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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페어 컬쳐 얼마 전에 리페어 컬쳐라는 책이 나왔다(링크). 이건 지속 가능한 패션과 얽혀 있는 옷에 대한 이야기지만 사실 리페어 문화는 지금 문화 속에서 어떤 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실 책은 아직 못 읽고 알라딘에 나와있는 목차와 간단한 내용 정도 확인한 상태. 이곳 패션붑에서도 옷 고쳐 입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책 일상복 탐구(링크)에서도 옷을 고쳐 입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고쳐 입는 건 물론 좋은 일이고 게다가 재미도 있다. 하지만 이 일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고 오래 입자! 라는 의지만으로 되는 일도 아니다. 그런 김에 곰곰이 생각을 해보자면 : 1. 옷을 고쳐 입자 - 취향과 사회적 인식도 관련이 있다. 뭐 알아서 입고 다니자!가 목표이긴 하지만 그런 걸 입고 다니냐 류의 주변의 압박이 거세다면 거.. 2021. 5. 7.
날아다니는 패션쇼, 생 로랑 2021 FW 코로나 시대가 찾아오면서 패션쇼가 보다 더 영상의 형태가 되었고 유튜브는 중계가 아니라 완성본이 되었다. 이 말은 캣워크라는 형태의 제한을 완전히 벗어나 버린다는 거고 그걸 활용하는 디자이너들도 꽤 있다. 그러는 사이에 약간 재미있는 건 기존 문법과의 충돌이다. 예를 들어 이번 생 로랑의 2021 FW 패션쇼는 정말 광활한 곳에서 찍었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이번 쇼에 대해 "It’s the idea of a girl in a landscape where she doesn’t belong."이라고 말했다. 확실히 광활한 자연 속에서 저런 데에 전혀 있을 거 같지 않는 옷을 입고 공허한 시선의 무표정이다. 그리고 일렬로 걷는다. 드론에 실린 카메라는 (사실 약간 이상하게) 날아다닌다. 물론 이 패션쇼는 기능.. 2021. 5. 3.
매버릭의 데님 자켓 그리고 영화 라붐 매버릭(Maverick)의 데님 자켓 이야기다. 이름이 좀 애매한데 보통 3J03MJ라고 부른다. 매버릭은 1960년대 즈음 런칭한 워크웨어 브랜드로 블루 벨 오버올 컴패니가 내놓았다. 이 회사 소속으로 랭글러가 있었다. 블루 벨 자체가 80년대에 VF에 팔렸고 이제는 랭글러는 남아있긴 한데 매버릭은 (아마도) 없다. 약간 재미있는 건 랭글러와 매버릭은 같은 모델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아무튼 3J03MJ는 이렇게 생겼다. 사진은 찍어도 검색해서 나오는 것들 만큼 안 나와서 그냥. 위 사진을 보면 라벨이 검정색인데 70년대 즈음 생산품이다. 저게 하얀 네모가 제일 오래된 60년대 라벨이고 80년대에는 카우보이 그림이 그려진 것으로 바뀌었다. 80년대까지 미국 생산품이 있다. 예전 제품은 셀비지도 있.. 2021. 4. 29.
카키와 올리브 그린 카키와 올리브 그린은 약간 혼동되며 사용되는 컬러 색깔이다. 무신사 트위터에 카키 활용법이라는 게 올라왔는데 아래 캡쳐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다 그린 계열이다. 그렇지만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우선 카키. 카키라는 단어는 페르시아어에서 왔는데 소일 - 컬러라는 뜻으로 말하자면 흙색이다. 1800년대에 중동 지역에서 영국 군인이 처음 군복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색이다. 아무튼 카키라고 하면 중동의 사막 색깔을 생각하면 된다. 그 다음 올리브 드랩. 올리브 드랩은 칙칙한 올리브 색, 짙은 올리브 색을 생각하면 된다. 국방색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올리브 드랩은 2차 대전 참전한 미군의 표준 군복 색깔이었다. 나무, 풀 색을 생각하면 된다. 이것도 사실 변이가 많은데 미군 군복에 처음 쓴 건.. 2021. 4. 26.
hand-me-down 라벨 중고 옷을 입게 된 경우 전 주인이 누구였는지 알고 싶은 경우도 있고 모르고 살고 싶은 경우도 있다. 타인의 흔적에 대한 선호 여부는 이건 약간 취향차가 아닐까 싶다. 그러든 저러든 중고 옷은 누군가를 거쳐왔고 예전에 쓴 글처럼(링크) 꽤 추적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옷을 꾸밈 보다는 도구로 인식하는 경우 사용감에 대한 반감은 줄어들 수 있는 건 분명한 듯 하다. 아웃도어 옷 중에 핸드-미-다운 라벨이 붙어있는 옷들이 있다. 예전엔 아무래도 물려입는 횟수가 많은 어린이용 옷에 많았던 거 같은데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냥 이름만 쓰는 라벨도 있고 날짜까지 쓰는 라벨도 있다.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옷 이름, 구입 일자, 구입 가격, 구입 위치, 여러가지 사건(청바지라면 소킹, 이외에 수선, 특이 사항 .. 2021. 4. 24.
