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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솔질 어쨋든 하루는 지나간다. 오늘 하루 잘 살았든 못 살았든, 100억을 벌었든 사기를 당했든, FTA가 통과되었든 아는 사람이 땅을 샀든, 입대 1일차든 전역 1일차든, 내일이 너무 기다려지든 다시는 깨어나지 않기를 바라든 하루는 지나간다. 아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야속하기도 하고, 지겹기도 하다. 그런 하루를 끝내는 행동적 요식 행위를 하나쯤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는 선배 한 명은 책을 읽었다. 코가 삐툴어지거나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수준으로 취해서도, 용돈이 없어서 며칠 노가다를 뛰면서도 아무거나 집어들고 책을 읽었다. 그런 게 기억이 날 리가 없다. 하지만 요식 행위란 원래 그런 거다. 의미가 없을 수록, 복잡다단할 수록 우월하다. 옷 솔질은 괜찮은 행위다. 가장 좋은 점은 의식.. 2011. 11. 24.
투 버튼 네이비 수트 네이비 수트(우리 말로 감색 양복)라는 건 매우 포멀한, 그러니까 남자들은 하나 쯤은 가지고 있어야 할 법한 옷 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수트를 구입하기 위해 매장에 가면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그런 옷이다. 나의 경우로 한정하자면 이건 고등학교 교복색... 이라는 마인드가 너무나 크다. 하지만 예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러면서도 군대에서 줄창 입었던 올리브 컬러는 좋아한다는 점에서 이걸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딱히 그나마 군대가 고등학교보다는 나았다, 이런 것도 아니고(둘 다 쌤쌤으로 맘에 안든다). 여튼 네이비, 특히 그나마 다크한 네이비는 어둡기라도 하니까 괜찮은데 별 무늬마저 없는 그냥 네이비의 경우에는 이게 좀 애매하다. 마치 중학교 합창 대회 때나 입어야 할 법한 포스를 뽐낸다. 더구나 무척.. 2011. 11. 23.
넥타이 공장 뭔지 모르는 기계들이 빙빙 돌아가는 공장 구경은 언제나 꽤 재미있다. 타이가 세블 폴드 같은 트래디셔널 핸드 메이드 타입도 아니고, 컬러도 잔잔하게 세련되거나 폼나거나 하다기보다는 경망스러운 느낌이 날 정도로 화려하고 짙다. 요즘 런던이나 밀라노의 패션 회사들이 흔히 핸드 메이드를 강조하는 데 비해 두챔프는 핸드 라이팅을 강조하는 길을 가고 있다. 이걸 강조하다보니 페이즐리나 플로럴 무늬가 많아 화려한 경향을 더 가속화 시킨다. 아무래도 내가 사용하진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나름 보는 재미는 있다. 요즘은 크리스탈 같은 거 박힌 넥타이도 많이 사용하는 세상인데 저 정도야 뭐. 참고로 이 회사는 셔츠도 저지도 니트도 하나같이 컬러가 강하다. 1998년에 시작했으니까 그리 오래된 회사는 아니다. 헤드 커터 .. 2011. 11. 23.
Frank Leder의 카탈로그 개인적으로 약간 거지같은 느낌이 나는 카탈로그를 좋아한다. 뽀얗게 처리되서 뭐가 좋은지 실실 웃고 있는 사진들이 잔뜩 들어있거나 폼을 너무 잡고 있는 카탈로그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프랭크 레더는 독일 디자이너다. 베를린에 본사와 매장이 있고, 일본에 진출해 있다(와이프가 일본 사람이기도 하다). 여튼 이 사람도 세인트 마틴 출신이고, i-D나 Sleazenation 같은 곳에서 스타일리스트나 아트 디렉터로 일했다. 런던 패션위크에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참가했고 2002년 시즌이 끝나고 독일로 돌아갔다. 기본적으로 독일의 평범한 사람, 독일의 평범한 시골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독일에서 생산한 소재로 독일에서 만든다. 특히 Deutschleder, Schladminger같은 데서 생산하는 독일 .. 2011. 11. 22.
Rihanna, Armani Jeans 캡슐 컬렉션 한동안 디자이너나 브랜드 들끼리 콜래보레이션이 광풍처럼 지나가더니 이제 예술가, 팝스타, 저명 인사 등으로 전방위 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실 딱히 유행이 아니어도 이런 조합은 심심치 않게 있어왔던 거긴 하다. Rihanna는 최근 Armani Jeans와 Emporio Armani Underwear의 광고 모델을 시작했다. 내 기억 속의 리안나가 이렇게 생긴 사람이었던가... 한참 생각해 보는데 잘 모르겠다. 짧은 머리라 그런지 예전 비욘세 느낌이 나는 거 같다. 여튼 나는 숏 컷은 어지간하면 찬양하는 주의라. 여기서 그치지 않고 캡슐 컬렉션을 내놨다. 큼지막한 사진은 못 구했다. 티셔츠 둘, 청바지 둘, 블랙 가죽 자켓, 가방 하나. 그리고 코발트 블루와 펄 그레이 컬러의 란제리 세트 두 종. 록 필.. 2011. 11. 17.
살짝 지나가면서 이 옷 인기많네. 딱히 어쩌자는 건 아니고. 2011. 11. 17.
