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옷의 즐거움311

추울 땐 이것저것 재택 근무하는 프리랜서는 추운 날 바깥에 나갈 이런저런 일을 좀 벌려보는 것도 좋다. 방에 가만히만 있으면 슬라임이나 메타몽 같은 게 될 지도 모르기 때문에... 물론 전시나 시장 조사 등이 가장 좋겠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그런 일도 퍼뜩 내키지는 않는다. 어디 가서 걸려 오기라도 하거나 퍼트리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 아무튼 그러므로 집 주변, 뒷산 어딘가를 배회하게 된다. 북극 찬 공기가 남하하며 온도가 뚝 떨어졌고 대신 공기가 맑아졌다. 저번 영하 10도 시즌에도 그러했듯 여러가지 옷 조합을 테스트해 보았다. 럼버잭 모드. 베이스 레이어는 어쩔 수 없었지만(몽벨 레깅스) 미드 레이어와 머플러, 양말 등은 모두 울을 사용했다. 장갑은 가죽이긴 한데 얄쌍해서 추웠다. 아래에서 위로 찍었더니 옷이 작아 보.. 2020. 12. 31.
딱히 초록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크루넥, 집넥, 풀집업. 어쩌다 보니 울 스웨터를 초록으로 모았다. 가만히 보면 약간씩 다른 톤이긴 하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밝아지면서 침엽수림에서 잔디가 되어 간다고나 할까... 매우 튼튼하게들 생겼지만 셋 모두에 불만이 조금씩 있다. 맨 왼쪽은 좀 크고, 가운데는 무겁고, 오른쪽은 좀 후줄근하다. 목이 올라온 가운데와 오른쪽은 목 부분이 좀 이상하다. 아웃도어 니트 계통에 가끔 보이는 걸 보면 저게 무슨 장점이 있는 거 같긴 하다. 기본적으로 간편한 플리스 종류를 완전 많이 입지만 미드레이어를 두터운 울 스웨터 하나로 커버해 버리고 싶은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속옷에 딴딴하고 두터운 울 스웨터, 거기에 아우터. 참고로 운동용으로 위 제품들처럼 두꺼운 건 별로 좋지 않다. 등산 같은.. 2020. 12. 30.
재택 근무의 복장, 데님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옷을 입을 일이 별로 없다. 집에서는 잠옷 - 약간 편한 옷을 돌아가며 입고 어쩌가 바깥에 나갈 땐 파카. 나머지는 모두가 대기 라인. 게다가 올해는 여름이 지속되다가 추워졌기 때문에 가을 옷 같은 건 입을 날도 며칠 없었다(링크). 아무튼 집에서 지내는 기간이 길어지니까 보일러 가스값 걱정도 되고 이게 1년이 거의 다 되가니까 지긋지긋하기도 해서 옷을 좀 챙겨 입고 있다. 그래봤자 바지는 역시 조금만 제대로 되도 불편해 가능한 편하고 넓은 걸 입는다. 상의는 운용의 폭이 조금은 더 넓어서 이것저것 입는다. 그러다가 최근 데님 워크 재킷 류를 꾸준히 입고 있다. 그 중에 좋아하는 강아지 로고. 저것만 보면 구입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더 있으면 뭐하냐 싶은 생각이 더 크지.. 2020. 12. 22.
추위 속의 운동 복장 추위가 밀어 닥쳤다. 그런 김에 어떻게 하면 추위 속에서 + 가볍고 상쾌하게 + 지속적인 운동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이것저것 차려 입고 나갔다. 사실 지금까지 겨울에만 등산을 했는데 땀 나고 허덕거리고 찝찝하고 그런 게 싫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내복에 플리스, 스웨터, 퀵실버 자켓(링크) 이런 걸 잔뜩 껴입고 가면 열기에 허덕이며 가방 속 생수가 얼어서 못 마실 지경인데도 옷이 온통 젖어버리기 일쑤였다. 그렇게 되도 겨울이라면 아주 찝찝하지는 않아서 겨울에만 가는 거다. 그러다가 최근 겨울 달리기 준비를 하며 옷의 채비와 방향을 좀 바꿨기 때문에 혹시 더 높고 추운 산 같은 곳에 갈 경우 어떻게 입으면 좋을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뒷산과 냇가 옆 산책로가 주 코스다. 허리 근육통이 있어서 빠르게 .. 2020. 12. 14.
