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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10

후드의 끈 후드에는 끈이 달려있다. 익숙한 모습이다. 언제부터 끈이 달려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후드를 뒤집어 쓰는 옷은 예전에 중세 몽크도 뒤집어 썼던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의 모습이 나온 건 챔피언이 내놓은 1930년대다(이설이 약간 좀 있다). 그때 끈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예전 사진을 찾아보면 확실친 않다. 보통 빈티지 복각 같은 걸 하면 이런 타입이 많은데 이 경우엔 끈이 없다. 어쨌든 요새 끈을 묶는 게 유행이다 이런 게 일본 쪽 패션 트렌드 사이트 쪽에서 간간히 보인다. 그럴리가 있나 하는 생각을 좀 하는데 너무 유난이고, 신경 쓴 거 같고, 이상하잖아... 이런 곳들은 창조 논란처럼 판매를 위한 창조 유행이 많은 편이라 새겨 들어야 한다. 이런 게 유행이래 너도 사 입어 숙덕숙덕. 분명 추울 땐 끈.. 2022. 3. 25.
칼하트의 퀼티드 덕 액티브, J140 이야기 올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가장 많이 입고 있는 옷은 칼하트의 J140, 플란넬 라인드 퀼티드 덕 액티브 자켓이다. 이 자켓 이야기는 얼마 전에 간단히 한 적이 있다(링크). 노스페이스의 눕시와 비교해 본 이야기였는데 참고하시고.. 뻣뻣한 덕 코튼에 안에는 솜 패딩이 갈려있다. 이 옷이 품고 있는 약간의 고급스러움이라면 거기에 플란넬이 덮여 있어서 추운 날 이런 옷을 입었을 때 흔히 느끼는 섬뜩함 같은 게 없다는 거다. 그렇다고 해도 이 옷은 뭘 어떻게 해도 폼나고 멋진 구석은 전혀 없다. 특히 프론트 지퍼 위에서 후드로 이어지는 저 애매한 라인은 입을 때 마다 못생겼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기능과 편의를 향해 아무 생각없이 직진한 그런 분위기의 옷이다. 이 어색한 이어짐. 이 옷을 구입하게.. 2022. 3. 23.
지퍼의 방향 보통 아웃도어웨어, 워크웨어 계열의 옷은 배치와 장치에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목적이 있는 옷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거기에 맞춰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왜 이렇게 생겼지, 이건 왜 붙여 놨지 같은 걸 생각하는 재미가 있다. 프린트나 패턴 같은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아무런 이유 없이 장식을 하겠다고 뭔가 들어있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해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것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몇몇 자켓 주머니의 지퍼 방향. 특히 예전 파타고니아. 레트로 X 베스트의 사이드 주머니는 지퍼를 위로 올리면 열린다. 이에 비해 가슴 주머니는 평범하게 위로 올리면 닫히고 아래로 내리면 열리게 되어 있다. 요즘은 가슴 주머니와 같은 방향으로 바뀌었는데 90년대 즈음 버전은 이랬다. 비슷한 시기.. 2022. 3. 16.
눕시와 칼하트 J140 눕시와 칼하트의 J140은 근본이 다른 옷이다. 참고로 J140의 요즘 이름은 펌 덕 인설레이티드 플란넬 라인드 액티브 자켓이다. 펌 덕(Firm Duck)은 소재 이름, 칼하트 특유의 뻣뻣한 면이다. 칼하트 WIP에서는 디어본 덕이라는 걸 쓴다. WIP는 입어본 적이 없어서 뭐가 다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12온스 짜리 코튼인 건 같다. 그리고 인설레이티드는 솜 충전재가 들어있다는 의미고 플란넬 라인드는 안감에 기모를 살짝 올린 플란넬을 붙여 놨다는 뜻이다. 액티브 자켓은 후드 + 풀 집업의 칼하트의 대표적인 작업복이다. 칼하트의 덕 액티브는 펌 덕이라는 코튼을 겉감으로 쓰고 위 생긴 모양은 같은 상태로 내부에 뭘 쓰느냐에 따라 여러가지로 갈린다. J130이나 J131 같은 써멀 라인드가 가장 유명하고.. 2022. 2. 26.
리와 리바이스의 데님 자켓 데님 자켓, 데님 트러커라는 건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되는 옷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엔 다른 재미있는 옷이 많다. 또 생각해 보면 데님 자켓 하나만으로 봄, 가을 정도는 넘길 수 있다. 즉 겨울은 몰라도 이거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외투는 어떻게든 보낼 수 있다. 데님 자켓 뿐만 아니라 외투로도 하나만 있으면 어떻게든 되긴 한다. 혹시 그런 경우에 방수 계열이 더 나을까? 그거야 우산 쓰면 되지. 하지만 데님 트러커를 여럿 가지고 있다. 쓰잘 데 없는 호기심, 집착, 물욕의 결과다. 게다가 이번에 리의 데님 자켓도 구입했다. 리는 처음이다. 사실 괜찮은 스톰 라이더 어디 없나 오랫동안 찾고 있었는데 칼하트의 블랭킷 라인드 자켓을 장만하면서 그건 됐다 싶어졌다. 옛날 스톰 라이더 상태 좋은 건 이제 너무 .. 2022. 2. 25.
