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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의 엑셀로프트 라이너 이야기 칸이 좁아서 원하는 제목을 다 넣지 못했다. '좋아하는 옷 이야기, 노스페이스의 엑셀로프트 이너 라이너 이야기' 정도가 아닐까 싶다. 아래에 나오는 옷은 원래 트리클라이메이트(이너 분리형 자켓)의 이너 잠바다. 겉감과 어디에선가 헤어진 채 세상을 떠돌다가 내 손 안에 들어왔다. 노스페이스에서 이너로 쓰는 잠바는 상당히 다양한데 다운, 프리마로프트, 두꺼운 플리스, 얇은 플리스 등등이 있다. 그렇지만 사진으로 이 옷을 본 후 이걸 구해야겠다 싶어서 상태가 좀 좋은 거를 한참 찾았던 기억이 있다. 그 이유는 내가 선호하는 많은 것들이 들어 있는 딱 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점은 발란스다. 팔 길이, 몸통 길이, 폭, 목 등등이 딱 좋다. 그리고 그냥 봐도 신경 쓸 부분이 하나도 없다. 별 다른 기.. 2020. 2. 5.
2020의 남성 패션, 그외 여러가지 1. 간만에 일종의 근황 소식입니다. 예전에는 뭐뭐를 썼다 이런 이야기를 종종 했었는데 요새는 그런 이야기를 통 안했죠. 그랬더니 뭐 하고 사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가끔 있고... 그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그건 아래에 간단히 쓰기로 하죠. 물론이지만 패션의 흐름을 열심히 바라보며 꾸준하게 뭔가를 쓰고 있습니다. 걱정마시고 일을 주세요! 원고 외에도 함께 뭐뭐를 해보자 이런 것도 환영입니다. 2. 최근 남성복에 대한 이야기를 몇 가지 썼는데 아레나에는 2020 SS 베스트, 워스트 패션쇼 이야기를 했습니다. 베스트도 그렇지만 워스트를 뽑는 건 기획의 편리함은 있을 지 몰라도 그런 게 의미가 있을까 싶은 주제죠. 하지만 누군가 워스트를 뽑는다는 건 대부분 기대치를가 반영되기 마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지.. 2020. 2. 5.
노스페이스 데날리 1, 2, 레트로 등등 노스페이스 데날리(Denali)를 꽤 좋아하는데 왠지 보이기만 하면 하나 더 가지고 싶어하는 그런 옷이다. 그래서 예전에도 데날리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링크) 마음에 드는 이유라면 그 무식함, 따뜻함, 배타성 등등이 있겠다. 뭐 이런 게 다 있냐 싶지만 또 이것만 가지고도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파타고니아의 레트로 시리즈랑은 느낌이 좀 다르다. 하지만 따뜻함의 측면이라면 파타고니아의 R4나 레트로 쪽이 더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있다. 데날리 1은 1988년에 처음 나왔다. 원래 내피로 나온 거라 눕시처럼 손목에 고정용 스냅 버튼이 있다. 겉에 입을 생각을 별로 하지 않고 만든 거라 전체적으로 아우터는 아니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풍기고 꽤 딴딴하고 뻣뻣한 재질이고 겨드랑이에 지.. 2020. 1. 30.
똑같이 기워진 옷들 혼자 커스터마이즈를 한 게 아닌 한 데미즈드, 사시코 등등을 특징으로 잡은 옷들은 일단은 다 똑같이 기워진 모습을 하게 된다. 약간씩 다른 점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게 어딘지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사진에 봤던 바로 그것을 찾는 사람도 있을 거다. 블루 블루 재팬의 2020 SS 제품, 인디고 얀 다이드 사시코 블루 패치워크 커버올 재킷. 블루블루를 비롯해 카피탈, 비즈빔 그리고 폴로나 리바이스 등 수많은 곳에서 데미지드 옷이 나오고 그런 지도 한참 된 지금 이런 이야기는 너무나 뒤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런 걸 보는 마음은 여전히 꽤나 복잡하다. 사실 이건 약간의 혼동에서 발생하는데 옷에 패치워크로 바느질을 한 것을 기워낸 것으로 볼 것인가 혹은 디자인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다. .. 2020. 1. 28.
