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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베이지 색 M-65

by macrostar 202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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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워크 재킷류 이야기를 많이 올리고 있다. 입지 못하고 지나가 버린 계절이 좀 아쉽기도 하고 결국 이렇게 생긴 옷을 좀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늘은 밀리터리 계열로 알파 인더스트리의 M-65 이야기, 그렇지만 베이지 색 혹은 브라운 색 이야기다.

 

미국 제조 시절 알파 인더스트리의 M-65도 민간 버전으로 나온 건 컬러가 상당히 다양하다. 기본 아이템인 올리브를 비롯해 블랙, 짙은 갈색, 회색, 하얀색 등등 여러가지를 봤다. 그중에 블랙과 베이지 색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밀-스펙 기반의 M-65는 사이즈가 좀 이상해서 잘 입지는 못한다. 올리브 컬러도 있었는데 예전에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컬러를 보면 어쩐지 가지고 싶어지는 이상한 마성의 옷인데 가능한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파란색의 M-65는 여전히 아쉬움(링크).

 

베이지 색 M-65의 경우 이게 좀 애매한 게 쌀쌀해 진 다음에 입으면 어딘가 추워 보이고(그나마 밀려오는 햇빛의 자그마한 따스함 마저 튕겨 내는 기분), 그렇다고 베이지 컬러가 괜찮아 보이는 계절에는 너무 두껍고 무겁다. 애초에 색이 맞아도 이게 사이즈가 이상해서 잘 입지 못한다. 오버사이즈 칼하트, 포인터 브랜드 등의 워크 재킷과는 또 다름. 오랫동안 입으면서 자꾸 세탁하면 괜찮아질 거 같긴 한데 그렇게 입지를 못하고 있다.

 

결국 두께와 용도 뿐만 아니라 컬러도 맞지 않다. 그래서 차라리 판매를 할까 했지만 그것도 어딘가 아쉽다. 사라지면 또 가지고 싶을 거 같다. 그런 이유로 여전히 가지고 있다. 

 

 

 

약간 어두운 데서 찍었더니 사진이 좀 진하게 나왔는데 꽤 밝은 톤이다. 어쨌든 이런 옷을 가지고 있다 보니 어떻게 써먹으면 좋을까 항상 생각하고 그러다 보니 뉴스 같은 데를 뒤적거리다가 베이지 색 M-65가 나오면 반가워서 챙겨 본다. 그 중 몇 가지.

 

 

이것은 다큐멘터리 비기 : 할 말이 있어에서 약간 초창기 노토리어스 BIG의 공연 때 입고 있는 모습. 더울 거 같은데 용케 입고 있네.

 

 

 

일본 시부야의 루비스라는 병행 수입 업체 사장님이 들고 있는 모습(링크).

 

 

 

포르자 매거진과 유튜브 등등 하는 에이지 카타노(링크).

 

 

 

그리고 입고 있는 모습은 나오지 않았는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한다는 소리마치 아키라의 베이지 색 M-65(링크). 이런 일러스트 그린다(링크). 이분 이야기는 약간 재미있는 게 1988년 쯤 21살 일 때 밀리터리 샵에서 블랙과 베이지 두 가지를 구입했다고 한다. 기사에 보면 프렌치 정통의 필수 아이템 이런 식으로 적혀 있는 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프렌치? M-65가? 아무튼 올리브는 배제하고 블랙과 베이지 두 가지를 가지고 있는 건 나름 드문 케이스 같은 데 나와 같기 때문에 재밌다고 생각했다. 라벨을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약간 다르다.

 

 

소리마치 씨 M-65는 라벨에 TM이라고 적혀 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건 동그라미 R 트레이드 마크다. 그리고 주의 사항의 9번 항목 내용이 다르다. restoring of water repellency에 대한 항목이 추가 되었다. 연도별 차이 정도일텐데 자세한 건 모르겠다. 저분은 블랙은 이제 없고 베이지만 여전히 가지고 매년 입는다고 한다. 1988년에 구입했으면 30년이 넘게 계속 입고 있네. 아이템 소개 같은 거 하는 데 자주 나오는 거 같은데 저 옷 입고 찍은 사진은 없다. 약간 궁금하다. 

 

아무튼 베이지색. 이러다 보면 다시 정도 드는 데 계속 가지고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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