구찌 + 발렌시아가가 정말로 나왔다 며칠 전부터 갑자기 소문이 돌기 시작하더니 구찌 패션쇼에 정말로 발렌시아가가 등장했다. 예전에 발렌티노 - 언더커버 사이에 이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링크) 차이 중 + 측면은 그보다 더 브랜드 파워가 세지 않나 라는 점, - 측면은 같은 Kering 브랜드라는 점. 약간 더 스케일 큰 프로젝트로 몽클레르의 지니어스 시리즈 같은 걸 생각할 수 있는데 그쪽은 다운 / 스키 / 스포츠라는 몽클레르 특유의 아이덴티티가 있기 때문에 이런 식의 같은 업종 1:1 콜라보와는 약간 느낌이 다르다. 지니어스는 일종의 플랫폼이라는 점에 더욱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이상 다들 정말 나오나 이런 생각만 하고 있었을 거 같다. 전반적으로 구찌는 알레산드로의 구찌 패션을 보여줬고 거기에 뎀나의 발렌시아.. 2021. 4. 16.
포터 탱커 시리즈의 새로운 컬러, 아이언 블루 포터 탱커 시리즈는 세이지 그린, 실버 그레이, 블랙이 기본으로 나오는 색이었는데 이번에 아이언 블루가 새로 나왔다. 거의 모든 탱커 제품 라인에 아이언 블루가 나온 걸 보면 기본 라인으로 포함되는 것 같다. 이 사진은 상당히 푸른 빛이 잘 돌게 나왔음. 어딘가 왁스칠한 느낌도 나고. 저렇진 않을 거 같은데... 기본 생김새는 같고 오렌지 안감에 골드 지퍼, 오렌지 파우치 포함 등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약간 좋아하지만 끈을 10cm만 더 길게 만들지 않는 이유가 뭔가 궁금한 토트도 아이언 블루가 나왔다. 정가가 26,950엔이네. 기존 탱커 뉴와 가격은 같다. 국내 정가는 328,000원이니까 같게 나올 듯. 탱커는 탱커 뉴로 바뀌면서 가격이 좀 너무 뛴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다. 가방 같은 건 .. 2021. 4. 15.
시계의 에나멜 다이얼 얼마 전에 운동화를 화덕에 굽는 이야기를 했었는데(링크, 벌커나이즈드 스니커즈) 오늘은 시계를 화덕에 굽는 이야기. 시계는 비싸질 수록 부품의 정밀도 뿐만 아니라 마감, 다이얼, 초침, 문자판, 시계줄, 사용된 가죽, 금속 등등의 완성도도 함께 치솟는다. 보석을 쓴다면 어떤 보석을, 왜, 어울리냐, 잘 가공했냐 등등이 핵심이 된다. 그냥 아무거나 깐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게 어려운 점. 아무튼 고급 시계는 전통적인 방식의 에나멜 다이얼을 쓰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 라커, 도자기 등등 여러가지가 있다. 이름도 다들 쓰는 게 달라서 브랜드가 그냥 에나멜 다이얼이라고 하면 모르고 어떻게 만든거냐 하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물론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계에도 에나멜 다이얼을 쓰는 경우가 있다. 역시 왜 쓰는.. 2021. 4. 15.
낡은 것들의 힘, 넷플릭스 예전에 낡은 것들의 힘이라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링크) 그 책이 이번에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나왔다. 책이 보다 개인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면 이 다큐멘터리는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가 다른 거점들과의 연결을 보여준다. 예컨대 커뮤니티, 가족, 직장, 자신과 얽혀 있는 다른 사람들 등등이다. 옷에 대한 반감이 첫 에피소드의 첫번째 스토리였다는 점이 재미있었음. 이 다큐의 흥미로운 점은 주류 패션과 아무런 상관없이 살면서 옷에서 즐거움을 얻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거다. 멋내기와 착장의 작동 방식이 무엇보다도 준거 집단에 기대고 있는 게 크다는 걸 보여준다. 물론 최근 들어 준거 집단이 SNS로 확장된 사람들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로컬의 의미가 희석되고(대신 유니크함에서 수요가 .. 2021. 4. 14.