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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서커 반소매 셔츠 이야기 여름이 되니까 여름 천 이야기를 많이 쓰게 된다. 저번에 말했던 하와이안을 비롯해 샴브레이, 리넨, 헴프 등이 여름 셔츠용으로 많이 사용되는데 은근 단단하고 튼튼하고 바람도 잘 통하니까 그렇다. 그중에 하나가 시어서커다. 시어서커는 상당히 오랜 역사가 있는데 15세기인가 인도에서는 shirushaka라고 불렀다고 한다. 밀크 앤 슈가라는 뜻인데 아마도 색 때문에 나온 이름이다. 사실 바삭바삭해 보이는 겉 모습이 약간 먹을 거 같은 느낌도 있다. 이게 유럽,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미국 남부의 오피셜 여름 옷이라는 말도 있는 등 꽤 포멀한 옷에까지 사용되며 사랑받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도 많음. 그렇지만 아무리 봐도 폼나고 뭐 이런 거와는 거리가 좀 있다. 그래도 기능적인 면에서는 분명 좋다. 파타고니아에는 .. 2020. 8. 21.
알로하 셔츠, 레인 스푸너 몇 년 알로하 셔츠, 하와이안 셔츠가 유행인가 하더니 다시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굳이 하와이가 아니라면 그냥 입고 싶은 사람은 입고, 아니면 말고 뭐 그런 옷이다. 그렇긴 해도 이 강렬한 무늬는 열대의 섬이 생각나게 하고, 하늘하늘한 옷감은 시원하기도 하다. 이 옷은 은근 이상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간단히 정리해 보자면 1920년대~30년대 사이 호놀룰루에서 일본인이 운영하던 무사-시야 셔츠메이커에서 화려한 일본 프린트를 가지고 셔츠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고, 그리고 1930년대에 와이키키의 중국 상인이 운영하던 킹-스미스 옷가게에서 지금의 하와이안 셔츠로 고안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어디까지나 전설이라 확실치는 않고 하와이 여성의 전통 옷 무우무우의 옷조각을 모아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킹-.. 2020. 8. 14.
코트의 단추를 바꿔보았다 8월 7일, 그러니까 입추였는데 비는 계속 내리고 날은 그렇게까진 덥지 않다. 어디까지나 그렇게까지라 물론 덥긴 더운데 이래도 되는 건가, 역시 되돌릴 수 없는 인간 멸망의 길에 들어선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참고로 쥐라기 공원에 나오는 쥐라기에는 대기중에 산소 농도는 지금의 130%정도였고 이산화탄소는 1950ppm 정도였다고 한다. 400ppm을 넘어선 시점에서 지구 온난화 문제가 심각하게 나오기 시작했는데 비교가 되지 않는다. 즉 당시는 지금보다 훨씬 덥고, 강수량도 많았고, 습했다. 아무튼 평소 딱히 나쁠 거 없다고 생각하지만 왠지 단추가 마음에 걸리는 코트가 하나 있었는데 얼마 전 단추를 교체했다. 원래 옷은 뜯어진 부분이나 구멍난 부분을 메꾸긴 해도 원래 붙어 있는 부자재를 바꾸는 일.. 2020. 8. 8.
새삼스럽게도 코로나의 시절 하도 코로나 이야기를 많이 해서 더 중요하게 할 이야기가 있나 싶지만 그래도 코로나의 시대는 중요한 거 같다. 사회적으로도,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그렇다. 강연이나 공연 등 주로 야외의 필드를 뛰는 사람은 아니지만 뭔가 제약을 받는다는 느낌은 떼놓을 수가 없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지금은 뭔가 잔뜩 준비를 하며 쌓아놓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방의 습기 탓만 하고 있기엔 이 시기가 너무 길다. 아무튼 그래서 잡지도 만들고, 짧은 원고도 쓰고, 긴 원고도 쓰고, 번역도 하고, 책도 쓰고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다. 물론 이것들은 이미 끝났어야 하지만 밀려온 것도 있고, 할 시간이 있는가를 냉정하게 판단하기 전에 덥석 물어버린 것도 있다. 시간이 없음. 샤넬 오트쿠튀르 다큐멘터리.. 2020. 7. 25.
