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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셔츠 맨 아래 버튼 홀

by macrostar 2024.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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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셔츠 류 맨 아래 버튼홀을 보면 가로로 되어 있다. 딱히 대단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일종의 전통으로 보존되고 있다.

 

 

버튼홀이 다 세로 스티치인데 맨 아래만 가로다. 그리고 컬러가 다른데 이 부분은 브랜드마다 차이가 좀 있다.

 

일단 맨 아래가 가로 방향인 이유는 바지 안에 들어간 셔츠의 아래 부분이 움직임이 많기 때문이다. 당연히 가슴 부분보다 허리와 엉덩이 부분이 움직임이 많다. 가로 방향 스티치는 단추가 좌우 움직임의 폭을 넓게 해준다. 다른 부분은 왜 세로인가 궁금할 수도 있는데 좌우로 움직이는 것보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게 셔츠가 단정한 모습으로 고정되어 있기 좋다. 이제는 셔츠를 바지 바깥으로 내놓고 입는 경우도 많지만 저 가로 스티치는 일종의 전통으로 살아남았다. 

 

맨 아래 스티치 색이 다른 건 몇몇 브랜드의 개성 중 하나다. 원래는 바지 속에 들어가서 보이지 않지만 브랜드 고유 컬러 스티치 같은 걸 넣어두면 심플한 셔츠에 무리하지 않고 약간의 개성을 불어 넣을 수 있다. 

 

셔츠의 단추 이야기를 한 김에 버튼 다운 셔츠 이야기.

 

 

버튼 다운 셔츠의 역사를 폴로 경기와 관련이 있는데 말 타고 달리면서 칼라가 날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단추를 달았다. 이걸 상품화 한 건 브룩스 브라더스였다. 영국에서 폴로 경기를 본 후 미국에 돌아가 버튼 다운 셔츠를 제작했다. 이게 그게 1869년이었다고 한다. 이후 BD 셔츠는 미국 남성복 스타일의 주요 특징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약간 특이한 건 영국의 모즈나 스킨헤드 같은 영국 서브컬쳐에서 BD 셔츠를 즐겨입었다는 거다.

 

 

왜 그런가 하면 당시 불만에 가득찬 가난한 젊은 영국 청년들이 헐리우드 영화 같은 걸 보면서 불만을 풀었고 스타일에서 강력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브컬쳐 스타일은 대부분 특별한 이유를 가지고 특정 옷을 선택했다기 보다는 당시 젊은 층이 즐겨 보는 대중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기 마련이다. 드레스 셔츠를 비롯해 바라쿠타 재킷 등도 이런 식으로 영국 서브컬쳐에 이식되었다. 그런 덕분에 영국 귀족의 레저용 옷 -> 미국 헐리우드 스타 -> 영국 소외된 젊은 층이라는 약간 아이러니컬한 결과가 나오게 된다. 

 

요즘은 영화를 비롯해 인터넷, 밈, 드라마 시리즈, 음악 등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가끔 예외적으로 이래라! 해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프라우드 보이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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