자켓의 결로 현상 결로 현상이 왜 생기나 생각해 보면 : 차가운 바깥 공기 + 습한 내부 공기가 얇은 막에 의해 만날 때 생긴다. 예컨대 겨울 난방을 하고 있는 데 외부와 만나는 오래된 창문, 여름 캔 음료를 넣은 비닐 봉지. 건물의 경우 이건 공기 흐름을 잘못 설계한 탓이 있을거다. 대공사를 하긴 어려우니 제습제를 놓거나, 잘 차단되는 2, 3중 창으로 바꾸거나, 자주 환기를 시키거나 방법을 쓸 수 있다. 이 비슷한 일이 옷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예컨대 고어 텍스 자켓, 혹은 그 비슷하게 비를 막아주는 옷들이다. 차고 건조한 바깥 공기 + 몸에서 나는 땀의 습기 + 몸에서 나는 열의 온도 + 환기가 안됨. 이게 결합되면 위 창문과 안과 바깥의 상황이 정 반대로 벌어진다. 즉 자켓 안쪽 면에 물이 달라 붙는다. 물론 고.. 2020. 12. 7.
날씨에 딱 맞는 옷의 즐거움 예전에는 어떤 데 어떤 걸 입고 가면 어떨까 류의 시뮬레이션을 자주 했었다. 이런 류의 정점에 있는 게 결혼식 같은 데가 아닐까 싶다. 학생 생활을 하다 평소와 전혀 다른 낯선 옷을 입고 낯선 문화를 만나게 된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직접 입고 가보는 것만 못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대비를 할 수는 있고 그에 따라 조금은 전략적인 소비 - 선호하는 넥타이의 컬러와 무늬 같은 것 - 를 할 수는 있다. 뭐 물론 평소 입고 다니는 것도 이런 저런 전략을 생각하기 마련이고. 이런 식으로 차려입고 가야하는 곳의 존재는 상상의 폭을 넓히고 그 실현 과정을 통해 시행착오의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링크). 그렇지만 그러다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 비효율을 극복할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2020. 11. 23.
파타고니아의 R4는 어디에 쓰는 걸까 이 옷에 대한 관심의 시작은 일단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의 이야기다(링크). 너무 추웠던 날, 있는 옷을 왕창 껴입어 둔하고 갑갑한 상태로 버스를 타러 가는데 몸이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지하철에 올라탄 순간부터는 옷이 몸의 열을 감당하지 못하기 시작했다. 유일하게 뚫려있는 목을 따라 몸의 열기가 슉슉 올라오고 땀나고 덥고... 뭔가 크게 잘못되었고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여러가지 실험을 하다 당시 노페 맥머도를 구입했고 여기에 가볍고, 따뜻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미드 레이어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게 바로 R4다. 지금은 단종되었기 때문에 이제와서 R4 재킷에 대한 이야기는 해서 뭐하나 싶지만 입을 때 마다 대체 이건 뭐하라고 만.. 2020. 11. 20.
나이키 ACG의 옷 레이어 얼마 전에 레이어(링크)에 대한 이야기를 올린 적이 있다. 물론 그 이야기는 기본적인 원칙론이다. 자세히 들어가면 아주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한국 겨울 산의 방식과 한국 겨울 도심의 방식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또한 겨울의 유럽 알프스, 러시아 호수 옆, 남미 고지대 등등도 다르다. 습도, 바람, 온도 모든 게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거기서 산을 오를 건지, 달릴 건지, 백패킹을 하거나 캠핑을 할 건지에 따라서도 다르다. 게다가 사람마다도 다르다. 누구는 추위를 많이 타고, 누구는 땀이 많이 난다. 그런 수많은 변화 속에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을 찾아내는 건 원리 원칙을 이해한 후 그에 따라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대충 입어도 도심에서 가까워 어떻게든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데.. 2020. 11. 11.
데님 자켓에는 별로였던 2020년의 가을 몇 년 전에 플란넬 셔츠에 청바지 조합이 가능한 날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올해는 데님 재킷이 그런 옷인 거 같다. 여름이 지나고 난 후부터 멈칫 하는 사이에 최저 10도 - 최고 20도 블록에 바람, 이상하게 서늘한 기운을 한참 유지했다. 저 정도면 데님 재킷으로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다. 그리고 이후에는 5~10도 - 15~20도 블록을 유지하고 있다. 역시 마찬가지다. 아주 잠깐의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더워지고 있거나 쌀쌀해지고 있거나 하는 순간 뿐이다. 그런 이유로 올 가을 데님 재킷은 별로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봄에도 잠깐이었는데. 코튼 트윌, 몰스킨 코튼 등등 비슷한 종류는 모두 마찬가지다. 청바지야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데 데님 재킷이라는 건 그렇지 않다. 데님 재킷이란 일.. 2020.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