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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11

청바지의 주머니 천 이야기 디테일이라는 게 보통 그러하듯 청바지 주머니의 천이란 누군가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누군가에게는 매우 중요한 어떤 것이다. 뭐 주머니 천만 가지고 구매와 선호의 기준까지 되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어쨌든 재밌거나, 튼튼하거나, 다른 특색이 있거나 하는 건 삶 속에 숨겨진 즐거운 포인트다. 폴 스미스 옷 보면 안감 재밌는 거 쓰는 경우가 많은데 여튼 주머니 천이란 보통의 경우 온연히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의 몫이라는 게 이 즐거움의 가장 큰 포인트다. 사실 페이딩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청바지 주머니란 디테일을 위해 존재할 뿐 사용하지 않는 것 정도, 많이 봐줘봐야 있을 땐 모르는 데 없으면 불편한 것 정도의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보통 청바지들은 얇은 헤링본 면 같은 걸 쓰는데 일단은 신축적인 면이 중요하.. 2017. 7. 14.
정비의 날.. 청바지 셀프 수선 정비의 날 일요일을 맞이해 상당히 여러가지 일을 했는데 청바지 사진 찍어서 내놓기(링크), 강아지 털 깎기 / 목욕 후 말리기(링크), 신발 말리기(가젤은 원래 실내 운동용으로 만들어졌다! 방수가 전혀 안되!), 그리고 청바지 수선... 원래 머리 속에 생각하고 있던 건 이런 거였다... 화이트 셔츠라 잘 안보이지만 저 패치워크를 붙인 들쑥날쑥 바느질... 하지만 비즈빔 셔츠에 들어있는 패치워크 작업 같은 걸 함부로 흉내내면 안된다는 건 이런 분야 아마츄어가 가져야 할 오래된 교훈이다. 여튼 결론은 이런 모습... 저 데님 원단을 구하는 이벤트도 꽤 복잡했는데 생략하고 비즈빔처럼 하얀색 실이라도 사용할까 잠깐 생각했지만 초록색 실을 사용해 엉망진창, 구질구질을 적극적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하얀색 면사가 .. 2017. 7. 9.
글 쓰는 사람들을 위한 청바지 두 번째 이야기 요즘 들어 패션에 대해 조금 진지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겼더니(링크) 여기에는 자꾸 청바지 이야기 등등 소소한 이야기들, 그리고 짧은 지면에 못한 이야기의 보충이 주류가 되고 있다. 후자는 사실 필요 없는 건데 당연하지만 칼럼은 완성본이고 그러므로 합쳐서 이야기가 완성된다기 보다는 익스텐디드의 측면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튼 모든 건 균형이 중요하니까... 다른 곳에 이 이야기를 하면 저 이야기를 하는 곳도 필요한 법이 아닐까. 이곳을 찾아와 주시는 분이라면 양쪽 다 재미있게 봐주시길 기대하면서... 예전에 소메의 라이터스 팬츠 이야기를 하면서 글 쓰는 사람들을 위한 청바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링크). 말이 글 쓰는 사람들이지 책상에 앉을 일이 많은 뭐 그런 식으로 이해하면 된다. 당시.. 2017. 7. 7.
청바지 퍼스트 워시(=소킹)에 대해서 사실 지금은 여름이 왔고 덥고 습하기 때문에 청바지는 사절인 경우가 많고 그나마 입어도 밝은 색, 폴리 섞인 스판, 리넨 같은 넓고 편안한 바지를 고르는 시즌이다. 게다가 청바지 트렌드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제는 언워시드 로 데님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는 하다. 요새는 유니클로 셀비지 청바지마저 혼방이라 면 100%는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그렇지만 옷장 안에 적어도 하나는 자신과 함께 낡아가는 옷이 있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하는데 5년, 10년 계획으로 그런 걸 해보려거든 역시 로 데님(리바이스에서는 리지드 데님 등등의 용어를 사용한다)이 적당하다. 처음부터 함께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면 100%가 좋은 이유는 흔적이 분명하게 남기 때문이고, 가장 예쁘게 색이 빠지고, 계속 고쳐 입기.. 2017. 7. 4.
바지를 잘라 보았다 사실 바지 자르고 바느질 하고 이런 거 나름 자주 하기는 하는데 기본적으로 DIY 싫어하고 그런 일은 직업인에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차피 뜯어진 거 수리하는 정도지 모양은 고치지 않는다. 하지만 애매한 것들이 좀 있는데 예컨대 체인 스티치 수선을 하는 데 1만 5천원~2만원 정도 비용이 드는 건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다(링크). 하지만 컷 오프 같은 건 돈 주고 할 만한 일은 아니다. 물론 뭐 아티스틱한 곡선을 가진 끝 마무리 같은 걸 만들어 낼 수 있는 지 모르고 그런 거에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는 게 옳겠지만 그 정도로 거창한 일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만약 잘 알고 자주 가는 수선집이 있거나 저 분야 종사자 친구가 있다면 저런 것도 맡길 생각이 있는데 그런 집도 못 .. 2017. 6. 29.