Julien David 2012 SS 간만에 낯선 디자이너 이야기나 한 번. 이 줄리엥은 하이킥에 나오는 그 줄리엥 아니다... -_- 좋은 것만 바라봐도 바쁜 세상에 굳이 이런 신인 디자이너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블로그도 뭔가 좀 유니크한 이야기가 들어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반성도 있고, 아직은 재미가 좀 없지만(줄리엥 이야기다) 인간이란 언제 임계 변화를 일으켜 기적같은 작품들을 선보일 지 알 수 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 졸업 컬렉션에 주목해 볼까하는 생각도 있는데 지금까지 두세 번 정도 우연히 본 컬렉션은 그닥 재미가 없었고(너무 오래 된 일이라 지금은 전혀 다르게 완전 흥미진진할 지도 모른다) 또 이제와서 거기 들어가 보기도 좀 뭐 한 처지 - 낯가림도 심하다 ㅠㅠ - 이기도 하다. 그리고 뭐 브라운스나 이사벨라.. 2011. 11. 16.
비비스 앤 벗헤드 Stussy 컬렉션 매우 고차원적이고 복잡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심슨 가족이나 대놓고 조롱과 풍자로 일관하는 사우스 파크 같은 만화에 비하자면 비비스 앤 벗헤드는 그저 순수하고 순진하다. 하지만 새우깡 까 먹으며 낄낄거리며 보는 데는 이것 만한 것도 없다. 머리 속이 뽀얘진다. 스투쉬에서 비비스 앤 벗헤드 티셔츠 시리즈를 내놨다. 이 티셔츠를 입고 맨 아래 표정을 짓고 다니면 너무나 재밌을 거 같아 가지고 싶기는 한데, 찐따처럼 보이는 데 너무도 완벽한 최적의 의상이라 내가 저거마저 입고 다니면 왠지 슬퍼질 거 같다. 비비스 앤 벗헤드는 왠지 몰래 봐야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 티셔츠는 36불, 크루넥 스웨터는 70불이다. 저작권료 때문인지 스투쉬의 다른 티셔츠들 보다 10불 정도 비싸다. http://www.stussy.. 2011. 11. 15.
Jaguar 재규어가 약간 놀란 듯한 표정을 하고 있고, 조금 말랐네 싶어(털 많고 뚱뚱한 동물은 귀엽다) 조금 웃기긴 하지만 이 로고가 마음에 든다. ROAD inc라는 아이패드 앱(링크)에서 캡쳐본이다. ROAD inc는 이런 자동차 구경하는 앱이란다. 위 사진은 AC Cars의 Cobra. AC Cobra라고 하는데, 미국에서는 Shelby Cobra라고도 한다. 버전이 여러가지 있는데 MKII나 MKIII 쯤이 아닐까 싶기는 한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2011. 11. 15.
원더걸스 컴백 무대 의상,Versace for H&M 어쩌다보니 베르사체 + H&M 이야기를 세번이나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출시가 되고 나면 한번 더 할 거 같기는 하다. 사실 내 취향과는 아주 아주 멀리 떨어져있기는 한데, 그래서인지 더욱 재밌고 흥미진진하다. 이런 식으로 베르사체는 꽤 오래 전부터 나의 탐구 대상이었다. 그러니까 어제, 낮에 심심해서 며칠 전에 있었던 베르사체 for H&M의 패션쇼를 대충 보고, 아이폰 H&M으로 이번 옷들을 주르륵 봤다. 여성복의 경우 총 39가지(앞뒷 면이 나와있어서 사진은 78장). 남성복은 대충 봐서 잘 모르겠다. 역시 베르사체의 컬렉션에서 주인공은 여성이고, 남자는 그저 서포터일 뿐이다. 여튼 보면서 웃긴다, 이런 걸 입고 어딜가냐 뭐 이런 생각도 들고, 그래도 이런 옷이 있고, 이런 옷을 입고 갈 곳이 있다.. 2011. 11. 12.
Yohji Yamamoto의 책 My Dear Bomb 요지 야마모토가 자서전 My Dear Bomb를 내놨다. 이 아저씨 얼굴은 변하질 않는다. 그래도 가만 보면 예전에 비해 좀 더 유순한 느낌이 드는 거 같기도 하다. 영어판도 있고, 일본어판도 있다. 똑같게 생긴 거 같지만 오른쪽 아래가 조금 다르다. 패션 사진집들은 약간은 다르지만, 패션 디자이너에 관련된 책이라는 게 약간 애매한 점이 있다. 지나간 뉴스를 보는 기분도 좀 있고, 뭐 그런 종류의. 그래도 이건 자서전이니 요지 야마모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예전에 기타 연주해서 음반 내고 했었다는 소식을 올린 기억이 있는데 지워버렸는지 영 못찾겠다. 대신 This is My dream이라는 DVD는 있다. 요지 야마모토가 뉴욕 패션 위크에서 Y3 준비하고, 혼자 기타도 치고 .. 2011. 11. 10.
키 링(Key Ring) 세상에는 전혀 쓰잘데 없는 데 계속 가지고 싶은 물건이라는 게 있다. 나 같은 경우 열쇠 고리, 명함 지갑, 그냥 지갑, 시계 같은 것들이다. 종합하자면 작고 조그마한, 가죽이나 스테인리스로 만든 튼튼해 보이는 물건. 이왕이면 계속 반질반질하거나 반짝반짝거리는 걸로 가지고 다니거나, 아니면 유리병에라도 넣어 책상 앞에 죽 나열해 놓고 싶다... 만 세상 일이라는 게 그렇게 말처럼 되지 않는다. 여튼 개인 기준이지만 발란스가 좋았으면 좋겠는데 은근히 그런 게 별로 없다. 나쁘진 않지만 가죽이 좀 얇아 보이고, 저런 식으로 고정하는 방식은 나중에 못생기게 늘어난다. 그리고 열쇠가 메달리는 부분이 조잡해 보인다. 나름 좋은 가죽인지(그렇게 믿고 싶다) 65불이나 된다. Billybirk(링크). Brooks .. 2011.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