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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계승, 코치 재킷

by macrostar 2019.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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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패션은 과거로부터 아이디어를 얻는다. 물론 그게 다는 아니다. 누군가 새로운 걸 만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미래주의 같은 건 이제 내놓을 게 많이 없어보이긴 한다. 미래가 그렇게 희망적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예전에는 미래를 이야기하면 파코 라반, 피에르 가르댕의 번쩍거리는 기하학적 옷들이었지만 이제는 카니예 웨스트나 하이크 노스페이스 같은 데서 보이는 도피자들의 모습이다. 환경 오염과 지구 온난화로 고향은 머물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리고 사막을 떠돌아 다니며 자외선을 피해 낮에는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나오는 사람들.

 

뭐 쓸데 없는 이야기를 잠깐 했고 스트리트 패션의 경우 과거의 옷이란 스포츠 중계와 MV 같은 미디어의 그것이라는 게 예전과는 다르다. 물론 실물을 보고 쓰고 해보는 건 여전히 중요한데 빈티지 컬렉터가 패션 브랜드를 만들기에 혹은 컨설팅이라도 하기에 매우 유리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어렸을 적 봤던 꿈과 환상의 옷을 이제 실현하면서 사용 경험이 있는 혹은 없는 상태로 복각해 나아간다. 이 복각은 과거의 것을 그대로 입어보겠다는 걸 수도 있고, 이러이렇게 생긴 옷을 입었으면 좋겠다 하는 환상일 수도 있다.

 

코치 재킷은 스트리트 패션 문화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고 그건 아마 스포츠를 좋아했던 옛날 뮤지션들 덕분일 거다. 이 옷의 유래를 좀 찾아봤는데 정확한 건 모르겠다. 나일론으로 만들고 미드 코트 정도 길이에 앞은 단추고 로고가 새겨져 있는 옷은 변종이 너무 많다. 다만 지금 정착해 있는 그다지 두껍지 않은 코치 재킷은 경기장에서는 쓸데가 좀 없지 않을까(충전재를 넣어서 추위라도 막든가) 생각은 한다. 스타디움 재킷과 교집합이 상당히 많은 미국의 옷이다. 

 

 

N.W.A도 입고(두터운 보아 라이닝이 눈에 들어온다, 저러든지 충전재가 빵빵하게 들어가 있든지 해야 코치 재킷이긴 하지)

 

 

 

사과를 그려 넣기도 하고.

 

 

짧게 만들기도 하고(풀카운트, 허리띠 바로 아래 정도까지 오는 봄버 길이다).

 

 

 

더 짧게 만들기도 하고. 이 정도면 셔츠, 블라우스와 경쟁해야 한다. 문득 기억이 났는데 데님 재킷의 원래 이름이 플리츠 블라우스였다.

 

 

 

과감한 절개선으로 알 수 없는 주머니를 넣기도 하고.

 

 

 

광고판 역할을 자처하기도 한다.

 

 

안에 후드를 입는 경우가 많은데 가끔 모자가 붙어 있는 것도 있고, 퀼트가 붙어 있는 것도 있다. 폴리에스테르나 나일론이 기본이지만 레이온, 코튼도 물론 있다.

 

 

 

사실 뭔들 어때. 별 달린 가죽 코치 재킷을 입고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으면 뭔가 폼이 날 거 같기도 하다.

 

 

이런 종류가 다 그러하듯 일단은 기본 형태가 우선이다. 변주는 그 다음에 하는 게 길을 뱅뱅 돌아가는 걸 막는다. 뱅뱅 돌아가는 거야 말로 패션의 즐거움이 아닌가 라고 한다면 그 말도 물론 맞다. 옷은 잘못이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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