청바지의 레드 탭 이야기 리바이스의 레드탭은 백포켓 스티치와 함께 리바이스 청바지의 상징 같은 역할을 했다. 저게 없으면 뒷 모습이 어딘가 심심한 감이 있다. 여튼 리바이스 고유의 방식이므로 종종 미국 리바이스가 레드탭을 도용한 다른 청바지 회사에 소송을 걸었다는 류의 뉴스(링크)를 볼 수 있다. 리바이스의 빅E와 스몰e. 저것 뿐만 아니라 e자도 조금씩 다른 게 있고 V자도 뭔가 다르고 반대편이 뒤집힌 것도 있고 제대로 인 것도 있고 하여간 꽤 여러가지가 있다. 처음에 일본에서 레플리카 청바지를 내놓기 시작했을 때 인기가 있던 건 47이나 66모델이었고 당연히 레드탭과 백포켓 스티치가 들어가 있었다. 아주 초기 모델들을 보면 리바이스랑 거의 비슷하게 만들었었고 그러다가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좀 다르게 생겼는데 실을 뜯어내면 리바.. 2017. 6. 28.
개인 정비의 날 체인 스티치 개인 정비의 날이라고 해놓고 미루던 일을 몇 가지 했다. 하지만 월요일이라는 걸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몇 가지는 못 했다. 예를 들어 시립 미술관... 하지만 덥고 힘들어서 만약 열려 있었어도 다음에 갈까 생각했을 듯. 저번에 바지 하나가 세탁했더니 왕창 줄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링크). 대체 이제와서(오래된 옷이다), 왜, 뭘 잘못해서 라는 고민을 해보고 있는데 확실히 파악이 되지 않는다. 당시의 추측인 건조한 날씨와 시원한 바람, 뜨거운 햇빛의 조화가 역시 맞다고 생각하지만 데님이란 옷으로 사용하기에는 형편없고 말도 안되는 옷감이다라는 평소의 지론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입으면 2인치가 늘어나고 세탁하면 2인치가 줄어드는, 심지어 Raw 상태에서 처음 세탁하면 3, 4인치가 줄어들고 트위.. 2017. 6. 19.
페이드 오브 더 데이 레플리카 데님을 다루는 헤델스 같은 사이트에 보면 페이드 오브 더 데이(링크)라고 해서 말하자면 독자 투고 페이드 데님 사진란이 있다. 최근 포스팅은 아틀란타에 사는 벤 씨가 오토바이 등을 타면서 1년 반을 입었다는 라이 51의 사일로 모델이다. 예전에는 일본 사이트들이 많았는데 새로 업데이트 되는 곳은 별로 없다. 일본 쪽 페이딩은 미국 쪽 페이딩과 경향이 다르다는 게 재미있는데... 그런데 요새 헤델스에 올라오는 것도 잘 보면 싱가폴, 타이, 인도네시아 등에서 온 사진이 많다. 특히 인도네시아에는 세이지나 올드 블루, 아카이메 등 자체 브랜드도 많다. 게다가 헤비 온스가 유행하고 있는 듯 하다. 습함과 더위는 청바지를 입기에 가장 안 좋은 날씨지만 또한 최고의 페이딩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이기도 하다... 2017. 6. 12.
화이트 티셔츠의 계절 화이트 셔츠와 화이트 티셔츠의 계절이다. 뭐니뭐니 해도 이 계절, 이 시즌이 아니면 못 입는 다는 게 화이트 계열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물론 찬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릴 때 입는다고 누가 뭐라할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특유의 아우라가 넘쳐나는 건 역시 요즘 같은 햇빛을 받을 때다. 하지만 사실 관리도 힘들고, 앞에 프린트 없으면 심심하기도 하고, 다 똑같이 생긴 거 같은데 가격 차이가 엄청 심해서(5천원부터 리테일 가 200, 300불까지 천차만별이다) 선택이 매우 어려운 종목이다. 또한 청바지, 티셔츠 같은 옷을 개인적으로 라면 비슷한 계열이라고 말하고는 하는데 모두들 너무나 많은 개인 체험을 가지고 있고 그러므로 알게 모르게 각자의 취향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디테일한 취향이 경험의 축적에.. 2017. 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