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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를 넘기는 어려움

by macrostar 2018.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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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9월, 10월이 조금 힘들긴 하다. 3/4분기를 넘어섰고 해는 거의 끝나간다. 뭘 시작하려고 하면 다음해가 될 거다. 또 추웠다가 따뜻해지는 것과 더웠다가 추워지는 것 사이의 차이도 있다. 게다가 가을에는 명절도 있어서 어쩌고 하다보면 추석이라고 며칠 지나가 버리고 그러다 보면 훌쩍 시간이 지나가 버린다.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항상 이맘 때면 비정상적인 쇼핑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민하던 걸 막 질러댄다. 


이맘 때 날씨는 온도가 매일같이 떨어지면서도 일교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옷을 아무리 가지고 있어도 완전히 커버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뭔가 모자르다는 생각, 뭘 가지고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등등의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경제적으로 힘들면 양말이라도 산다. 그러고는 낙담한다. 그러니 매년 연말은 정신적 경제적으로 텅텅 비어 묵묵히 조용히 힘들게 보내게 된다. 이 악순환에 무슨 대책이 필요하다.



아저씨의 우산이라는 말이 있다.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건 아닌데 일본 패션 블로그 같은 데 뒤적거리다가 본 적이 있다. 그러니까 훌륭한 물건의 가치 이런 건 좋은 일이지만 너무 좋고 비싼 걸 사서 비가 와도 아까워서 우산을 꺼낼 수 없는 상황 같은 걸 말한다. 그래가지고는 힘들게 좋은 물건을 산 보람이 없다. 그런가 하면 너무 저렴한 걸 사들여도 물건에 대한 애착이 생기기 어렵다. 이건 절대적인 건 아닌데 너무 싸게 이것저것 사들이면 나중에 좋은 걸 만났을 때 예전에 샀던 거 다 결국은 싸구려들인데 버려 버릴까... 이런 충동과 맞서는 일이 종종 생긴다.


결국 필요한 걸 명확히 하고, 알맞은 가격 레벨로(허용할 수 있는 한계를 조금 넘는 정도가 적당하다, 상황이 될 때까지 참고 버티는 방법을 몸에 익혀 놓는 건 중요하다), 가장 괜찮게 만들어진 제품을 찾아 구입하는 방식이 가장 좋다. 즉 필요한 것, 알맞은 가격 레벨, 괜찮게 만들어진이 사람마다 다를 수 밖에 없긴 하다. 그리고 그런 제품을 찾는데도 비용이 든다. 뭐 적당히 잘 만들어진 제품에 대한 이야기는 요즘 좀 뜸해지긴 했지만 여기에도 자주 올리니(분점 패션붑도 참고) 많이 찾아와주시길 바라며...


그런가 하면 박스에 담겨져 온 새 제품으로 시작하는 것과 중고 제품으로 시작하는 건 확실히 다른 경험이다. 뭐가 좋다라고 하긴 어려운데 다른 경험인 건 분명하다. 중고 제품의 경우 탐색, 물색, 기다림 등 새 제품 구매와는 다른 비용이 든다. 그 시간에 뭐라도 하면 새 제품을 살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탐색과 구매에 따른 스트레스 등을 감안하면 비용적인 면에서 과연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게다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불필요한 물건을 집에 들이는 경우도 은근히 많다.



반짝반짝 새 비닐 봉지

 

새 제품으로 시작하는 경험이야 다들 익숙할테고 중고의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떤 물건을 탐색하고 구매하고 집에 도착하면 제품의 상태를 점검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다시 세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구석구석 확인을 하고 세탁을 한다. 관리를 괜찮게 하는 매장도 있지만 엉망으로 보내는 곳들도 있다. 곰팡이 냄새 같은 건 영영 빠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고 물품은 면,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 정도로 한정하는 편이다. 아무튼 세탁기에 빙빙 돌리고 바싹 말리고 나면 이제 우리 함께 잘 해보자 하는 상쾌한 마음이 생겨난다. 한때 버려졌지만 이제 내 바운더리 안에 들어왔으니 포텐을 다 끌어내며 끝까지 써보겠다!


울도 좀 어렵다. 전에 쓰던 사람이 엉망으로 관리했다면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복구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가죽은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뭐 물론 가져다 원상으로 복귀해 쓰는 사람들도 있다. 레딧이었나 스타일라운지였나 이베이에서 네임드이긴 한데 엉망이 된 30불 이하 구두를 구입해 최대한 복구하는 이벤트 같은 걸 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거의 뭐 썩어있던 신발이 반짝반짝해 진다. 재밌는 일이고 그런 작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라면 아주 좋아하는 종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공이 너무 많이 든다. 신발, 가방 같은 건 개인이 쓰던 것 등 확신이 있지 않으면 어지간하면 피한다. 


저런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면 중고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는 건 꽤 재밌는 일이다. 새 제품 구매보다 옷에 대해 훨씬 많이 연구하고 알아보게 되고 그러면서 지식과 노하우 같은 것도 쌓인다. 그런 경험이 추후의 일상복 생활에도 큰 도움을 준다.


아무튼 이런 시즌을 보내고 있다. 다들 환절기를 잘 보내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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