어쩐지 아크테릭스 얼마 전에, 라고 해봤자 벌써 작년 12월 말의 일이지만,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아크테릭스 파카가 잠깐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기사를 보면 '은밀한 사생활', '이재용 패딩', '완판 조짐' 등 꽤 자극적이다(링크). 어디서 샀을까(지인이 압구정 매장에서 구입해 선물로 준 걸로 추정, 바이럴인가, 이 정도면 바이럴 아닌가, 이재용을 동원해 바이럴을 하나), 그 전의 일정, 입고 어디 갔을까 등이 자세히 나온다. 아크테릭스의 파이어비 AR 파카인데 고어 써미엄 쉘에 850필 구스 다운 제품이다. 아크테릭스 제품 중 무게 대비 보온성이 가장 좋다고 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가벼움에 중점을 두고 있는 옷이다. 며칠 후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이재용이 입었던 패딩 주세요 그러는 사람들이 있었다는데(정말?) 잘 .. 2020. 1. 23.
마카오 신사도 루이 비통 가끔 선을 넘는 녀석들을 보는데 주말에 본 게 부산에서 625 전쟁 이야기를 하는 편이었다. 아무튼 거기 마카오 신사 이야기가 나왔는데 마카오 신사는 여덟가지 조건이 있었다고 한다. 하긴 타이타닉 때도 루이 비통이었으니 마카오 신사 때도 루이 비통이겠지. 궁금해져서 찾아봤더니 마카오 신사는 1950년대 홍콩 무역상들을 일컫는 말이다(링크). 홍콩 무역상인데 왜 마카오인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 아무튼 마카오 신사다. 여덟가지 조건이란 영국제 양복, 영국제 셔츠, 발리 구두, 롤렉스 시계, 이탈리아제 악어 가죽 벨트, 디올 혹은 루이 비통 손가방, 샘소나이트 트렁크, 필그램의 파나마 모자, 이렇게 8가지다. 옷은 영국이고 액세서리는 유럽 본토군. 위 기사를 보면 당시 활동하던 홍콩 무역상들이 30.. 2020. 1. 20.
2020년, 구찌, 프라다, 지퍼 등등 1월 들어 뭐 딱히 큰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부산하고 시간이 부족한 걸 느낀다. 덕분에 이곳도 자주 방치되고 있는데 그런 김에 최근의 일 몇 가지. 1. 프라다의 2020 SS에 대해 잠깐 투덜거린 일이 있었는데 사실 기본적으로 프라다를 좋아하는 편이다. 2020 FW도 재미있다. 그럼에도 뭐가 문제인지, 문제가 있긴 한 건지, 문제라고 생각하고는 있는지 등등은 아주 긴 이야기가 필요할 거 같다. 2. 이에 비해 몽클레르에 대해서 약간은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지나치긴 했지만 여전히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콜라보가 본체보다 커지더니 결국 콜라보 자체가 하이 패션 브랜드가 되어 있다. 이것만 가지고도 재미있지 않나. 3. 구찌 + 미키마우스 음... 이에 대해서도 아주 간.. 2020. 1. 16.
피티워모, 책 행사 테스토 피티워모에 대한 기사를 찾아 읽어보고 있는데(링크) 좀 재미있는 게 있다. 이 기사를 보면 "피티워모는 현재 내 목표는 앞으로 열릴 다양하고 특별한 프로젝트들을 일관성 있고 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피티 빔보(Pitti Bimbo), 의류 소재인 직물과 원사를 다루는 피티 필라티(Pitti Filati), 푸드업계의 틈새시장을 겨냥하는 테이스트(Taste), 차별화된 예술성과 고급성을 지닌 향수 프라그란제(Fragranze),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테스토(Testo), 호텔과 케이터링을 위한 플래이버(Flavor) 같은 박람회와 전시들을 준비하고 있다." 라고 한다. 무역박람회인(였던?) 피티워모는 패션위크와의 미묘한 관계 속에서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독특한 행사로 확.. 2020. 1. 10.
