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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파타고니아의 wornwear 체험

by macrostar 2020.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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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빠른 속도로 가고 있어서 가을, 겨울 옷을 잠시 챙겼다. 그런 김에 예전부터 생각만 하고 있던 수선 및 변형을 파타고니아의 원웨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해보기로 했다. 일단 가로수길 매장, 도봉산 매장, 합정인가 있는 매장 등등은 직영이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다른 매장은 잘 모르겠다. 가로수길 매장 앞에 보면 원웨어 버스가 하나 있는 데 캠핑이나 행사장 등지를 돌아다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가로수길 매장에다 맡겼다.

 

 

이런 수선 버스.

 

 

고친 건 두 가지인데 위에서 말했듯 하나는 딱히 고장난 곳은 없는데 더 잘 사용하기 위한 변형, 그리고 또 하나는 고장난 부분 수선이다. 우선 예전에 잠깐 이야기 한 적도 있는(링크) 팔이 엄청 긴 R4 플리스는 팔을 8cm 가량 줄였다. 딱히 뭐 어떻게 할까 논의하고 그런 건 없고 그냥 8cm 줄여주세요라고만 말했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원형의 모습을 보존하며 수선한다면 아마도 어깨 부분에서 줄여야 하는 게 맞을 텐데 그냥 팔 끝을 8cm 줄였고 원래의 모습과 약간 달라졌다.

 

길이는 적당하게 나왔다. 그런데 원래 팔 끝의 안쪽에 부드러운 플리스 안감 같은 게 붙어 있었다.

 

 

이건 목 부분에 붙어 있는 같은 재질.

 

팔의 경우엔 아무래도 오래 사용하다 보니 좀 닳아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바꿔놨다.

 

 

반짝이 폴리에스테르 같은 걸 붙여 놔서 원래 제품과는 감촉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예컨대 테이퍼드 형태의 청바지를 아래에서 줄였을 때 나오는 전형적인 문제점이 나왔는데 원래는 손목 부분이 좁은 데 중간에서 잘렸기 때문에 좀 넓어졌다. 레졸루트의 그분은 이게 싫어서 청바지 길이를 사이즈 별로 내놨다. 아무튼 뭐 약간 새로운 형태가 되었는데 길이는 아주 좋기 때문에 훨씬 많이 사용하게 될 거 같다. 이전에 팔이 지나치게 길 때는 아우터로는 그려려니 하면서 입을 수 있지만 아우터 안에다 입으면 팔이 통제가 안되서(부드러운 재질이라 더욱 그렇다) 계속 빙빙 돌아가는 문제가 있었다. 이제 그런 문제는 많이 사라졌다.

 

 

또 하나는 그레이트 혼이라는 3 in 1 재킷. 이것도 위 플리스와 비슷한 시절에 나온 제품. 요새는 안 나오는데 상당히 비슷하게 생겼지만 찰탁형 라이너 대신 다운이 합쳐져 있는 시티 스톰이라는 파카가 나오고 있다. 아무튼 라이너 붙이는 지퍼 부분의 실이 풀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건 사실 동네 수선점에서도 가볍게 할 수 있는 건데 이왕 플리스 맡기는 거 함께 가져갔다.

 

 

이 수선의 경우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약간 삐툴삐툴 재봉으로 뭔가 했다는 티가 나는 그런 모습이 되었다. 어차피 안쪽이라 안 보이긴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사진이 뒤집혀 있네...

 

 

이런 식으로 수선을 해준다. 기간은 하루 지나서 다 되었다고 메시지가 왔고 비용은 무료. 뭐니뭐니해도 무료다. 메시지 받고 못 가고 있다가 강연이 있어서 바깥에 나간 김에 옷도 찾아왔다. 각자의 취향과 지향점에 따라 무료와 원형 변형 중에서 알맞은 발란스 지점을 찾아가면 될 듯. 자고로 대형 해외 의류 브랜드의 타국 진입에는 반드시 항구적인(유료라도) AS 망(특히 구형 의류의 수선과 부품의 수급)이 따라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 거기에 적합한 점도 있고(고쳐준다), 적합하지 않은 점도 있다(원래 부품이 아니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 자잘한 부분들은 '티나게' 고쳐가며 오래 입는 게 파타고니아의 옷 세계관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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