교복 같은 느낌의 직물이다. 안감은 100% 코튼. 팔 안 쪽은 폴리에스테르. 둘 다 페이크 손목 단추, 2버튼이다. 둘 다 어깨 패드가 들어 있었는데 어느날 문득.. 2024. 2. 10. 이 겨울의 작업복 여기에서 몇 번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 겨울 가장 애용하고 있는 작업복은 M-65 필드 재킷이다. 재작년에는 M-65 피시테일을 많이 입었고, 작년에는 칼하트와 빔즈의 롱 패딩을 많이 입었는데 올해는 그렇게 되었다. 물론 이런 옷들은 거친 대자연에서 입어도 손색이 없는 옷이겠지만 나의 작업이라는 건 거의 도서관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는 일일 뿐이지만 그래도 작업복이 정해져 있으면 흐르는 나날을 운용하기에 스트레스가 낮아진다. 물론 아무리 내피를 붙여 놓는다고 해도 한국의 겨울을 이 옷으로 넘기긴 어렵다. 또한 추위를 엄청나게 타는 사람이라 불가능. 그래서 안에 옷을 입는데 보통 후드 종류다. 겨울에는 머리에서 목까지를 덮어야 하고 머플러도 메야 한다. 거기서 체온 유출이 가장 심하다. 아무튼 안에 챔.. 2024. 1. 24. 이전 1 2 3 4 5 6 7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