A Cold Wall, SP-1, 라이프스타일의 실험 패션 디자이너도 미래를 겨냥한 생활 방식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라이프스타일이 이렇게 되어가고 있으니까 이런 걸 입어라라는 식이다. 이 미래는 꽤 멀 수도 있고, 꽤 가까울 수도 있다. 자동차가 대중화되기 시작했을 때 재빠르게 반영한 이들이 있고, 여전히 말이나 마차를 타는 사람들이 있으니까라고 생각한 이들도 있고, 또한 날아다니는 자동차나 우주 시대를 대비한 이들도 있던 걸 기억하면 된다. 생활 방식 - 이건 이전에 이야기했듯(링크) 대체적으로 세상이 어떻게 유지되고 있느냐에 기반하기 마련이지만 - 이 안정되어 있을 땐 조금 더 깊게 들어가보려는 이들이 늘어나기 마련이고, 급변하기 시작하면 미래를 대비하는 이들의 수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보통의 경우 옷이 테크놀로지 그 자체는 아니기 때문에 새.. 2020. 1. 8.
멋대로 입는다는 일에 대해서 이전의 책 일상복 탐구에서는 '멋대로 입는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꽤 많이 했다. 그게 궁극적인 목표 지점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이상적인 그 무엇이다. 그러므로 멋대로 입자라고 부추키기만 하는 건 일견 무책임한 면이 있다. 사전에 이뤄져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고 그에 대한 사회적 반발 역시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주 예전에는 패션, 옷이 계급의 표시였다. 계급을 넘나들 수는 없었다. 계급 사회가 사라지고 조금씩 완화되면서 보다 유동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자아와 개성을 표현한다는 표제가 붙었지만 결국은 사회적 지위 등에 대한 시그널 역할이 가장 크다. 이 시그널에는 개인도 포함되지만 사회적 구조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가장 크게는 남성, 여성에서 시작된 여러가지 장벽들이 있고 그걸 흐.. 2020. 1. 6.
자기 옷을 자세히 살펴 봄 2020년입니다. 20200102. 1월, 2월 내내 8자 압축 일자는 꽤 재미있는 모습을 띄고 있겠죠. 패션붑의 첫 이야기는 자기 옷을 자세히 살펴 봄으로 시작합니다. 일상복 탐구(링크)에서도 시종일관 했던 이야기죠. 확실히 옷을 관리하는 것, 예를 들어 세탁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처리하는 것은 옷 생활에서 트렌디한 새 옷을 구입해 입고 나가는 일에 비해 감흥이 낮고 인기가 없는 분야입니다. 그렇지만 이건 본질의 문제가 아니라 훈련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잘 모르니까 재미를 못 느끼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할 만큼 하면서 재미를 가져보는 게 어떨까 하고 제안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물론 관리와 관찰이 패션 생활의 대세가 될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패션은 남에게 보여짐이라는 .. 2020. 1. 2.
2019년이 끝나갑니다 2019년이 끝나갑니다. 이런 이야기는 굳이 31일에 맞추지 않고 연말 음방처럼 약간씩 미리 하는게.. 내년은 2020년이네요. 세 번째 자리수가 바뀌네요. 영어로는 decade의 끝 혹은 시작이라는 조금 더 간편한 표현이 있죠. 굳이 의도한 건 아닌데 10년 단위로 사는 게 꽤 변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2010년대는 이전의 많은 것들이 끝이 났고 새로운 많은 것들이 시작되었죠. 2020년대에는 어떨까 궁금합니다. 2019년의 정리는 약간은 다행히도 두 권의 책이 재쇄를 찍었습니다. 새 인쇄본들은 내용은 바뀐 게 없지만 색이라든가 느낌이라든가 아주 미세하게 다르긴 해요. 옷도 마찬가지지만 같은 옷을 한 번에 찍어내는 것들끼리의 유사성과 다시 찍어내는 것들과의 유사성은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2019.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