디올의 크루즈 2021이 열렸다 디올의 크루즈 2021이 이태리 풀리아의 레체라는 곳에서 상당히 큰 규모로 열렸다. 5월에 예정되어 있던 건데 판데믹으로 연기되었고 7월에 들어 열리게 되었다. 물론 사람들을 오라 하진 못하고 인터넷을 통해 중계되었다. 사실 이 문장의 많은 부분에 약간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디올이 이태리에서, 레체? 크루즈 쇼를 굳이, 게다가 코로나, 그리고 거대한 규모, 등장한 옷 등등. 레체는 이런 곳. 남부 이태리의 동쪽 끝이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찾아보니 상당히 오래된 도시다. 마리아 치우리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싶은데 그분의 고향은 로마다. 남부 이태리의 어디 구석에서 고른 게 아닐까. 코로나로 성대해져 있는 패션 이벤트에 대한 재고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크루즈와 프리 폴은 비용, 환경 문제, 지나.. 2020. 7. 25.
로우 컷 스니커즈 이야기 역사적으로 오래 된 모델만 해도 상당히 여러가지가 있지만 사실 거의 비슷비슷하게 생겼다. 생각난 김에 잠깐 정리해 본다. 척 테일러는 1920년대부터 나오기 시작했는데 원래 하이 버전이 레귤러로 농구화가 출발이다. 그러다가 1957년에 올스타 로우 컷 옥스퍼드 버전을 내놨다고 한다. 그게 로우 버전의 출발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긴 걸 줄인 거다. 그리고 잭 퍼셀이 있다. 원래 1920년대에서 30년대까지 활동한 배드민턴 선수였고 1935년에 PF Flyer에 화이트 캔버스 어퍼에 러버 솔의 스니커즈를 디자인한다. 이 신발은 곧 배드민턴과 테니스 등 선수들이 신게 되었다. 농구화 용이 아니라 척 테일러보다 더 플랫한 바닥면을 가지고 있고 유래에서 알 수 있다시피 원래 레귤러가 로우 버전이다. 요새는 하이.. 2020. 7. 23.
잡지 OOO-의 텀블벅이 올라왔습니다 저번에 말씀드렸던 잡지 OOO-(링크)의 텀블벅이 올라왔습니다. 우선 주소는 여기(링크). 더불어 이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습니다. https://tumblbug.com/ooomag 이 주소는 중요하니까 다시 한 번...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불교 우화였나 그럴 겁니다. 이게 웃음거리인 이유는 코끼리가 너무 크고 복잡하게 생겼기 때문이죠. 부분을 가지고 전체를 어림잡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끼리가 뭔지 알고 싶다면 적어도 뭔가를 해봐야 합니다. 만지기는 적합한 시도입니다. 물론 커다란 오해가 생길 수도 있지만 어쨌든 결론을 향해서 나아가는 출발입니다. 패션도 이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거대하고 복잡한 이야기죠. 게다가 사람들 마다 패션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2020. 7. 22.
구찌의 에필로그, 디지털 패션쇼 구찌가 에필로그라는 제목으로 12시간 라이브를 통해 컬렉션을 공개했다. 왜 12시간이나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데 준비 과정, 새 컬렉션을 선보이는 과정을 주르륵 보여줬다. 재미있는 점은 새 컬렉션을 입은 모델들이 구찌의 각 분야 디자이너들이라는 사실이다. 처음에 좀 보다가 새 옷이 나오기 시작할 때 즈음(알림이 왔었다) 켜놓고 있었는데 약간 버벅거리는 감이 있었다. 그게 의도된 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보여진 건 다 의도로 봐야겠지. 이런 식. 영상은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사실 구찌는 저번 패션쇼인 2020 FW에서도 백스테이지에서 일하는 스탭들에 주목했었다. 이렇게 배후를 드러내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패션 브랜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혼자 만들어 가는 게 아니라는 점, 그러니까.. 2020. 7. 19.
나이키의 스페이스 히피와 컨버스의 크레이터 컨버스가 나이키 소유가 된 게 2003년의 일이니까 벌써 꽤 시간이 흘렀다. 아무튼 나이키가 최근 Move to Zero 계획을 내놓으면서 제로 카본,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고 있는데 그렇게 나온 게 나이키의 스페이스 히피 시리즈다. 얼마 전에 국내에도 출시되었고 드로로 추첨 판매되었다. 재활용 폼, 니트 어퍼 구성이 현 상황에서는 일단 최선인 거 같다. 그리고 컨버스의 척 테일러 올스타에서도 크레이터라는 시리즈를 출시한다. 보다시피 같은 선상에서 나왔다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어퍼는 리사이클 폴리에스테르와 텍스타일 쓰레기를 믹스해서 만든 재질이고 아웃솔도 폼 남은 짜투리들을 가지고 재활용했다. 같은 모회사라지만 나이키와 컨버스는 엄연히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브랜드인데 공통의 목표를 향해 재료를 공유한.. 2020. 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