조합을 완성하는 일 1. 옷 구매에 있어서 몇 가지 습관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구색을 완성시키는 일이다. 중고 옷을 구입하면 뭔가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런 습관이 배가되었다. M65 필드 자켓을 구했으면 내피를 구하고 싶고, 노스페이스의 2 in 1 내피를 구했다면(예를 들어 눕시나 디날리) 쉘을 찾아 나선다. M51용 후드를 어디서 구했다면 피시테일을 찾아 나서고 그게 끝나고 나면 내피를 찾아 나선다. 칼하트의 초어 자켓을 구했다면 더블 니 팬츠를 가지고 싶어지는 거다. 더블 니 팬츠가 있다면 무릎 보호대를 찾아 나설 가능성이 높다. 더블 니는 그러라고 만들어진 거기 때문이다. 쓸 일은 거의 없을 지라도 정말 유용하고 효율적인지, 브랜드의 의도한 만큼 기능이 나는지, 생긴 모습은 어떤지, 패션으로는 어떤지 궁금하.. 2022. 1. 27.
리바이스의 파란색 오래간 만에 데님 이야기. 아래 사진의 데님은 맨 위가 리바이스, 가운데가 칼하트, 맨 아래가 매버릭이다. 사실 이따위 사진은 데님 컬러에 대한 선별력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에 프로가 찍어준 적이 있는데 보니까 태양광 아래서 좋은 카메라로 좋은 실력을 가지고 찍어야 그나마 색이 전달되는 거 같다. 아무튼 일단 위 셋의 공통점은 모두 미국 제조, 그렇다고 셀비지나 빈티지는 아닌 80년대, 90년대 미국 제조의 시절이 끝나갈 무렵 만들어진 데님 제품들이다. 예전부터 말했지만 이 즈음 데님을 좋아하는 데 색은 나쁘지 않고, 비싸지 않고, 지나치게 훌륭하고 귀해서 입기 아까울 일 없고, 튼튼한 구시대의 분위기도 어느 정도는 있고 그렇기 때문이다. 컬러가 전달될 만한 사진들을 좀 찾아봤다. 우선.. 2022. 1. 11.
브라운 코튼에 코듀로이 칼라 이상하게 쌓이고 헤어지지 못하는 옷들이 있다. 이상하다고 하면 좀 이상한 게 좋아하니까 그런 거겠지. 그런 것 중에 하나가 덕, 캔버스, 트윌, 데님 등으로 만든 브라운 쉘에 코듀로이 칼라가 붙어 있는 옷이다. 간단히 말해 작업복. 아주 예전에 그게 어떤 종류의 옷인지도 모르고 폴로에서 구입해 열심히 입은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칼하트 구해야지 하고 아는 분을 줬었다. 그 옷도 참 낡지 않는 아주 튼튼한 옷이다. 아무튼 그러다 칼하트를 구했고 이후 몇 가지가 더 생겼다. 그런 옷 이야기. 역시 이런 옷의 대표 칼하트의 덕 초어 자켓. 브라운 작업복이라면 이게 대표적이다. 여기서도 몇 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멕시코 제조의 현행 버전이다. 처음에는 정말 뻣뻣했는데 세탁기에 몇 번 돌렸더니 이제 입을 만해졌고.. 2021. 11. 27.
파타고니아의 빈티지 파타고니아는 특유의 빈티지 마켓을 형성하고 있다. 옛날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아카이브 패션 쪽하고는 다르고 리바이스 빈티지 쪽하고도 약간 다르다. 거의 비슷하게 생긴 걸 라벨을 통해 소비하는 챔피언의 미국제 마켓과도 또 다르다. 몰리는 사람들이 있고,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 듯. 아무튼 파타고니아 빈티지 가격은 거의 일본에서 정해져 있다. 비싸게 거래되니까 다 거기로 빨려 들어감. 국내에서도 천 라벨 달린 SST 같은 거 꽤 비싸게 거래되는 거 같은데 새 레트로 X와 예전 90년대 미국제 레트로 X가 있다면 후자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게 과연 시장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의구심이 있다. 대충 봐서 90년대가 파타고니아가 제품 퀄리티가 좋다고 알려져 있고 당시 여전히 전설처럼 불리는 여러 모델이 .. 2021.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